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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운영 | 마음산책 | 2021년 03월 20일 리뷰 총점10.0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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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1년 03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00쪽 | 434g | 135*205*17mm
ISBN13 9788960906679
ISBN10 8960906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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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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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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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천운영은 1994년 한양대학교 신방과를 졸업했으며 1997년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현재 고려대 국문대학원에 재학중이다. 지난 200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바늘」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2001년 제 9회 대산문화재단 문학인 창작지원금을 받았으며 같은 해 등단작을 표제로 한 소설집 『바늘』을 출간했다. 2004년 소설집 『명랑』을 출간했고, 지난해 장편소설 『잘 가라, 서커스... 천운영은 1994년 한양대학교 신방과를 졸업했으며 1997년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현재 고려대 국문대학원에 재학중이다. 지난 200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바늘」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2001년 제 9회 대산문화재단 문학인 창작지원금을 받았으며 같은 해 등단작을 표제로 한 소설집 『바늘』을 출간했다. 2004년 소설집 『명랑』을 출간했고, 지난해 장편소설 『잘 가라, 서커스』를 발표하며 평단과 독자들의 찬사와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1990년대 들어 문단의 전면을 장식하며 등장했던 일군의 여성 작가들과는 전혀 다른 작품 세계와 작가관을 선보여 새로운 여성 미학의 선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3년 신동엽창작상, 2004년 올해의 예술상을 수상했다.

사람의 얘기를 쓰는 천운영은 그만큼 사람을 좋아한다. 대학시절 그의 자취방은 공부하던, 회의하던 친구들이 저녁마다 주막처럼 들러서 국수를 말아먹고 갔던 곳이다. 애들 교육은 못 시켜도 이웃에 떡은 돌렸던 할머니의 천성을 이어받았다는 천운영은 남들 음식 해 먹이고 챙겨주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자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기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뚜렷한 사회 인식이 아니라 토익, 토플, 상식 따위이기에 명지대 신입생 강경대가 공권력에 쓰러졌던 시절, 천운영은 손목에는 청 테이프를, 옆구리에는 대자보를 끼고 다녔고 맨 뒷자리에 앉아 있다가 출석만 부르고 도망가는 학생이었다. 하지만 소설가의 꿈은 정말 우연히 찾아왔다고 말한다. 4학년 때 들은 평론수업 시간, 당시 김영삼 정권의 금융실명제 실시에 관한 평론을 쓰는 과제에서 선생님이 그의 평론을 재밌게 읽고는 차라리 소설을 써보라던 한 마디가 순간 한 줄기 빛으로 천운영의 머리를 꿰뚫고 지나갔다.

당시 평론을 논설문이 아닌 현실을 빗대는 이야기를 만들어 썼다는 천운영은 선생님이 농담처럼 덧붙인 한 마디에 소설가의 길과 우연히 마주쳤다. '잘 하는 것 하나 없지만 소설은 잘 쓸 수 있겠다'는 확신에 한양대학교 졸업 후 서울예대로 진학했고 2년 동안 수많은 책을 읽었다. 수업시간에 모르는 작가의 이름이 나오면 몰라도 아는 척 하며 메모를 했다가 저녁 때 서점에 들러 모두 읽어버리던 천운영은 그 2년 동안 평생 읽은 책보다 대여섯 배 많은 책을 읽었다. 천운영에게 어느 날 한 줄기 빛이었던 소설에 대한 꿈을 키운 서울예대 2년은 "소설에 관해 얘기하는 친구도 얻었고, 좋은 선생님도 만났고, 소설을 고민하는 열정을 배운" 시기였다고 한다

천운영은 소설을 쓰면서 매 순간마다 집중하는 '화두'가 있다.「바늘」의 미와 추, 「명랑」의 삶과 죽음, 그리고 요즘 고민까지. 지금 이 순간 끊임없이 생각하고 되씹다 보면 깨달음을 얻게 된다고 한다. 천운영의 소설들은 다르다. 그저 다른 것이 아니라, 그 차이는 자못 의식적일 정도이다. 가령, 「바늘」의 주인공은 남자들 몸에 문신을 새기는 젊은 여자이고, 「숨」에는 마장동에서 소머리를 분해하는 일을 하는 남자가 등장하며, 「당신의 바다」는 곰장어를 구워 파는 부부의 이야기이다. 이밖에도 고물상(행복고물상), 유원지의 도깨비집 관리인(유령의 집), 건축공사장 노동자(등뼈) 등 천운영 소설의 주인공들은 최근 한국 소설에서는 만나보기 어려웠던 인물들이다. 그렇게 낯설고 독특한 이들의 세계를 매우 사실적으로 그린다는 점 역시 천운영 소설의 특징이다. 직접 발품을 팔고 꼼꼼히 취재한 노력이 돋보이거니와, 그것은 이웃의 삶에 대한 작가의 애정어린 관심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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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229

출판사 리뷰

사람과 음식에 얽힌 기억,
소설가의 입담으로 풀어놓는 독창적인 이야기들


한국문학번역원의 레지던스 프로그램으로 스페인에 갔던 천운영 작가는 그곳에서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에 빠져 소설에 등장한 음식을 찾아다녔다. 그리고 레지던스를 마친 후 요리를 배우기 위해 스페인 유학을 감행하기도 한다. 저자는 자신이 한 음식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서 식당을 열기로 결심했지만, 막상 오픈하기까지 주변의 반대는 만만치 않았다. 빵집을 하던 친구는 자영업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반대하고, 박찬일 셰프 역시 오픈 직전까지 반대하다가 개업식 날 식당에 와서 업무를 도와주고 앞치마를 선물하고 갔다. 저자는 식당을 연 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근처의 셰프들과 ‘연남동 앞치마들’을 결성한다. 이들과 식당 운영과 관련한 정보를 주고받고, 같은 자영업자로서 애환을 나눈다. 그러나 작가는 이익을 남겨야 하는 사장으로서의 자질은 한참 부족했던 모양이다. 한 파스타집의 셰프는 저자에게 원가관리에 대한 충고를 하다가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제가 장담하는데요, 사장님 이렇게 해서는 절대로 안 남아요, 정신 좀 차리세요, 제발. 결국 그는 정색하고 내게 말했다. 그런데 나는 그 후로도 계속 정신을 못 차렸다. _47쪽

문어를 삶느라 혼신의 힘을 다하고, 파에야는 하루 전에 예약을 받아 4인분 이상을 만든다는 원칙을 세우고, 엄마와 함께 요리를 준비한 저자는, 식당 이야기뿐 아니라 음식에 얽힌 개인적인 경험들도 다채롭게 풀어놓는다. 스페인에서 음식을 배우던 시절, 하몽 기술자에게 하몽 자르는 법을 배우며 그 돼지가 먹었던 도토리의 맛과 누비던 숲과 바람을 상상하기도 하고, 대학 시절 풋사랑의 ‘산오징어 먹어봤나’라는 한마디를 마음에 담고 있다가 드디어 산오징어 맛을 본 기억을 소환하기도 한다. 저자에게는 산오징어가 풋사랑의 맛, 첫사랑의 맛이었다. 어느덧 그 시절로부터 멀리 와버렸음을 깨닫지만 맛의 기억은 여전히 남아 독자들을 옛 시절로 돌아가게 하는, 아련함을 안겨주기도 한다.
책의 4부에는 ‘돈키호테의 식탁’에서 진행했던 인터뷰들이 실려 있다. 천운영 작가는 인터뷰이들의 특징을 면밀히 살핀 후, 그들에게 걸맞은 음식을 준비한다. 유현준 건축가에게는 해물죽, 노라노 패션 디자이너에게는 파에야와 초리조를 준비하는 식이다. 유현준 건축가가 해물죽을 먹으며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 먹었던 김치죽을 떠올리는 장면은, 보편적인 유년의 그리움을 불러일으킨다. 음식에 개인적인 서사를 불어넣는 감각은, 과연 그가 이야기를 짓는 소설가임을 깨닫게 한다.

멸치를 기다리는 일은 그런 것 같다. 더 이상 맛볼 수 없는 맛과, 꼭 한번 다시 보고 싶은 맛을, 어떻게든 기억해내는 일. 그러면서 침샘을 여는 일. 멸치 비린내가 진동하겠구나. 그 비린내 속에서 행복하겠구나. 미리미리 즐거워하는 일. _115쪽

식당 문은 ‘세상을 향해 열려 있던 어떤 문’이었다
소설 쓰기와 요리하기의 사이에서


『쓰고 달콤한 직업』에서 인상 깊은 에피소드 중 하나는, 천운영 작가의 어린 시절, 아버지의 공장에서 일하던 고학생 미순 언니와의 추억을 떠올리는 장면이다. 작가가 잘 따랐던 미순 언니, 공장 일을 재빠르게 해내던 미순 언니. 저자는 어느 날 미순 언니의 집에 놀러 갔다가 저녁 식사로 계란프라이를 대접받는다. 특별대우를 받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던 찰나, 언니의 말이 들려온다. “넌 사장 딸이잖아.” 그 말이 뜻하는 계급 차이를 실감한 작가는 서글프면서도 미묘한 감정을 느꼈고, 그 후 계란프라이가 지닌 복잡한 맛의 비밀을 안고 살았다.
비록 식당을 하는 동안에는 소설을 쓰지 못했다고 괴로워했지만, 음식을 차리고 글을 쓰는 셰프 겸 작가로서 저자는 세상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배우고 익히고 소화했다. 교도소에서 정기적으로 보내오는 편지를 받기도 하고, 이웃과 쓰레기 무단 투기로 인한 사소한 분쟁을 겪기도 했다. 무엇보다 땀을 뻘뻘 흘리며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었다. 소설가에게 이 모든 경험은 소설 쓰기의 밑바탕이 되어줄 것이다. 연남동 ‘돈키호테의 식탁’은 더 이상 가볼 수 없지만, 천운영 작가에게 식당 운영의 경험이 어떤 문학적 자양분으로 남았을지, 산문집을 읽으며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기다려봐도 좋을 것이다.

글을 쓰는 일에 대해 생각했다. 글이 주는 힘에 대해서도. 내 어깨를 두드려준 누군가의 편지를 생각했다. 내가 계속 소설을 써야 하는 이유를 일깨워준 사람들. _74쪽

이것이 마지막이구나. 이제 더 이상 이런 식탁은 차릴 수 없겠구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차리는 식탁. 겨우 음식을 차린 대가로 들을 수 있었던 거대한 감사 인사. 그와 더불어 듣게 되었던 수많은 사연들. 오늘 내가 소진한 것은 냉장고에 든 음식 재료들이 아니었구나. 어떤 기회, 어떤 위안, 어떤 고마움, 어떤 감동. 내가 닫는 것은 그저 식당 문이 아니었구나. 하나의 세상, 그 세상을 향해 열려 있던 어떤 문이었구나. _184~1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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