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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13 9788936493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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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목차

저자 소개 (1명)

2009년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그럼 무얼 부르지』, 『겨울의 눈빛』 『사랑하는 개』, 『우리의 사람들』, 장편소설 『을』, 『백 행을 쓰고 싶다』, 『도시의 시간』, 『머리부터 천천히』, 『인터내셔널의 밤』, 『고요함 동물』, 『미래 산책 연습』 등이 있다. 김승옥문학상, 문지문학상, 김현문학패 등을 수상했다. 2009년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그럼 무얼 부르지』, 『겨울의 눈빛』 『사랑하는 개』, 『우리의 사람들』, 장편소설 『을』, 『백 행을 쓰고 싶다』, 『도시의 시간』, 『머리부터 천천히』, 『인터내셔널의 밤』, 『고요함 동물』, 『미래 산책 연습』 등이 있다. 김승옥문학상, 문지문학상, 김현문학패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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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책 속에서│
후지노에서 새해를 맞이하며 우리는 겨울잠에 대한 이야기를 잠시 하였는데 내가 오기 전 그곳에 들른 동물학자의 말에 따르면 인류 역시 동면을 했을지도 모른다는 가설이 있다고 한다. 왜인지 느낌으로는 그 사람만 혹은 극소수가 주장하는 가설 같았다. 하지만 그 이야기가 나는 마음에 들었고 나에게 위안을 주었다. 내가 추위와 겨울에 약한 것은 원래는 나 같은 사람은 이미 배불리 먹고 잠에 들었어야 할 시기이기 때문인 것이야. 봄이 오는 냄새가 찾아올 때 녹은 투명한 물이 잎 위를 구를 때 잠에서 깨어나고 싶다고 생각했다. (「우리의 사람들」 34면)

그렇게 서울로 돌아가기 전날 밤에는 걱정을 미리 사서 했다. 전전긍긍하였다.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며 마음은 평안해지는 듯했지만 아주 잠깐 이초쯤 회사에 너무 가기 싫어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하지만 그 시간을 빼고는 그 시간은 빼지지가 않았지만 그래도 긴장을 풀고 편한 마음이었다. (…) 울긴 울었지만 부산에서는 잘 쉬다가 서울로 돌아왔다. 시간은 흐르고 하던 것을 하고. 그런데 자꾸만 부산에 다시 가고 싶었다. 거기서 잘 쉬고 여기로 돌아와 일을 열심히 하고 마음을 다잡고 주어진 일에 감사하고 운동화 끈을 고쳐 매고 경마장의 말처럼 달리는 사람이 될 수가 없나 나는? 나는 그런 생각을 하는 데 쓸 힘이 없었고 점심을 먹고 저녁에 뭐 먹지 생각하는 것처럼 가을 이후로 한동안 부산에 갈 기회를 살피는 날들이 계속되었다. (「건널목의 말」 44∼45면)

가끔 나는 친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그러나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고 싶다고 생각한다. 저를 위해 무언가를 한순간 포기해주십시오. 저의 고민을 떠안아주십시오. 나 역시 아주 가끔 누군가의 불덩어리를 삼키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물론 곧 사라지는 생각이다. 그 때문에 나는 한동안 먼 곳으로 가야 할지도 모르고 누군가를 다시는 만나지 못할지도 모르고 그러나 그것을 어두운 마음 없이 받아들인다. (「농구하는 사람」 76면)

욕조에 몸을 담그고 나는 꿈을 너무 믿는 것 같아, 꿈이 나를 해결해줄 것이라고 어디선가 동아줄처럼 내 눈앞으로 뭔가가 내려올 것이라 믿고 있었어라는 말이 머릿속을 맴돌고. 그래도 잠을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사람이 되기는 하지, 포장된 새 소시지를 뜯는 것 같은 새로움. 여전히 잠과 꿈에 대한 믿음을 그대로 가진 채 몸을 닦고 머리를 말리고 바를 것을 바르고 입을 것을 입고 침대로 향했다. 나는 얼른 자고 싶었고 그래서 굿나잇 잠이 든다. (「펄럭이는 종이 스기마쓰 성서」 152면)

==================================================================
│작가의 말│
며칠 전에는 소설을 쓰면서 무척 재미있다고 느꼈다. 사실 예전에도 줄곧 재미있었다. 이전의 재미와 지금의 재미는 어떻게 다를까. 재미가 아닌 다른 것에는 무엇이 있을까. 그게 무엇일까 싶을 때도 있지만 그걸 더 생각하게 되지는 않는다. 그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이다. 나는 지난 일들을 자주 생각하고 과거에 한 일과 하지 않거나 못한 일에 대해 종종 후회하고는 한다. 툭하면 반성을 하는 편이다. 과거라는 것을 자주 생각하고 그리워하고 책을 꺼내보듯 펼쳐보게 된다. 그런데 소설에 관해서는 그런 마음이 거의 들지 않는다. 이전의 재미와 재미만이 아닌 다른 것들이 궁금하지가 않다. 그게 대체 뭐였을까? 어쩌면 이 책에 그런 것이 있을까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역시 소설은 조금 이상해서 내가 예전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예전이지만은 않다고 이야기를 한다. 나라고 할 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런 대화들을 나누면서 책이 나오게 된 것이 아닐까?

2021년 2월
박솔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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