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지킬박사와 하이드

저자 :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출판사 : 더스토리

초판본 지킬박사와 하이드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저/마도경 역 더스토리 | 2023년 02월

그의 한쪽 얼굴에는 선이 빛나고 있는 반면,

다른 쪽 얼굴에는 악이 커다랗고 뚜렷하게 새겨져 있었다

본문 중

인간은 어느 누구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가지고 있다. 어두운 면이라고 해서 전부 남에게 피해를 주는 모습은 아니겠지만, 대체로 분노, 질투 등 감정들과 파괴 등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부분도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다만 어려서부터 어느정도 학습의 효과로 나쁘다는 것을 알게 되고 특히 이성적인 동물인 인간은 타인의 감정과 피해 등을 생각하기에 행하지 않는 것일 뿐이다. 결국 도덕, 종교에서 말하는 모든 내용이 근본적으로 같은 것은 인간은 분명 악한 부분이 있고 그를 억제하고 긍겅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선한 모습을 모두 가지고 있다는 것 아닐까. 선한 면과 어두운 면의 양면성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소설이 바로 이 '지킬박사와 하이드' 아닐까 싶다. 정확한 명칭은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의 이상한 사건'이 옳은 번역같다.

소설은 지킬 박사(혹은 하이드)의 시점이 아닌 그의 친구의 시점에서 쓰여진다. 변호사인 친구 어터슨은 어느날 산책을 하던 중 '하이드'라는 사람이 벌인 악행에 대해 듣는다. 그 후 그는 하이드를 찾게 되는데 그 이유는 자신의 친구 지킬의 유언장에 하이드란 이름이 나와있기 때문이다. 헨리 지킬이 사망하거나 3개월 이상 실종 또는 이유 없이 부재하는 경우 에드워드 하이드가 헨리 지킬의 후계자가 된다는 내용이다. 아무래도 지킬이 나쁜 사람에게 얽혀 곤란스러운 상황이라 생각한 어터슨은 지킬을 지키려 하이드를 찾지만 찾지 못한다.

하이드는 그 후 살인사건도 일으킨 후 지킬에게 잠적한다는 편지를 남긴 채 잠적을 하게 된다. 필적 감정을 해 본 결과 지킬이 하이드의 편지를 대필한 것을 알게 된다. 이후 하이드는 사라졌고 지킬이 친구들을 만나는 등 사교 활동을 활발히 하게 되어 안심하고 별 일 없이 지낸다. 하지만 지킬은 다시 은둔을 시작하고 그 둘과 친구이던 의사 레뇬도 심신 미약 상태가 된 후 사망하고 만다. 레뇬은 어터슨에게 편지를 남기는데 지킬이 죽기 전까지 열지 말라는 말만 남긴다.

이후 그는 지킬을 찾으러 가지만 하인들에게 얼마 전부터 지킬이 죽은 것 같고 안에 있는 목소리가 달라졌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 얘기를 들은 그는 강제로 문을 열어 지킬을 찾으려 하지만 안에는 하이드만 독약을 먹고 자살한 상태였고 지킬은 사라져있다. 그는 그 후 레뇬이 남긴 편지와 지킬이 남긴 편지를 보고 진실을 알게 된다.

지킬은 친구들과 대중들에게 보여지는 모습을 신경쓰는 사람이었다. 그 가치관에 따라 생활하지만 기본적으로 쾌락을 탐하는 성격이 존재했기에 그에 대한 부족함을 고민하면서 살았다.

그러던 중 연구 끝에 약물로 다른 모습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새로운 '에드워드 하이드'의 모습으로 변할 수 있게 된다. 하이드의 모습으로 자신의 쾌락을 즐긴 후 약을 마셔 다시 지킬로 돌아와 생활을 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 지킬이 약을 먹지 않아도 하이드로 변하는 현상을 겪는다. 약을 마셔도 효과가 없고 약 용량을 계속해서 몇 배씩 증가시켜야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오게 되었던 것이다.

그 후 지킬은 하이드로 변하지 않기로 결심했으나 결국 하이드로 변하게 되고 오랫동안 억눌린 쾌락을 주체하지 못하고 살인까지 저지르게 된다. 이후 현상금이 걸리자 안전한 지킬의 모습으로 지내려 하지만 지킬의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 계속해서 약의 용량을 증가시켜야 한다. 계속 고통을 겪던 지킬은 약의 재료가 떨어져 다시 만들지만 어찌된 일인지 새로 만든 약은 효과가 없다. 그는 약이 떨어지면 영원히 하이드로 살아야 하고 그럼 결국 사형을 당하게 될 걸 알고 진실을 친구에게 밝힌 후 자살한다.

소설은 19세기에 쓰여진 소설로 내가 기존에 생각하던 '이중인격' 자체를 다룬 것은 아니고 조금은 SF적인 요소가 가미되어있다. 아마 그 시기에는 이중인격이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었는지, 아니면 좀 더 극적인 효과를 주려고 그랬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지킬이 하이드로 변하면 건장했던 덩치가 작아지고 뭔가 기이한 인상을 준다. 기형인 듯 싶기도 하고 목소리와 얼굴도 변해버린다. 시기가 비슷해서 그런지 '프랑켄슈타인'과도 비슷한 느낌을 준다. 당시 SF소설이 태두되던 시기이고 그에 따라 비슷한 느낌의 작품들이 연이어 나오지 않았나 생각된다.

게다가 이 소설은 추리소설적 성격도 띄고 있다. 지금이야 지킬과 하이드가 동일인임을 알지만 아마 처음 모르고 봤으면 꽤 충격적이었을 수 있는 반전이다. 하이드를 계속 추적하며 실마리는 잡지만 결정적 증거를 잡지 못하다 하이드의 죽음 후 지킬 박사의 편지에서 처음으로 그 정체가 드러나기에 반전으로 점수도 잘 줄 수 있다. 그 반전이 사람이라면 다들 가지고 있지만 차마 말 할 수 없는 내면의 악함이기에 더욱 공감이 되고 이해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이해와는 다르지만 이중 인격 자체를 다룬 점도 너무 신선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고전 소설은 역시나 잘 쓰여진 문장과 훌륭한 구성으로 세월이 흐른 지금 읽어도 다들 훌륭한 작품들이다. 게다가 초판본 표지 디자인과 거기 실린 일러스트까지 몰입하기 더 좋았다.

개인적으로 더스토리의 고전소설 초판 일러스트본 책은 디자인이 너무 예뻐 읽을 때도 몰입이 잘 되고 소장하기도 참 좋은 책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