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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광기와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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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광기와 예술

동아시아 문인들의 자유와 창조의 미학

[ 양장 ]
조민환 | 성균관대학교출판부(SKKUP) | 2020년 12월 30일 첫번째 구매리뷰를 남겨주세요. | 판매지수 12 판매지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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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0년 12월 30일
판형 양장 도서 제본방식 안내
쪽수, 무게, 크기 712쪽 | 1,126g | 152*225*40mm
ISBN13 9791155504352
ISBN10 1155504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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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상세 이미지

상세 이미지 1

저자 소개 (1명)

동양의 그림과 글씨 및 유물·유적에는 유가철학과 도가철학이 담겨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동양철학과 동양예술의 경계 허물기에 주력하면서 예술작품을 철학적으로 이해하는 새로운 눈을 제시해 왔다. 한국풍수명리철학회 회장, 도가·도교학회 회장, 도교문화학회 회장, 서예학회 회장, 동양예술학회 회장 등을 역임. 논저에 『동양의 광기와 예술』, 『동양예술미학산책』, 『중국철학과 예술정신』, 『유학자들이 보는 노장철학』, 『노... 동양의 그림과 글씨 및 유물·유적에는 유가철학과 도가철학이 담겨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동양철학과 동양예술의 경계 허물기에 주력하면서 예술작품을 철학적으로 이해하는 새로운 눈을 제시해 왔다. 한국풍수명리철학회 회장, 도가·도교학회 회장, 도교문화학회 회장, 서예학회 회장, 동양예술학회 회장 등을 역임. 논저에 『동양의 광기와 예술』, 『동양예술미학산책』, 『중국철학과 예술정신』, 『유학자들이 보는 노장철학』, 『노장철학으로 동아시아문화를 읽는다』 등 다수의 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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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542, 「책을 마치며」 중에서

출판사 리뷰

책의 구조

중국문화를 읽어낼 수 있는 통상적 키워드로서 ‘경(敬)’자의 의미 맥락과 연결되는 유가의 ‘중화미학(中華美學)’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 대척점에 ‘광견미학(狂?美學)’이란 또 하나의 키워드가 존재한다. 이 책은 바로 이 광견미학을 중심으로, 동양의 철학사·문예사·미학사의 영역에서 광자와 견자가 지향해나간 미적 인식과 예술창작 경향에 초점을 두고 전개된다.

제1부에서 저자는 유가·도가·양명학의 주요 광견관과 송대 이학자·조선조 유학자들의 광견에 대한 입장 분석을 통해 입체적인 광견철학의 입론을 시도한다. 유가와 중화중심주의의 영향력이 뒤덮어버릴 수 없는, 이 파격의 광견정신을 입안한 대표적 인물은 알다시피 노자와 장자이거니와, 기실 공자도 이 반경 안에 소환될 수 있다. 왕수인과 이지와 원굉도 등은 여기에 새로운 맥락을 더해 광견의 지형을 넓힌 철학자들이다.

제2부에선 도연명·굴원·이백·두보·백거이·김시습·허균·곽재우·윤기 등의 문인과 양해·서위·예찬·팔대산인·김명국·최북·장승업·임희지·조희룡·이인상·전기 등의 화가, 그리고 왕헌지·동기창·회소·혜강·장욱·정섭·양사언·유몽인·이광사·이삼만·성수침·황기로 등 명필의 생애와 작품들이 광견미학의 세계에서 재조명된다.

광자정신과 노장철학

이 책의 화두인 동양의 ‘광기(狂氣)’ 그리고 광견의 철학과 예술은, 유가의 중용(中庸)·중정(中正)·중행(中行)의 철학을 근간으로 중국사상사의 본류를 구성하는 중화중심주의와 평행선을 달려왔다. 저자가 정리하는 바 광자정신은 윤리·철학·예술적 측면에서 유가의 예법을 따르지 않으면서 자유분방한 행동과 무한한 정신적 역량을 마음껏 펼지는 것, 지향하는 뜻은 높지만 실천성 측면에서 미진한 것, 기존하는 진리라 여겨온 것들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무한히 펼치는 것, 그러다 보니 인간 현실과는 때론 일정한 거리가 있는, 지향하는 정신이 매우 높은 경지를 뜻한다.

이러한 광자의 정신사는 유가에 의해 이단으로 배척받아온 노장의 사상과 자연스럽게 접속된다. 그리고 그 핵심에 노장의 엣센스가 자리 잡는다. 노장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언어로 규정할 수 없는 ‘도(道)’의 경지를 통해 황홀하면서도 예측할 수 없는 정신 영역을 개척하고, 아울러 장주가 나비가 되는 꿈을 꾸는 세계관이 아닌가. 바로 이것이 광자들이 지향하는 사유의 근간이 되었다. 유가 성인들이 말하는 상대적 분별지인 ‘소지(小知)’ 너머 ‘대지(大知)’를 추구하고, 그로써 체득되는 ‘지언(至言, 지극한 경지의 말)’을 제시한 노장의 정신은 곧 광자의 정신이었다. ‘정언약반(正言若反)’ 식의 역설과 ‘소요물화(逍遙物化)’하는 변신과 경계 허물기는 노장의 광자정신과 진정성이 구체화되는 생동의 방식이었다.

유가의 광견관과 공자

일반적으로 유가는 ‘(다양한 상황에서) 가장 좋다고 생각되는 것을 택하고, 그것을 진리로 여기며 꽉 붙잡는 것[擇善固執]’을 통해 중용과 중화, 중행을 기준으로 삼았으며, 노장과 불가가 사회질서와 유가의 예법을 무시하고 자기 멋대로 행동하고 사유하는 것을 경광(輕狂), 광망(狂妄), 광란(狂亂), 광조(狂躁), 광자(狂恣) 등과 같은 용어를 사용하여 비판했다. 공자 역시 이와 통하는 ‘괴력난신(怪力亂神)’을 언급하지 않았으며, 송대의 주희 같은 순유(純儒)들도 겉으로만 보면 ‘광’은 물론 ‘일(逸)’, ‘괴(怪)’, ‘기(奇)’의 미적 범주에 대해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견해를 보인다.

하지만 기실 유가는 그 광자를 내치는 것에만 목적을 두지 않았다. 공자는 부득이하게 광자와 함께 천하유도(天下有道)의 사회를 만들고자 하였고, 경우에 따라서는 광자에게도 학(學)을 통한 기질변화의 가능성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입장이었다.

예컨대 ‘요산요수(樂山樂水)’를 언급하며 일정 정도 친자연적인 삶을 추구하려 했던 공자가 광자로 분류되는 제자 증점의 ‘욕기영귀(浴沂詠歸)’를 허여하고, 이후 송대 유학자들이 증점의 그 행위를 요순기상의 풍모를 지녔다고 평가한 것처럼, 때론 산수를 벗하고 그곳에서 잠시 쉬는 삶이나 제한된 차원의 일탈행위 속에서 ‘일’, ‘괴’, ‘기’와 같은 흔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겉으로는 유학자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그렇게 마음속으로는 도가를 꿈꾼 유학자들이 많았던 것이다. 무엇보다 초나라 광인 접여가 은거를 촉구하는 노래를 부르는데도 여전히 세상을 구제할 수 있다고 믿고서 수레를 타고 천하를 주유했던 이상주의자 공자야말로 또 다른 차원의 광인, 즉 중행의 광인이었다.

저자는 광자정신의 이러한 양면성에 주목하면서, 그 맥락이 입체적으로 밝혀질 때 비로소 광자정신의 실질이 제대로 입증될 수 있다고 말한다. 유가 입장에서도 광자를 무조건 비판하고 배척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양명학의 광견관

이렇게 유가는 광자를 후천적 ‘학’을 통해 기질변화가 가능한 교화의 대상으로 본다. 하지만 성인의 말씀이 중심인 ‘학’은 인간행동을 윤리의 틀에 가두는 폐단이 있다. 즉, 극기복례를 통해 예교에 순응하는 윤리적 인간을 재단함으로써 선천적 본성과 자율성을 속박하고, 타고난 좋은 자질이 근간이 되는 창의성의 출현을 가로막아버린다. 양명학의 광견적 문제의식은 바로 여기서 출발한다. ‘학’의 대상인 광이 아니라 광 그 자체가 갖는 긍정성을 잘 살려낸다면, 도리어 진취적이면서도 새로운 영역이 개척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새로운 영역에서 광의 의미 맥락은 양명학의 주창자 왕수인을 비롯해, 이른바 태주학파(泰州學派)로 불리는 후대의 양명좌파 왕기가 성인과 광을 연계하여 이해하는 것이나, ‘동심설(童心說)’을 주장한 이지가 과거를 답습하지 않는 창신적(創新的) 사유를 취득하는 경지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왕수인은 ‘광자흉차(狂者胸次)’를 통해 광자의 높은 기상을 평가함으로써 그 계기를 마련했으며, 이후 왕수인을 높인 이지는 음양론에 입각해 과거 중국의 수많은 위인들을 광견으로 나누어 분석하면서 ‘애광(愛狂)’을 강조했다. 원굉도는 광자와 견자의 진정한 쓰임새, 즉 ‘대용(大用)’의 차원과 용(用)의 덕을 통한 광자관을 전개했다.

양명학도 크게 보면 유학에 속하지만, 이들은 기본적으로 노장사상을 긍정적으로 이해하고, 현실을 외면하지 않은 채 유가가 지배하는 현실의 문제점을 적시하고 비판했다. 또한 장자와 같이 지언의 사유를 제시하지 않으면서도 광의 정신적 역량인 진취성, 대담성, 개방성, 비판정신, 비타협성을 발휘함으로써 기존 유가 사유의 틀 속에서 억압된 인간의 자연본성을 회복시키려 했다.

조선조 유학자들의 광견인식

조선조 유학자들의 광에 대한 태도는 이 책에서 세 가지 관점에서 분석된다. 먼저 자기가 스스로 광이라고 할 때의 광이다. 이런 광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타인을 보고 광이라 할 때는 두 가지 견해가 있다. 하나는 긍정적인 견해고, 다른 하나는 부정적인 견해다. 전자는 그나마 행동이 광적 차원에서 분석될 수 있지만, 그것이 사회적으로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이른바 ‘심광(心狂)’인 경우다. 후자는 주로 유가가 제시한 질서와 법도를 무시하면서 사회적으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이른바 ‘형광(形狂)’에 속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조선조에서는 행동으로 광태를 보인 형광은 그리 많지 않았다. 언뜻 조선이 중국에 비해 땅도 작고 인물도 적었다는 점을 그 원인으로 꼽을 수 있겠지만, 보다 근본적·철학적으로 분석해보면 정주이학이 바로 조선 땅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했기 때문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더구나 중국과 달리 정주이학에 훈도된 조선조 유학자들 가운데선 특이하게도 탈속적인 삶을 지향하면서 지조와 절개를 지닌 견자를―광자보다―더 높이는 경향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 책이 주로 중국에서 진행되어온 기존의 광견 연구와 차별되는 지점도 바로 여기에 있다. 본격적으로 한국서화가들의 광견정신을 논한다는 것. 한국철학사와 서화사에도 광견 성향을 보인 사상가와 서화가들이 엄존했음에도, 현재까지 연구는 충분하지 못했다. 따라서 이 책은 그 공백을 채우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광견의 예술세계
진정성과 주체성의 미학


동양의 철학·미학·예술이 품은 광기와 광자정신은, 자유롭고 독립적인 인간들이 부조리와 교조주의가 판치는 사회에 저항하면서 진정한 자아를 드러내는 원동력이었다. 이 책의 제2부에선 그렇게 자신의 광기를 거침없이 표출한 문인, 화가, 서예가들의 다양한 예술창작 행위의 전모가 흥미진진하게 분석되고 있다. 요컨대 이들은 지난날의 인습과 흔적을 일절 답습하지 않으면서도 자신만의 진정성을 대담하게 발산했다. 저자는 각자의 ‘진아(眞我)’가 내장되어 있는 이들의 천재적 광기야말로 동양의 예술을 보다 다채롭게 만드는 데 기여했다고 적는다.

알다시피 유가의 중화미학은 기본적으로 항상 타자를 의식하지만, 반면 광견미학을 지향하는 이들은 가능하면 타자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고자 했다. 다시 말해, 전자가 집단 속 개인을 강조하는 쪽이라면, 후자는 집단에 매몰되지 않고 주체적 개인을 정립하려는 의도를 품는다. 역사 속에서 수없이 명멸했던 광인과 견자가 자신만의 주체성을 견지하는 미학을 수행할 수 있었던 근본적 배경이 바로 여기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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