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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 종교

종교는 어떻게 권력이 되었는가?

백중현 | 인물과사상사 | 2014년 11월 05일 첫번째 구매리뷰를 남겨주세요. | 판매지수 72 판매지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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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4년 11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564g | 152*225*18mm
ISBN13 9788959062683
ISBN10 89590626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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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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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저자 : 백중현
한신대학교를 졸업하고 종교 전문지 기자를 거쳐 CBS 인터넷에 기자로 입사했다. 이후 교계뉴스 팀장, 방송운영 팀장, 매체사업 팀장, 미디어사업 팀장을 거쳐 현재 CBSi 노컷뉴스 본부장 겸 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종교 전문 기자 시절부터 ‘종교와 사회’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갖고 심도 깊은 취재를 해왔다. 특히 ‘대통령과 종교’에 대한 관심은 그 연구 성과가 거의 전무했던, 199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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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 278~279

출판사 리뷰

권력은 왜 종교에 호의적이었나?

1948년 5월 31일 제헌국회 개회 당시 이승만은 하나님에 대한 기도로 역사적인 첫 회의를 시작했다. 한국을 ‘완전한 예수교 나라’로 만들겠다던 이승만은 그후 친개신교적 정책을 펼쳐나갔다. 첫 국회의원 선거가 ‘일요일’(1948년 5월 9일)이라는 이유로 다음날인 5월 10일로 연기한 것을 시작으로 건국 이후 첫 민간방송으로 기독교방송과 극동방송의 허가를 내주었다. 크리스마스를 국가공휴일로 지정하고 ‘성탄선물과 크리스마스카드를 많이 만들자’는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기도 했다. 특히 군대에서 개신교 선교를 가능케 한 ‘군종제도’의 시행은 이승만의 개신교 특혜 정책의 하이라이트였다. 이 군종제도는 1969년 불교계가 참여하기까지 개신교에 의해 독점적으로 운영되었다.
박정희는 개신교의 도움이 절실했다. 정권의 기반이 취약했던 그는 정권 유지를 위해 반공 이데올로기에 의지해야 했고, 미국 등 국제사회의 지지도 필요했다. 개신교는 미국인 선교사와 오랜 네트워크로 미국과 상당한 인맥을 갖추고 있었고, 뿌리 깊은 반공 이데올로기에 젖어 있었다. 반공은 개신교와 군사독재정권이 밀월 관계를 형성할 수 있었던 끈이다. 반공은 쿠데타를 통해 들어선 군사독재정권에 힘과 명분을 실어주었고, 개신교 역시 반공을 외치며 군사독재정권과 가까워졌다. 반공은 당시 모든 상황에서 쓰이는 ‘만능 요술봉’ 같은 이데올로기였다. 개신교는 5·16쿠데타 직후 환영 성명을 발표하는데, 지지의 근거로 삼은 게 바로 반공이었다. 1961년 5월 29일 KNCC는 “금번 5·16군사혁명은 조국을 공산 침략에서 구출하고 부정과 부패로 기울어가는 조국을 재건하기 위한 부득이한 처사였다”고 했다.
불교계 최대 수난으로 기록되고 있는 10?27법난은 신군부에 호의적이지 않았던 불교계에 대한 전두환의 탄압이었다. 불교계는 신군부가 요청한 ‘전두환 지지 성명’을 거부했는가 하면, 5?18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광주로 조사단을 파견하기도 했다. 그러자 전두환은 ‘불교계 정화 수사계획’이라는 이름하에 ‘10?27법난’을 일으켰다. 군경 병력 3만 2,000여 명이 전국 5,731개 사찰을 수색하며 불교계 인사 153명을 연행했다. 스님들은 ‘불교판 삼청교육대’를 경험했고, 강제적으로 참선하고 정신교육을 받아야 했다.
제17대 대통령 선거에서 개신교는 ‘이명박 장로 대통령론’을 거론하며 이명박 장로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이들은 이명박 당선을 기원하는 ‘대선을 위한 특별기도회’를 개최하고, 이명박의 각종 비리 의혹이 터질 때마다 노골적으로 변론하고 나섰다. 이번 대선에서 이명박을 찍지 않는 사람은 생명책에서 지워버린다는 극언까지 했다. 개신교가 움직이면 정권이 바뀐다는 아니 권력을 쟁취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결국 개신교계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이명박은 대통령 선거 역사상 최대 표 차이로 당선되었다.

종교는 권력의 나팔수인가?

1980년 8월 6일, 서울 롯데호텔 에메랄드룸에 개신교 지도자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전두환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상임의장을 위한 조찬기도회를 위해서였다. 이 조찬기도회는 당일 KBS, MBC의 생중계를 포함해 세 차례나 방송되었고, 일간신문의 1면을 장식했다. 당시 성결교 증경총회장이었던 정진경 목사는 “어려운 시기 막중한 직책을 맡아 사회 구석구석까지 악을 제거하고 정화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기도했다. 9월 30일에는 ‘전두환 대통령 당선 축하 조찬기도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개신교 대표자들을 포함해 입법부, 사법부, 정치인 등 1,344명이 참석해 전두환의 대통령 취임을 축하했다.
개신교는 박정희의 10월 유신과 긴급조치 발령 등으로 민주인사들에 대한 탄압이 진행되자 구국기도회 등을 열어 사회 분위기를 반공 쪽으로 몰고 갔다. 1975년 한 해에만 반공 관련 대형 집회가 네 차례나 열렸다. 7월 열린 세계기독교반공대회에서 김준곤 목사는 ‘기독교와 공산주의의 갈림길에서’라는 제목의 강연을 통해 유신 체제를 찬양하는 등 반공을 체제 유지의 방편으로 적극 활용했다. 또한 박정희의 베트남 파병을 지지하며 전국적인 기도회를 열고 파병의 정당성을 알리는 데 앞장섰다. 특히 임마누엘 중대, 다윗 중대, 여호수아 중대 등을 만들어 “하나님을 공경하고 선한 싸움을 할 것”이라고 선포했다. 구국십자군을 창설해서 목사들이 직접 총검술 등 군사훈련을 받기도 했다.
2012년 제18대 대통령 대선에서는 불교계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명박 정권에서 종교 차별을 받았다고 판단한 불교계가 선거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불교계의 박근혜에 대한 공개 지지 선언은 줄을 이었다. 30·40대 불교 신자로 구성된 ‘3040 정각회’가 공개 지지 선언을 한 이후 태고종 보국회, 전국신도회, 대한불교종단진흥회, 대한민국지키기불교도총연합 등이 지지 선언에 동참했다. 불교인권위원회도 ‘불교동서화합선언’ 형태로 박근혜에 대한 지지 성명을 발표했다. 한기총 등 개신교계도 대선 기간 어려움에 처한 박근혜에 큰 도움을 주었다. 초대형 종교 이슈로 발전할 수 있었던 ‘신천지 관련설’과 ‘1억짜리 굿 사건’ 등을 잠재우는 공을 세웠다. 한기총은 기자회견을 자청해 박근혜와는 관련이 없다고 밝혀 사태를 진정시키는 데 앞장섰다.

종교, 권력에 저항하다

1970년대 들어 국가권력에 협조적이었던 종교계에 새로운 흐름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군사독재정권에 맞서는 종교인들의 저항운동이 생겨났던 것이다. 부조리한 사회 현실과 군사독재정권의 장기집권 움직임에 맞서 종교인들의 인권운동과 반독재민주화운동이 꿈틀거렸다. 그 중심에는 개신교가 있었다. 개신교는 도시산업선교회를 출범시키는 한편 박정희의 장기집권을 반대하는 반독재민주화운동을 전개했다. 1969년 7월 3선개헌반대운동을 시작으로, 1973년 4월 남산부활절연합예배 사건, 1973년 12월 개헌청원 백만인 서명운동, 1976년 3월 3·1민주구국선언, 1979년 11월 YWCA 위장결혼 사건 등에 관여하며 1970년대 반독재민주화운동을 주도해 나갔다.
1974년에 일어난 대표적인 시국 사건인 민청학련 사건은 203명이 구속되고, 183명이 실형을 받은 최대 용공조작 사건이었다. 군사독재정권은 민청학련 사건을 개신교를 비롯한 반정부 종교인들과 용공 세력이 연대한 국가변란 기도 사건으로 발표했다. 민청학련 사건으로 많은 종교인이 구속되자, 구속자 가족들은 매주 목요일 기독교회관에 모여 정보를 교환하며 기도회를 진행했다. 이는 박정희 정권 시절 탄압받고 소외받는 사람들을 위한 KNCC의 정례 기도회인 ‘목요기도회’로 발전했다.
천주교의 저항 움직임도 1970년대부터 본격화되었다. 일부 신부들에 의해 노동사목, 농민사목, 인권사목 등이 진행되며 천주교는 사회 현실에 눈을 뜨게 되었다. 이 시기 천주교의 저항 정신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1967년 강화 심도직물 노동조합 사건, 1974년 지학순 주교 구속 사건, 1976년 함평고구마 사건이 일어났다. 이 사건은 천주교가 노동자와 농민 인권운동, 반독재민주화운동에 나서는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다.
종교계는 5?18광주민주화운동으로 더욱 정권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시민수습대책위원회를 꾸려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한편 전 세계에 한국의 인권 탄압을 알리기도 했다. 특히 1982년 발생한 부산 미문화원 방화 사건은 친미 일색이던 개신교 내에 ‘반미 세력’을 형성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종교계의 저항운동은 1987년 6월 민주항쟁으로 꽃을 피웠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 조작되었다는 사실을 폭로하자, 국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KNCC는 민간 차원에서는 처음으로 평화통일운동에 앞장섰다. 1985년에 ‘한국 교회 평화통일선언’을 발표하고 1988년에 ‘민족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한국기독교회 선언’(88통일선언)을 발표했다. 이는 한국 사회의 평화통일운동 ‘지침서’로 활용될 만큼 상당한 파급력을 갖고 있었다. 88통일선언은 통일의 원칙을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
이라는 기존 7·4남북공동성명의 3대 기본 원칙에 민중 참여와 인도주의 원칙을 추가한 5개 원칙을 골자로 한다. KNCC는 나아가 한반도 평화통일 문제를 국제사회에 이슈화하는 데 성공했다. 1986년 9월 제1차 스위스 글리온회의, 1988년 8월 조국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해외동포대회, 1989년 5월 북미주 한국기독학자회의, 1990년 도쿄에서 열린 ‘한반도 통일과 선교에 관한 회의’ 등 국제회의를 열어 전 세계의 관심을 이끌어냈다.

종교의 미래를 위해

그동안 종교는 민주화 투쟁과 소외된 자들의 대변자 역할을 하며 전국민적 지지와 공감을 얻었다. 1970년대 산업화 시대에 고향을 떠나서 도시에 정착해야 하는 이들을 위로했다. 새로운 도시생활과 공동체를 찾아야 했던 이농민들에게 교회는 위안의 장소이자 새로운 교제의 장이 되어주었던 것이다. 또한 인권운동과 반독재민주화운동 등은 종교의 사회적 역할을 몸소 보여준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 종교는 보수 세력의 어설픈 정치 실험으로 한국 사회에서 ‘권력화된 이익집단’으로 내몰리게 되었다. 특히 안티기독교카페, 종교권력감시시민연대의 등장은 그만큼 종교가 권력화되었음을 반증한다.
그러나 개신교의 정치적 영향력이 커진 가운데, 내부의 권력 구조에 변화의 물결이 일었다. 그것은 바로 2000년대 초부터 이루어지기 시작한 ‘성장 1세대’ 목사들의 은퇴와 이로 인한 세대 교체다. ‘성장 1세대’ 목사는 개신교 최대 성장기인 산업화 시기에 교회를 개척해 대형 교회로 성장시킨 목사를 말한다. 이들은 개신교의 권력화를 가능하게 한 장본인이다. 특히 개신교의 이미지는 2000년대 초반 공중파 방송의 교회 비리 보도로 인해 추락하기 시작했다. 개신교의 이미지가 추락한 근본적인 이유는 개신교 특유의 공격적 선교 방식이다. 공격적이고 배타적인 선교 방식은 비개신교인들로 하여금 개신교는 ‘안하무인 종교’, ‘무례한 종교’, ‘속 좁은 종교’라는 생각을 갖도록 했다. 개신교의 이미지 추락은 2005년을 기점으로 개신교의 교세 하락으로 이어졌다. 1995년 876만 명이던 개신교 교세는 2005년 861만 명을 기록해 첫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국내 최대 교단인 예장합동은 2010년 교인이 281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1년과 2012년 2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급기야 2010년대 들어 교회의 파산을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교인의 감소와 장기간의 경기 침체 때문에 교회의 은행 연체율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회 대출 현황에 따르면 교회가 은행 등 18개 금융회사에서 빌린 돈은 3,659건에 4조 5,107억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교회 대출 연체율이 증가 추세에 있다는 점이다. 경매 시장에 교회 매물이 꾸준히 늘고 있는 것도 이런 우려를 뒷받침한다. 2013년 7월에는 경기도 분당에 있는 충성교회가 종교 시설 가운데 역대 최고 감정가액인 523억 원에 매물로 나와 관심을 끌기도 했다. 교회 세습을 둘러싼 논란도 개신교의 이미지와 신뢰도를 추락시키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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