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motions
디 이모션스
외국작가
3명의 친자매들로 구성된 이모션스(Emotions)는 시카고에서 출발한 흑인 여성 보컬 그룹이다. 대부분의 흑인 가수들처럼 이들도 어려서부터 교회 성가대에서 내공을 쌓았기 때문에 디스코 싱글 ‘Best of my love’(이글스의 노래와는 동명이곡)로 세계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을 때에도 앨범 전체적으로는 가스펠적인 뿌리를 간직하고 있었다. 맏언니 쉴라(Sheila)를 위시한 완다(Wanda), 재닛(Jeanette) 이렇게 허친슨(Hutchinson) 가(家)의 자매들은 1968년에 정식으로 이모션스를 결성하고 이듬해 데뷔 앨범 를 흑인 음악으로 유명했던 스택스(Stax) 레이블을 통해 발표했고 1970년대 중반까지는 이렇게 자신들의 음악적 고향인 소울과 가스펠에 근접한 리듬 앤 블루스 팝을 주로 소화했다. 1970년대 중반 콜럼비아 레코드로 이적한 이후 어스 윈드 & 파이어(Earth Wind & Fire)의 리더 모리스 화이트(Maurice White)의 후원 하에 이들의 음악은 디스코적인 리듬 앤 블루스로 서서히 변모해 갔다. 이 자매들의 고유 스타일에 모리스 화이트의 펑키(funky)한 음악 터치가 가해져 팝적이고 댄서블해진 후천적 형질을 획득했다. 모리스 화이트가 작곡과 제작을 맡은 ‘Best of my love’는 1977년 5주 동안 1위를 지켰으며 이후 이 자매들과 모리스 화이트 간의 연합은 1979년 어스 윈드 앤 파이어의 신곡 ‘Boogie wonderland’의 백보컬에 3 자매가 기꺼이 참여함으로써 다시 한번 굳건함을 과시했다. 1980년대 디스코의 물결이 썰물처럼 빠져나가자 이모션스의 인기도 정비례하면서 음악계에서 유유히 사라져 간 것처럼 보였지만 그것은 영원한 퇴장이 아니었다. 복고 열풍에 일조한 샘플링 기법은 새로운 음악 장르에 대해 앞만 보고 달려가던 1990년대에 팝의 고전들을 재조명하는 기회를 부여했다. 그동안 잊혀졌거나 신세대들이 들어보지 못한 곡들의 멜로디를 시대적 감각에 맞게 생명력을 부여한 점은 샘플링 그 자체의 단점을 희석시킬 수 있을 정도의 기특함이었다. 팝의 디바 머라이어 캐리는 1993년 3번째 정규 음반 의 첫 번째 싱글 커트곡 ‘Dream lover’에서 이모션스의 ‘Show me how’를 멋들어지게 샘플링 했지만 2집 음반 의 타이틀곡은 바로 이 이모션스의 ‘Best of my love’와 비슷하다는 오명을 감수해야 했다. 이모션스, 쓰리 디그리스(Three Degrees), 라벨(LaBelle), 포인터 시스터스(Pointer Sisters) 같은 1970년대 ‘피매일(female)’ 보컬 그룹의 활동은 걸 그룹의 전성기인 1960년대와 여성 보컬 그룹의 황금기인 1990년대를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했다. 이 세 자매의 가창력과 하모니는 별 다섯 개를 매겨도 아깝지 않다. 노병은 죽지도, 사라지지도 않는다. 우리가 잠시 잊고 있었을 뿐이다.
- 최신작
-
[CD] 디스코 훵크 음악 모음집 (Ministry Of Sound Presents - Funk The Disco)
[LP] 베리 쿨 크리스마스 3집 (A Very Cool Christmas Vol. 3) [투명 블루 & 투명 컬러 2LP]
[CD] Delano Stewart (델라노 스튜어트) - Stay A Little Bit Lon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