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부터 매일같이 부부싸움을 하던 부모님, 나보다 나은 동생, 정규직 전환을 하지 못한 취준생의 상황을 매일같이 벗어나고 싶었던 작가가 죽음의 갈림길에서 기적적으로 빠져나와  그저 살아있다는 것, 그리고 늘 항상 함께하던 일상생활의 감사함을 담은 에세이이다.

나의 과거 모습, 혹은 우리 주변에서 늘 볼 수 있는 평범한 30대 초반의 여성이 그야말로 작은것에서 행복을 찾는 여정을 그려나가고 있다.

인생은 버스와도 같아서 버스정류장마다 내 버스에 사람이 타기도 하고 내리기도 한다.종점까지 함께 갈 것 같은 사람이 내리기도, 예상치 못한 사람이 타기도 한다. 

내 버스에서 내리고 싶은 사람을 어떻게 말릴 수 있을까.

내 버스에는 다른 사람들도 타고 있으니 한 사람이라도 소중히 안전하게 종점까지 모셔야 한다. 그러니 괜찮다. 지나간 사람은 쿨하게 바이바이 하는 것도(140p)

끝까지 갈 친구라고 믿었으나 상대방은 그럴 생각이 없었던것, 나를 이용해서 이득만을 취하던 사람, 정작 도움을 청했을 때 무심하게 외면했던 사람 등등 그 과정에서 생겨난 마음의 깊은 스크래치들......

저 문구가 앞으로 살아갈 날 중 또 그런 일이 생긴다면 내 마음의 연고가 될 것 같다.

순간 눈물이 났다. 마침 주말을 맞아 집으로 내려가는 기차안에서 읽은 책인데.......

사업으로 늘상 바쁘지만 딸이 집에 가는 날이면 언제나 시간을 빼서 꼭 저녁식사를 함께하려고 노력하는 우리 부모님, 시크하지만 가족들 생각 많이 하는 하나밖에 없는 내 여동생, 바쁜 부모님을 대신해 우리를 키워주신 할머니까지.....

가끔 집에 내려가면 이렇게 다같이 한 식탁에서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는 행복이 얼마나 귀하고 감사한 것임을 그동안 당연하게 생각했던 내가 부끄러웠다.

이 책을 보고 나면 추운 겨울에 먹었던 김이 모락모락 나는 호빵이 생각난다. 살을 에이는 칼바람 속에서도 내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해준다. 내 인생에서 내 뜻대로 안풀리고, 뭔가 이루지 못해서 내 자신이 한없이 작아질 때 늘 나를 든든하게 지켜준 사랑하는 가족들과 지금까지 살아낸 나를 돌아보며 다시 한번 힘을 낼 수 있게 한다.

작가가 이왕 살아난 거 잘 살아보기로 한것처럼 같은 30대인 나도 이왕 외지에서 잘 버텨온 인생 조금 더 나를 사랑하며 살아보기로 한다.

< 가족들을 만나러 가는 기차안에서 한컷^^>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