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지시대를 이해함으로써 미래 한일관계를 생각해 본다일본 근대화의 출발점인 메이지 유신은 1868년 에도막부 체제를 무너뜨리고 중앙 집권 통일 국가를 이루어 일본 자본주의 형성의 기점이 된 변혁의 과정을 말한다. 이로 인해 일본 근대화의 틀이 만들어졌고, 150여 년이 흐른 지금도 당시 시행됐던 제도들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여전히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더구나 현재의 일본을 움직이고 있는 한 축이 메이지 유신의 주역을 존경하는 세력과 그 주역의 후손들이 현재의 일본을 움직이는 주축들이다. 최근의 곽 막힌 한일관계를 볼 때 일본의 근대화 형성 과정과 그 속에서 벌어졌던 다양한 일들을 이해함으로써 미래를 향한 한일관계의 해법을 찾을 수도 있다.“역사를 배우는 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문제의식을 갖는 것”이라고 했다. 메이지 유신으로 형성된 일본의 현재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대하드라마로 메이지를 보다』는 악화된 한일관계 속에서 일본을 대하는 우리의 올바른 자세를 확립할 수도 있을 것이다.1963년부터 한 번도 중단된 적 없이 이어져 오고 있는 ‘NHK 대하드라마’일본 〈NHK〉 대하드라마의 스토리는 일본 역사 속 주요 인물의 생애를 다룬 일대기가 대부분이다. 물론 간혹 가상의 인물이 주인공이나 주요 인물로 그려지기도 한다. 눈여겨 볼 것은 역사적인 배경이다. 에도 막부 말기에서 메이지시대까지를 배경으로 방송된 횟수가 14회나 된다. 전체 59회 중 4분의 1에 해당한다. 특히 최근 20년간만 놓고 보면 3년에 한 번 꼴로 메이지 유신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대하드라마의 방송 사이클은 원칙적으로는 1년에 1편, 1월에 첫 회를 시작하여 12월에 최종회로 마무리했다. 편성 시간은 시청자들이 안방에 모이는 황금시간대. 매주 일요일 밤 8시, 45분간 방송되었다. 전체 횟수는 약간씩 조정되었다. 초기에는 1년 내내 꽉 찬 52회 방송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신년 연휴 3일간과 12월 하순은 특별 프로그램에 시간을 양보하면서 50회 방송으로 굳어졌다(연말연시 2주간은 쉰다). 그러다 2018년 이후에는 연간 47회 방송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메이지 유신 대하드라마, 아베 총리의 행보와 무관치 않다일본 〈NHK〉가 최근 들어 메이지 유신을 조명하는 드라마를 자주 방영하는 데는 그 이유가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행보와 무관하지 않은데, 아베 총리는 2019년 10월에 가츠라다로(桂太?) 전 총리를 제치고 헌정사상 최장기간 재임한 총리가 되었다. 아베 총리의 지역구는 메이지 유신의 전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죠슈번(長州藩), 지금의 야마구치현(山口?)이다. 야마구치현은 가츠라 다로를 비롯해 모두 8명의 총리를 배출했다. 메이지 유신에서 야마구치현의 역할은 특별나다. 대표적인 인물이 요시다 쇼인(吉田松陰)으로, 그는 아베 총리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꼽고 있는 죠슈번의 무사이자 사상가다. 그가 세운 쇼카손쥬쿠(松下村塾)라는 학교는 메이지 유신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인물들을 상당히 많이 키워냈다. 다카스기 신사쿠, 이토 히로부미, 야마가타 아리토모 등이다.메이지 유신 이후도 마찬가지다. 태평양전쟁이 끝난 후 야마구치현 출신으로 첫 총리가 된 이가 기시 노부스케(岸信介)다. 바로 아베 총리의 외할아버지다. 친척 집안의 양자가 된 기시에게는 성이 다른 친동생이 있었는데, 그 역시 총리를 지냈다. 이름은 사토 에이사쿠(佐藤?作). 노벨 평화상(비핵삼원칙 제창, 오키나와 반환 실현 공로)을 받기도 했던 사토는 아베 총리에게는 ‘작은 외할아버지’가 된다. 간단히 정리를 해보자면, 메이지 유신에서 근대로 넘어오면서 중요한 인물들(요시다 쇼인, 기시 노부스케, 사토 에이사쿠)이 아베 총리와 직·간접적으로 인연을 맺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39개 메이지 유신 관련 중요사건과 주요 인물들 중심으로 구성 일본을 알고,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조성의 밑그림 그릴지 주목『대하드라마로 메이지를 보다』의 구성은 메이지 유신의 전체 과정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39개의 메이지 유신 관련 중요사건을 시간 순으로 나열했으며, 줄거리와 간단한 해설 그리고 주요 인물들을 정리했다. 이밖에도 이 책에는 등장 주요 일물들과 요코하마의 흑선내항, 페리 제독, 쇼카손쥬쿠(松下村塾), 사쿠라다문 밖의 변, 사쯔에이전쟁, 금문의 변, 대정봉환, 폐번치현, 공산사 거병 등의 다양한 관련 사진들과 함께 꾸며 메이지시대를 이해하는 데 현실감을 높였다.저자는 “메이지 유신의 주역을 존경하는 세력과 그 주역의 후손들이 현재의 일본을 움직이고 있는데 이 책을 쓰면서 메이지 유신을 통해 일본을 들여다보고 거기서 답을 얻고 싶었다”며 “그것이 오늘 우리가 남의 나라 역사인 메이지 유신에 대하여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계속되는 일본과의 마찰이 빚어지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서 『대하드라마로 메이지를 보다』가 일본이라는 나라를 좀 더 알게 되고,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 조성의 밑그림을 그릴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