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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못 만져본 슬픔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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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못 만져본 슬픔이 있다

[ 양장 ]
강은교 | 창비 | 2020년 11월 05일 첫번째 구매리뷰를 남겨주세요. | 판매지수 192 판매지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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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못 만져본 슬픔이 있다

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0년 11월 05일
판형 양장 도서 제본방식 안내
쪽수, 무게, 크기 140쪽 | 232g | 120*188*20mm
ISBN13 9788936424510
ISBN10 8936424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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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저자 소개 (1명)

연세대학교 영문학과 및 같은 학교 대학원 국문학과를 졸업했으며, 1968년 [사상계]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했다. 시집 『허무집』, 『풀잎』, 『빈자일기』, 『소리집』, 『붉은 강』, 『오늘도 너를 기다린다』, 『벽 속의 편지』, 『어느 별 위에서의 하루』, 『등불 하나가 걸어오네』, 『시간은 주머니에 은빛 별 하나 넣고 다녔다』, 『초록 거미의 사랑』, 『네가 떠난 후 너를 얻었다』, 『바리연가집』이 있다. 그 밖... 연세대학교 영문학과 및 같은 학교 대학원 국문학과를 졸업했으며, 1968년 [사상계]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했다. 시집 『허무집』, 『풀잎』, 『빈자일기』, 『소리집』, 『붉은 강』, 『오늘도 너를 기다린다』, 『벽 속의 편지』, 『어느 별 위에서의 하루』, 『등불 하나가 걸어오네』, 『시간은 주머니에 은빛 별 하나 넣고 다녔다』, 『초록 거미의 사랑』, 『네가 떠난 후 너를 얻었다』, 『바리연가집』이 있다. 그 밖에 산문집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무명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추억제』, 『그물 사이로』, 『잠들면서 잠들지 않으면서』 등이 있다. 한국문학작가상, 현대문학상, 정지용문학상, 유심작품상, 박두진문학상, 구상문학상 등을 받았으며, 현재 동아대학교 명예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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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새벽 예배를 드리러 가는 고모」중에서

출판사 리뷰

파격적인 형식과 무가를 활용한 독특한 음악성
소외된 존재를 따뜻하게 보듬는 위로의 숨결


‘강은교의 시세계를 응축한 결정체’라 이를 만한 이번 시집은 우선 형식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시인은 모든 시의 제목을 작품 뒤에 붙이는 파격을 선보이는데, 제목에 대한 편견이나 선입견 없이 열린 시각으로 자유롭게 작품을 읽기를 바란 의도가 엿보인다. 시각적 효과를 주는 시행의 배열도 파격적이며, 무가의 형식을 빌려 음악성이 두드러지는 점도 돋보인다. 형식 실험을 시도하며 끊임없이 시세계를 벼리는 시인의 열정이 독자에게도 뜨겁게 가닿을 것이다.

이 시집은 또한 삶의 비애 속에서 허덕이는 여린 존재들의 내면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들로 가득하다. 특히 2부와 4부에서는 “어찌 찾으리이까 어찌 찾으리이까/뼈마디도 시려워서 살마디도 시려워서”(「거기」), “게 누가 날 찾는가/천리 아비인가/만리 어미인가”(「그가 문득 뒤돌아본다」) 같은 황천무가(黃泉巫歌)의 구슬픈 가락이 사무치게 흐른다. “빨래 흐르는 소리”며 “그림자 여무는 소리”(「연꽃 미용실」), 삶의 미세한 떨림과 기척 속에서 “심장을 두드리는 은수저 소리도 아득히/뼈마디 살마디 이불 터는 소리도 아득히”(「명순양의 결혼식」) 들려온다. 연민의 손길로 “아직도 못 만져본 슬픔”을 어루만지고 “아직도 못다 들은 비명”(「아직도 못 가본 곳이 있다」)에 귀를 기울이는 시인은 주술적인 언어를 살려 세상 만물에 “정념의 소리길”(시인의 산문)을 열고서 생명과 평화를 희구하는 애끓는 탄식의 저 소리, “죽음 사이를 지나가며 소리 지르는”(「아름다운 시간」) ‘아야아’를 끊임없이 반복한다.

사랑과 생명의 근원으로서 여성의 삶을 노래해왔던 시인은 ‘바리, 유화, 희명, 운조’ 같은 인물을 호명했다. 이번 시집에는 ‘피붙이’ 같은 ‘운조’ 외에 “세상을 잡으려고 흘러”(「흘러라, 고모여」)가는 ‘당고마기고모’가 새롭게 등장한다. 설화의 주인공이거나 역사적 인물이거나 가상의 인물인 이들은 한결같이 작고 낮고 쓸쓸한 존재이다. 시인은 이들의 목소리를 빌려 “시드는 것들의 위대함”과 “지는 것들의 황홀함”(「시월, 궁남지」)을 노래하며 소외된 존재들의 아픔과 슬픔을 쓰다듬는다. 시인 자신은 “삶이 죽음이 되던, 또는 죽음이 삶이 되던 순간”(「코」)의 세월을 살아오는 동안 “늙고 늙었으나” 비로소 “장대하게 장대하게 펄럭이리”(「청계폭포」)라는 믿음에 기대어 “기쁨과 감사의 성소/황홀과 불멸의 성소/은총과 행복의 성소”(「복숭아밭에서 노는 가족」)에 가녀린 영혼들의 상처를 아물리는 맑은 등불을 내건다.

반세기가 넘는 세월을 오롯이 시의 외길을 걸어온 시인은 아직도 “너를 찾아 네 속으로, 나를 찾아 내 속으로 여행 중, 순례 중”(시인의 산문)이다. 어느 자리에선가 “제대로 써보고 싶다는 문학의 꿈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고 말했던 시인은 이제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여행”(「봄 기차」)을 떠날 채비를 차린다. 죽음과 허무의 세계를 건너 사랑의 기도로 세상의 모든 존재들을 품어 안는 따사로운 생명의 세계를 향해 나아간다. 그곳은 아마도 “자유리 평화읍 자비군 은총동”(「라일락 핀 동네」)일 것이고, 그곳에서 마침내 “시의 몸에 핏줄을 통하게 하는”(시인의 산문) 그리운 ‘애인’을 만날 것이다. 그리고 저물녘, “부활의 동굴”(「명순양의 결혼식」) 속에서 들려오는 “희망의 연둣빛 목소리 하나”(『벽 속의 편지』 개정판 「다시, 시인의 말」), 맑고 아름답다.

시인의 산문 중에서

쓴다는 것은 끊임없는 정지, 또는 비상(飛翔)의 접속이다.
접속의 여행이다.
또는 사유의 ‘무한선율’과 그 변주, 풍경들의 접속과 그 확산.

쓰는 시간, 그것은 끊임없는 접속의 시간 속에 놓여 있다,
접속한 다음 통합하는 시간 속에서 꿈꾼다.

그래, 나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아직도 여행 중, 순례 중. 너를 찾아 네 속으로. 나를 찾아 내 속으로 여행 중, 순례 중. 이미지들이 떠도는 골목골목을 들여다보며 어느날은 여신이 된 옛 여인, 바리, 당고마기고모를 만나기도 하고, 나의 피붙이 운조를 만나기도 한다.

누구인가 소리친다.
거기서 언어의 물길을 솟아나게 하라. 그 물길이 소리길이 되어 달리는 것을 참을성 있게 기다려라. 온밤을 기다려라. 온 해를 기다려라. 임종의 한마디로 울릴 때까지 기다려라.

모든 여행은 이 영원회귀의 사막에서 우연의 현재를 필연화하려는 몸부림이다. 너의 현재, 갈수록 우연임을 깨달으라, 네게 쓰러져 누운 시의 입술, 감성의 입술, 정념의 입술을 찾아 헤매라. 우연히 집어든 언어 하나가 필연의 허리 속으로 우연의 언어 둘을 끌고 갈 때까지. 그것이 정념의 소리길이 될 때까지.

다시 여행이다.
내 시는 여행의 몸이다. 순례이다. 뼈다. 살(肉)이다.
다이달로스의 미로, 무한통로이다.

시인의 말

무엇인가―
휘익―
지나갔다―

내 눈 가장자리로―

지금―

2020년 가을
강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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