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비즈니스는 거대한 변화에 직면해 있다. 그것은 더 이상 무시할 수도, 미룰 수도 없는 사회적, 생태적 힘이 몰고 오는 변화이자, 수십 년 후면 지금의 비즈니스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 될 정도로 철저하고 광범위한 변화임에 틀림없다. 그러므로 이러한 시대의 비즈니스는 서비스, 창조적 발명, 윤리관을 통해 인류 보편의 복지를 증진하겠다는 약속이다. 지금처럼 복잡하게 뒤얽혀 몰락해가는 세계에서 돈벌이의 추구 그 자체는 별 의미가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지금까지의 비즈니스는 돈벌이에만 급급했단 말인가? 그렇다. 지금까지의 비즈니는 돈벌이에만 급급했다.
지난 한 세가 동안, 산업화의 물결은 수십억 년간 저장된 자원을 파내고 짜내고 가공하면서 전 세계를 휩쓸었다. 그러면서 자원 문제와 사회적 불평등을 야기했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현재의 부를 분배하기보다 미래의 부를 훔쳐다가 현 사회를 풍요롭게 하여, 결국에는 이 사회를 ‘훔친 부’로 심각한 상황에 놓이게 만들었다. 다시 말해 우리는 덧없는 한때의 물질적 풍요를 누리려고 자원을 고갈시켰다. 하지만 우리는 또 다른 새로운 위험에 직면해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기업자본주의다. 그것의 영향력은 극도로 커져 기존에 있던 모든 국제적인 힘을 위축시켰다. 소위 글로벌 기업이라고 하는 것들은 시장, 자산, 이윤을 찾아서 국경, 문화, 정부를 손쉽게 넘나들고 있다. 그들은 인간의 에너지와 창조성을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자신들에게 집중시키고 있으며, 산업혁명 초기의 폐해에는 기꺼이 동의하면서도, 지금 더 심한 폐해가 계속된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그리고 진심으로 동의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이 제시하는 방정식이 장밋빛 미래를 약속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은 멸종의 가속화, 인간의 건강 악화, 현대 노동자의 스트레스와 고통, 대기와 물과 숲의 손실에 관해서라면 설명은커녕 정의조차 내리려 하지 않는다. 요컨대 자신들이 한 행위의 결과를 설명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그들의 변명을 받아들이는가? 왜 기업에는 제멋대로 할 권리를 주고, 왜 기업에게는 사회적 가치 수호의 책임을 면제해주는가? 그에 대한 대답은 간단하지 않은가? 우리 대다수가 먹고사는 문제를 기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모순이 존재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비즈니스에 종사하면서도 환경 교육을 받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즈니스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자신들의 직업과 경제와 미래를 걱정한다. 환경 문제는 많은 걱정거리 위에 하나 더 보태지는 문제일 뿐이다. 우리가 눈앞의 온갖 걱정에 시달릴 때, 환경 문제는 저 멀리 흐릿하게 보이는 미래의 문제일 뿐이다. 그럼에도 지금의 경제 현실을 생각하면 그것은 잘못이 아니다. 다시 말해 바로 우리 자신의 삶을 위한 비즈니스 제도를 만들자고 하는데도 고개를 돌릴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태도도 이해할 만한 것이다. 비즈니스 쪽에서는 비즈니스가 계속 성장하지 못하거나 후퇴한다면 파멸하고 말 거라고 믿는다. 하지만, 생태학자들 쪽에서는 비즈니스가 계속 팽창해 나간다면 세계를 파멸시킬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면 어떻게 이 둘을 조화롭게 만들 수 있을까 하는 문제가 남는다. 이 점이 바로 이 책 속에서 저자가 찾고자 하는 것이다. 즉 지구상의 자연 공동체를 회복하되 역사적으로 유효한 자유시장의 조직 기법 및 시장 기법을 활용하는 것이다.
비즈니스 행위는 윤리적 의미를 수반하기 때문에, 이제 비즈니스의 목표와 행위가 기존의 기업 문화에 의해 결정되기보다는, 비즈니스의 영역을 넘어선 세계적?사회적 관점에서 결정되어야 한다. 그러면 비즈니스는 상품, 고용, 번영으로 사회에 기여한다는 본래의 목적을 달성할 뿐 아니라, 산업의 시대보다 더 전망 있고 궁극적으로는 그 전망을 더 잘 실현하는 ‘생태적 비즈니스’의 새 시대를 맞이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비즈니스에도 새로운 언어와 새로운 역할, 환경이라는 큰 틀 안에서 볼 줄 아는 방법이 필요하다. 비즈니스 언어는 모든 상호작용을 ‘비용’과 ‘교환가치’라는 말로 환언시킨다. 이러한 비즈니스 언어의 의미론적 궁핍 때문에 성장과 보존 간의 타협, 고용과 생태학 간의 타협, 사회와 생물다양성 간의 타협, 미국식 경쟁력과 자원 가격 산정 간의 타협이 생겨나는 것이다. 반면, ‘회복의 경제’가 의존하는 것은 비즈니스에 대한 사람들의 새로운 인식이다. 비즈니스가 윤리이며, 복잡 미묘하고 조화롭고 효율적인 자연의 시스템을 따르려는 시도라는 인식이 필요한 것이다. 다시 말해 회복의 경제에서 비즈니스의 사활은 생산 및 분배 방법에서 얼마나 ‘순환시스템’을 따르느냐에 달려 있다. 회복의 경제에서는 환경을 회복시키는 일과 돈을 버는 일이 동일한 과정 속에서 이루질 것이다. 비즈니스와 ‘회복’은 거미줄의 일부분처럼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이다.
비즈니스 앞에서는 ‘무엇을 소모하고’, ‘무엇을 만들고’, ‘무엇을 버리는가’ 하는 세 가지 이슈가 놓여 있다. 이 세 가지는 비즈니스는 환경으로부터 너무 많은 것을 가져왔고, 그러면서 환경에 너무 많은 피해를 주었으며, 비즈니스가 생산하는 제품에는 지나치게 많은 에너지, 유해 물질, 오염물질이 들어갔다. 따라서 비즈니스의 생산 방식과 제품이 야기하는 엄청난 쓰레기는 인간을 비롯한 생물의 현재 및 미래 세대에 피해를 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저자는 세 가지 근본 법칙을 알아야 한다고 한다. 첫째 쓰레기는 곧 식량이다. 생태적 비즈니스란 모든 폐기물이 일종의 생산물과 같은 가치를 지니고, 재생?재사용?재활용되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는 자연에는 태양으로부터 흘러 들어오는 에너지가 존재한다. 지구라는 폐쇄시스템에 외부로부터 유일하게 투입하는 것이 태양에너지다. 셋째는, 자연은 다양성에 의존하고, 차이 속에 번성하며, 획일화할 경우 균형을 잃고 붕괴한다. 시간과 공간에 따라 고도로 다양화하고 특화한 시스템이야말로 건강한 시스템이다. 자연은 대량생산 체제가 아니다.
따라서 회복의 경제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다. ‘모든 경제적 단계가 자연의 시스템과 유사하게 지능적으로 짜여져서, 기업과 고객과 생태계 간에 공생 관계를 이루는 번창하는 경제’. 결국 이 책에서 말하려는 것은 우리 인간이 바뀌어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경제 시스템을 새로 바꾸자는 것이다. 기업주, 노동자, 고객, 그리고 지구상의 모든 생명을 위해 기능하는 시스템을 만들자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한다는 말인가? 저자는 이 책에서 이러한 시스템에 도달하기 위해 한 권의 책을 전부 할애한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에서 결론에 도달하기 위한 과정들을 생략하고 그러한 경제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저자가 제안한 것들을 소개한다. 즉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란 어떤 것인지를 말이다.
저자는 지속가능한 기업의 전제 조건이 ‘소기업’이다. 소기업은 새로운 아이디어와 다양성을 잉태하고 키워내는 비즈니스의 ‘하층토양’이라고 전제하고, 혁신적인 소기업이 획일적인 기업 자본주의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회복의 경제가 목표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모든 새로운 비즈니스의 기본 원칙은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생산하고 사회 전체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속가능성’이라는 말은 생태계의 부양 능력에 비추어 정의될 수 있으며, ‘미래 세대의 요구를 충족할 만한 환경 능력을 유지하면서도, 현재 세대의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좀더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환경을 이용함에 있어서 처음보다 나은 상태로 남겨둔다, 필요한 수준 이상으로 소모하지 않는다, 생명과 환경에 피해를 주지 않는다, 피해를 줬다면 복구한다”이다.
또한 저자는 ‘성장’과 ‘발전’의 구분이 회복의 경제를 이해하는 핵심이라고 말한다. 성장하는 경제는 몸집만 더 커지지만 발전하는 경제는 더 건강한 몸을 갖게 된다. 즉 발전이란 기술뿐 아니라 더 숭고한 목표를 가짐으로써 부의 양적인 축적만이 아니라, 그 부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구성되는가 하는 질적인 측면에서 향상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면서 ‘성장’과 ‘발전’을 구분해 실천하는 일은 기업의 규모가 작을수록 쉬울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 예로 의료부분에서는 기술과 의약품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지금의 대중적 의료체계는 ‘성장’의 산업이며, 이에 반해 예방 의료나 대체 의료는 ‘발전’의 비즈니스이다. 또한 ‘에너지 생산’ 분야는 ‘성장’의 산업이며, 에너지 절감 분야는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고객 하나하나에 접촉하고 책임지는 일이기 때문에 ‘발전’의 산업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전제들하에 지속가능한 소규모 비즈니스를 위한 원칙들, 다시 말해 새로운 소규모 비즈니스의 계획, 자원, 영향, 목표를 가늠해보는 일반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이들은 저자에 의하면 기업인 누구나 회복적인 기업으로 변화해갈 수 있는 기준들이라고 말한다.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란
-전국적, 세계적인 제품을 소규모 지역 제품으로 바꿔 나간다.
-자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책임을 진다.
-성장하기 위해 아무 외부 자본이나 끌어오지 않는다.
-인간적이며 가치와 품위와 만족감을 주는 생산 과정 및 서비스를 추구한다.
-오랫동안 쓸모 있고, 버려진 뒤에는 미래 세대에게 피해를 남기지 않는 제품을 만든다.
-소비자를 고객으로 변화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