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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가 사랑한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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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가 사랑한 나무

인문학자 강판권의 나무와 성리학 이야기

강판권 | 한겨레출판 | 2014년 04월 30일 첫번째 구매리뷰를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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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가 사랑한 나무

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4년 04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66쪽 | 366g | 150*210*20mm
ISBN13 9788984318052
ISBN10 8984318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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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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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저자 : 강판권
나무를 화두로 삼아 ‘수학j’이라는 자신만의 학문 체계를 만들고 있는 생태사학자.1961년 경상남도 창녕군 고암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어릴 적부터 나무와 함께했다. 1981년 계명대학교 사학과에 입학해 역사학도의 길에 들어섰고 1999년 경북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때까지 나무가 인문학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알지 못했지만 새 천년,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맞으면서 비로소 나무와 해후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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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뽕나무와 치국평천하 중에서

출판사 리뷰

조선 선비의 나무 공부, 오늘의 진리를 깨우다

‘나무 세기’를 통해 새로운 인문학 공부법을 제시한 나무인문학자 강판권. 나무를 통해 중국의 고전을 새롭게 읽어내며 수학樹學이라는 자신만의 학문 체계를 만들어가고 있는 그가 이번에는 조선 선비들의 삶에 다가갔다. 나무를 통해 수양한 성리학자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선비가 사랑한 나무이다.

나무인문학자 강판권, 선비를 만나다

조선의 대학자 퇴계 이황. 그는 임종의 순간 안간힘을 다해 마지막 한 마디를 남긴다. “매화분에 물을 주어라.” 아끼는 화분을 걱정한 사소한 당부 같기도 한 이 노학자의 유언을 토대로 저자는 퇴계의 삶을 추적한다. 유난히 매화를 아껴 평생 매실나무 바라보는 것을 낙으로 삼았던 퇴계. 그는 특정 매실나무를 만나기 위해 먼 길을 떠나기도 했고 귀향길에 미처 데려오지 못한 매화분을 배편으로 따로 전해 받을 정도로 열렬한 매실나무 애호가였다. 퇴계는 매화와 시를 주고받으며 대화를 나누었는데 그 내용이 그가 직접 쓰고 만든 매화시첩梅花詩帖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저자는 퇴계가 매실나무를 대하는 자세에서 ‘격물格物’을 발견한다.

“나무를 만나고서도 나무와 만났는지 기억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격물이 아니다. 격물은 인간이 어떤 의지도 없이 우연히 스쳐 지나가면서 만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격물은 만나는 물 자체에 대해 절실한 마음으로 다가가, 특성을 충분히 이해하는 단계에서 완성된다.”

성리학에서 근사近思는 ‘가까이에서 생각한다’는 뜻으로 성리학자들의 가장 기본적인 공부 방법이었다. 저자 강판권 교수는 성리학 연구에서 ‘나무를 통한 근사’라는 자신만의 방법론을 발명해냈다. 매실나무를 매개로 퇴계의 삶의 궤적을 살피고 격물의 핵심을 이해하는 것이 바로 나무를 통한 근사법이다. 나무로 역사와 문화를 읽고, 나아가 인간의 삶을 성찰해내는 이 독특한 공부법은 동양 고전과 역사 연구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다. 저자는 이 나무공부법을 통해 조선의 대표적인 선비들의 삶을 되짚어본다. 높은 학식과 대쪽 같은 성정으로 조선 최고의 성리학자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우암 송시열. 그의 변치 않는 신념은 껍질과 심재, 열매가 똑같이 붉은 주목으로 형상화된다. 독창적인 문체로 글을 썼다는 이유로 과거시험 응시 자격을 박탈당한 시대의 반항아 이옥은 벌을 받으러 가는 중에도 길가의 식물을 살피고 글로 옮겼다. 정조의 문체반정으로 억울한 처우를 당했음에도 그는 유독 사랑했던 자귀나무를 살피며 근심을 잊었다. 저자는 선비들의 굴곡진 삶을 가까이 본 듯이 묘사하며 드러난 역사 속에 숨겨진 그들의 마음과 철학을 헤아린다. 퇴계가 매실나무를 사랑하는 모습에서 ‘격물格物’을, 차나무 잎으로 만든 차 한잔과 함께 귀양살이의 설움을 달랜 정약용에게서 ‘수신修身’을 발견하는 일련의 과정은 그 자체로 흥미롭다.

나무를 중심으로 이해하는 성리학의 원리

성삼문이 사랑한 배롱나무의 꽃 백일홍은 꽃잎과 꽃받침이 모두 여섯 장씩이다. 우연이지만 사육신의 숫자와 같다. 저자는 배롱나무의 붉은 꽃에서 성삼문의 일편단심一片丹心을 읽어내면서도 ‘충忠’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시도한다. 신하가 임금을 섬기는 자세인 충은 ‘자신의 마음을 다하는 것’이지만 단지 주군에 대한 태도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삶과 사람을 대하는 가장 올바른 태도를 ‘충’으로 정의내리는 것이다. 결국 성삼문의 절개는 단종을 위한 것만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한 일이었던 셈이다. 대학의 팔조목八條目(격물格物, 치지致知, 성의誠意, 정심正心, 수신修身, 제가齊家, 치국治國, 평천하平天下)과 성리학 공부의 핵심인 심心과 경敬, 그리고 오상五常(인仁, 의義, 예禮, 지智, 신信)을 중심으로 전개하는 이 책에서 저자는 각 개념의 원리에 충실하되 나무를 중심으로 한 독창적인 해석을 시도한다.
나무에 대한 이해는 때로 고전에 대한 해석을 바로잡기도 한다. 추사 김정희가 논어의 자한편에서 읽은 “세한연후지송백지후조歲寒然後知松栢之後凋”의 해석을 일부 연구자는 “겨울이 되어서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시들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로 풀이한다. 그러나 저자는 이러한 해석이 나무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오역임을 간파한다. 저자는 이 문장을 “날씨가 추운 뒤에야 소나무와 측백나무가 뒤에 시든다는 것을 안다”로 해석한다. 백栢을 중국에서는 잣나무가 아닌 측백나무라고 풀이한다는 점, 소나무나 측백나무 같은 늘푸른나무도 시들긴 마찬가지이며 다만 잎이 늦게 시들고 늦게 떨어진다는 것이 다를 뿐이라는 점 때문이다. 추사는 논어의 이 문장에서 영감을 받아 소나무와 측백나무를 그려 둘도 없는 벗이었던 이상적에게 선물했다. 국보 제180호 세한도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어려운 정치적 상황에서도 변치 않고 자신을 지원했던 벗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은 그림이다. 날씨가 추워진 뒤에야 쉬이 시들지 않는 소나무와 측백나무의 가치를 알게 된다는 깨달음을 담은, 치지致知의 결과물인 것이다. 나무에 대한 앎을 문장에 담은 공자의 치지와 그 문장 속에 든 참뜻을 알고 그림으로 표현한 추사의 치지, 그리고 나무와 인물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그림 속에 담긴 의미를 짚어낸 저자의 치지가 어우러져 진경眞景을 이룬다.

오늘의 삶을 근사近思하다

이 책은 나무의 본성을 이해하고 그 나무를 사랑했던 선비들의 철학을 살피는 것에서 멈추지 않는다. 독자로 하여금 그 공부의 과정에서 얻는 깨달음을 오늘의 삶에 투영하도록 하는 여정이기도 하다.

은행나무가 그토록 오랫동안 지구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자신을 위해 살았기 때문이다. 나무는 결코 누구를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한순간도 하늘이 부여한 본성을 잃지 않은 채 살아간다. 바로 경敬의 원리이다. 은행나무는 경 공부를 통한 위기지학爲己之學의 실천자이다.

저자는 ‘땅에 뿌리를 내리고 하늘을 향해 살아가는 나무는 그 자체로 천지의 원리를 터득한 존재’라고 정의하며 나무를 위기지학爲己之學을 실천하는 존재로 설명한다. 나무는 하늘이 부여한 본성, 즉 천명天命대로 살기 위해 모든 에너지를 쏟는다. 나무처럼 본성대로 살아가는 것이 삶의 이치이자, 우주의 원리이다. 인간 역시 나무와 같이 살고자 할 때 비로소 순리를 따르게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성리학의 기본 원리, 인간의 참된 본성을 지키는 것을 삶의 지표로 삼아 끊임없이 자신을 수양한 선비들이야말로 나무처럼 살아간 존재라는 해석이다. 이 책은 결국 나무처럼 살아간 선비들의 이야기이자, 나무처럼 살아가는 삶에 대한 예찬이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나무를 통한 근사近思를 시작할 것을 권한다. 나무처럼 참된 본성을 잃지 않고, 스스로를 위해 살아가며,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삶을 실천하는 방법을 이야기하고 있다. “지혜로운 자는 미혹되지 않는다知者不惑”는 공자의 말처럼 어지러운 세상과 관계들 틈에서 삶의 지혜를 잃지 않기 위해 우리는 더 많은 나무를 만나고 이해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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