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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좌파 고양이를 부탁해

김봄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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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봄 | 걷는사람 | 2020년 10월 06일 첫번째 구매리뷰를 남겨주세요. | 판매지수 6,174 판매지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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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0년 10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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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수/페이지 수 약 4.6만자, 약 1.6만 단어, A4 약 29쪽 글자 수/페이지 수 안내
ISBN13 9791189128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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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서울에서 태어나 내내 서울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채 살아왔다. 보수적인 부모님 아래 성장하면서 뚜렷한 정치적 성향 없이 살아왔으나, 한예종 재학 시절 학교가 정치적 외압에 흔들리는 것을 보고 정치 문제를 자신의 현실 문제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뜻하지 않게 정치적인 인간이 되어 방송사 파업을 지지하며 1인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현재는 소설, 에세이, 영화와 애니메이션 시나리오 등을 쓰는 작가로 살고 있으... 서울에서 태어나 내내 서울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채 살아왔다. 보수적인 부모님 아래 성장하면서 뚜렷한 정치적 성향 없이 살아왔으나, 한예종 재학 시절 학교가 정치적 외압에 흔들리는 것을 보고 정치 문제를 자신의 현실 문제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뜻하지 않게 정치적인 인간이 되어 방송사 파업을 지지하며 1인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현재는 소설, 에세이, 영화와 애니메이션 시나리오 등을 쓰는 작가로 살고 있으며,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문화 기획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좌파 고양이 아담과 바라와 함께 게으르고 느리게 사는 삶을 꿈꾸며 살고 있다. 2011년 민음사 ‘세계의 문학’ 신인상 공모에 〈내 이름은 나나〉가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단편집 《아오리를 먹는 오후》와 에세이 《좌파 고양이를 부탁해》를 펴냈으며, 동물권에 대한 고민을 소설로 풀어낸 앤솔로지 《무민은 채식주의자》를 여러 작가들과 함께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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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보수 엄마와 진보 딸의 좌충우돌 공생기

“좌파들, 정말 무섭네. 이렇게 진실 보도를 안 하니.”
“엄마 무슨 학원 다녀, 그런 말을 다 어디서 배웠어?”
혀를 차며 진심 어이없어하는 손 여사를 보고 있자니, 더 갖다 붙일 말이 없었다. (_「좌파 고양이를 부탁해」 중에서)

이 짧은 대화 한 토막에서 보듯 우리 사회에서는 수많은 의견 대립들이 ‘좌파’냐 ‘우퍄’냐 극단의 프레임으로 짜이곤 한다. 그리고 그 극단의 프레임은 가족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가장 첨예한 ‘싸울 거리’로 등장한다. 김봄 작가는 이 웃기고 슬픈 현실을 직시하며 에세이 쓰기를 결심했으며, 『좌파 고양이를 부탁해』는 70대 엄마와 40대 딸이 일상에서 겪은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사회 구조적인 문제들에 접근한다. 그리고 그 문제들이 과연 ‘좌우’의 시각으로만 판단 내려질 수 있는 것인가 질문하며, 대한민국의 축소판과도 같은 ‘가족사’를 통해 공생(共生)의 전략과 해법은 없는지 고민하게 한다.

선거 때마다 싸우는 가족들의 버라이어티한 풍경들

“가족끼리는 정치 얘기 하는 거 아니야.” 언젠가부터 이런 말이 유행했고, 지금도 유효하다. 제아무리 피를 나눈 부모 자식 사이도, 형제 간도 ‘표’를 찍을 땐 각자의 지지자와 지지 정당이 존재하므로 정치적 대립은 피할 수 없는 일. 선거를 앞두고 집안에서 정치 이야기로 논란이 불거지다가 고성이 오가고, 결국에는 치고받고 싸우는 상황에까지 이르는 건 TV 드라마가 아니라 평범한 우리 가정 속 풍경이다. 하다못해 TV 채널 하나 가지고도 가족 간 알력 다툼이 벌어지고, 진보냐 보수냐가 나눠진다.

김봄 작가는 오래전 기억 속의 이야기, 그리고 사소한 일상 속 대화들을 채집해내어 대한민국의 평범한 시민들이 살아가는 ‘정치 풍속도’를 친숙하고도 실감 있게 그려낸다.

“엄마! 다 가짜뉴스라니까. 그걸 진짜 믿는 사람이 있네, 있어. 그거 유튜브 같은 거 계속 보고 그러니까 지금 세뇌돼서 그러는 거 아냐!” 내 목소리가 커지자, 손 여사는 한 대 쥐어박기라도 할 듯이 주먹을 들었다 말았다.

“이 빨갱이. 너도 큰일이다.” 손 여사는 개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정신 건강을 위해서 정치 이야기는 안 하는 게 좋겠어! 이제부터 엄마랑은 절교야.”

그때 손 여사 왈, “빨갱이 좌파 고양이는 안 봐줘.” (_「좌파 고양이를 부탁해」 중에서)

푸르다 못해 시커멓게 든 멍은 보름이 지나도 빠지지 않았다. 그걸 본 손 여사는 고민이 깊어진 얼굴이 되고 말았다. 수학 선생님은 연년생인 남동생의 담임이었다.

얼마 후 수학 선생님이 결혼을 했는데, 손 여사는 그 결혼식장에 다녀왔다. 남동생이 부반장이어서 다녀왔다고 했지만, 나는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봉투에는 얼마를 넣었을까. 선생님이 아이들 앞에서 나를 본보기로 때린 것은 분명 돈을 요구하는 선생님만의 방식일 거라고, 나는 한동안 그런 생각을 품었더랬다. 그리고 그에 응해준 손 여사에 대한 짜증과 불쾌함도 어느 정도 품고 있었다.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었다. (_「육성회와 촌지」 중에서)

손 여사는 둘째 언니가 형부와 교제할 때만 해도 형부의 ‘적籍’이 전라도라는 것에 예민하게 반응했다. 어떻게 봐도 괜찮은 남자였던 형부에게 이상한 프레임을 씌워서 판단하고 있는 게 뻔해 보였다. 손 여사는 자주 회유하듯 둘째 언니를 얼렀다.

“선거철마다 싸울래? 정치가 다르면 다들 싸운다니까.” (_「전라도 사위는 안 돼!」 중에서)

오늘도 손 여사는 정부를 비판했다. 재산세가 얼마나 올랐는지 모른다고, 세금 때문에 죽게 생겼다고 말이다. 그러면서도 없는 돈을 모아 땅을 산다. 땅은 배신하지 않는다며 언젠가는 오를 거라고 믿는다. 나는 그런 삶에 반대한다. 미래에 성취될 이익 때문에 오늘을 저당잡혀 산다는 건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_「땅은 배신하지 않아」 중에서)

당연하다는 듯 촌지를 주고받는 학무모와 교사, 출신 지역에 따라 정치적 편향이 정해지는 사람들, “전라도 사위는 안 돼!” 하고 대놓고 외치는 부모, ‘땅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걸 신념으로 삼는 중산층,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나 성 소수자를 향한 삐딱한 시선들……. 그들은 결국 우리의 가족이자 이웃이며 가장 친밀한 얼굴들이다. 그러하기에 책의 마지막 부분에 등장하는 작가의 고백은 더 울림 있게 다가온다.

“나는 보수 부모의 돈으로 자랐다. 그 돈으로 학원에 다녔고, 책을 사 읽었다.”

작가는 그 덕에 “진보의 가치를 접했고, 진보적으로 사고하게 되었”으며 “다르지만 다른 모습 그대로 함께할 수 있다는 것도 잘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좌파 고양이를 부탁해』는 좌충우돌하며 삐걱거리지만 결국 타협하며 한 발씩 나아가 공생할 수밖에 없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알 것 같으면서 전혀 모르겠는 가족 이야기이자, 대한민국 현대사가 부려놓은 시트콤 같은 장면이기도 하다.
[작가의 말] 엄마에게 곧 책이 나온다고 알렸다. 그리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담았다고 몇 개의 에피소드를 귀띔해 주었다. 엄마는 눈을 질끈 감으며, 자기 이름을 빼달라고 했다. ‘손 여사’라고 하면 사람들이 다 알게 될 거라고 말이다. 사실 나도 여러 가지가 걱정이 되었다.

작년 여름, 프랑스에 갈 일정이 있었고 엄마에게 아담과 바라를 부탁해야 했다. 그때 엄마와 나눈 이야기를 페이스북에 올렸는데, 많은 관심을 받았다. 부끄럽지만 엄마와 나의 이야기를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모한 용기가 감히 책을 내는 데까지 이르게 된 것이었다.

처음에는 내가 글을 쓰고 엄마가 그림을 그리는 방식으로 책을 내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엄마에게 여러 번 이야기를 했지만, 어디 앉아서 가족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을 여유가 엄마에겐 없었다. 그래서 내가 전체 글을 쓰게 되었다.

몇 번이나 원고를 엎었다. 몇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들은 교정 과정에서 고민을 거듭한 끝에 빼버렸다. 내가 내놓은 이야기가 가족들에게 상처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서였다. 가장 고민이 많았던 건, 내가 과연 얼마나 솔직해질 수 있는가 하는 문제였다. 또 내 이야기가 남들이 들어줄 정도로 궁금한 것일까 하는 것도 오래도록 나를 무겁게 했다. 확언할 수 있는 것은 선택과 배열을 조정한 것이긴 해도, 내가 선택한 부분들에 대해서는 할 수 있는 최대한 정직하려고 노력했다는 점이다. 원고를 고치는 와중에도 나는 여러 번 눈물을 흘렸다. 젊었던 아버지와 어머니가 겪었을 순간들을 떠올리자니 마음이 자꾸 먹먹해졌다.

나는 참 운이 좋은 사람이다. 지금껏 부모님은 내가 하는 모든 것들을 지지하고 아껴주셨다. 나는 그 누구와도 나누지 못했던 마음이다. 앞으로도 나는 그 지지와 응원으로 건강하고 단단하게 살아나갈 것이다. 그리고 그 마음을 나누려고 노력할 것이다.

부디 내 글이 두 분에게 짐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오래도록 모난 내 마음을 지켜봐준 형제들에게도 감사를 전한다. 긴 시간 출판에 대해 고민을 나눈 김성규 대표, 김은경 편집장, 그리고 김동선 디자이너에게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무엇보다도 누군가의 어머니이며, 누군가의 딸인 당신들과 함께 내게 충만했던 그 마음들을 나누고 싶다. 좌파와 우파 모두, 우리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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