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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껏 목 놓아 울 수 있는 것이 이렇게 힘든 일이며 소중한 일인지 난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미처 몰랐다.
사람이 죽으면 대신 곡 놓아 울어주는 '곡비'
곡비 어머니의 딸로 태어나 누군지도 모르는 누군가를 위해 울어 줘야하는 삶.
주인공인 아이는 '곡비' 이지만 메마른 눈물샘 때문에 울 수 없다. 아마도 예전에 아씨로부터 오해를 받고 펑펑 운 뒤 다음부터는 울지 않기로 마음을 먹어서 그런 건 아닌지...
그러던 어느날 상갓집에서 오생이라는 아이를 만난다. 오생은 죄인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아버지의 죽음조차 볼 수없는 아이였으며 자신과는 반대로 울고 싶어도 울지 못하는 아이. 그런 오성을 보며 오성이 겪고있는 처지와 슬픔을 공감하게 되면서 친해지게 된다.
곡비와 오성, 여기에 또 다른 선비라는 사람. 수원 화성에서 나타난 선비라는 사람은 뒤주에 갇힌 아버지를 위해 목 놓아 울 수 없었다. 책을 읽는 동안 궁금증을 유발하게 했던 선비는 우리가 잘 알고있는 정조였다.
셋은 아버지의 부재로 인한 슬픔과 슬픔이라는 감정을 표현하지도 못하고 눈물을 쉽게 흘릴수도 없다는 비슷한 처지에 있다는걸 알기에 서로 아픔을 공감해주고 힘이되어준다.
"울어라 눈물이 있는 인생은 썩지 않을 것이니" 정조가 한 말이다.
이 말을 듣고 그렇게도 곡비가 되고 싶지 않았던 아이는 오성의 아버지가 죽던 날 눈물을 흘려주며 스스로 곡비가 되기로 한다.
곡비와 오성, 정조는 울지 못 하는 이유는 서로 달랐지만 서로의 아픔을 공감하며 이해할수있었기에 결국 모두 함께 울 수 있게 되었다.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고 공감하면서 자신의 감정에 솔직할 수 있고 성장해가는 주인공들을 보며 나는 눈물의 의미와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사실 나는 잘 울지 않는다. 아니 울음을 참는 편이다.
엄마는 내가 어렸을 때부터 눈물을 보이는걸 싫어하셨고 그래서 난 눈물이 나오려고 하면 꾹 참았어야했다. 그러다보니 슬픈 영화, 감동적인 책들을 일부러 외면 한 적도 종종 있었다.
어렸을때는 엄마의 그런 행동과 말씀들이 서럽고 혼나기 싫어서 눈물을 참았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궁금했다. 엄마는 왜 눈물을 참으라고 했던걸까?
"엄마는 왜 내가 눈물 흘리는게 싫어?"
엄마는 내 감정이 다른 사람에게 보여지는게 싫다고... 사람들은 그런 모습과 감정을 이용 할 수도 있어서 그냥 참으라고 말한거라 하셨다.
그렇다면 정말 감정을 속이고 감추는게 맞는걸까?
울고 싶어도 울지 못하며 울고 싶지 않아도 울어야하는 주인공들을 생각하니 자신들의 처한 상황에 그저 감정을 숨기고 그러다보니 마음속 상처는 계속 쌓이고 쌓여 힘들었을것다 생각하니 안타깝고 눈물을 참아야하는 내 눈물이 멈추질 않고 흐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결국 마지막에는 서로 공감해주고 이해했기에 참았었던 슬픔과 힘들었던 감정을 눈물로 쏟았고 이 눈물로 인해 조금은 마음이 편해지지 않았을까? 아팠던 감정들이 눈물에 씻겨 지면서 말이다.
난 그들을 결국 울 수 있게해준 건 '공감' 이 아니였을까? 하고 생각해봤다.
서로가 겪고있는 처지와 마음을 공감하지 못했다면 끝내 다 같이 울 수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우리 사회에서도 서로를 이해해주고 입장을 조금이라도 공감해 줄 수있다면 지금도 어디선가 힘들고 상처 받고 있을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 줄수도 있지 않을까?
얼어붙은 마음을 녹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공감이라는 감정.
어디선가 자신의 처지와 감정을 표현하기 힘들어서 끙끙 앓고 있는 사람이있다면 외롭게 버티지 말고 자신의 감정에 솔직히 표현해보라고... 그러면 다시 용기를 내서 앞으로 나아갈수있는 기회와 힘이 생길수도 있을꺼라고... 누구보다 공감이 힘을 발휘하기 위해 힘쓴 정조처럼 말하고 싶다.
우리 모두는 서로 다른 이유로 힘들고 슬픔을 갖고 있을 것이다. 그럴때 펑펑 울어보는건 어떨까?
이 눈물에 모두 씻겨 흘러가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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