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슐레스케 《가문비나무의 노래》, 그 처음이자 마지막 이야기
“우리 모두가 저마다의 깊고 아름다운 울림을 만들어갈
소명을 지닌 채 태어난 가문비나무들입니다.” -백수린 작가
“《가문비나무의 노래》가 나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저자가 바이올린을 만드는 태도 때문인 듯하다. 공명판이 만들어진 상태를 존중해가며 작업을 진행하고, 나무와의 대화를 통해 곡면을 어떻게 만들지 결정하는 그의 매일매일은 마치 구도자의 일상처럼 경건하다.” -백수린 작가
“바이올린을 만드는 기술과 삶의 근원을 만나는 경험이 맞닿아 있음을 깨닫게 한다.” -김영란 전 대법관
“마틴 슐레스케의 문장에는 독자가 바삐 앞으로 나가려는 속도를 제어하는 힘이 배어 있다. 온몸과 마음으로 걷어낼 수 없는 힘으로, 흰 종이 위에 글자 하나하나를 치열하게 조각해놓은 듯하다.” -박종구 서강대 총장
“시종일관 영혼 깊은 곳을 향하고 있는 작가의 시선이 감동적이다.” -아드리엘 김 바이올리니스트
“성경 다음으로 곁에 두고 싶은 책.” -독자 리뷰
10여 년간 수십만 독자들의 사랑과 극찬을 받으며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한 《가문비나무의 노래》의 원전 격인 《울림-삶의 아름다운 의미를 찾아서》가 오랜 기다림 끝에 니케북스에서 출간되었다. 이번 책은 바이올린 장인이자 영적 순례자인 마틴 슐레스케의 작업과 작품 세계의 근간을 이루는 사유를 집대성한 책이다. 그는 바이올린을 만드는 작업의 여러 단계를 삶에 대한 비유로 삼는다. 악기가 될 수 있는 ‘노래하는 나무’를 찾는 일부터 목재를 결에 맞게 깎아내고 조각하고 도료를 칠해 광택을 내고 마침내 연주하기에 이르기까지 각 단계는 개인에게 주어진 자질과 소명, 신의 섭리와 삶의 위치에 대한 비유가 된다. 또한 그가 바이올린 제작학교와 음향연구소를 거쳐 공방을 차리기까지 각 시기마다 겪은 방황과 시련, 여러 음악가와 교류하면서 경험했던 일 등 풍부한 에피소드가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여기에 위기에 발견되는 계시, 신비로운 우연과 신의 현존을 느낀 순간까지 오롯이 독자들의 경험 안으로 들어온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저자는 곳곳에서 성서와 함께 유대교 경전, 플라톤, 노자와 장자 등의 오랜 지혜를 인용해 삶의 지침으로 삼고, 개인의 내면뿐 아니라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각자의 자리를 돌아보게 한다. 대립적인 것들 사이에서 조화를 찾아가며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장인의 균형 잡힌 사유는 신앙인뿐 아니라 일반 독자들에게도 명징한 울림을 일으킬 것이다. 더불어 세계적인 사진작가 도나타 벤더스가 바이올린 제작의 전 과정을 서정적인 흑백사진으로 담아내 긴 여운을 남긴다.
나무를 고르고 목재의 특성에 맞게 조각하며 찾은
삶에 나타나는 위기와 고통의 의미
“수목한계선 바로 아래의 척박한 환경은 가문비나무가 생존하는 데는 고난이지만, 울림에는 축복이다. 역경을 견뎌야 하는 척박한 땅에서 울림 있는 나무들이 자란다.”
마틴 슐레스케는 삶에 대한 비유를 만들고 해석하는 일의 중요함을 강조하면서, 일상에 주어지는 특별한 순간들에 주의를 기울여 듣고 보고 해석하라고 말한다. 찾으려 해야만 발견하고 인식하고 깨달을 수 있다는 것이다.
좋은 바이올린을 만드는 과정은 우선 노래하는 나무를 찾는 일에서 시작한다. 저지의 온화한 기후에서 빨리 자란 나무보다 어두운 산속 척박한 땅에서 가지를 내뻗지 못한 단단한 나무가 오히려 바이올린 제작에 적합하다는 사실부터 의미심장하다. 장인은 나무의 무늬와 광택에 유의하며 손가락 사이에서 경도를 느끼고 밀도를 점검하며, 연장의 날이 곡면을 깎아낼 때 내는 소리를 들으며 섬유의 진행을 느끼고 섬유결을 거스르지 않도록 주의한다. 이러한 여러 특성이 나무의 가능성과 한계를 보여주며 목재가 장차 발할 소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흠이나 문제성 있는 생장, 이상한 섬유결이 있어도 장인은 목재의 특성에 맞게 작업한다. 저자는 일련의 작업과정을 통해 저마다 다른 재능과 특성을 지닌 인간에게 각자 다른 소명이 있다는 것, 그럼에도 모두가 고유한 울림을 내도록 돕는 신의 섭리를 느낀다. 또한 제대로 음을 내지 못하는 악기 때문에 괴로워하는 첼리스트에게서 인간으로 인해 고통받는 하느님의 모습을 보고, 완성된 악기에 바르는 바니시를 만드는 데 한 가지 특별한 수지가 쓰이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재료가 적정한 온도에서 용해되어야 한다는 점을 들어 공동체가 이루는 조화를 설명하기도 한다. 이렇듯 삶에 숨은 비유가 무엇인지 사유하고 의미를 찾으면, 삶은 단조로운 일상을 견디는 것이 아니라 방향과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 되고, 위기는 계시가 되며, 고통은 사랑하는 자가 감내해야 할 몫으로 새롭게 해석된다.
패턴과 패턴 파괴, 기대와 기대 전복
아름다운 울림을 위한 조화로운 대립
“공명은 본디 현이 균일하게 진동하는 것을 막는 위험 요소다. 공명이 없다면 바이올린을 더 쉽게 다룰 수 있겠지만, 그때 울림은 생명을 잃는다. 좋은 울림에는 언제나 대립적인 특성이 함께 들어 있다.”
초보 바이올린 제작자 시절, 저자는 바이올린의 형태에 의문을 품는다. 기존 모형을 복제하고 치수표를 따르기만 해도 그럴듯한 형태를 만들어낼 수 있지만, 그는 정말로 아름다운 악기를 제작하려면 어떤 법칙을 따라야 할지 자문한다. 바이올린은 어떻게 해서 이런 형태를 갖게 될까? 완벽한 소리의 배후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 있는 것일까? 그리고 우연한 순간 ‘조화로운 대립’이라는 개념을 찾아낸다. 아름다운 곡선은 기하학적 타원형처럼 수학함수에 근거한 예측가능하고 지루한 것이 아니고, 그냥 마음 내키는 대로 그려 패턴을 이해하거나 식별할 수 없는 자의적인 것도 아니었다. 그는 익숙한 것과 뜻밖의 것의 대립과 조화에서 만들어지는 아름다움에 주목한다. 패턴 형성과 패턴 파괴가 교대되며 나타나는 매력은 시각적 요소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예컨대 작곡에서도 친숙한 멜로디, 리듬, 화음을 계속해서 의식적으로 흩트리는 데서 미학이 발견된다.
마찬가지로 인간의 내면도 내적인 힘의 대립과 조화를 통해 결정된다. 긴장과 움직임, 기대와 충족, 희망과 행동… 위치에너지와 운동에너지가 교대하며 이루는 다양한 공명이 바이올린에 음색과 발산력을 부여하는 것처럼, 마음의 공명이 인간의 인격을 결정하고 우리는 그것을 아우라로 발산한다. 이러한 조화로운 대립의 원칙은 믿음에도 적용된다. 열정과 초연함이라는 대립적 요소가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한쪽으로 치우치면 광신이나 냉담이 되고 만다는 것을 경계하며, 그는 ‘삶의 내용인 일’과 ‘삶의 힘인 은혜’, ‘사랑받는 자로서의 존재’와 ‘소명을 이루어야 하는 당위’, ‘듣는 것’과 ‘행하는 것’ 등 대립적 요소의 균형을 추구한다.
죽음을 가까스로 피한 사고와 초월적 순간… 압도적이고 신비로운 체험담
바이올린 장인이 전하는 인생의 진리
나무가 폭풍우에 노출되어 특이한 결을 갖게 되듯, 우리 삶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아 영혼이 편협해지고 상처가 나기도 한다. 그러한 일상의 크고 작은 시험과 사건들이 삶을 두드리며 우리가 가진 고유음을 알린다. 이 책에서 마틴 슐레스케는 위기와 그것을 극복한 경험을 군데군데 녹여내며 어떻게 자신이 삶에 대한 비유를 만들고 해석했는지를 솔직하게 보여준다. 바이올린 제작학교에 다니던 시절 부주의로 친구들의 목숨을 위험에 빠뜨린 화재사건, 생활고에 시달리던 와중에 아내가 암을 선고받은 일 등 고통스러웠던 순간이 묘사되는가 하면, 사고로 인한 패닉에서 벗어나게 해준 신비로운 체험과 바이올린 장인으로서 소명을 깨달았던 순간 등이 내적인 이미지를 통해 환상적으로 펼쳐지기도 한다.
저자의 사례 외에도 주변의 다양한 인물의 에피소드가 생생하게 그려진다. 냉담자였지만 누구보다 약자를 돕는 삶을 산 이웃의 노인, 인명사고를 마주한 열차에서 추모곡을 연주한 바이올리니스트, 원하던 바이올린을 기도로써 손에 넣게 된 소년을 비롯해 여러 음악의 거장 이야기가 다채로운 비유와 상징이 되어 이 책의 울림을 더욱 풍부하게 전달해준다.
슐레스케는 훌륭한 바이올린 마이스터일 뿐 아니라, 탁월한 이야기꾼이다.
-《쥐드도이체 차이퉁Suddeutsche Zeitung》
망치로 나무를 두드리면 어떤 소리가 날까? 아름다운 울림이 있는 바이올린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나무가 필요할까? 그리고 이 모든 게 하느님과 무슨 관련이 있을까? 독일 최고의 바이올린 제작자인 마틴 슐레스케는 이 책에서 가장 아름다운 바이올린 소리를 찾는 장인으로서의 고뇌와 깨어 있는 신앙 사이에서 길어 올린 생각의 타래를 섬세하게 풀어간다. 그의 글은 영적으로 민감하게 깨어 보고, 듣고, 행동할 때 삶의 의미가 어떻게 실현되는지를 보여준다. 그는 “소리는 영혼의 음성이며 음악은 소리에 부어진 기도라고 확신한다”고 말한다. 이 책을 통해 그 마음에 한층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슈피겔Spiegel》
대대로 전해온 기술, 경험적 물리학, 깊은 신앙. 마틴 슐레스케처럼 작업하는 바이올린 마이스터는 정말 드물다. 그는 세계 최고의 바이올린 마이스터 중 하나다.
-《크리스몬Chrismon》
바이올린 마이스터 마틴 슐레스케는 현대 물리학을 활용해 바이올린의 음향을 이해하고자 한다.
-《디 차이트Die Ze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