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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과 문신

한국 중세의 무신 정권

에드워드 슐츠 저 / 김범 | 글항아리 | 2014년 11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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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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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4년 11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372쪽 | 598g | 145*217*23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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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저자 소개

저자 : 에드워드 슐츠
Edward J. Shultz 1944년 미국 보스턴 출생으로 1966년 유니언 대학Union College을 졸업했다. 1966년 평화봉사단Peace Corps으로 한국을 처음 방문했으며 1970~1971년 동서문화센터East-West Center 장학생으로, 1973~1974년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서강대 사학과에서 유학했다. 1976년 하와이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2013년까지 같은 학교에서 교수로 ...
역자 : 김범
金範 1970년 서울 출생. 고려대 한국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1999년부터 국사편찬위원회 편사 연구사로 재직하고 있다. 저서로 『사화와 반정의 시대』『연산군 ?그 인간과 시대의 내면』『민음 한국사 ?15세기』(공저)가 있고, 옮긴 책으로 『유교적 경세론과 조선의 제도들 ?유형원과 조선후기 1·2』『조선왕조의 기원』 등이 있다. 조선시대 정치사와 사회사를 중심으로 연구하고 있다.

출판사 리뷰

변칙의 역사라는 통설을 거부하고
무신정권 100년사에서 문무공생의 고리를 연구해
고려사를 새롭게 쓰다

한국사의 가장 찬란하고 성숙했던 12세기 고려 역사를 독창적으로 읽다


슐츠 교수는 매우 논쟁적 시기인 고려 중기 무신정권을 철저하고 종합적으로 연구했다. 이 책에서 그는 널리 받아들여진 몇 가지 해석을 뒤집고 이 시기의 발전이 그 뒤 한국 정치·사회·제도사 발전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를 이해하는 데 신선한 관점을 제시한다. _존 던컨·UCLA 교수

슐츠 교수의 책은 한국사의 중요한 발전이 일어난 1170년부터 한 세기에 걸친 무신정권의 수립 과정에 대한 매우 소중한 해석을 제공한다. 이 기간은 12세기 후반 일본 가마쿠라 막부와 일부 닮았지만, 고려에서 무신은 중앙에서 권력을 장악해 국왕을 무력화시킨 반면 문신은 그대로 관직에 두었다. 이런 무신정권 시대는 한국이 저항하는 세력에 맞서 중국 방식의 문신 통치를 받아들이기가 얼마나 어려웠으며, 고려왕조의 관습과 제도가 문신이 통치하며 왕권이 강화되고 유교 규범이 지배한 조선과 어떻게 달랐는지를 보여준다. 이 책은 고려 역사의 이런 중요한 시기를 연구하는 데 획기적인 업적이다. _제임스 팔레·워싱턴대 교수

고려 무신 집권기 100년 본격 조명

12세기 무렵 고려는 세계에서 가장 성숙한 나라 가운데 하나였다. 그럼에도 한국사에서 고려시대, 그중에서도 특히 무신 집권기는 다른 시대에 비해 제대로 된 조명을 받지 못했다. 결코 짧지 않은 무신정권 100여 년의 시간은 역사 속에서 변칙과 예외로 취급되어 잊혔으며, 이에 대한 해석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그러나 무신 집권기는 가장 찬란했던 문화기의 한 시기로 주목할 만하다. 무신 집권기는 한국사에서 독특한 시기로, 문신 통치가 무신 지배에 길을 내준 고려의 과도기였다. 정중부가 일으킨 무신의 난을 시작으로 열린 무신의 시대는 왕을 허수아비로 전락시켰으며, 권력은 왕실과 무신정권으로 양분됐고 대부분의 결정권은 무신정권의 수중에 있었다. 여러 차례 농민과 천민의 봉기가 일어났고, 무신 내부의 살육이 횡행했던 투쟁의 시기를 거쳐 최충헌에 의해 자리잡은 60여 년의 최씨 정권은 안정을 구가하다가 결국 최의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린다.

고려의 무신 집권기를 다룬 이 책은 해외 한국학의 권위자인 에드워드 슐츠 교수의 저작이다. 최충헌의 무신정권을 집중 연구한 저자는 1966년 한국을 처음 방문해 박정희 정권을 보면서 무신정권과의 연결점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고, 그 궁리는 연구로 이어졌다. 저자는 박정희와 최충헌 모두 쿠데타를 일으킨 장본인이지만 경제와 문화에서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냈고, 또한 군사력으로 정권을 잡은 한계 속에서 문치文治를 중시한 것 역시 공통점으로 꼽는다. 저자는 무신 정권에 대한 기존의 부정적인 평가들과 달리, 이를 통해 한국 사회가 정치·사회·제도적으로 어떠한 발전을 이루었는가에 초점을 맞춰 역사 해석의 한 관점을 제시한다.

무신들의 반란으로 새 시대의 시작을 알리다

1170년(의종 24) 음력 8월, 거대한 무력이 결국 폭발했다. 의종이 사찰을 방문하고 있을 때 상장군이었던 정중부는 이의방, 이고와 함께 정변을 일으켜 의종을 폐위시키고 권력을 휘두르던 다수의 문신을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바로 무신의 난이다. 고려왕조는 줄곧 문신 위주의 정책을 펼쳤고 무신에 대한 차별은 계속 존재했다. 오래전부터 무신들은 문신 우위의 정책에 불만을 품었으며, 이는 1014년의 정변으로 드러나기도 했으나 오래가지 못했다. 지속적인 차별로 인해 무신들은 경제·사회·정치 모든 분야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당대 의종(재위 1146~1170)의 통치에도 문제가 있었다. 의종은 환관, 내시 그리고 그에게 아첨하는 몇몇 문신 등 측근들에 둘러싸여 향락에 빠져 있었다. 그는 대단치 않은 배경의 내시를 선발함으로써 자신을 전적으로 도울 인물들을 조정에 배치했다. 국무를 저버리고 쾌락에만 빠져 있는 의종의 모습은 왕실 호위부대인 건룡군에 속해 있던 무신들의 불만을 가중시켰다. 그 결과 정중부가 이끄는 무신 세력이 반란을 일으켜 100여 년간 이어지는 무신 집권기의 시작을 알린다.

정변에 성공한 무신들은 의종에 비판적이었던 문신들의 협력을 이끌어냈다. 무신 지도자들은 의종 주위에 모여 나라를 그르치고 무신을 모욕한 인물들을 권력에서 대거 축출하고 숙청했다. 하지만 그들이 모든 문신을 가차 없이 학살한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무신들의 최고위 기구였던 중방重房의 도움을 받아 숙청 대상을 아주 신중하게 선별했다. 정변 이후 즉위한 명종(재위 1170~1197)은 최충헌이 정권을 잡고 그를 퇴위시킬 때까지 왕위에 머물렀다. 명종의 치세는 고려 역사에서 가장 불안했던 시기 가운데 하나로 사회·정치적으로 여러 면에서 혼란스러웠다. 가장 큰 문제는 무신 내부의 갈등이었다. 이고는 반란이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자신을 비판한 무신 지도자 몇몇을 죽였고, 이어 이의방이 이고를 죽였다. 이의방과 정중부는 우호 조약을 맺어 지내오다가 정중부의 아들 정균이 1174년 이의방을 암살하면서 끝이 났다.

이후 경대승이 정중부를 죽이고 정권을 잡았다. 짧은 집권에서 그는 처음으로 ‘도방都房’이라 불리는 특별 호위부대, 즉 사병私兵을 조직했고, 경대승에 이어 등장한 이의민은 나라의 통치권을 장악했다. 노비의 아들이었던 이의민은 무예 실력으로 왕의 총애를 받아 높은 벼슬을 받았고 장군이 되었다. 한없이 오만해진 이의민은 1173년 의종을 살해하고, 이후 최고 무신 품계까지 승진한다. 그와 그의 아들들은 1184~1196년까지 나라를 약탈했다. 최충헌은 이의민의 행패를 참을 수 없었다. 무신 집안에서 자란 최충헌이 보기에 이의민은 고려 사회의 하위 계층을 대표했고, 그의 행동은 고려의 엄격한 사회질서를 방해하는 것이었다. 게다가 이의민은 나라를 좀먹고 있었다. 1196년 최충헌은 그를 암살하면서 실권을 장악하고 이로써 60년에 걸친 최씨 정권 시대가 도래한다.

최충헌과 최우, 권력의 정점

최충헌은 명종 때의 비극을 되돌아보며 폐정의 시정과 왕의 반성을 촉구하는 「봉사십조」를 올린다. 그는 10가지 조항을 통해 중앙 조정, 유력 가문, 고위 승려 등과 더불어 나라를 몰락으로 끌고 간 무능한 정책을 비판하고, 농민 반란으로 야기된 혼란과 승려들의 폐단 등을 언급했다. 최충헌은 집권 이후 중방 지도자의 절반 이상을 숙청하고 자신에게 충성하는 인물들로 교체했으며, 명종을 퇴위시키고 신종(재위 1197~1204)을 왕으로 추대했다. 이후 최충헌은 17년간 집권하면서 희종·강종·고종까지 총 다섯 왕의 재위를 지켜보았다. 최충헌은 대체로 문반 출신에게 너그러웠다. 그는 자신의 권력을 구축하는 데 문신의 능력을 이용하려는 목적에서 그들을 대우했다. 행정 능력과 경험을 지닌 문신 없이 조정을 이끌어가는 일이 쉽지 않음을 알았던 것이다.

최충헌은 자신의 체제를 탄탄히 하는 데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 그의 이러한 통치 방법은 아들 최우 및 최항, 최의로 이어지는 후계자들에게 도움을 주었다. 집권 당시 경제는 불안정했고 왕실 재정은 거의 바닥을 드러냈다. 그는 여러 재정 정책을 폈는데 주로 토지, 식읍(토지 대신 가호 숫자에 따라 수조권을 분급하는 제도), 사찰·노비·무역, 조세 구조를 통해 이익을 확보했다. 그는 왕조의 무장 병력인 이군과 육위가 자신의 체제를 지원하도록 했으며, 관군을 지원하는 동시에 그들의 권력을 약화시키고 사병을 늘려나갔다. 그 규모는 몇 리에 걸칠 정도였다고 하며 1216년 최씨 정권의 사병은 1만 명을 넘었다고 한다. 최충헌은 사병들을 후하게 대우해주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모여들었다. 추가적 조직인 도방(마별초 포함)과 야별초가 있었는데, 도방 역시 최씨 정권을 보호하기 위한 특별 사병이었고, 야별초는 도적을 막고 반란을 진압하거나 몽골에 대항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파견되었다. 이렇게 최씨 정권은 자신들의 경호 부대를 확대해나갔다.

주요 기구로는 입법·행정·사법기구인 교정도감, 인사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정방, 문객 학자로 구성된 서방 등이 있었다. 특히 정방과 서방은 최우의 지시로 만들어진 기관으로 최씨 정권의 권력을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최충헌과 최우는 사람을 잘 관리하고 넓은 범위의 사람들과 관계를 유지했다. 최충헌은 자신은 물론 자식들도 왕실이나 좋은 가문과 맺어주는 전략적 혼인관계를 구축해나갔다.

또한 최씨 정권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제도는 ‘문객’이다. 최씨 사병에 소속된 사람들 중 다수가 문객이라 불렸는데, 이는 한마디로 추종자다. 문객에는 다수의 문신이 포함되었는데, 특히 측근으로는 무신보다 문신을 더 많이 두었다. 최충헌의 경우 문신의 비중이 전체의 54퍼센트로 절반이 넘었고, 최우는 이보다 더 높은 71퍼센트, 최항 역시 74퍼센트로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를 보인다. 그런데 문객 제도는 지도자가 바뀔 때마다 문제를 드러냈다. 문객들은 주로 최씨 개인 체제와 국가 체제 양쪽에 배치되어 이중 관직으로 일을 겸임하곤 했는데, 그 과정에서 최씨 정권과 왕권은 각자에게 충성할 것을 요구했다. 왕에 대한 충성은 곧 나라에 대한 것이므로 함부로 어길 수 없었지만, 최씨 정권에 대한 충성은 개인에 대한 것이었다. 문객들은 최충헌, 최우 등 각 개인에게 충성을 약속한 것이지 최씨 가문 자체에 충성을 맹세한 것이 아니었고 충성심도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세대가 바뀌면 그 구성원은 그대로 이어지지 못했고, 이전 세대의 문객들을 죽이거나 내보내고 자신에게 충성하는 자들로 새롭게 배치했다.

문객 제도는 일본 가마쿠라 막부의 주군/가신 관계와 비슷한 듯하면서도 달랐다. 고려는 무신 정권이 중앙에서 국왕을 통제하고 정책을 결정하면서 다스렸지만 일본에서는 권력이 좀더 분산되어 있었다. 가마쿠라 막부는 천황이 거주한 교토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자리잡고 천황에게 완전히 의지하지 않는 통치 체제를 수립했다. 또한 일본의 사무라이는 점차 사회적인 지위를 확보했지만 문객은 그런 위상을 누리지 못했다.

무신정권의 몰락, 잃은 것과 얻은 것

최충헌과 최우에 이어 집권한 최항과 최의는 뛰어난 정치적 능력의 소유자가 아니었다. 이미 최항 집정기에 몰락의 기미가 나타났다. 그는 권력에 굶주려 최씨 정권을 지탱하는 무신과 문신의 합의를 이뤄내지 못했다. 존경받는 학자들을 제거했고 문신적 전통을 훼손했으며 명망 있는 무신들을 소외시켰다. 서자라는 최항의 낮은 사회적 신분은 고려 사회에서 그의 지위와 신뢰를 더욱 손상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최항이 8년 만에 사망하자 최항의 서자였던 최의가 1257년 그를 계승한다. 하지만 최의는 최항보다도 더 서툴렀다. 이런 상황에서 최의가 배척했던, 유경으로 대표되는 유학자와 혜택을 받지 못한 신흥 무신들이 김준의 지휘 아래 모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김준과 유경은 정변을 일으켜 최의와 그의 측근, 삼촌 등 모든 무리를 암살했다. 이로써 최씨 정권은 끝이 났다. 김준 역시 정권을 잘 다스리지 못했고 몇 차례의 정변이 더 일어난 뒤 1270년 무신 집권기는 완전히 막을 내렸다.

최씨 정권은 결국 몰락했지만 많은 유산을 남기기도 했다. 그들은 새로운 정치적·군사적 체제를 만들었고, 사병과 사적 통치 기구를 발달시키는 등 제도적 개혁을 이루었다. 예술후원자를 자처해 고려 예술이 발전하는 데 이바지하기도 했고, 문반 구조를 다시 활성화시켰다. 불교, 특히 선종을 지원하면서 동시에 유학에 대한 중요성도 놓치지 않았고 과거를 자주 치러 유교 교육의 위상을 드높였다. 더불어 문학이 발전하고 학문도 융성했다. 그러나 이 모든 일이 순수한 의도에서 이뤄진 것은 아니었다. 최씨 정권은 체제를 확고히 해 권력을 유지할 필요가 있었고 이를 위한 명분이 필요했다. 그런 면에서 이는 상당히 정치적인 의도와 떼려야 뗄 수 없다. 물론 내·외부적으로 어려움도 많았다. 농민과 노비의 생활이 힘들어지면서 최충헌 집정 시기 동안 반란이 곳곳에서 일어났다. 그들은 자신들의 생존 보장을 요구했고, 이의민과 같은 천민 출신의 지위 상승에 분노하기도 하고 희망을 품기도 했다. 최씨 정권이 몰락한 데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가장 분명한 것은 몽골의 침략이다. 최충헌 사망 몇 년 뒤인 1225년 몽골과의 첫 갈등이 불거진 이래 1231년 본격적인 공격이 시작되었을 때 고려는 용감하게 방어했고 몽골은 40년 넘게 한반도를 거듭 침략했지만 최씨 정권은 항복을 몰랐다. 그러나 최항 정권 때 와서 무너지기 시작했는데, 거듭된 침공은 많은 희생자를 낳았고 조정은 파산 위치에 처했다. 또한 최씨 정권 자체의 결함, 즉 문객 제도에도 몰락의 원인이 있었다.

고려사에서 무신 집권기는 한 세기에 걸쳐 지속됐다. 하지만 역사 속 무신 집권기는 변칙으로 치부되어 부정적인 시각으로 해석되고 낮게 평가됐다. 저자는 무조건 적인 배척이나 비판보다는 새로운 시각으로 최충헌의 무신정권을 볼 것을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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