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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의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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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의 정치

고영란, 김만석, 조정환 등저 | 갈무리 | 2014년 04월 04일 리뷰 총점7.0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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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4년 04월 04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150*220*20mm
ISBN13 9788961950794
ISBN10 89619507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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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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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저 자 소 개
고영란 전남대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하고, 경희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후, 니혼대학( ???j) 문학연구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니혼대학 문리학부 국문학과 준교수로 재직 중이다. 문학 텍스트에 새겨진 ‘비전(` ?’ ‘연대’ ‘저항’의 언설이 이동, 식민, 점령이 만들어낸 문화의 접촉에 의해 어떻게 변용되었는지에 관심을 갖고 있다. 최근에는 미일안보, 베트남전쟁, 한일국교정상화와 문화정치에 대한 연구를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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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우리는 왜 옥상을 말해야 하는가

오늘날 옥상을 만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비정형(` 건축이 도시의 외관을 형성하고 있는 것을 흔히 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비정형 건축물은 3월 21일에 개관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이다. 이런 비정형 건축물에서는 옥상이 존재하기 어렵다. 비정형 건축의 활성화는 기존의 건축과 삶이 일종의 임계에 도달했다는 것을 뜻한다. 말하자면 현존하는 건축구조를 쇄신한 비정형 건축에서의 옥상의 부재는 중력 모델을 극복하여 삶의 구조를 바꾸는 작업이었다. 하지만 한국에서 이런 비정형적 건축 현상은 삶에 자본의 중력을 훨씬 가혹하게 밀어붙이는 방식이 되었다.
비정형 건축은 대체로 고층건물과 압도적인 건물에 적용되고 있으며, 그 건물에 출입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절차를 거치거나 소유권이 없다면 들어갈 수 없도록 통제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의 건축에서 ‘옥상’을 비정형으로 구성-해체한다는 것은 외려 위계와 서열, 지배와 종속을 건축을 통해서 압도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옥상을 지워버린다는 것은 자본의 압도적 중력이 현존하는 옥상들까지 덮쳤음을 말하는 것이다. 즉, 옥상(그리고 종종 지붕, 크레인, 철탑이기도 하지만)에 올라야만 했던 많은 용산, 쌍용차,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이나 강정과 밀양의 주민들이 법과 자본에 의해 위협 받고, 자본주의적 효율성이나 합리성으로부터 강제 받는 방식을 통해 밀려난 것이다.
비정형 건축 경향이 통해 남일당의 옥상에서 망루를 구축하고 목숨을 걸 수 있는 항의나 쟁의를 완전히 삭제하고 있는 상황에서, 옥상을 재구성하고 쟁점화하는 것은 옥상을 일종의 정치적 구성으로 만드는 중요한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옥상을 쟁점으로 구성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우리에게 유효한 시야를 제공해준다.

첫째는 신자유주의적 건축이 옥상을 지우고 있다는 것은 일상적 삶이나 다중들의 삶이 옥상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것은 반증해주고 있다는 점이다. 규제와 통제의 중력을 회피하는 비정향의 체제로써 신자유주의는 누구든 벼랑으로 내몰고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옥상이 완전히 상실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여전히 사회 곳곳에서 옥상이 발생하고 있고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옥상에 서서 국가나 자본 그리고 체제에 대한 문제제기가 다양한 방식으로 울려 퍼지고 있는 것을 볼 수 확인할 수 있기도 하다. 물론 옥상을 선점하는 국가와 자본의 저격도 동시에 존재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러한 위협에도 불구하고 옥상에서 생명의 지속 가능성을 요청하고 있는 사례들이 증가하고 있다. 즉, 옥상은 다중들의 네트워크로 가시화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지역과 공간, 작가들과 필자들, 활동가들을 잇는 새로운 실험

2014년 옥상의 정치 전시 기획은 최근의 미술적 경향에서는 유례없는 방식인 협업전시로 기획되었다. 광주의 미테-우그로(기획 김영희), 대구의 삼덕상회/장거살롱(기획 노아영), 대전의 비영리 예술매개공간 스페이스 씨(기획 김경량), 부산의 공간 힘(기획 김효영, 김만석), 서울의 대안공간 이포(기획 박지원) 등 5개 도시가 이어져 전시가 진행되었다. 각 도시와 공간은 각각의 상황에 맞게 ‘옥상’이라는 주제를 표현했다. 이러한 협업전시는 각각의 지역과 그 공간이 갖는 고유한 의미들을 충분히 보장하면서도 ‘옥상’이라는 공통의 통증들을 다루는 기존에 시도되지 않은 새로운 방식이다.
옥상의 정치도 이러한 협업 작업의 하나의 결과물이다. 다양한 지역과 공간에서 다양한 작가, 기획자, 필자들이 참여한 만큼 이 책은 여러 울림통을 갖는다. 각각의 이야기들이나 이미지들이 하나의 방향만이 아니라 여러 방향으로 뻗어나가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옥상’을 만나거나 ‘옥상’을 구성하도록 배치되어 있다. 이는 삶이 벼랑이 되어버린 우리 사회의 구조와 형식 너머에 무엇이 가능한지를 성찰하도록 이끄는 도입부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 책에 실린 여러 글들과 이미지들은 ‘옥상학’을 위한 입구라고 할 수 있다.

옥상의 정치를 구성하는 옥상학
총 5부로 구성된 이 책은 ‘옥상학’의 가능성을 검토하는 입구로 시도되었다.


1부 옥상화( ])는 황경민의 꽁트와 옥상의 시 열여섯 편을 독립적으로 배치했다. 황경민의 꽁트와 시는 옥상의 체험과 경험을 짧은 이야기와 시적 체험으로 옮겨 날카로운 현실비판과 삶의 인식을 선사한다.
2부는 옥상의 정치미학 : 임계, 잉여, 파상이라는 키워드로 조정환, 김만석, 임태훈의 원고를 실었다. 옥상의 정치, 문화, 건축을 섬세하게 다루는 이 세 편의 글은 현재적 옥상이 갖는 가능성의 조건이 무엇인지 삶의 지향과 방향이 어떤 식으로 이끌려야 할지를 치밀하게 분석한다. 조정환의 잉여로서의 옥상과 잉여정치학의 전망은, 옥상이 가옥과 삶의 잉여의 형태라는 데에 주목하여, 자본주의적 잉여가 가치를 어떤 방식으로 회수하는지, 한국사회에서 잉여들의 어떤 역량들이 갈취되는지를 심문하고 그 원리를 해체하며 우리 시대에 맞는 ‘잉여정치학’을 제안한다. 김만석의 이미지와 삶-생명의 임계에 관하여는 ‘불순’, ‘음란’, ‘불온’, ‘유기체, 언데드’, ‘좀비’ 등의 키워드를 통해 삶-생명의 임계점인 옥상을 둘러싼 우리 시대의 문화를 분석한다. 임태훈의 옥상과 파상력은 ‘디자인 도시 서울’이라는 기조 하에 시행된 ‘개발’, ‘투자’, ‘발전’ 사업이 불러온 용산 남일당 참사를 “자본에 의한 대량파괴 행위”에 비유하며, 자본의 건축론을 비판하며 옥상의 건축론을 모색한다.
3부는 옥상의 고고학 : 산, 옥상, 지하로 꾸렸다. 고영란과 이성혁은 옥상과 관련된 역사비판과 문학의 지질을 섬세하게 다루어주고 있다. 고영란의 옥상, 슬럼화된 혹성에 구멍(을 내기 위해는 일본의 현대소설에 나타난 풍경을 통해서 산과 옥상이 갖는 역사적 간극을 밝히고 현재에 이르러 옥상이 어떻게 폐쇄적으로 구성되고 말았는지를 아주 섬세한 방식으로 포착해내고 있다. 이성혁의 극한의 저항과 시적 카이로스의 열림은 시적 실천들이 함축하는 특이성이 고통받는 존재들에 기입되어 있음을 밝히고 분노라는 공통적인 것의 기초가 사랑으로의 지향을 통해 공통적인 것의 회복을 이루어내고 있다는 것을 밝힌다.

4부 스스로 망루가 된 샤먼예술가는 김종길과 홍성담의 대담으로, 시대의 문턱과 경계에서 나눈 예술가의 존재방식과 삶이 무엇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모색을 담고 있다. 민중미술가 홍성담은 ‘자연’이나 ‘설화’와 같은 세계로 이행해간 민중미술가들과는 달리 지속적으로 날카로운 조형언어를 캔버스 내부에 함축하고 있는 작가이다. 그의 이 치열한 행보를 김종길이 끈질기게 묻고 확장함으로써, 오늘날 추상적으로 변모해가는 조형언어들과 달리 현실의 질감이 왜 ‘그리기’와 ‘예술’ 전체에 요구되어야 하는지 깊이 있게 제시한다.
5부는 이 책의 제목과 같은 주제로 2014년 3월 14일부터 시작된 협업전시 옥상의 정치의 기획담과 작품 이미지들을 담은 옥상의 미술관으로 꾸렸다. 한국의 주요 광역시에 한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이 전시는 한국미술사에서도 유례없는 광범위한 자발적 협업 전시로 이뤄진 주목할 만한 활동이다.

김만석, 옥상학의 입구
우리는 우리 삶과 생명을 파괴하고 불구화하는 시스템들에 대해 비판적으로 검토해야만 하며 이로부터 기쁜 삶의 가능성과 생명의 지속 가능성을 타진할 수밖에 없다. 특히 옥상은 역사적으로 삶-생명의 임계 영역으로서, 벼랑에 처한 삶-생명의 외침의 장소로 활용되어 왔다.

황경민, 옥상다반사
옥상엔 일상( ??과 비상(`?이 혼재한다. 빨랫줄이 있고, 장독대가 있고, 텃밭이 있는가 하면 본드가 담긴 검은 비닐봉지가 있고, 벗어놓은 신발이 있고, 내걸린 플랜카드가 있다. 옥상엔 절망과 희망이 동거한다. 버려진 담배꽁초가 있고, 서성거린 발자국이 있으며, 쏟아지는 별빛이 있고, 아무도 모르는 첫사랑이 있다.

조정환, 잉여로서의 옥상과 잉여정치학의 전망
옥상의 정치는 이 절규에서 출발하되 절규에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옥상에 켜진 봉화들과 봉화들을 연결할 언어를 찾으며, 그 연결과정에서 각각의 봉화의 고유한 불을 더욱 명확하게 밝히고 그것들을 공장과 광장과 거리에서의 반란들과 연결한다.

임태훈, 옥상과 파상력
초, 중, 고등학생의 현실이, 20~30대 취업자와 미취업자들의 현실이, 세파에 닳고 닳은 중년들과 외로움에 결박당한 노인네들의 삶이 ‘용산’과 ‘쌍용차’가 내몰렸던 옥상 끝에 줄지어 서 있다. 홀로코스트 이후로 시를 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어떤 철학자가 말했다. 2009년 이후로 ‘옥상’은 함부로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장소가 아니다.

고영란, 옥상, 슬럼화된 혹성에 구멍(?을 내기 위해
‘해방-개방감’ 넘치는 공간으로서의 ‘옥상’은 이제 엄중히 감시해야 할 치안의 대상이 되어 가고 있다. 도심에 계속 증가하고 있는 감시카메라는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가. 과연 우리에게는, 복잡하게 둘러싸인 세큐리티망을 뚫고 옥상에 이르는 일이 가능한가.

이성혁, 극한의 저항과 시적 카이로스의 열림
고공농성자들을 방치해두는 한국의 국가권력은 “죽게 내버려두는” 삶권력을 극명하게 보여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한국 국가의 삶권력(죽음권력)은 이렇게 생명을 걸고 저항하는 이들을 관리대상에서 제외하여 죽게 내버려두거나 안전에 방해가 되기에 제거해야 할 대상(한국 정부는 용산의 농성자들을 테러리스트라고 불렀다)으로 취급했다.

홍성담, 김종길, 스스로 망루가 된 샤먼예술가
예술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유입니다. 즉 무엇이든 상상할 수 있는 자유이며, 이것을 작품으로 실제화할 수 있는 표현의 자유입니다. 그래서 예술가에게 필요한 표현의 자유는, 법률이나 국가가 혹은 관습이나 관행이, 또는 도덕이나 질서가 절충한 표현의 자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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