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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술상 위의 자산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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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술상 위의 자산어보

한창훈 | 문학동네 | 2014년 08월 14일 리뷰 총점8.3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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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4년 08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352쪽 | 573g | 145*210*20mm
ISBN13 9788954625531
ISBN10 8954625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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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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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여수시 삼산면 거문도에서 세상에 나왔다. 세상은 몇 이랑의 밭과 그것과 비슷한 수의 어선 그리고 넓고 푸른 바다로만 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일곱 살에 낚시를 시작했고 아홉 살 때는 해녀였던 외할머니에게서 잠수하는 법을 배우기도 했다. 사십 전에는 기구할 거라는 사주팔자가 대략 들어맞는 삶을 살았다. 음악실 디제이, 트럭운전사, 커피숍 주방장, 이런저런 배의 선원, 건설현장 막노동꾼, 포장마차 사장 따위의 ... 여수시 삼산면 거문도에서 세상에 나왔다. 세상은 몇 이랑의 밭과 그것과 비슷한 수의 어선 그리고 넓고 푸른 바다로만 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일곱 살에 낚시를 시작했고 아홉 살 때는 해녀였던 외할머니에게서 잠수하는 법을 배우기도 했다.

사십 전에는 기구할 거라는 사주팔자가 대략 들어맞는 삶을 살았다. 음악실 디제이, 트럭운전사, 커피숍 주방장, 이런저런 배의 선원, 건설현장 막노동꾼, 포장마차 사장 따위의 이력을 얻은 다음에 전업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그 뒤로는 한국작가회의 관련 일을 하고 대학에서 소설 창작 강의를 하기도 했다. 그러는 동안에도 수시로 거문도를 드나들었다.

현대상선 컨테이너선을 타고 두바이와 네덜란드 로테르담까지 갔으며 쇄빙연구선 아라온호에 승선해 베링해와 북극해를 다녀오기도 했다. 지금도 종종 그 항해를 떠올리며 먼 곳으로 눈길을 주곤 한다. 그리고 문득 고향으로 돌아갔다. 원고 쓰고, 이웃과 뒤섞이고, 낚시와 채집을 하며 지내고 있다.

그동안 바다와 섬을 배경으로 한 변방의 삶을 소설로 써왔다. 소설집 『바다가 아름다운 이유』 『가던 새 본다』 『세상의 끝으로 간 사람』 『청춘가를 불러요』 『나는 여기가 좋다』『그 남자의 연애사』, 장편소설 『홍합』 『열여섯의 섬』 『섬, 나는 세상 끝을 산다』『꽃의 나라』, 산문집 『내 밥상 위의 자산어보』『내 술상 위의 자산어보』『한창훈의 나는 왜 쓰는가』 등을 냈으며 어린이 책으로는 『검은 섬의 전설』 『제주선비 구사일생 표류기』가 있다. 한겨레문학상, 요산문학상, 허균문학작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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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당신은 어떤 액체와 가장 친합니까?”
누군가 이런 질문을 던진다면 당신은 뭐라고 대답할까?
사람 몸의 70% 이상이 수분이니, 그냥, 물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 야근과 만성피로를 달고 사는 도시인들이라면 고카페인 함량의 커피나 에너지음료라고 답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거문도의 작가 한창훈이라면 담담하게, 주저 없이 이렇게 답할 것이다.
‘술과 바닷물’.

전작『내 밥상 위의 자산어보』에서 바다가 차려주는 먹을거리 묘사로 독자들의 침샘을 터뜨렸던 작가 한창훈이, 『자산어보』의 원저자 정약전이 1814년 흑산도에서 자산어보를 써낸 지 꼭 200주년이 되는 2014년, 한창훈의 자산어보 2탄 『내 술상 위의 자산어보』를 완성해 돌아왔다.
‘사람이 밥만 먹고 살 수는 없잖아요?’라면서 그가 책 속에 푸지게 차려낸 것은 ‘오직 바다에서만 맛볼 수 있는 술상’이다. 그의 바다에선 여전히 보리멸, 숭어, 참치, 쥐치, 상괭이, 고래 들이 뛰놀고, 어딘가 ‘거시기하게 생긴’ 전복도 요염하게 움찔거린다. 하지만 이번 자산어보에서 유독 눈에 들어오는 생명체는 무엇보다 바다를 바라보며 술을 마시는 ‘사람’이다.
물고기는 바닷속에서 말없이 살고, 사람은 말 못할 일이 있을 때 바다로 가서 술을 마신다. 작가 한창훈이 바닷가에서 술잔을 들며 만난 무수한 물고기와 사람들의 생. 책장을 넘기다보면, 지친 몸에 술이 퍼지듯 인생의 지난함과 쓸쓸함,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무심히 쏟아놓고 가는 인간 앞에 영원히 깊고 푸르게 펼쳐져 있을 바다의 경이에 홀연히 취해버릴지도 모른다.

바다는 나에게 느닷없이 던져진 거대한 세상이다. 나는 그 속에서 내일을 모르는 삶을 매일 살아왔을 뿐이다. 바다를 사랑한다고 말하기는 너무 쉽다. 말이란 늘 쉬운 것이고 쉬운 것은 진정성이 없다. 그러니 나에게 바다는 애정의 대상이 아니다. 그냥 익숙한 것이다. 던져졌기 때문에 고스란히 살아갈 뿐이다. 어쩔 수 없이 바다에서 사는 방법을 배우고 터득하고 그에 숙련되어가는 것일 뿐. 노자의 생각을 빌려서 말하자면 ‘단순한 삶을 노련하게 사는 것’.
(…) 이 책은 바다에 대한 나의 대답이다.
더군다나 술은 바닷물과 더불어 가장 가깝게 지낸 액체이며 무언가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나는 오늘도 바닷가에서 술잔을 든다. ---pp.20-21

저는 취했을 때 아름다운 사람을 최고로 칩니다.
흥취가 솟아났는데도 부드럽고 조심스럽다면
그 사람은 진짜입니다.
그런 사람은 꼭 붙들고 평생 친구로 지내야 합니다.
그런 친구 있나요? 저는 몇 명 있습니다.
그러니 어찌 함께 안 마실 수 있겠어요. 아름다운데.

한창훈은 꽤 오래전부터 술을 마셔왔다. 십대 후반부터 마시기 시작했으니 꼬박 30년 넘게 장복한 셈이다. 그와 술은, 그와 바다만큼이나 잘 어울린다. 그런데 그는 왜 바닷가에 앉아 이토록 오래 술을 마시게 되었을까? 그는 짐짓 이렇게 눙친다.

“술, 하면 우선 비틀거리며 귀가하는 집안 어른에 대한 추억부터 떠올리잖습니까? 그런 경우 손에 무언가 맛있는 게 들려 있곤 하니까요. 하지만 우리집은 알코올과 친해보지 못한 이들이 대를 이어왔기에 그런 사람이 없었습니다.
아무도 없었기에 제가 마시기 시작했죠. 저라도 마셔야 했죠. 술 마시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면 그게 집구석이겠어요? 감옥 아니면 수도원이지.” _ ‘이별은 훈련이 안 돼’중에서, ---p.107

세상이 감옥이나 수도원같이 느껴질 때, 사람들은 술을 마신다. 대체 어떤 삶이 그렇지 않겠느냐만 한창훈이 직접 체험하고 지켜봐온 뱃사람과 섬사람들의 삶은 특히나 팍팍하고 고단했다. 몸 쓰는 일이 많은데다 그 하루가 끝도 없이 되풀이되며, 잠은 부족하고, 체온을 나눌 여인네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오죽했으면 한 은퇴한 노항해사가 이렇게 탄식했을까.
“지금 생각해보면 배를 타는 것은 시간을 돈과 바꾸는 행위였어.”
자,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버틸까.

웬걸요. 저도 엔간히 마시고 살았습죠. 버릇처럼 손이 가고 거부당하지도 않고 새삼 덧붙일 정이 있는 것도 아닌데 아직 붙어산다는 점에서 저와 술은 그쪽분과 부인 같은 관계입니다.
어선이라는 게 생각보다 훨씬 더 험한 곳입니다. 배멀미, 좁아터진 선실, 깨끗한 거라고는 단 한 톨도 없는 주변 환경, 끝없는 일, 거친 선원들. 자, 어떻게 버틸까요.
일하다가 배고픕니다, 소주 마십니다. 외롭습니다, 소주 마십니다. 힘듭니다, 소주 마십니다. 일이 남았는데 잠 쏟아집니다, 소주 마십니다. 다칩니다, 소주로 씻어내고 소주 마십니다. 선장이 지랄합니다, 소주 마십니다. 선장 저도 마십니다. 동료와 시비 붙습니다, 소주 마시면서 화해합니다, 그러다 다시 싸우고 또 소주 마십니다. 여자 생각 간절합니다, 소주 마십니다. 고기가 잘 잡힙니다, 소주 마십니다. 고기가 안 잡힙니다, 소주 마십니다. 항구로 돌아옵니다, 소주 마십니다. ---pp.107-109

이 책에는 이렇게 바다에서 소주를 마시며 삶의 어떤 순간들을 버텨내는 사람들이 나온다.
1959년, 사망 및 실종 849명, 부상 2533명, 총 피해추산액 1678억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재해기록을 남긴 태풍 사라호가 들이닥쳤을 때의 일이다. 거문도 주민들이 십시일반 쌈짓돈을 털어 구입한 조합배 ‘팔경호’의 선장과 선원은 항구에서 맥없이 쪼개지거나 가라앉는 다른 배들을 보며, 넋이 나가 있었다. 그러나 마냥 가만있을 순 없다. 팔경호는 거문도 주민들의 ‘삶의 총화’ 같은 것이기 때문이었다. 결국 그들은 태풍이 몰아치는 바다 한복판으로 차라리 배를 몰고 나가기로 한

다. 그리고, 그 순간 그들이 죽음을 각오하고 이별주로 돌려마신 막소주.
그뿐 아니라 섬에 들어온 사연 많은 화류계 아가씨가 땡볕 아래 개다리소반을 펼쳐놓고 김치 한 보시기와 문어 한 접시를 안주 삼아 ‘니미 씨발’ 정신으로 들이켜는 되들이 소주의 풍경도 있고, 먼바다 항해를 나간 한창훈이 “아름다운 풍경을 보다가 견딜 수 없을 지경”에 이르면 마시려고 챙겨둔 25도짜리 소주를 상상의 안주와 함께 맛보는 장면도 있다.
이렇듯 때로는 바다 그 자체가 안주가 되어주고 풍경이 되어주므로, 비록 변변한 안주 하나 없는 막소주 한 사발일지라도 한창훈의 술상에선 절로 넘어간다.

또 한잔. 멸치 대가리 열일곱 개째.
기억나진 않지만 이 물방울 행성으로 스며들기 직전 나는 이렇게 사는 조건으로 탄생을 허락받았을지 모른다. 아니면 뺑뺑이를 돌리고 화살을 쏘았는데 박힌 칸에 하필 “안착은 꿈도 꾸지 말 것. 평생 외롭고 고달플 각오를 할 것” 이렇게 쓰여 있었을 수도 있다.
어쩌면 스며든 게 아니라 포획당했을 수도 있다. 바닷가에서 볼품없이 홀로 이러고 있는 걸 보면 잡혀버린 고기와 크게 다를 게 없으니까. 그렇다면 이곳은 감옥이다. 그러나 아름다운 곳이다. 술도 마시게 해준다. 그래서 스스로 갇혀 있는지도 모르겠다. ---p.73

이 책에 등장하는 대표 주종은 소주요, 안주도 해산물이 대다수이지만, 보통 사람들이라면 좀처럼 맛보기 힘들 법한 특별한 술상도 차려진다. 그가 일본에서 참치와 함께 맛본 ‘조빠리 사케’는 ‘한잔 털어넣으면 입안에 폭설이 내리는 듯한’ 맛이라고 한다. 자연 현상에 빗대자면 “파스텔풍의 구름 사이에서 번쩍, 번개가 치는 듯”하고, 사람으로 치면 “다리 까닥거리며 담배 피우고 있다가 이리 쫌 와보시오, 하고는 느닷없이 키스를 해오는” 전라도 여자와 비슷한 맛이라나(「폭설 속에서―참치 이야기」), 또한 고래를 직접 보고 싶다는 바람 속에 떠난 북극 항해에서는 좀처럼 모습을 나타내주지 않는 고래에 대한 안타까움 속에 북극의 유빙을 조각내어 ‘빙하 보드카 칵테일’(「북극 항해기 3―보퍼트 해」)을 만들어 마시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어느 술집에서는 속이 허전해 보이는 남자가 쥐포 대신 술집 여자의 마른 손가락(?)을 안주 삼아 맥주를 홀짝이는 약간은 별난 술자리가 열린다(「어떤 목걸이―쥐치」).

내가 오랫동안 바닷가에서 홀로 살고 있기 때문에 쓸쓸함을 잘 견딘다고 사람들은 여긴다. 사실 잘 견디는 편이다. 살면서 가장 오랫동안 견뎌야 할 것이 쓸쓸함이니까. 그러나 견디는 것과 쓸쓸함을 느끼지 않은 것의 차이는 매우 크다. 우리는 시간이 안 간다고 몸살을 떨다가 늙어서는 단 하루 더 못 사는 것을 원망하는 그런 이상한 족속이기는 한데, 하여 지루한 시간이면 나중 죽기 직전 이 시간을 얼마나 아까워할까를 일부러 생각해보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쓸쓸함을 견디기가 용이하지는 않다.

세상 끝 바닷가의 외로움. ---p.61-62

바다는 이렇게 한없이 술을 부르고, 술은 바다를, 삶을 조금 더 견디기 수월하게 한다.
그러나, 그저 견디기 위하여 마셨다, 는 것은 그에게는 가당찮은 핑계일 것이다.
사실 그가 바다를 마주하고서 그토록 많은 술을 마시고, 육지에 나갔다가도 끊임없이 되돌아올 수밖에 없었던 건, 그에게 아름다운 친구들이 너무 많았고, 그 친구들만큼이나 아름다운 바다가 ‘그냥’ 곁에 있었기 때문인지 모른다.
그러니, 대체 “어찌 함께 안 마시고” 배길 수 있단 말인가. “아름다운데.”

그러나, 그럼에도,
영원히 깊고 푸르게 출렁거려야 할 바다이기에

그가『내 술상 위의 자산어보』를 문학동네 카페에 한창 연재하던 중인 4월 16일, 진도 앞바다에서 세월호가 가라앉았다. 그는 연재를 중단하고, 바다로 나갔다. 다시 돌아와 두번째 자산어보를 완성하기까지는 얼마간의 시간이 필요했다.
한창훈의 자산어보 집필을 잠시 멈추게 한 것도 세월호 사건이었지만, 끝내 완성하게 한 것 또한 그것이었다. 훼손당한 바다, 죽음의 무덤이 되어버린 바다. 그 참혹한 바다를 바라보며 그는 묻고 또 물었다. 우리가 정말 미워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기억해야 할 것은 또 무엇인가.

바다에서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바다에서 많은 사람들이 울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여전히 바다에서는 여전히 많은 생명들이 살아가고 있다.
바다는 어미와 같아서 그에 기대 살아가는 생명을 먹고살게 해주지만, 또한 고달프게 하고 울게 하기도

한다. 그러나 작가의 말마따나 그것이 바다의 잘못은 아닐 것이다.

이 아름다운 바다에 그렇게 아름다운 아이들을 수장시켜버린 사람들을 생각할 때마다 주먹에 힘이 들어가고 이가 갈렸습니다. 연재를 멈추고 바다로 나갔습니다. 아이들을 집단으로 죽여버린 대한민국. 제가 이 나라 국민이라는 게, 그 무능하고 책임 없는 사람들의 안정된 생활과 품위 유지를 위해 꼬박꼬박 세금을 내고 있다는 게, 바다가 무참하게 훼손당해버렸다는 게, 용서되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역할은 미워해야 할 것과 미워하지 않아야 할 것을 분명하게 구분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목숨과 바다를 지켜낼 수 있으니까요.
바다는 인류가 태어나기 오래전부터 스스로 있어왔습니다. 장마와 폭우가 하늘의 실수가 아니듯 바다 또한 그렇습니다. 앞으로도 영원히 깊고 푸르게 출렁거려야 할 곳입니다.
때문에 저는 뒤늦게라도 이 이야기를 마쳐야 했습니다.

304명의 이름, 그리고 바다에서 스러져간 이들 앞에 묵념하며
---pp.6-7

한창훈은 이 책의 서두에서 바다를 ‘신의 눈물방울’이라 표현했다. 세상이랍시고 인간이랍시고 “꾸려놓기는 했는데 버겁기도 하고, 막상 그래놓고 보니 울컥하기도 해서, 다른 도리가 없었어, 도리질 치다가 글썽, 한 방울 흘러내린 것”. ‘신의 눈물방울’ 앞에서 앉아서 그는 이 푸른 물방울 행성에서 가엽게 우는 사람들과 누군가를 울게 하는 사람들을 생각한다.

사람은 자신이 가장 오랫동안 바라본 것을 닮는다. 내가 죽을 때 바다를 닮은 얼굴이 되어 있다면 좋겠으나 그렇게 될지는 모르겠다. 최소한 빈 술병이라도 닮기를 희망한다. 당신은 어떤가. 혹시 비씨카드나 돈의 얼굴을 하고 죽을 수도 있다고 상상해본 적 없으신가.
(…) 각각의 사람은 어떤 동물을 닮기 마련인데 모기의 속성대로 살고 있는 사람들 많다. 타인의 곤란을 이용해 돈을 빨아들이는 이들. 그들과 내가 같은 인류라는 것을 생각하다보면 나는 휘어진 못대가리처럼 슬퍼진다. ---pp.74-78

당신은 어떤가.
스스로 우는 사람인가 아니면 남을 울게 하는 사람인가.
바다를 닮은 사람인가 아니면 빈 술병이나마 닮은 사람인가. 그도 아니면 모기를 닮은 사람인가.
어쩌면 작가는 결국 사람들에게 이것을 물어보고 싶어서, 책 속에 그리도 많은 술상을 차려놓고 또 그리도 깊은 바다를 군데군데 심어놓고 당신을 기다리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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