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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4년 07월 2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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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44쪽 | 464g | 153*224*15mm |
ISBN13 | 9788984318304 |
ISBN10 | 89843183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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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 우리 아파트가 7시간 동안 정전된 적이 있었다. 그때 우리 집은 에어컨과 선풍기도 사용할 수가 없어서 집 안에 태양이 들어온 듯 굉장히 더웠고, 컴퓨터와 TV도 볼 수가 없어서 싫어하는 숙제를 억지로 할 때처럼 굉장히 따분했다. 택배 기사님들도 엘리베이터가 가동을 멈추자 곤란함을 느끼셨고, 주민들도 계단을 오르내리며 불편함을 호소했다. 겨우 우리 아파트 한 곳에서 겨우 7시간의 정전이 일어났는데도 우리는 일상을 잃고 힘겨워했다. 그런데 만약 하루아침에 전국이 일주일 동안 정전된다면? 이러한 질문을 떠올리게 만든 책이 바로 ‘블랙아웃’이다. 표지 그림 속 온 도시에 불이 꺼진 모습을 보며 고요해 보이는 책 속으로 슬그머니 들어갔다.
이 책의 주인공은 동민이다. 동민이는 이 여름이 유난히 더 힘들다. 살이 쪄서 걸을 때도 뛸 때도 숨이 턱턱 막혔다. 그래서 친구 진수와 내리쬐는 무더위를 피하기 위해 시원한 은행으로 대피했다. 이미 은행 안은 사람들도 가득 차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은행 안이 소란스러워졌다. ATM기계도, 은행 모니터와 에어컨도 모두 먹통이 된 것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몇 시간 후면 금방 전기가 들어올 거라 믿었지만 그것은 큰 오산이었고, 이는 겨우 시작에 불과했다. 전무후무한 블랙아웃 사태는 장장 일주일이나 지속되었으니까. 이 일주일 동안 세상은 그야말로 재앙이었다. 사람들은 비상식량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의 것을 훔치고, 힘이 약한 아이들과 노인들을 노렸다. 마트나 동네 슈퍼마켓, 식당은 전부 유리창과 문이 깨져 있었다.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일하는 경찰들은 사람들이 아닌 마트 음식들을 지키며 오히려 시민들을 위협했다. 집 안에서는 작동을 멈춘 냉장고로 인해 음식물 썩는 냄새와, 끊긴 수도로 인한 변기에 가득 찬 대소변 냄새가 코를 찔렀다. 당연히 길거리도 사람들과 반려 동물들의 오물, 그리고 무단투기한 쓰레기로 가득 차서 발 디디기 힘들 지경이 되었다. 그런데도 비상 전력을 이용하여 방영되는 전광판 뉴스에서는 일주일 내내 ‘곧 정상화 예정’이라는 말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했다. 중국으로 출장 가신 부모님 때문에 블랙아웃 사태 이후 둘만 남게 된 동민, 동희 남매는 친했던 진수 아주머니마저 돌변하여 자기네 집 쌀을 가져가자 끝을 알 수 없는 절망감에 휩싸이고 만다.
내가 만약 이 상황에 처한다면 어떻게 행동할 수 있을까? 나는 아빠와 함께 편의점과 마트로 가서 최대한 빨리 비상식량과 생수를 구입하고 집에만 틀어박혀 있을 것 같다. 왜냐하면 괜히 밖에 나갔다가 사람들을 마주치면 동민 동희 남매가 당했던 것처럼 무서운 일이 일어날 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내 행동도 정답은 아니다. 만약 나처럼 모든 사람들이 집 안에만 숨어 지낸다면? 결국 모두의 식량은 바닥날 것이고 사람들은 다시 밖으로 나와 서로 뺏고 빼앗기며 투쟁을 벌일 것이다. 이런 세상은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질서와 양보는 던져버린 채 자기들의 이익을 위해서만 행동하는 무법자들이 가득한 세상이라니.
우리가 편리하게 누리고 있는 전기 하나가 생산을 멈췄다는 이유만으로 이런 지옥 같은 세상이 펼쳐진다고 생각하면 전기가 온전히 고맙기만 한 존재는 아니란 생각이 든다. 분명 아주 먼 옛날에는 전기 같은 게 없어도 잘 살아갔을 텐데, 과학기술의 발달로 편리해진 세상은 결국 그 편리함을 누릴 수 없게 될 때 우리의 모든 일상을 앗아가는 독이 될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었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이 모든 것들이 어쩌면 당연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너무 의존만 하지 말고, 항상 우리는 늘 대비를 해두어야 한다.
정부와 기관은 비상 전력을 비축해두어야 하고, 지역 사회는 재난에 대비하는 대피소를 각 지역마다 마련해두어야 한다. 또 각 가계마다 집에 생수와 비상식량을 준비해둬야 한다. 그리고 가장 주의할 점은 비상 전력과 비상식량을 힘 있는 소수만 독식하는 게 아니라 정부와 언론이 앞장서서 오로지 사실만을 투명하게 알려 모든 것들을 공정하게 나눠주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 책 속에서도 소수의 힘 있는 자들만이 정보력을 갖고, 자기들끼리만 비상 전력과 비상식량을 나눠 먹는 모습을 보고 환멸이 느껴졌다. 그런 사회에서는 아무도 서로를 믿지 못하게 될 것이다.
장장 만 년 동안 일궈낸 인류의 문명이 하나의 재난만으로 와르르 붕괴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재앙일 거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더 큰 비극은 그 재난으로 인해 인간성과 인류애, 윤리의식 모두가 사라지는 것일 테다. 우리는 재난 앞에서 오히려 더 똘똘 뭉쳐 인류애를 발휘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재난이 일어나지 않게 항상 전기를 절약하는 태도를 가지고 대비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이미 우리가 여러 번 겪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의 안일한 대처가 어떤 결과를 불러일으켰는지 바로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블랙아웃
한창 에어컨과 선풍기가 필요한 요즘같은 여름에는 전기 사용량이 생산량을 초과해 이따금 정전이 일어난다.
근래에는 6월 쯤 되어도 날씨가 빠르게 더워져서 다들 에어컨을 이용하기 십상이라, 한여름인 8월에는 어쩌면 당연하다시피 전기 사용량이 과하게 된다. 얼마전 우리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전기를 아껴써 달라"는 새로운 (하지만, 그 내용은 전혀 새롭게 느껴지지 않는) 공지도 이와 관련되어 있으리라 본다.
아껴쓰지 않으면 정전이 될 수 있다는 엘리베이터 속 공지를 보고도 전혀 와 닿지 않던 그 '경고'가 도서관에서 선생님의 추천으로 빌려 읽은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주의깊게 보게 되었다.
그 책은, 쓰러질 정도로 더운 한여름에 일어난 7일간의 정전 사태를 다룬, '블랙아웃'이다.
부모님이 사업으로 해외에 가셔서 보호자라곤 한 명도 남지 않은 동희, 동민 남매는 한여름에 블랙아웃을 맞게 된다. 약자가 된 남매는 살아남기 정말 불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었고, 동희,동민이는 블랙아웃을 겪으며 이성을 잃은 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보게 된다.
블랙아웃, 단 7일만에 변한 사람들의 모습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그 모습들 중 첫 번째는 약자를 외면하는 사람들이다. 사실 화재, 지진, 씽크홀, 전염병 같은 집단 재난의 특징 중 하나가 약자가 제일 먼저 피해를 입는 것이다. 그리고 정전도 마찬가지로, 동희 동민 남매와 같은 어린이와 동물들이 제일 살아남기 힘든 상황일 것이다. 그런데 어린이, 노인과 같은 약자들에게서 물건을 빼앗는 이들이 재난 중에 생겼다. '블랙아웃' 이야기에서 동희 남매에게서 쌀을 빼앗는 진수 엄마, 남매를 때리고 물건을 훔친 도둑들이 그에 속한다. 보호받아야 할 사람들이 재난 속에서 도리어 약탈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 너무 안타까웠다.
사람들의 두 번째 실망스런 모습은 이기적인 태도이다. 내가 생각하는 집단 재난 중 가장 두드러지는 사람들의 특징은 이기주의다. 이 이기주의는 블랙아웃에서 식량 독점을 부른다. 소수의 사람들만이 몰래 물, 음식을 나눠가지는 모습이 자주 나온다. 살아 남으려면 어쩔 수 없다는 명분으로 혼자서만 그 행복을 누리겠다는 것은 매우 못됐다.
집단 재난으로 인해 사람들이 변하면서, 정부의 취약점도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정부는 계속 "곧 정상화 될 것이다"라는 말을 간판으로 내세우지만, 사실은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못한 것을 들키지 않으려고만 한다. 사람들에게는 물 2병이 최선이라 하고는 광장 전광판 같은 곳은 전기가 들어오는 것도 이상한 점이다. 뿐만 아니라 경찰은 대형마트로 몰려드는 인파는 제한하지만, 심각한 도둑, 괴한 문제는 하나도 신경쓰지 않는 이중적인 모습도 보인다. 이런 이중적인 정부, 경찰의 모습에 사람들이 더 이성을 잃는 것일 수도 있겠다.
책을 읽으면서 실제로 이런 상황이 내게 닥치면 어떻게 해야하나 두려운 마음이 들면서 블랙아웃이라는 것을 현실에서 '아웃'해 버릴 방법을 찾고 싶다.
블랙아웃에 대처하고, 예방할 방법이 있을까?
우선, 정부에서는 이런 재난에 대처할 수 있는 계획을 미리 세우고 사람들과 정확히 공유를 해야한다. 비상 전력을 어떻게 공급할지, 재난 발생 때 필요한 물자 등은 어떻게 배급할지 등을 미리 계획해 놓아야 한다. 그리고 상황을 정확히 공유해서 우리 시민들이 전기를 평소에 얼마나 절약해서 써야하는지 일깨워 줄 필요가 있겠다.
물론 블랙아웃 같은 재난이 없어도 전기를 아껴써야 하는 것은 우리가 사는 지구를 위해서 꼭 필요한 일이지만, 익숙해진 편안한 생활에 자꾸 잊을 때가 많다. 나부터도, 이 책을 읽은 이후부터라도 시시때때로 재난 상황에 염두해 두고 생활 속에 실천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보아야 겠다.
(블랙아웃이란 이세상에 있는 모즌 전기가 나가는 것을 뜻한다)
동민: 누나, 그래도 일주일정도만 블랙아웃이여서 참 다행이었던 것 같아.
넘 무섭고 불편했어.
동희: 그러게. 이렇게 긴 일주일은 내 삶에서 처응 이었던 것 같아. ㅎㅎ 그리고 난 살이 6kg이나 빠졌어!
동민: 난 7kg! 근데, 이렇게 샤워를 1주일간 못하다 하니 기분 정말 좋지? 이제 물도 벌컥벌컥 들이 킬 수 있고... 밥도 충분히 먹을 수 있으니까 완전 천국같아. 이런 삶은 그냥 생각해보지 않고 감사하지 않았던 평범한 삶이었는데, 블랙아웃을 경험하고 나니까 이런것들 하나하나 정말 소중해. 그렇지 누나?
동희: 맞아. 나도 동감해.
동수: 근데, 블랙아웃이란거 생각해보면 언제든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아.
우리는 지금도 전기없이 안되는 것들이 많고... 그런삶에 익숙해져버려서 불편함이 더 크게 느껴질거고...사회는 완전 혼란속에 엉망진창이 될 것 같고..
다시 생각해도 끔찍해.
동희: 그래서 난 정말 에너지를 아껴서 사용하려구. 엄마가 왜 만날 방불꺼라, 선풍기 꺼라~ 하시는지 알 것 같아. 걷는것도 귀찮아 했는데... 짧은거리는 걸어다려고. 에어컨도 조금만 틀고.
지금부터 실천하지 않으면 네 말처럼 블랙아웃은 또 우릴 덮칠 것 같아.
동수: 누나가 철든것 같다.ㅋㅋㅋ
동희: 너어~!!
동수: 블랙아웃을 경험하고 누나랑 내가 조금 덜 싸우게 되고 에너지 절약에 대해 고민하게 된건 좋은일이네. ㅋㅋ 사이좋게 지내시지요. 누님ㅎㅎ
동희: 동수 너부터 잘하면 돼. 우리 친구들한테도 꼭 말해주자고. ^^*
에너지 사랑 나라 사랑, 블랙아웃은 노노노~!!!
이도희 ‘블랙아웃’
‘부산행, 엑시트, 서울역, 바이러스’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시무시한 공포영화를 좋아한다. 하지만 나는 이런 영화가 싫다. 좀비도, 재난도, 코로나도 싫다. 최근 알게 된 블랙아웃도 무서워한다. 사람들은 모른다. 블랙아웃이 얼마나 무서운지. 아! 블랙아웃을 설명 안 했구나! 잠깐의 정전이 아니라, 장시간 동안 정전이 되는 아주 무시무시한 전쟁이다.
만약 정전이 되면 ‘어? 잠깐 정전이 됐네!’라고 말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평상시처럼 생활한다. 하지만 블랙아웃이 일어난다면? 그래도 과연 평상시처럼 핸드폰 하고, 아무렇지 않게 생활할 수 있을까? 블랙아웃은 단지 ‘정전’일 뿐일까? 아마도 블랙아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거다. 만약 좋게 생각한다면 좀 무섭기도 하고 신기할 것 같다. 물론 어두운 것을 좋아하면,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을 수 있다. 그나마 블랙아웃 중에 아주 조금이라도 괜찮은 것은 낮이 있다는 것이다. 근데 또 낮이 있다고 좋은 건 아니다. 왜냐하면 건전지를 사용하는 기계는 괜찮겠지만 우리가 사용하는 것들은 대부분 콘센트를 이용하는 전자제품이다. 그래서 여름엔 에어컨, 선풍기를 못 틀고 겨울엔 히터, 보일러를 못 틀 거다. 완전 끔찍하다. 아주 만약에 블랙아웃이 일어나고 거기에 부모님도 없다면? 상상하기도 싫다. 하루하루 너무 싫어질 것 같다. 하지만 블랙아웃을 부모님 없이 이겨낸 동희, 동민이라는 아이들이 있다!
동희, 동민이 부모님은 블랙아웃이 되기 전날 여행을 떠났다. 그래서 더욱 더 끔찍했을 거다. 나는 부모님이 없는 건 손, 발 없는 거와 같은데 동희, 동민이는 블랙아웃을 이겨내서 대단한 거 같다. 블랙아웃이 되었을 땐 하루, 이틀 정도는 괜찮고 살만하다고 생각을 했겠지만 이런 생활이 지속되면서 큰 일이 되어버렸다. 아리수부터 변기 물은 기본이고 세숫대야, 샤워기에도 물이 안 나오고 심지어 전등, 엘리베이터도 작동이 안됐다. 이젠 난리가 나기 시작했다. 마트, 편의점은 물건이 탈탈 털리며 아수라장이 되고, 물건을 뺏고 때리고 훔쳤다. 나였으면 끈질기게 마트에서 물건을 못 사고 포기할 것 같은데 동희, 동민이는 대단하다! 그렇게 힘겨운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마침내 블랙아웃이 끝났고 모든 게 원상복구가 되었다. 얼마나 기쁘고 신이 났을까? 이젠 다시 블랙아웃이 안 왔으면 하는 마음으로 가득하고, 마음이 사이다 먹은 것처럼 시원했을 것이다.
나는 그 많은 사건 중 마트에서의 일이 제일 인상 깊었다. 물건을 사려고 하루 온종일 대기하고, 마트에 들어가도 몇 개 없는 물건을 조금이라도 가져가려는 몸싸움 모습을 보며 사람들의 이기심을 느꼈다.
이 책을 읽고 나는 전기를 막 쓰다 블랙아웃이 일어나면 끔찍하다는 것도 느꼈지만 더 무서운 건 사람의 이기심인거 같았다. 지금 코로나 사태도 그렇다. 마스크를 사려고 몸싸움 하고 새치기하고 자신의 이기심 때문에 노래방, 많은 사람들이 있는 모임, 클럽에 가고 블랙아웃이 되었을 때와의 상황이 거의 똑같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 중 자신도 어려운 상황임에도 여러 사람을 도와주신 분들도 있다. 바로 39장의 마스크와 100만원을 기부해주신 할머니, 자신의 돼지저금통을 기부한 9살인 아이이다. 우리의 세상에 이기심이 전혀 없을 순 없겠지만 조금의 배려가 있으면 어떨까? 버스나 지하철에서도 노약자, 어린이, 임산부를 보면 자리를 양보하면 뿌듯하고 기분이 좋지 않을까? 코로나처럼 어려운 일이 생겨도 황제펭귄처럼 서로를 돕고 배려해가며 이겨냈으면 좋겠다.
나도 어려운 상황이 생겼을 때 많은 사람들을 위한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되길!
블랙아웃 : 김재현
정전이다! 불이 안 들어온다! 에어컨이 꺼졌다! 네트워크가 안 된다! 전화도 안 된다! 앗! 어떡하지? 나는 당장 화장실로 뛰어가서 수돗물을 틀어본다. 휴, 다행이다. 밖으로 나가볼까? 옆집, 윗집, 아랫집 모든 사람들이 뛰어나왔다. 난 당황스럽지만 차분히 경비실로 갔다. 북적이는 사람들 중 한 명에게 물었다. 곧 불이 들어온다고 했다. 안심하고 집에 들어가려는 순간! 불길한 생각! 우리 집 도어락이 작동 안 하면 어떡하지? 당장 집으로 달려갔다. 긴장되는 순간! 아, 도어락은 건전지로 작동하지? 웃으면서 한숨을 쉬었다. 여기까지 나의 무서운 상상!
정전이 나면 혼란스럽고 당황스러울 텐데, 그것을 씩씩하게 극복해낸 주인공 동민이와 동희를 만나볼 차례다. 갑자기 은행불이 꺼진다. 그러면서 은행 컴퓨터, 전화기들이 먹통이다. 은행에 있던 사람들은 웅성거린다. 나는 상상만으로도 무서울 것 같은데 동민이, 동희 남매의 엄마, 아빠가 하필 중국으로 출장을 가셨을 때 정전이 일어났다. 그것도 일주일이나 되는 기나긴 정전! 과연 동민이와 동희는 어떻게 될까?
아이들은 힘겨운 생활이 이어졌다. 내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진수네 엄마가 나오는 장면이었다. 정전으로 마트를 갈 수 없게 되자, 그때 이웃인 진수네 엄마가 동민이네 집에 와서 빚을 갚으라며 쌀을 가져간 것이다. 서로 어려운 이 순간, 아이들만 있는 집에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 어른들의 욕심은 정말 너무했다. 원래는 이럴수록 뭉쳐야하는데 어른들일수록 더더욱 힘을 합쳐야 하는 게 아닐까? 착한 어른들이 있다면 나쁜 어른들도 있는 법이겠지!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기억하기 싫은 부분도 있었다. 블랙아웃이 길어지자 경찰들이 눈앞에 도둑이 있는데도 도둑을 잡지 않는 부분이다. 책임감 없이 자기 살길만 찾는 것이었다. 우리할아버지가 경찰이어서 난 더욱 경찰을 존경했는데 엄청 충격이 컸다. 이런 모습들을 보며 너무 답답하고, 무섭고, 억울하고 온갖 기분이 다 들었다. 동희와 동민이도 그랬겠지? 그렇게 아주 힘겨운 일주일을 보내고, 마트의 폭동까지 이어진 어느 날, 하늘에서 비가 내리던 순간 기적처럼 불이 들어왔다. 블랙아웃은 그렇게 끝이 났다.
책에 나온 어른들은 모두 믿지 못할 어른들이었다. 다행히 내 주변에는 진수네 엄마 같은 사람도 없고, 나쁜 경찰도 보지 못했다. 현실은 조금 더 양보하고 배려 있는 어른들이 더 많은 세상일 것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동희와 동민이가 대단하다고 느꼈다. 초등학생인데도 정전이 되었을 때 서로 뭉쳐서 협동하고, 아기 고양이도 도와주는 배려까지 있었기 때문이다. 동희와 동민이는 어른보다 더 어른스러웠다. 내가 만약 블랙아웃이 되어 내가 동생과 둘 만 남는다면 동생과 엄청 싸울 것 같은데 말이다. 앗! 갑자기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다! 엄마, 아빠는 어딜 가셨지? 나와 동생밖에 남아있지 않는데?
‘이번 블랙아웃의 주인공은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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