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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 인간 섬 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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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공제 장 지글러 시리즈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 인간 섬 세트

[ 전2권 ]
장 지글러 저/유영미, 양영란 | 갈라파고스 | 2020년 10월 16일 리뷰 총점9.6 정보 더 보기/감추기
  •  종이책 리뷰 (13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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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 인간 섬 세트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10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416쪽 | 564g | 145*210*30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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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품의 구성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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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유엔 식량특별조사관이 아들에게 들려주는 기아의 진실

    개정증보판

    장 지글러 저/유영미 역 | 갈라파고스 | 2016년 03월 21일

    11,520(10% 할인)

  • 인간 섬

    인간 섬 장 지글러가 말하는 유럽의 난민 이야기

    장 지글러 저/양영란 역 | 갈라파고스 | 2020년 10월 15일

    11,700(10% 할인)

책소개

목차

저자 소개 (3명)

스위스의 사회학자이자 유엔 인권이사회 자문위원. 프랑스 소르본대학교와 스위스 제네바대학교 사회학과에서 강의를 했으며, 제네바대학교 제3세계연구소 소장을 지냈다. 1981년부터 스위스 연방의회 사회민주당 의원직을 맡았고 2000년부터 2008년까지는 유엔 인권위원회 최초 식량특별조사관으로 활동하면서 전 세계 기아의 실태를 파헤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실천적인 사회학자로 유명하며, 사회 구조 속에서 발생하는 빈곤과... 스위스의 사회학자이자 유엔 인권이사회 자문위원. 프랑스 소르본대학교와 스위스 제네바대학교 사회학과에서 강의를 했으며, 제네바대학교 제3세계연구소 소장을 지냈다. 1981년부터 스위스 연방의회 사회민주당 의원직을 맡았고 2000년부터 2008년까지는 유엔 인권위원회 최초 식량특별조사관으로 활동하면서 전 세계 기아의 실태를 파헤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실천적인 사회학자로 유명하며, 사회 구조 속에서 발생하는 빈곤과 불평등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글을 썼다. 쓴 책으로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굶주리는 세계, 어떻게 구할 것인가?》, 《유엔을 말하다》, 《인간의 길을 가다》 등이 있다.
연세대학교 독문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아동 도서에서부터 인문, 교양과학, 사회과학, 에세이, 기독교 도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번역 작업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더 클럽』, 『삶이라는 동물원』, 『안녕히 주무셨어요?』, 『부분과 전체』, 『소행성 적인가 친구인가』, 『지금 지구에 소행성이 돌진해 온다면』,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감정 사용 설명서』,... 연세대학교 독문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아동 도서에서부터 인문, 교양과학, 사회과학, 에세이, 기독교 도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번역 작업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더 클럽』, 『삶이라는 동물원』, 『안녕히 주무셨어요?』, 『부분과 전체』, 『소행성 적인가 친구인가』, 『지금 지구에 소행성이 돌진해 온다면』,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감정 사용 설명서』, 『인간은 유전자를 어떻게 조종할 수 있을까』, 『내 몸에 이로운 식사를 하고 있습니까?』, 『엄마, 나는 자라고 있어요』, 『여자와 책』, 『평정심, 나를 지켜내는 힘』, 『나는 왜 나를 사랑하지 못할까』 등이 있다. 2001년 『스파게티에서 발견한 수학의 세계』 로 과학기술부 인증 우수과학도서 번역상을 수상했다.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파리 제3대학에서 불문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코리아 헤럴드] 기자와 [시사저널] 파리 통신원을 지냈다. 옮긴 책으로 『철학자의 식탁』, 『작가들의 비밀스러운 삶』, 『혼자가 아니야』, 『꾸뻬 씨의 핑크색 안경』, 『페스트와 콜레라』, 『상뻬의 어린 시절』, 『탐욕의 시대』, 『잠수복과 나비』, 장 지글러의 전작 『탐욕의 시대』, 『굶주리는 세계, 어떻게 구할 ...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파리 제3대학에서 불문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코리아 헤럴드] 기자와 [시사저널] 파리 통신원을 지냈다. 옮긴 책으로 『철학자의 식탁』, 『작가들의 비밀스러운 삶』, 『혼자가 아니야』, 『꾸뻬 씨의 핑크색 안경』, 『페스트와 콜레라』, 『상뻬의 어린 시절』, 『탐욕의 시대』, 『잠수복과 나비』, 장 지글러의 전작 『탐욕의 시대』, 『굶주리는 세계, 어떻게 구할 것인가』, 『빼앗긴 대지의 꿈』을 번역했으며 『미래중독자』, 『물의 미래』, 『빈곤한 만찬』, 『식물의 역사와 신화』, 『빨간 수첩의 여자』, 『프랑스 대통령의 모자』, 『센트럴 파크』, 『잠수종과 나비』, 『공간의 생산』, 『그리스인 이야기』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또한 김훈의 『칼의 노래』를 프랑스어로 옮겨 갈리마르 사에서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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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주간우수작 장 지글러가 난민에 관하여 말하고 싶은 것들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h*******c | 2020-11-01 | 신고

 

올해 109101번째 노벨평화상 수상자는 UN 세계식량계획(World Food Programme, WFP)이 선정됐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선정 이유로 신종 코로나19 유행 속에서도 세계 88개국의 1억 명에 가까운 사람들에게 식량 불안과 기아 퇴치를 위해 노력한 점을 높이 평가하며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 최고의 백신은 식량이라고 강조했다.

스위스의 사회학자 장 지글러(이하 ’)2000년부터 20084월까지 WFP의 초대 특별조사관을 역임했다. 현재 장은 소르본대와 제네바대에서 강의하며, 기아·빈곤 퇴치와 난민 구제를 위해 활동하고 있다.

히 장은 탐욕의 시대,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등을 통해 다국적 자본이 어떻게 가난한 사람들을 착취하고 노동자의 인권을 유린하는지 고발해 큰 울림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그는 이 시대 살아있는 양심이요 행동하는 지성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 장 지글러 교수

 

이번 신간은 그리스 영해의 섬들에 마련된 난민 캠프, 일명 핫 스폿을 돌아보고 난민들이 어떤 대우를 받고 있는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를 직접 조사하고 기록했다.

20195, 장은 유엔인권이사회의 자문위원회 부위원장 자격으로 그리스 레스보스 섬을 방문했다. 레스보스섬은 시인 사포의 고향으로 유명하며, 현재 10만 명이 거주한다. 그중 절반은 주도 미틸레네에 산다. 에게해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섬 중 하나다.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20154,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와 그리스 정부는 협약을 맺어 에게해의 섬들 가운데 소아시아(터키 쪽)에 가장 가까운 섬 다섯(레스보스, 코스, 레로스, 사모스, 키오스)을 선정하여 난민 캠프로 삼았다. 즉 시리아, 아프가니스탄을 비롯하여 파키스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등지에서 절망을 피해 몰려오는 난민들을 받아들이는 곳이다.

 

카불에서 테러범이 던진 폭탄에 자식의 몸뚱아리가 갈기갈기 찢어지는 걸 목격한 아버지라면, 모리아 수용소의 상황이 얼마나 처참하건, 아직 살아 있는 나머지 자식들을 데리고 도망치기 마련이다. 터키군의 포격으로 집이 잿더미로 변했는데 기적적으로 가족들이 그 참극을 면하게 되었다면, 코반에 사는 쿠르드족 어머니에게는 머릿속에 딱 한 가지 생각밖에 없다. ‘당장 아이들을 데리고 도망치자. 에게해 핫 스폿에 대해 아무리 흉흉한 소문이 돈다 하더라도, 아이들을 살려야 하니까.” - 168

 

유엔고등난민판무관 사무소에 의하면 201911월 현재 다섯 군데의 핫 스폿에 수용된 난민은 모두 34500명이다. 이 중 3분의 2는 여성과 아동들이다. 핫 스폿 모두 합해서 정원이 최대 6400명이지만 이미 35천여 명 들어와 정원이 5배나 초과됐다. 이로 인해 거주 환경은 나날이 열악해지고 있다.

레스보스에서 난민들은 미틸레네에서 멀지 않은 작은 마을 모리아에 모여 산다. 모리아에는 수많은 올리브나무가 둘러싸고 있어 난민 캠프는 일명 올리브나무 숲 캠프라고 불리기도 한다. 언뜻 캠프 이름이 시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실상을 알고 나면 전혀 그렇지 않다.

 

모리아 캠프에서 난민들은 기약없이 열악한 환경을 견뎌내야 한다


캠프에 도착하면 비닐 덮개, 삽과 괭이 등 지표면을 고르는 데 필요한 몇 가지 연장만 주어진다. 나머지는 알아서 거처를 마련해야 한다. 난민수가 늘어나더라도 나무가 가로막고 있으니 주거 지역이 그만큼 늘기 어렵다. 나무를 베어내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농부들의 생계 수단이 올리브나무이기 때문에 다툼이 잦아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특히 공동 수도와 화장실은 사람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샤워나 목욕은 고사하고, 따뜻한 물을 구하기도 어렵다. 밤에 멀리 떨어진 공동 화장실까지 오가는 여성들은 몹쓸 짓을 당하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 바로 텐트 근처에서 용변을 본다. 악취도 심하지만, 비가 내리면 오물이 넘쳐나 위생상 최악이다. 식량 배급은 몇 시간씩 줄을 서야 겨우 받을 수 있고, 줄이 끊기는 날도 많으며, 배급받아도 먹기 어려울 정도로 상한 것도 부지기수다.

난민들이 캠프에 도착해서 망명 신청을 하더라도 유럽연합 망명지원사무소와의 면담 일정이 너무 늦게 잡힌다.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 동안 하염없이 기다려야 한다. 망명이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더욱 드물다. 우리의 경우를 되돌아보더라도 2018년 예맨 난민 신청자 484명 중 난민으로 인정된 사람은 겨우 2명에 불과했다.  

 

난민들은 목숨을 걸고 고무보트에 의지한 채 바다를 건넌다

 

장은 이처럼 난민이 처한 현실을 고발하는 한편, 이들이 누려야 할 인권과 망명권을 지키고 현재 처한 상황을 개선하려고 관계자들을 만나 끊임없이 설득하고 협의한다. 이와 함께 자신의 우군이 되고 여론을 이끌어 줄 시민단체와 독자들을 위해 세련되고 능준한 솜씨로 기록하고 폭로한다.

1934년생인 장은 올해 85살이다. 이토록 고령의 나이에 먼 곳의 캠프를 직접 둘러보고 이 책까지 써내다니, 나로선 흉내조차 힘든 그의 노익장에 경외심마저 우러날 지경이다. 이는 곧 난민과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뜨거운 인간애가 없다면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이다.

책의 원제는 유럽의 부끄러움, 레스보스(Lesbos, La honte de l’Europe). 우리말로 옮긴 양영란 선생은 인간 섬으로 번역했는데, 이는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

영국의 존 던은 1623년 겨울 병에 걸려서 회복되기까지 육체적, 심리적 변화를 묵상 일기 형식으로 담아냈다. 이 중에 묵상 17편을 보면 인간은 섬이 아니다라는 내용이 나온다

 

어떠한 인간도 그 자체로 완전한 하나의 일 수는 없다. 모든 사람은 바다에 떠있는 대륙의 일부이다. 하나의 흙덩이가 바닷물에 씻겨 사라지면, 유럽은 그만큼 작아진다. 육지 끄트머리가 사라지고, 당신 친구들의 소유지가 사라지고, 당신 자신의 소유지가 사라지는 것과 같다. 그렇게 한 인간의 죽음은 나를 작게 만드는 것이니, 나는 인류 안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 존 던, 인간은 섬이 아니다

 

지난 2016년 영국의 브렉시트(Brexit) 국민 투표를 앞두고 인간은 섬이 아니다라는 말이 화제가 됐다. 결국 영국은 브렉시트 찬성, 즉 섬으로의 복귀를 택하는 것으로 끝났다. 자국을 위한 선택이었겠지만, 그 결과는 세계 경제에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최근 모리아 캠프에 안타까운 소식이 있었다. 지난 98일 큰 화재가 발생해 캠프가 거의 전소됐다는 것. 12천 여 명에 이르는 난민들의 삶의 터전이 하루아침에 잿더미로 변했다. 캠프에는 20169월에도 화재가 발생한 바 있다. 2015년 캠프가 설치된 이래 난민 수는 20163~4천 명 선에서 최근 12천 명 가까이, 4년 새 무려 4배나 늘어났다.

 

모리아 캠프에 화재가 발생해 난민들이 급히 대피하고 있다

 

페허로 변해버린 모리아 캠프

 

그리스 총리는 새 캠프를 신속히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두 차례 화재 모두 방화로 추정되고 있어 난민들의 불안감은 쉽사리 가시지 않을 것이다. 더욱이 캠프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보건상의 문제도 심각해지고 있다.

레스보스를 비롯한 핫 스폿은 말 그대로 인간 섬을 상징한다. 유럽의 고립주의와 세계의 양극화 문제는 각국의 첨예한 이해와 자본 논리로 복잡하게 엉켜 있다. 우리는 인간 섬의 막힌 고리들을 과감히 풀어헤쳐야 한다. 장은 "유럽의 (고립주의) 전략은 심각하게 부도덕하다"고 질타하면서 "끝 모를 위선"에 빠져있다고 고발한다. 이어 장은 다음과 같이 시민이 함께 할 수 있는 실천방안을 제시한다.

 

유럽연합은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구축물이다. 그런데 민주주의엔 무력함의 원칙 따위는 있을 수 없다. 우리 시민들은 부끄러움의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 우리가 나서서 역학 관계를 전복시키자. 우리는 여론을 결집시키고, 우리의 투쟁을 각오해야 한다. 유럽의 도덕적 토대를 와해시키는 공포 전략을 상대로 전쟁을 선포하자.
우리 유럽 민족은 반난민 국가들에게 제공하는 지원금의 즉각적인 중단을 관철시켜야 한다.

우리는 유럽 대륙 어디에서나 보편적 망명권이 엄중하게 존중될 것을 요구해야 한다.

우리는 모든 핫 스폿을 어디에 설치되어 있는 것이건, 즉각적이고 결정적으로 폐쇄할 것을 요구한다. 그곳이 바로 유럽의 치부이기 때문이다.” - 171

 

존 던이 수백년 전 말한 대로 모든 사람은 바다에 떠있는 대륙의 일부이기에 난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곧 특정 국가나 한 대륙 만의 문제가 아닌 인류 모두의 숙제가 아닐 수 없다.

장의 글은 내게 앞으로 지켜가야 할 가치, 즉 인류의 공동 번영과 공동선에 대해 다시 성찰해보는 뜻깊은 계기를 안겨주었다. 나는 이 책으로 머나먼 모리아의 난민들이 처한 현실을 생생하게 목격할 수 있었다.

아울러
수많은 난민들이 왜 생겨나는지 같은 사회구조적인 문제에서부터 이들을 섬에 가둬놓는 유럽연합의 반인간적 행위 그리고 그리스와 터키의 경찰과 해안경비대, 난민 사무소 등 얽히고설킨 검은 커넥션까지 헤아려볼 수 있었다.

끝으로 WFP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열렬히 축하드린다. 이는 곧  장을 비롯해 지난한 시간 동안 세계의 기아와 빈곤, 그리고 난민들을 위해 투쟁하고 헌신해온 모든 이들의 노력에 대한 보답이기도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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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주간우수작 인간성 회복을 위한 단호한 선언 -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를 읽고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n****o | 2020-11-01 | 신고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La Faim Dans le Monde Expliquee a Mon Fils)

: 유엔 식량특별조사관이 아들에게 들려주는 기아의 진실

지글러(Jeon Ziegler) 지음 | 유영미 옮김 | [갈라파고스]




‘인간성 회복을 위한 단호한 선언’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를 읽고



가을에 발표된 노벨평화상은 세계식량계획(World Food Programme, WFP)에게 주어졌다. 조직은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 관련조직으로, 1963년에 창설되어 기아와 식량 안보를 책임지는 인도주의 기관으로 성장했다. 이들의 수상은 굶주림을 전쟁과 갈등의 무기로 활용하는 것을 막음으로써 분쟁지역에서 평화의 조건을 마련 공로로 결정되었다. 한편 이러한 국제조직의 존재와 활동은 우리가 해결해야할 과제가 여전히 우리 앞에 놓여있음을 알려주기도 한다. 지금도 누군가는 배고픔 속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반면, 다른 누군가는 태어나서 삶을 마감할 때까지 가난과 배고픔이란 단어를 평생 이해하지 못하는 존재로 살아간다. 대체 이런 일이 발생하는지 누구나 한번쯤은 의문을 가져보았을지 모른다. 이런 의문을 던져본 적이 없다면, 이를 당연하게 생각해왔다는 것일까 자문해본다. 역사 속에서 찬란했던 문명을 일군 아프리카와 남미의 고대 왕국이 오늘날 굶주린 아이들로 넘쳐나는 곳이 이유는 무엇일까. 인간이 이룩한 과학기술의 발전이 약속한 물질적 풍요는 지금도 10 미만의 아이들이 5초에 1 굶어 죽어가는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하는지 궁금했다. 지글러의 저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이러한 물음들을 나에게 던졌주었고, 책을 읽으며 나만의 답을 찾고자 했다.    


     지글러는 스위스 출생의 제네바 교수로 사회학자이자 기아문제 전문가로 활동하는 인물이다. 앞서 언급한 유엔의 WFP(세계식량계획)에서 조사 자문 활동을 하며 기아로 고통받는 세계의 아이들과 만나고 현장을 목격했다. 책을 이후에는 유엔의 식량특별조사관으로도 활동했다. 저자가 집필하던 당시에는 사막화 방지 협약에 소속되어 지구의 사막화 방지 활동에도 참여하는 중이었다.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유엔 기구에서 일하는 아빠와 아들이 나누는 대화의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간결한 대화로 이루어져 있어서 복잡하고 다양한 주제에 대해 독자가 접근하기 쉬우며, 저자가 염두에 두고 있는 문제들의 본질을 이해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우선 저자는 오랜 현장 경험을 통해, 대를 이어 고착화된 불평등에 의문을 품었을 같다. 소들에게 주는 곡물 사료는 남아도는데 인간은 굶주려야 할까? 무고한 아이들이 태어나자마자 생존의 위기에 처하고, 고통받으며 죽어가는 현실이 과연 정의로운 세계일까? 저자는 스위스인이면서 스위스 다국적 기업 네슬레의 문제를 곧바로 비판하기도하고, 유럽인이면서도 유럽을 식민지 약탈자라고 서슴없이 표현한다. 세계 현장을 누비며 목격한 인류의 삶의 단면 고스란히 저자의 문제의식을 통해 책에 진지하게 때로는 도발적일 정도로 솔직하게 담겨있다.


     책의 원저가 출판된 해는 1999년이고, 국내에 번역 소개된 것이 2007년이다. 이로부터 13년이 지난 지금, 세계의 기아 문제가 얼마나 개선되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전세계의 빈부격차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는 단서나, 끊이지 않는 테러와 난민의 증가는 인간에만 주목해봐도 삶의 조건이 나아졌다는 확신을 갖기 어렵다. 특히 저자의 언급에 따르면, 2005 기준으로 세계인구의 7분의 1 달하는 8 5 명이 만성적 영양실조 상태에 놓여 있다. 분명히 지구의 일정 인구는 더욱 가혹한 생존조건 속에 처해있다. 올해 전세계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몸살을 앓았다. 이것은 기본적인 생존 여건 속에서 살지 못했던 이들이 팬데믹 이후, 보다 어려운 생존 여건으로 밀려났음을 암시한다. 많은 이들이 관심과 돌봄의 사각지대에 놓여 내일을 기약하지 못한 생활을 이어나가야 한다는 의미다. 지글러의 책은 우리가 회피하고 외면하며 추상으로만 머물던 기아문제를 독자의 안에서 느낄 있는 구체적인 모습과 질감으로 전달한다. 우리는 얼마나 심각한 부조리 속에서 자연스럽게 살아가고 있는가. 우리 지구에서 그토록 많은 (인간에 의한) 비극이 발생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눈물이 마르지 않은 아이의 얼굴이 담긴 표지를 보면서 여러 가지 의문이 들었다. 우리가 책에 담긴 진실을 알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책장을 넘기기 전에 내가 저항감을 느꼈던 점이 바로 질문이었다. 지금 당장 나와 무관해보이는 불편한 진실을 알아야 할까? 지글러의 책을 읽으며 줄곧 질문이 나를 따라다녔다.



인간은 배양접시의 미생물이 아니다


     지글러는 기아가 순수하게 문제 자체로서가 아니라 정치적으로 이용당하는 현실을 고발한다. 북한의 사례처럼 기아가 정치적으로, 그리고 국가 테러의 도구로서 사용되기도 한다. 네슬레의 사례처럼 일개 국제 기업이 국가와 영토의 경계를 넘어, 굶주리는 아이들을 담보로 기업의 경제적 이윤을 보호하는데 기아를 이용하기도 한다. 뿐만아니라 이와 관련하여  미국의 CIA 같은 권력기관이 국가의 주권을 침해하고 쿠데타를 유도하고 내정 간섭을 하도록하는 단초를 제공하기도 했다.  분명한 것은 이렇게 기아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고 고통받으며 살아가야하는 이들을 이용하는 주체가 역사적으로 언제나 존재해왔다는 점이다. 저자는 이러한 현상을 만들어내고 이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이론적인 근거를 제공한 인물로 토마스 맬서스를 지목한다.


     18세기 영국의 성직자인 맬서스는 단순한 수학을 분별없이 적용하여 인구법칙에 관한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에서 맬서스는 인구수가 가난과 기아같은 현상으로 자연스럽게 조절될 있다는 자연도태설 주장했다. ‘세계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서 25 마다 수가 두배로 성장하지만, 식량의 증가는 산술적으로 증가할 이라는 주장이다. 그리고 세계 인구가 생존 환경의 여러 조건에 의해 자연스럽게조절된다는 것을 말했다. 질병과 배고픔, 그밖의 환경적인 제약에 의해 인구수가 조절될 것이라는 믿음을 사람들에게 심어주었고 지식인들 사이에 전파되어 크게 공감을 얻었다. 맬서스가 주장의 이면에는 무의식적인 인종차별주의가 반영되어 있다. 주장이 심각한 문제가 되는 이유는 생존하는 인구집단에 속한 관점에서 도태되는 인구 집단의 고통을, 그럴 수밖에 없는 당연한 것으로 간주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이론은 여기에 동조하는 이들에게 양심의 가책을 덜어주는 이론으로 기능했다. 유럽의 백인우월주의적 관점이 노골적으로 담긴 이론이었는데도 말이다. 하지만 유럽의 지식인 사회에서 이론이 보여준 영향력은 실제로 엄청났다. 이론의 기저를 이루는 시각은 인간을 마치 시험실에서 배양하는 미생물로 바라보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보인다. 하지만 인간은 특정한 의도로 배양접시 속에서 수가 조절되는 미생물이 결코 아니다.   


     프랑스 혁명이 발생했던 1789년에 영국에서는 성직자였던 맬서스가 인구법칙에 관한 논문을 발표했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맬서스의 이론은 인류가 인간다움을 지킬 기회에서 한층 멀어지는데 영향력을 발휘했다. 이론에 동의하는 자본가 권력자들이 마음 속에 품고 있던 무의식적인 인종차별주의에 정당성을 인정해준 셈이었다. 인간을 심각한 위기 상황으로 내몰게 현실을 외면하고, 이들에게 죄책감을 덜어주게 계기가 것이다. 여기에서 맬서스의 자연도태설 자본가와 권력자들에게 양심의 가책을 덜어준 이론적 근거가 것은, 프로테스탄티즘이 북미의 자본주의 형성에 미친 과정을 떠올리게 한다. 막스 베버는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에서 금욕적인 도덕관에 기반한 프로테스탄티즘이 기업인들의 제한없는 부의 창출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심리적인 불편함을 덜어주는 결과를 낳았다는 데에 주목했다. 기업가들이 신의 소명과 섭리 개념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해석할 여지를 주었다는 것이다. 결과 근면 성실한신자이자 자본가들이 기업활동을 통한 부의 창출과 축적 행위를 신의 축복으로 바꾸어 놓은 셈이었다. 이것은 북미의 기업인들이 성실하게 일한 결과 획득한 부는 신의 섭리에 의해 부를 누릴 자격이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그렇기에 부유해진 자본가들은 수익의 10분의 1 혹은 이상을 기꺼이 교회에 내놓았을 것이다. 칭찬과 존경을 몸에 받으면서 말이다.


      맬서스의 이론 역시 자본 증식에만 눈이 거대기업가들의 책임과 양심의 가책을 덜어주는 이론적 수단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미국의 자본주의 형성에 미친 프로테스탄티즘의 역할과도 일면 유사한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생각해볼만한 점은 맬서스의 자연도태설과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적 해석의 실질적인 수혜자들이 시대를 넘어 상당 부분 겹쳐 보인다는 점이다. 자본 권력과 정치 권력을 손에 쥐고 있는 이들에게 가지 이론은 매우 유리하게 활용될 있는 근거를 제공했다고 이해된다. 저자에 따르면 분명히 지구에는 모든 사람이 먹고 남을 있는 식량이 충분히 있다고 한다. 심지어 120 명까지도 먹여 살릴 있는 충분한 식량이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남는 식량을 공평하고 고르게 나누지 않고 있는 이유는 사회구조의 문제에 있었다. 소말리아의 사례처럼 소수의 군벌 세력이 사람들의 식량과 부를 가로채어 독점하거나, 브라질의 금융과두제에 속한 이들은 많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굶주림에 시달리는 아이들을 제대로 보고 있지 않았다. 알면서도 무감각하게 회피하는 것이다. 생존의 어려움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에 대한 자본 정치 권력의 무감증은 맬서스와 동조자들이 지니고 있던 인종차별적, 백인우월주의적 시각의 연장선에 있다고 본다. 문제를 곧바로 해결할 있는 이들에게 당장 내일의 삶을 기약하기 힘든 10 여명의 운명은 추상에 불과했다. 지금도 선진국의 소들은 넘쳐나는 곡물로 배를 채우고 있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굶주리고 있는 이유일 것이다.       

     


인간이 안고 있는 대부분의 문제는 당연하거나 우연한 사건이 아니다


     책을 읽고나서 생각은 세계를 지배하는 소수의 정치 권력과 자본 권력이 언제나 피지배층의 삶을 손안에 쥐고 있었다는 점이다. 특히 팽창주의적 제국주의 시대에서부터 현재까지만 보아도 이름과 모습을 달리 왔을 여전히 피지배세력에 대한 지배세력의 영향력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게다가 이제는 과학기술의 발달로 이들의 영향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본 권력은 제국주의 시대 이후 냉전구도를 만들어 세계를 장악했고, 신자유주의를 도입하여 이윤을 얻기 위한 자유시장의 자유 지키기 위해 지구환경 생명의 다양성을 극단적으로 이용했다. 결과 생태계를 무차별적으로 파괴해왔고, 극심한 빈부격차를 양산해냈다. 그러므로 우리가 대를 이어 물려주는 빈곤과 기아, 테러리즘과 환경 난민을 포함한 제반 문제는 결국 자본과 권력을 지닌 세력이 만들어 하나의 패키지 상품처럼 보인다. 이런 현상들은 결코 신의 결정이나 신탁에 의해 주어진 운명도, 혹은 우연한 사건들이 아니었다. 힘을 가진 소수 혹은 집단이 기획한 일들의 결과물이었다. 이들은 세계은행, 세계무역기구, 혹은 국제통화기금, 시카고 곡물거래소나 월가의 금융자본가들 같이 시대와 지역별로 다른 이름과 모습을 하고 우리 앞에 나타난다. 그리고 집단에 결탁하여 이들의 손발이 되고 이들의 이익에 복무하는 소말리아의 군벌과 같은 정치 권력이 이들에 힘을 더할 뿐이었다.


     분명히 해두자면 나는 기관들 자체를 단순히 악마화하는 것이 아니다. 기관들의 권력자들이 보여주는 판단, 그리고 이들의 행보를 비판하고자 한다. 이들은 지금 당장 세계의 기아문제를 해결하기로 마음먹으면 해결할 있는 자들이다. 자신과 같은 존재들에 대한 존중과 관심 없이 이윤극대화라는 가지 원칙에만 충실한 이들의 처신을 문제삼는 것이다. 우리가 매일 접하는 뉴스에서 개별적으로 보이는 현상들이 사실은 이렇게 거미줄처럼 밀접하게 서로 연결되어 있고, 세계를 조종하는 보이지 않는 자장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다. 우리가 인간성의 위기에 도전을 받는 모든 현안들이 서로가 개별적이고, 독립적으로 보이는 사건들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자각이 들었다. 다시 말해 신자유주의, 세계화/글로벌화, 공기업 민영화, 불평등, 근본주의자들에 의한 테러, 난민 발생, 도시와 농촌 사회의 격차 증가, 도시인구 빈민화, 그리고 우리가 매일 관찰하는 도시의 젠트리피케에션 마저도 모두가 누군가의 이윤극대화라는 목적에 부합하는 하나의 패키지 기획의 결과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압력으로 세계 은행 총재의 자리에서 사임한 김용 총재의 사례를 보아도, 기관들이 자본 권력의 이익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있다. 전체에서 빛을 발하는 지글러의 통찰은 사실 대부분의 독자들에게 불편한 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책은 이해하기 쉽고 가벼운 대화체 형식으로 쓰여 있지만 저자가 전달하는 진실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배고픔의 숙명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책을 읽기 전에 나에게 물었던 질문은 우리가 이렇게 불편한 진실을 알아야 할까였다. 나름의 이유를 찾아본다면, 우선 우리는 이러한 진실을 학교에서는 결코 배우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에서 날마다 기아와 영양실조로 죽어가는 아이들에 관한 진실은 유럽인들 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동쪽 끝에 있는 나에게는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는 세계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처한 삶의 조건은 인류가 처해있는 인간의 조건 생태계 모두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라고 생각한다. 이들의 삶과 나의 삶은 결코 무관할 없다. 하지만 우리는 멀리 떨어져 있다 이유로, 그리고 우리의 무지로 인한 책임 회피를 당연시하고 이를 자연스럽게 내면화하고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굶주림과 관련한 문제는 복합적인 문제의 가지 단면일 뿐이다. 조금만 따저보면 많은 사람들이 점에 동의할 것이다. 기아문제는 우리가 빈곤의 문제, 보건 위생 문제, 그리고 인권 문제 그리고 생태계 환경문제 등과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러므로 개별적인 현상을 파악하는 단계를 넘어 다양한 현상들을 보다 시각에서, 하나의 복합적인 양상으로 바라보아야 같다. 영양섭취, 기아 문제는 결국 일상에서 발생하는 개별적이고 우발적 사건이 아니라, ‘지구적인 규모의 사회정치적 권력의 문제였다. 그러므로 우리가 진실을 회피하지 않고 진실을 제대로 안다는 , 또는 최소한 알려고 노력하는 마음가짐은 자본 권력에 대항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전제다. 이것은 타인에 대한 공감과 연대를 지켜내기 위한 출발점이며, 결국 나를 돌보고 구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우린 불편한 진실들을 알아야 한다. 알고자 노력하는 일이 하나의 사명이 되어야 하는 이유다.

    

      저자인 지글러는 세계의 현장을 돌아보면서 목격한 진실을 간결하게 책에 담았다. 당장 다음날의 생존을 기약하기 힘든 아이들을 수없이 보았겠지만, 저자는 마지막 희망을 결코 놓지 않는다. 최근에 카뮈의 소설페스트 읽었는데, 소설 속의 주요 인물이 나눈 대화 구절이 여전히 기억에 남는다. 누군가 의사에게 당신에게 페스트가 무엇이냐 물었더니 의사는 그건 끝없는 패배라고 답했다. 불가항력의 페스트 앞에 인간은 어김없이 패배하는 존재다. 의사는 이를 알고 있으면서도 진실로 투쟁을 중단할 이유가 없음을 이야기한다.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 팬데믹 뿐만 아니라 인간의 , 우리의 존엄을 위협하는 빈곤과 기아 문제 역시 소설 속의 페스트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빈곤과 기아라는 페스트 자본가 정치 권력자들에 의해 좌우되고, 고통받는 이들이 여전히 수많이 존재한다고 해도, 우리가 좌절스러운 진실을 알고 있다는 사실이 고통받는 이들에게 손을 내미는 일을 중단하게 만드는 이유는 되지 않는다. 지글러는 책의 서문에서 이렇게 언급한 있다. “다른 사람의 아픔을 아픔으로 느낄 아는 유일한 생명체인 인간의 의식 변화에 희망이 있다.”(23) 그리고 희망을 위한 출발점은 바로 공감(진실을 아는 ) 연대(손을 내미는 )로부터 시작할 같다. 지글러의 마디는 인간성 회복을 위해 독자에게 외치는 단호한 선언이었다.

 



"다른 사람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느낄 줄 아는 유일한 생명체인 인간의 의식 변화에 희망이 있다." (23면)

"현재로서는 문제의 핵심이 사회구조에 있단다. 식량 자체는 풍부하게 있는데도,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그것을 확보할 경제적 수단이 없어. 그런 식으로 식량이 불공평하게 분배되는 바람에 안타깝게도 매년 수백만의 인구가 굶어죽고 있는 거야." 

(37면)

"가격은 단 한 가지 원칙에 복종해. 바로 이윤극대화라는 원칙이지."
- 시장 가격의 본질에 대해 (75면)

"지금 전 세계는 ‘농촌사회의 종언과 지구 규모의 도시화‘라는 혁명 와중에 있단다."
- 농촌에서 도시로 유입되는 인구가 빈민화되는 과정을 설명하며 (125면)

"기아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각국이 자급자족 경제를 스스로의 힘으로 이룩하는 것 외에는 진정한 출구가 없다고 아빠는 생각해." (152면)

"무엇보다도 인간을 인간으로서 대하지 못하게 된 살인적인 사회구조를 근본적으로 뒤엎어야 해. 인간의 얼굴을 버린 채 사회윤리를 벗어난 시장원리주의 경제(신자유주의), 폭력적인 금융자본 등이 세계를 불평등하고 비참하게 만들고 있어. 그래서 결국은 자신의 손으로 자신의 나라를 바로세우고, 자립적인 경제를 가꾸려는 노력이 우선적으로 필요한 거야." (153면)

"이 이데올로기(신자유주의/시장원리주의)는 특히 위험하다. 중심에 자유라는 개념이 있기 때문이다. (...) 이런 시장원리주의의 주장은 그야말로 넌센스다."
- 저자는 이 ‘자유‘를 ‘자본을 위한 자유‘, ‘자유시장을 위한 자유‘일 뿐이라고 지적한다. (163면)

"기아에 관한 한 시장의 자율서을 맹신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못해 죄악이다. 우리는 기아와 투쟁해야 한다. 기아 문제를 시장의 자유로운 게임에만 방치할 수는 없다." (169면)

"장 자크 루소는 <사회계약론>에서 ‘약자와 강자 사이에서는 자유가 억압이며 법이 해방이다‘라고 썼다. 시장의 완전한 자유는 억압과 착취와 죽음을 의미한다. (...) 서구 정치가들을 눈멀게 만드는 어리석은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는 폐지되어야 한다." (169면)

"희망은 어디에 있는가?
정의에 대한 인간의 불굴의 의지 속에 존재한다." (171면)

"배고픔의 숙명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 부족한 것은 연대감이며, 국제 공동체로부터 도움을 받고자 하는 진짜 의지다." (176면)

"소리 없이 매일 많은 사람을 죽이는 기아에 대한 범세계적 투쟁이 어려운 것은 또한 세계은행, 세계무역기구, 국제통화기금의 무차별적인 신자유주의 정책 때문이다." (18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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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주간우수작 인권선진국 유럽에서 일어나는 설계된 비극..
평점8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k*****1 | 2020-10-27 | 신고

스위스 사회학자인 장 지글러는 나에게 꽤나 친숙한 이름이다. 유엔인권위원회 식량특별조사관으로 활동하면서 전 세계 기아의 실태를 파헤친 그는, 많은 저술로 기아와 빈곤에 대한 우리들의 주의를 환기 시킨바 있기 때문이다. 그는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에서 한 나라를 지배하고 있는 사회구조로 인하여 빚어지는 구조적 기아에 대해 알려주었고, [탐욕의 시대]에서는 기아의 원인은 빈곤이고, 그러한 빈곤은 부채 때문이라며 부채와 빈곤에 얽힌 악순환을 고발하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굶주리는 세계 어떻게 구할 것인가]에서는 바이오연료와 식량투기꾼들이 기아와 어떤 연관이 있으며, 모든 사람이 굶주리지 않을 권리인 식량권에 대해 알려주면서 세계의 부조리와 북반구의 위선을 파헤치기도 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유엔인권위원회 자문위원 자격으로 난민들의 실상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이 책 [인간 섬]은 에게 해에 위치한 그리스의 난민 핫 스폿중 하나인 레스보스 섬을 방문하여 난민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섬의 풍경을 담고 있다. 사실 우리에게 난민에 관한 이야기는 그동안 먼 남의 나라 이야기로 여겨져 왔다. 간혹 영상을 통해 난민의 실상을 접하기도 했지만 기아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피부에 직접적으로 와 닿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러다 2년 전 제주도에 들어온 500여명의 예멘 난민이 국내에서 격렬한 찬반논쟁을 불러일으키면서 난민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들지 않았나 싶다. 그럼에도 우리는 난민의 실상과 그들의 망명권에 대해 별로 아는바가 없다. 장 지글러는 그런 우리의 무지를 레스보스 섬 모리아 수용소에서 벌어지는 참상을 통해 일깨워주고 있다.

 

핫 스폿은 시리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을 비롯하여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등의 지역에서 전쟁과 고문, 국가의 파괴 등을 피하여 망망대해에 몸을 싣고 유럽으로 향하는 난민들의 첫 번째 도착지이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그리스 정부와 협약을 체결하여 에게 해 위의 섬들 가운데 소아시아에 가장 가까운 다섯 개 섬에 핫 스폿의 지위를 부여하고 그리스 해안으로 접근하는 난민들을 받아들이는 장소로 만들었다고 한다. 이곳은 유럽연합의 대외경계로 난민들이 유럽에 들어올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인 셈이다. 2019년 11월 현재 다섯 개의 핫 스폿에 수용중인 인원은 3만4500여명이고 이들 중 2/3는 아동과 여성들이라고 한다. 지글러는 이 책에서 난민들이 이곳에 들어오게 되기까지 난바다에서 겪는 고통과 그리고 핫 스폿에 들어와서 겪는 참상을 고발하고 있다.

 

나는 유럽연합이 인권에 대해서만은 세계 어느 지역보다도 앞서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당연하게도 난민들에 대한 그들의 태도 또한 열려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간혹 뉴스에서는 난민을 반대하는 시위가 보도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수천명의 난민을 받아들이려는 그들의 노력이 더  마음에 와닿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지글러는 나의 생각과는 달리 그들이 아예 처음부터 난민들을 받아들일 마음이 없음을 알려주고 있다. 유럽연합의 이중성을 폭로하고 있는 셈이다. 푸시백 작전이란 터키와 그리스의 해양경비함, 그리고 유럽대외국경관리협력기관인 프론텍스에서 파견한 정찰함이 실시하는 난민 입국저지 작전이다. 그들은 난민들을 태운 고무보트나 나룻배 혹은 뗏목들을 아예 난바다에서 터키 영해 쪽으로 밀어냄으로써 난민들이 유럽영토에 들어와 망명신청서를 작성하지 못하도록 사전 차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난민을 태운 고무보트를 칼로 찢거나, 엔진을 떼어내 바다에 던져버리거나, 배를 돌리기를 거부하면 쇠막대기로 이들을 무차별 구타하거나, 난민선을 향해 포격을 하기도 한다. 그들이 공포심을 느끼고 스스로 방향을 바꾸도록 만들기 위해서이다. 난민들은 푸시백 작전 중 조난을 당해도 당연히 구조되지 못한다. 이런 난민 사냥은 결실을 맺어 해마다 핫 스폿을 통한 망명 신청자 수가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세계의 시민단체들은 핫 스폿이 개설되기 시작한 시점부터 푸시백 작전 관련 자료들을 수집해서 공개하고 있지만 유럽연합의 어떠한 정책변경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마치 소설속에서나 나올법한 일들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고 하니 그저 유럽연합의 감춰진 얼굴을 보는듯하여 섬뜩한 느낌마저 든다.

 

난민들의 고난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우여곡절 끝에 해안에 상륙한다 해도 아침마다 해안순찰을 하는 무장경찰에 적발되면 수용소가 있는 모리아로 이송된다. 당초 유럽연합은 난민들이 망명신청서를 접수하고 심사를 받고 재배치가 이루어지는 데까지 6개월이면 충분하다고 판단했지만, 현실은 접수하는 데에도 길면 3년 가까이 기다려야 한다. 모리아 수용소는 예전에 병사 3000여명을 수용하던 병영시설을 개조한 것으로 철조망으로 둘러싸인 네 개의 벽 안쪽에 1만8000여명이 넘는 난민이 망명접수 신청을 위해 머물고 있다고 한다. 화장실 하나에 100명이 사용해야 하고, 수도꼭지 하나에 150명이 사용해야 하는 수용소는 이미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이 아니라고 지글러는 말한다. 굳이 지글러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상상속에서 조차 그들의 삶이 연상되지 않는다. 또한 난민촌에서 식사배급은 하루에 두 번씩 여덟 군데에서 이루어지지만, 많은 사람들이 빈손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거의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음식 또한 먹을 수 없는 것일 때가 빈번하다고 난민들은 증언한다. 거기에 더하여 공식수용소인 모리아 수용소의 네 벽 바깥으로는 또 다른 수용소가 있다. 올리브나무 숲 1,2,3으로 이름 붙여진 이 ‘비공식적인’ 수용소는 완전 빈민촌의 모습이라고 한다. 지글러는 자신이 유엔인권위원회 식량특별조사관으로 일할 때 둘러보았던 세계 각지의 빈민촌 어느 곳보다도 ‘올리브나무 숲’에 형성된 판자촌만큼 비참하고 절망적인 곳은 보지 못했다고 말한다. 2018년 10월 태풍 조르바가 레스보스 섬을 덮쳤을 때 난민촌은 초토화 되었고, 국경없는 의사회의 간호사와 의사들이 비참한 이들의 모습을 찍어 영상을 올렸지만 태풍이 지나간 후 다른 뉴스들이 이 영상을 덮어버렸다고 한다.

 

지글러는 레스보스 섬의 이런 풍경들을 떠받치고 있는 것은 정치적 부패라고 말한다. 유럽연합과 감시장비 제조업자들의 유착, 그리스 군부와 음식공급업체간의 담합,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그리스정부와 유럽연합 관료들, 지원금 혜택을 받고도 난민저지에만 열을 올리는 동유럽 국가들, 난민 재배치계획의 일방적 거부와 무산, 이 모든 상황에 대해 함구하는 현장지휘관들. 지글러는 현장의 난민들, 일부 관리자들, 그리고 시민단체 관계자들의 목소리와 자신이 눈으로 본 난민 캠프의 실상을 우리에게 전하며, 핫 스폿이 수행하는 명확한 전략은 억제와 공포유발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런 핫 스폿을 일컬어 ‘유럽의 수치’라고 단언하며, ‘모든 핫 스폿의 존재는 그 자체로 인권침해이며 즉각 폐쇄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글러가 레스보스 섬을 방문했던 2019년은 아동인권관련 협약에 서명한지 30주년이 되는 해로써 유엔은 거창한 기념식을 준비하고 자축했다. 허나 2019년 현재 핫스폿에 발이 묶여 있는 난민들 가운데 35퍼센트 이상이 아동들이고, 이들은 여전히 고난 중에 있음을 그들은 애써 외면하고 있는 셈이다. 유럽연합은 가치공동체이며 공동체의 토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은 인권이라고 말하는 지글러. 그러나 망명권을 무시함으로써 난민들의 권리를 보란 듯이 유린하고 있는 유럽연합은 스스로 그 토대를 무너뜨리고 있는 것은 아닐런지.

 

 

책을 읽으면서 유럽연합이 추구하는 유럽 내부의 국경폐지는 유럽연합의 대외적 경계가 적절하게 통제되고 엄격하게 감시되어야 한다는 솅겐협약의 의미를 비로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어쩌면 그들은 지글러의 말처럼 유럽단일시장이라는 경제적 가치를 위해 억제와 공포로 설계된 핫 스폿을 통해 그들 공동체의 가치를 스스로 저버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나마 다행이다 싶은 것은 레스보스 섬 주민들이 난민들과 갈등을 빚고 있음에도 난민들에게 호의적인 연대감을 보여주고 있으며, 국경없는 의사회를 비롯한 수많은 인권단체, 시민단체들이 유럽연합측의 방해와 위협 속에서도 꿋꿋하게 난민들을 위해 일하고 있다는 점이다. 문득 실제로 보지는 못했지만 2년 전 예멘 난민이 들어왔던 제주도의 모습은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이 떠오른다. 온갖 가짜뉴스들의 범람 속에서 우리는 난민들의 사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선동과 기만에 휩쓸렸던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만든다. 이 책 역자의 말처럼 당시 제주도에서는 레스보스 섬의 핫 스폿에서 벌어진 참상이 있었다는 소식을 듣지 않은 것으로 만족해야 할까?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던 난민과 망명권이라는 용어의 정의를 세삼스럽게 생각해 본다. 우리 시민들은 부끄러움의 힘을 가지고 있다는 장 지글러의 말이 오히려 우리를 부끄럽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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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주간우수작 기아의 진실을 대면하고..
평점10점 | g******1 | 2016-04-11 | 신고

얼마전 영화 헝거를 보았다. 아일랜드 단식투쟁에 관한 영화였다. 영화는 단식투쟁의 역사적 의의보다는 단식이 불러오는 죽음의 과정 그 자체에 집중했다. 굶어죽는 것은 생각하는 것만큼 평화롭지 않았다. 살이 찢기고 뼈가 부러지고 피가 튀는 폭력적 죽음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말기암 환자의 비참한 모습과 닮았다. 몸속의 세포들의 활동에 동력이 되는 모든 양분이 소진되면 이제 더이상 기력을 잃은 세포들로 구성된 몸의 기관들이 기능을 잃는다. 조금씩 기력을 잃은 몸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죽음과의 경계를 끔찍한 모습으로 보여준다. 소화기관은 천공으로 내출혈을 일으키고, 궤양으로 가득한 피부는 썩어들어 가고, 뼈와 근육은 몸을 움직일만한 구동을 잃어 움직이지 못하며, 망가진 피부들은 이불이 피부를 건드릴 수도 없는 상태가 되고, 면역 체계가 완전히 무너지면 간, 신장, 허파, 심장, 뇌 등의 필수 기관됴 염증으로 차차 기능을 잃고 죽어간다. 그러한 고통은 신체에 남아 흐르는 당을 소비하는 최초의 72시간이 지난 후부터 발생하기 시작해, 죽을 때까지 점점 심해져간다. 이것이 굶어죽는 것의 실상이다. 다시 말하지만, 굶어 죽는 일은 단순히 그냥 배가 고픈 상태로 기운이 없는 상태로 고요히 죽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지구상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우리에게는 남아 돌아가는 먹거리가 없어서,  이렇게 끔찍한 상태로 내몰려 죽음과 삶의 경계에서 고통받고 있는 것일까? 현재 지구 인구의 6~7명당 1명 꼴인 10억명 이상이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영양실조와 그에 따른 불구 상태에 놓여져있다. 매일 지구상 3만 7천명이 기아로 죽어가고 있다. 10세 미만의 아동이 5초에 1명씩 굶어죽어가고 있고, 3분에 1명 꼴로 비타민 A 부족으로 실명한다. 아프리카의 상황은 더욱 열악해서 전체 인구의 36퍼센트가 기아에 노출되어 있다고 한다. 인류는 힘을 합쳐서 더 잘 사는 방향으로 나가려고 할까? 과거에 비해 기아는 조금씩 더 해결되어 가고 있는중일까? 천만의 말씀이시다. 기아로 인한 사망자는 더욱 늘어나고 있다(인구증가율에 따른 비율은 감소). 사라하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에서 1972년과 2010년 사이의 심각한 기아 상태의 숫자는 8천2백만명에서 2억 2백만명으로 급증했다. 전쟁 난민과 긴급 구호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WFP(World Food Programme)의 1년 예산은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평균 60억달러에서 36억 달러로 줄었다.  책이 처음 출간된 1999년 이후 오늘날까지 기아에 시달리는 인구는 늘었다. 


왜, 무엇때문일까. 식량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 엉터리 주장으로 밝혀진 멜서스의 이론이 옳았던 것일까. 실리콘밸리의 눈부신 과학 기술이 우리의 문화를 송두리채 흔들어 놓는 동안, 반대로 우리는 늘어나는 인구를 먹일 수 있을만큼의 식량증산에 실패한 것일까?  절대로 그렇지 않다. 73억명의 지구의 인구는 

정상적이라면 120억명을 먹여살릴 수 있을만큼의 농업생산량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主食) 가격은 최근 10년새 두 배 상승했다. 파키스탄에서 예방 캠페인을 통해 사라졌던 소아마비는 5년 만에 영양실조로 면역력 결핍 상태에 놓은 아이들을 강타해 수천명의 아이들을 불구로 만들었다. 만일 이렇게 지구상의 인구 1/7을 아사로 몰아가고 있는 기아가 식량 부족이 아닌 다른 원인이 있다면 그것은 어떤 이유에서건 대량 학살이다. 그 대량학살은 주식을 대상으로 한 투기, 남반구 농경지 약탈, 농업 연료, 농업 덤핑 등으로 나타나는 무지막지한 금융자본의 횡포로 모아진다. 


굶주림에 가장 처참하게 노출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최빈국들 농민들이 3천년전 하늘에서 비가 내리기만을 기다리던 농업에서 단 한 발자국도 더 나아가지 못한 채, 트랙터와 비료와 가축 종자 등의 도움 없이 오로지 인간의 노동력에만 의지한채 농사를 짓는 동안, 유럽연합과 OECD 국가들은 농민들에게 수출지원금을 지불하고 잉여농산물을 덤핑 가격으로 풀어놓음으로써, 그마저도 그렇게 어렵게 지은 농산물을 가져다가 팔 수 없게 만든다. 거대한 다국적 민간 기업 및 헤지펀드와 국가 펀드들은 앞다투어 이들 농민들의 경작지를 대대적으로 사들인다. 2010년 한 해동안만 4,100만 헥타르의 비옥한 농지가 이들 손에 넘어갔다. 이들 남아프리카 비옥한 토지에서 외국 투기자본에 의해 대량으로 매입된 토지에서 생산된 농작물들은 자국 시장에 독점 공급되거나 바이오디젤, 바이오에탄올등의 농업연료를 생산한다. 땅을 빼앗긴 농민들은 만성적 실업, 질병, 아동 성매매, 절망만이 남아있는 참혹한 도시의 빈민가로 내몰린다.


친환경이라고 알고 있는 바이오에탄올의 실체 역시 기아를 부추기는 대량학살자다. 바이오에탄올로 굴러가는 자동차의 50리터 연료탱크를 채우려면 어린이 한 명을 1년동안 배불리 먹일 수 있는 옥수수 358킬로그램을 태워야한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은행과 헤지펀드 등의 대규모 투기세력은 농업 원자재거래소로 몰려들어, 선물거래 등의 '합법적 수단'을 통해 천문학적 이득을 얻으며, 그 이득은 주식 가격 상승분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스위스의 앙드레 S.A,  미국의 컨티넨털 그레인, 미국의 카길 인터네셔널, 프랑스의 루이 드레퓌스 등의 세계 거물급 곡물거래상들의 상업함대가 전세계 바다를 누비며 전세계 곡물의 매매가를 결정하는 화이트컬러 강도들이다.  전세계에서 수확되는 옥수수의 1/4이 부유한 나라의 소들이 먹고, 부유한 나라의 사람들은 과잉 영양이 만연된 질병으로 퍼질만큼 고기를 먹어치운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의 한 거대 시설에서 사육되는 소들이 먹는 옥수수의 양이 만성 기아로 허덕이는 잠비아 같은 나라의 연간 필요량보다 많다.  이것들이 먹을 것이 넘쳐나는 지구상에서 기아라는 이름의 대량학살이 종식되기는 커녕 더욱 심화되고 있는 이유다. 내전과 자국의 이익에 따라 유엔이나 '경찰국가'조차 방관하는 군부의 약탈 등 군부와 독재와 같은 정치적으로 취약한 나라에서 특히 기아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음은 말할 것도 없다. 


그동안 이런 저런 매체를 통해 대략 감으로 알고 있었지만 책을 통해 구체적인 내용을 접하면서 약탈적 금융 자본의 세계화의 실체를 똑똑히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공평하게 분배되지 않는 거대 자본의 성격과 약탈적 구조에서 부당한 혜택을 얻고 있는 선진국의 사람들이 이 불행을 함께 나누어가져야 

함은 당연하다. 그러나 여기에는 잘사는 서구인들의 머리속을 물들인 생각, 기아를 '자연이 고안해낸 지혜'로 여기는 끔찍한 생각이 나선다. 지금 중년의 나이에 있는 사람들이 어릴 때 학교에서 배운 이론중 가장 잘못된 것 중 하나가 멜서스의 인구론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 멜서스는 그 엉터리 인구론에 따라 기아가 인류의 지속적 삶에 필수적 기능을 한다는 단순히 엉터리이기만 한 주장을 넘어, 타인의 고통을 발전이라는 시각으로 채색하는 위험한 이론을 퍼뜨린 인류사의 원흉이다.  기근으로 인구가 자연적으로 조절된다는 생각은 고매한 중산층들의 양심에서 가책을 제거하고 탐욕을 정당화한다. 기아를 자연적으로 지구의 과잉인구 조절의 수단으로 인식함으로써 이제 한쪽으로 치우친 자본의 부가 주는 아늑함을  그대로 즐길 수 있게 되었을 것이다. 


이렇게 가난과 기근을 부추기는 여러 요인들은 앞서 말한 탐욕적 거대 자본과 약탈적 세계화와 함께 각국의 개별적인 사회 구조적이고도 정치적인 원인들과 맞물려 있기에 기근이 심한 여러 지역들은 기근에 앞서 숱한 사연들을 품고 있다. 종교와 민족국제 정세를 뉴스로만 접해 간간히 전쟁과 학살, 자연재해 혹은 테러 등과 같이 단일 사건으로만 알고 있는 지역들이 가진 수십 수백년에 걸친 반목과 갈등의 역사적 이야기들은 세계와 기아 문제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소말리아, 르완다, 시에라리온 등의 나라에서 벌어지는 전쟁들에 얽혀있는 인종간의 갈등, 자원 전쟁, 국제적 금융그룹과 국제적 기업등의 외국세렵과의 결탁 등은 전쟁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그에 따른 실향민과 난민의 발생에 평화로운 선진국들이 책임이 없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흔히 말하는 의식주 중 인간에게 가장 필수적인 것은 말할 필요도 없이 먹는 것이다. 너덜너덜한 거지꼴의 옷을 입더라도, 비가 새고 바람이 들어오는 허술한 집에서 여러 식구가 한방에 모여 자더라도, 먹을 것만 충분하다면 최소한 죽지는 않는다. 영양실조에 따른 장님이 되지도 않는다. 면역 결핍으로 인한 질병으로 배가 불룩해지고 걷지 못하는 병에 걸리고 시름시름 앓다가 죽는 일은 모면할 수가 있다. 무슨 상황에 처하더라도 최소한의 생명 연장과 건강 유지에 필요한 영양이 공급된다면 말이다. 그 공급이 폭력적이고 탐욕적인 자본의 속성에 따른 한 쪽의 혜택에서 분배될 수 있는 것이라면 좋겠지만 이제 어쩔 수 없는 그 약탈적 자본의 재순환의 늪에 빠진 현대 사회에서 구조적 모순을 해결하기는 힘없는 독자 입장에서는 힘들어보이므로, 단순 원조가 되더라도 어떻게 해서든 기아에 빠진 사람들에게 다시 살아갈 수 있는 희망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이 책이, 많은 독자들에게 읽히고 이를 통해 전세계 기아의 실상을 알리고,,  미래를 책임질 젊은이들에게 작은 변화들을 이끌어 낼 화력을 제공하고, 또 그 작은 힘들이 모이고 또 모여 그 희망의 불씨가 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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