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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에서 비극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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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에서 비극으로

아이스퀼로스의 오레스테이아 삼부작

김기영 | 문학동네 | 2014년 06월 13일 리뷰 총점6.0 정보 더 보기/감추기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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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4년 06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184쪽 | 320g | 148*205*19mm
ISBN13 9788954625029
ISBN10 8954625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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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품의 이벤트 (1개)

  • 알고있나요? 세상의 모든 신화
    사은품 기획전

    알고있나요? 세상의 모든 신화

    토르와 로키는 형제가 아니다? 그리스부터 북유럽까지, 당신이 몰랐던 세상의 모든 신화

    2020년 01월 06일 ~ 한정 수량

책소개

  •  책의 일부 내용을 미리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미리보기

목차

저자 소개 (1명)

연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협동과정 서양고전학 전공에서 석사학위를,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 고전학과에서 「소포클레스의 양분구성 드라마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요 논문으로 「프로메테우스 신화의 수용과 변용」, 「아이스퀼로스의 『아이아스 삼부작』에서 소포클레스의 『아이아스』로」, 「에우리피데스의 데우스 엑스 마키나 연구」, 「오비디우스 『변신이야기』의 에필로그에 나타난 오비디우스 변신의 의미」, 「세네카의... 연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협동과정 서양고전학 전공에서 석사학위를,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 고전학과에서 「소포클레스의 양분구성 드라마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요 논문으로 「프로메테우스 신화의 수용과 변용」, 「아이스퀼로스의 『아이아스 삼부작』에서 소포클레스의 『아이아스』로」, 「에우리피데스의 데우스 엑스 마키나 연구」, 「오비디우스 『변신이야기』의 에필로그에 나타난 오비디우스 변신의 의미」, 「세네카의 안티오이디푸스」 등이 있다. 저서로 『신화에서 비극으로: 아이스퀼로스의 오레스테이아 삼부작』(문학동네, 2014), 『신화의 숲에서 리더의 길을 묻다』(공저, 21세기북스, 2013), 『문명의 교류와 충돌』(공저, 한길사, 2013)이 있고, 역서로는 『오레스테이아 3부작』(아이스퀼로스, 을유문화사, 2015), 『오이디푸스 왕 외』(소포클레스, 을유문화사, 2011)가 있다. 현재 서울대와 연세대 등에서 강의하고 정암학당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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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위대한 순간] 오늘을 일군 문학.역사.철학의 의미 있는 정점들

‘위대한 순간’은 문학동네와 연세대학교 인문학연구원이 함께 펴내는 인문교양 총서이다. 우리는 한 사회의 개인이나 사건의 특수성이 역사와 맞물려 보편성을 획득하는 의미 있는 정점을 ‘위대한 순간’이라 명하고, 문학?역사?철학 분야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되는 그런 순간을 현재적 관점에서 새롭게 조명한다. 이를 통해 과거의 빛나던 순간들의 의미를 독자들과 함께 음미하고, 다가올 시간을 위대한 순간으로 빚을 수 있는 인문정신의 토양을 일구고자 한다.

그리스 정신이 낳은 최대의 걸작 ‘오레스테이아 삼부작’
피비린내 나는 신화를 격조 높은 비극으로!
복수의 정의正義가 문명적 정의로 승화되는 과정을 그린 비극의 진수

“인간 정신의 가장 위대한 성취”_스윈번
“어떤 괴물의 모습으로 나타난, 고대 거인의 형상"_괴테
"내가 비극 『아가멤논』에서 느낀 숭고한 감정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_바그너

그리스 3대 비극 시인 중 맨 처음 등장하여 그리스 비극의 ‘아버지’, ‘창조자’라 불리는 아이스퀼로스의 ‘오레스테이아 삼부작’(『아가멤논』, 『제주祭酒를 바치는 여인들』, 『자비로운 여신들』). 독일의 대문호 괴테, 영국 시인 스윈번, 그리고 많은 서양고전학자들이 그리스 비극 최고의 작품으로 손꼽는 ‘오레스테이아’는 현존하는 유일한 그리스 비극 삼부작으로서, 비극 형식의 한 정점을 보여준다. 서양고전학자 김기영은 이 삼부작을 본보기 삼아, ‘신화’를 ‘변용’하여 ‘문명의 발전’과 ‘역사의 진보’를 극화하는 비극의 근본 목적을 밝혀낸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신화가 어떻게 비극으로 만들어지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아테나이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비극 속에 어떻게 투영되는지 확인할 수 있다.

현존하는 유일한 그리스 비극 삼부작

그리스 비극은 기원전 6세기 도시국가 아테나이의 위대한 발명품으로, 3대 비극 시인(아이스퀼로스, 소포클레스, 에우리피데스)이 활동하던 기원전 5세기에 절정기를 맞는다. 당시 국가적 행사였던 대大디오뉘시아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사흘 동안 열린 비극 경연대회였다. 이때 세 명의 비극 시인이 하루에 한 명씩 비극 세 편과 희극적인 사튀로스극 한 편을 무대에 올렸다. 이 비극 경연대회에서 아이스퀼로스(기원전 525/4~456)는 열세 차례나 우승을 차지했다.
아이스퀼로스는 그리스 비극을 오늘날 우리가 아는 형식으로 확립한 인물이다. 그는 그리스 비극에 최초로 ‘두번째 배우’를 도입했다. 당시 배우는 일인다역을 소화했는데, 무대에 두번째 배우가 등장함으로써 코러스 중심이던 비극이 진정한 연극적 형식을 갖추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아이스퀼로스는 하루에 공연되던 비극 세 편이 내용적으로 긴밀하게 연결된 ‘내용적 삼부작’ 형식의 완성자이기도 하다. 이런 삼부작 형식은 신과 인간, 도시국가가 어우러지는 거대한 주제를 창작하는 데 적합하다. 이 삼부작의 대표적인 본보기가 바로 ‘오레스테이아 삼부작’이다.(흔히 3부작으로 알려진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 『안티고네』는 내용상으로 연결될 뿐 각각 다른 시기에 발표된 별개 작품들이다.)
삼부작 중 첫번째 『아가멤논』은 딸 이피게네이아를 희생제물로 바치고 트로이아 원정에 나섰던 그리스 연합군 총사령관 아가멤논이 고향에 돌아오자마자 아내 클뤼타이메스트라와 그녀의 정부 아이기스토스에게 살해당하는 이야기다. 여장부 클뤼타이메스트라는 딸의 복수를 한 것이고, 아이기스토스는 아가멤논의 부친 아트레우스가 자기 집안에 저지른 악행에 앙갚음한 것이다. 아트레우스는 형제인 튀에스테스가 자기 아내와 불륜을 저지르자 튀에스테스의 어린 자식들을 죽여 요리한 다음 그 아비에게 먹였는데, 아이기스토스는 튀에스테스가 나중에 낳은 아들이다.
두번째 작품 『제주를 바치는 여인들』은 타향에서 성년이 된 오레스테스가 누나 엘렉트라와 손잡고 아버지 아가멤논를 위해 복수에 나서는 이야기다. 오레스테스는 아버지를 위해 복수하려면 어머니를 죽여야만 하고, 어머니를 죽여 복수하면 복수의 여신들의 추격을 받아 고통받게 되는 딜레마에 빠져 고뇌한다. 그렇다고 복수하지 않으면 아버지의 혼령과 아폴론 신이 그에게 고통을 주게 될 것이다.
세번째 『자비로운 여신들』은 모친 살해의 죄를 짓고 복수의 여신들에게 쫓기는 오레스테스가 아테나 여신의 중재로 시민 배심원 재판을 받아 무죄 판결로 풀려나는 이야기다. 재판 결과에 분노하던 복수의 여신들은 아테나의 설득으로 결국 자비로운 여신들로 거듭난다.
이 삼부작을 통해 아이스퀼로스는 신들의 갈등과 화해, 제우스 신성의 진화, 행위와 책임의 비극성 및 죄와 벌의 드라마, 복수의 정의에서 문명적 정의로의 고양, 그리고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에 기초한 시민국가의 탄생을 극화했다.

신화를 변용한 새로운 신화, 비극

그리스 비극의 원천은 신화이다. 신화는 그리스어로 뮈토스mythos인데, 신과 영웅에 관한 이야기를 말한다. 비극의 주요 소재는 『오뒷세이아』, 『일리아스』 등의 서사시에 등장하는 영웅 신화이다. 그러나 비극은 신화의 뼈대는 간직하되, 독자적 구성요소에 따라 신화를 변용하고 재해석한 결과물이다. 즉 창작 당시의 시대상이 반영된 새로운 신화가 비극인 것이다. 이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 바로 ‘오레스테이아 삼부작’이다.
20세기 저명한 고전학자 빌라모비츠 묄렌도르프는 비극이란 “영웅 신화를 소재로 극화된 독립적인 신화이고, 아테나이 시민들이 합창단으로 참여해 만든 공연예술이며, 디오뉘소스 신을 찬양하는 행사”라고 정의한다. 저자 김기영은 신화의 수용과 변용이라는 관점에서 비극을 “전해오는 신화를 수용하여 극형식에 담아 변용한 결과”라고 새로이 정의한다.
‘오레스테이아 삼부작’은 피비린내 나는 아트레우스 가문 신화를 격조 높은 비극으로 승화시킨다. 저자 김기영은 삼부작의 각 작품이 전제하는 전통 신화를 밝히고, 그 신화를 근간으로 어떻게 비극의 플롯이 짜이는지 명료하게 규명한다. 기본적으로 비극은 신화에서 자주 반복되는 이야기 유형들―갈등, 귀향, 탄원, 계략, 징벌, 복수, 발견, 희생, 구원, 추방 등―을 충격적이고 예상치 못한 극적 방식으로 결합하여 플롯을 구성한다.
전통 신화가 비극으로 변용되는 과정에서 중요한 점은 인간 행위가 비극적 사건의 중심에 놓인다는 것이다. 가령 『아가멤논』에서 인간 행위의 원인과 결과가 연쇄적으로 이어지며 아가멤논의 죽음으로 마무리되는데, 아가멤논의 죽음은 또하나의 원인이 되어 또다른 결과를 초래한다. 물론 초월적 신이 개입해 인간 행위가 영향을 받기는 하지만, 인간들은 자발적으로 행위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진다. 『제주를 바치는 여인들』에서 오레스테스는 아버지의 복수를 하라는 아폴론 신의 명령과 어머니를 살해할 경우 복수의 여신들에게 고통을 당하리라는 두려움 사이에서 갈등하지만, 결국 스스로 복수를 선택한다. 이 과정을 통해 비극 시인은 ‘고통을 통한 배움pathei mathos’이라는 제우스의 섭리가 구현되는 모습을 관객(시민)들에게 보여주려는 것이다.

새로운 시민국가의 탄생: 복수의 정의에서 문명적 정의로

‘오레스테이아 삼부작’은 도시국가 아테나이가 해상제국으로 발돋움하고 민주주의가 발전하던 기원전 458년에 공연되었다. 그리스 비극은 도시국가 아테나이의 발명품인데, 그 아테나이의 정치사회적 발전상을 극화한 한 편의 정치 드라마가 ‘오레스테이아 삼부작’이기도 하다.
삼부작의 마지막 작품 『자비로운 여신들』에서 비극의 무대는 아르고스에서 델포이를 거쳐 아테나이로 바뀐다. 이처럼 한 도시국가에서 다른 도시국가로 무대 배경이 바뀌는 경우는 그리스 비극에서 보기 드문 일이다. 아테나이로의 이동은 피의 복수로 얼룩진 신화의 세계를 떠나 문명적 가치를 수호하는 세계로 진입함을 의미한다. 실제로 그리스 비극에서 아테나이는 범죄로 얼룩져 무질서한 테바이나 아르고스와 달리 이상적인 도시국가로 그려지는 경향이 있다.
『자비로운 여신들』의 중심인 ‘오레스테스 재판’ 장면은 복수의 여신들과 아폴론이 대립하고 둘 사이를 아테나 여신이 중재하는 구도로 되어 있다.
크로노스가 아버지인 우라노스를 거세하여 흘러나온 피로 가이아가 임신하여 낳은 딸들인 복수의 여신들(오래된 신)은 가문 저주에 따른 복수의 실현을 관장하며, 여성적인 것을 표상하는 신성이다. 반면 크로노스에 이어 통치자가 된 제우스의 아들 아폴론(새로운 신)은 제우스의 뜻을 전하는 역할을 하며, 남성 중심의 가부장제도를 지지하는 신성이다. 즉 복수의 여신들이 오이코스oikos(가정), 오래된 신들, 혈연관계, 여성적인 것의 영역을 상징한다면, 아폴론은 폴리스polis(국가), 새로운 신들, 결혼제도, 남성적인 것의 영역을 상징한다. 그렇기에 클뤼타이메스트라가 아가멤논을 살해하여 가부장제도가 흔들리자, 아폴론이 오레스테스에게 어머니를 살해하여 복수하라고 명령한 것이다. 남성 중심의 가부장제도는 결혼제도를 기반으로 하며 이는 도시국가 형성에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다.
각각 남성적인 것과 여성적인 것을 상징하는 아폴론과 복수의 여신들 사이의 갈등을 해결하는 이는 바로 아테나 여신이다. 제우스의 머리에서 태어난 ‘남성적 여신’이자 도시국가 아테나이의 수호신인 아테나는 오레스테스를 재판 절차를 통해 석방하여 복수의 여신들과 아폴론의 대립과 갈등을 해소하고, 판결에 분노한 복수의 여신들을 로고스로 설득하여 자비로운 여신들로 변모시킨다. 이러한 변모는 여성적인 것과 오이코스를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그 둘을 남성적인 것과 폴리스의 하위요소로 삼아 변증법적으로 통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아테나는 오래된 신과 새로운 신의 갈등을 중재하여 두 신성이 관장하는 영역들을 변증법적으로 종합하고 이러한 정신을 반영하여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에 기초한 시민국가를 탄생시킨다. 이는 곧 제우스 신성의 진화와 제우스 통치의 확립을 의미한다. 제우스의 정의는 『아가멤논』과 『제주를 바치는 여인들』에서 잔인한 복수로 나타났으나, 『자비로운 여신들』에서는 재판으로 심판하는 문명적 정의로 승화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정의의 개념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고찰할 수 있다.
‘오레스테이아 삼부작’은 클뤼타이메스트라가 아가멤논을 살해함으로써 전복되었던 남성 중심의 가부장제도가 다시 복원되고, 복수의 정의가 문명적 정의로 진화하며,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한 시민국가가 탄생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물론 여기서 구현된 인간 문명의 발전은 당시 민주주의에 기초한 해상제국으로 번영을 구가하던 도시국가 아테나이의 성취를 반영한 것이다.

이 ‘오레스테이아 삼부작’에서는 신들의 갈등과 화해로 제우스 신성이 진화하고, 행위하는 인간은 고통을 통해 배움에 이르게 되며, 법치주의와 민주주의의 이상을 구현하는 시민국가가 탄생하는 과정을 목격하게 된다. 이처럼 신, 인간, 도시국가의 삼박자가 문명의 발전과 역사의 진보에 대한 기원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오레스테이아 삼부작’은 그리스 비극의 최고 작품을 넘어서 인간 정신의 위대한 성취라 하겠다. (1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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