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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치카 No.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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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치카 No. 9

이은선 소설집

[ 양장 ]
이은선 | 문학과지성사 | 2014년 09월 30일 첫번째 구매리뷰를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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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4년 09월 30일
판형 양장 도서 제본방식 안내
쪽수, 무게, 크기 349쪽 | 438g | 125*192*21mm
ISBN13 9788932026619
ISBN10 8932026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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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1983년 충남 보령에서 태어났다. 한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201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붉은 코끼리」가 당선되어 작가가 되었다. 소설집 『발치카 No.9』(문학과지성사)과 『유빙의 숲』(문학동네) 외에 『구럼비를 사랑한 별이의 노래』 『소설 제주』 『파인 다이닝』 『호텔 프린스』 『백석이라니』(출판사마저)등이 있다. 현재 긴 소설을 쓰는 중이며 다인의 엄마로도 살고 있다. 1983년 충남 보령에서 태어났다. 한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201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붉은 코끼리」가 당선되어 작가가 되었다. 소설집 『발치카 No.9』(문학과지성사)과 『유빙의 숲』(문학동네) 외에 『구럼비를 사랑한 별이의 노래』 『소설 제주』 『파인 다이닝』 『호텔 프린스』 『백석이라니』(출판사마저)등이 있다. 현재 긴 소설을 쓰는 중이며 다인의 엄마로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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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우리 소설사에서 보기 드문 공간

이은선의 이력을 들여다보면 조금 특별한 나이테가 몇 겹 발견되는데, 소설가가 되기 전에 한국국제협력단(KOICA) 단원의 자격으로 우즈베키스탄의 세계언어대학에서 한국어 강사를 지낸 시기가 그중 하나다. 이은선의 작품 제목들에 등장하는 이채로운 단어들 ‘까롭까’ ‘톨큰’은 러시아어로 각각 러시아어로 상자, 파도라는 뜻이고 ‘발치카’는 러시아의 대표적인 맥주 브랜드이다. 이는 두말할 것 없이 작가의 당시 견문이 빚어낸 제목이다(우즈베키스탄은 공식적으로 우즈벡어를 사용하지만 민족 간의 소통을 위해 사용하는 언어는 러시아어라고 한다). 소설의 배경도 물론 우즈베키스탄의 어느 마을들인데 채도 높은 색상과 피부에 와닿는 온도 등으로 생생하게 묘사된다. 여기서 간과되어서는 안 될 대목이 있다. 우리는 미대륙이나 유럽의 어느 곳을 끌어다놓는 작품은 더러 봐왔다. 중국이나 일본도 이제 독자에게 익숙하다. 그러나 중앙아시아의 낙후된 곳(「카펫」 「까롭까」 「톨큰」 「발치카 No. 9」)이나 눈사태와 크레바스의 위험을 안고 사는 고산지대(「라, La」) 혹은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커피 재배지(「분나」)를 그린 소설은 드물다. 이은선의 소설들은 한국 소설이 끊임없이 영토를 확장해나가고 있다는 징후로 볼 수 있으며 나아가 그 성취에 있어서도 이 신예 작가의 기여는 의미 있게 평가될 것이다.

도무지 바깥으로 내질러지지 않는 구조요청

소설집 앞쪽에 연달아 배치된 「카펫」 「까롭까」 「톨큰」은 ‘수로(水路)’ 3부작에 해당하는데 부제가 말하듯 물이 작품의 중심핵을 이룬다. 우즈베키스탄 북쪽과 카자흐스탄 남쪽이 만나는 접경지대에 위치한 아랄 해는 한때 세계 4대 호수라 일컬어지는 내해였다. 그러나 1960년대부터 사람들이 면화 재배를 위해 아랄 해로 유입되는 강물들을 중간에서 끊어 관개용수로 사용하는 바람에 이 풍족한 바다는 현재 70% 이상 사라지고 말았다. 목화산업과 정치와 군의 결탁은 아랄 해를 둘러싼 생명들이 말살되는 것을 빤히 보면서도 방치했다. 물이 사라진 땅은 메마르고 염도마저 높아 작물이 자라지 않고 인근 주민들은 물 부족과 빈혈, 폐질환, 갑상선 질환 등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카펫」의 어린 화자 ‘슈흐랏’이나 ‘샤흐노자’는 얼굴이 붓고 눈이 튀어나오는 병에 걸려 있는데 이는 갑상선항진증의 증상이며 ‘바세도우씨 병’이라고도 한다. 「까롭까」의 대령은 한 지역의 독재자인데 이곳의 재화와 노동력, 그리고 젊은 여자들은 모두 대령의 소유다. 「톨큰」은 이제 막 관개 사업이 시작되려는 마을에서 군인과 주민들이 대치하는 상황을 그리고 있다. 독자는 이 세 편을 통해 한 세계가 폐허로 변해가는 과정을 역순으로 읽게 되는데, 완벽하게 황폐해질 때까지 단 한 번도 제대로 바깥으로 내질러지지 못한 구조요청들을 곳곳에서 확인하며 가슴이 무겁게 내려앉는 경험을 할 것이다.

가능성을 빼앗기는 순간 견고해지는 일상의 방어막

문학평론가 김형중은 해설 「제사장이 없는 세계의 신화」에서 이은선의 소설들의 결말을 읽는 일은 ‘가혹’하다고 했다. 이은선은 인물들을 비극으로 몰아가면서 단춧구멍만 한 출구도 마련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수로 연작이 그렇거니와 코리아드림을 기대하며 한국어를 배우는 이방의 학생들(「발치카 No. 9」)은 떠나지 못하거나 요행이 떠났다가 훼손된 채 돌아오고, 수몰된 고향을 찾아간 아버지와 아들(「판타롱 아일랜드」)은 참극의 실제적인 기억만 꾸역꾸역 되살릴 뿐이다. 비교적 경쾌한 리듬을 타고 출렁이는 「살사댄서의 냉풍욕」마저 마찬가지다. 마을 청년 ‘두용’과 이주 결혼 여성인 ‘흐엉’이 각자의 아픔을 딛고 결합하기 때문에 조금 다른 결을 보이는 듯싶긴 하다. 그러나 흐엉을 사이에 두고 두용과 대결을 벌인 살사댄서 ‘지루박’의 입장에서는 성 불구의 핸디캡을 끝내 극복하지 못했고 특별한 악인이 아님에도 아무것도 인정받지 못하며 늘 은근히 소외된다. 결말에서 그는 오로지 춤이라며 새로이 스탭만 밟을 뿐이다. 같은 맥락에서 「분나」의 모녀도 모든 것을 잃고 살해까지 저지르는데 마지막에는 평소처럼 분나(커피를 일컫는 에티오피아 어)를 끓인다. 김형중의 해설은 이 장면을 통해 이은선 소설의 유용한 독법 하나를 제시하고 있다.

세상은 이제 그들의 힘으로는 어찌할 도리가 없을 만큼 남자와 불과 쇠의 기운으로 가득 차버렸지만, 그들이 집 주위로 둘러쳐놓은 깊고 진한 원한의 방어막 또한 독하고 강력해서, 거기가 바로 ‘현대의 비극’을 피해 신화적 원소들이 최후로 택한 마지막 보루는 아닌가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들이 끓이는 분나의 향이 바로 그 원소들이 아직 실존함을 증거하는 알리바이다. (p. 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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