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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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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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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선란 | 허블 | 2020년 08월 19일 리뷰 총점9.4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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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0년 08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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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13 9791190090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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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1993년 인천에서 태어나 안양예고 문예창작과를 졸업했고, 단국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동식물이 주류가 되고 인간이 비주류가 되는 지구를 꿈꾼다. 작가적 상상력이 무엇인지에 대해 늘 고민했지만, 언제나 지구의 마지막을 생각했고 우주 어딘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꿈꿨다. 어느 날 문득 그런 일들을 소설로 옮겨놔야겠다고 생각했다. 대부분의 시간 늘 상상하고, 늘 무언가를 쓰고 있다. 2019년 9월... 1993년 인천에서 태어나 안양예고 문예창작과를 졸업했고, 단국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동식물이 주류가 되고 인간이 비주류가 되는 지구를 꿈꾼다. 작가적 상상력이 무엇인지에 대해 늘 고민했지만, 언제나 지구의 마지막을 생각했고 우주 어딘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꿈꿨다. 어느 날 문득 그런 일들을 소설로 옮겨놔야겠다고 생각했다. 대부분의 시간 늘 상상하고, 늘 무언가를 쓰고 있다. 2019년 9월 첫 장편소설 『무너진 다리』를 썼고, 2019년 제4회 한국과학문학상에서 『천 개의 파랑』으로 장편소설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어떤 물질의 사랑』 그리고 작가가 뱀파이어 로맨스 『밤에 찾아오는 구원자』를 썼다. 모호한 소설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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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한국과학문학상’의 또 다른 성취로 기억될 이름!
우리 SF가 품게 된 가장 따뜻한 물결, 천선란!


열일곱 살, 천선란은 무작정 소설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안고 부모님의 허락 없이 예술고등학교 문예창작과에 진학한다. 소설을 쓸 수 있는 공간이라면 아주 작은 곳이라도 어디든지 발을 디뎠다. 잠시 소설 쓰기를 작파한 적도 있지만 ‘이야기를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열망은 뿌리칠 수 없었다. 그는 언제나 ‘작가’였다. 글을 쓰지 않을 때도 언제나 무언가를 상상했고, 이야기를 꿰고, 인물에게 숨을 불어넣고 있었기 때문이다. 천선란은 데뷔 전부터 브릿G, 환상문학웹진 거울 등 여러 플랫폼에 꾸준히 작품을 업로드하며 내실을 다져왔다. 소설가를 꿈꾸던 소녀는 10년 후,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을 받으며 한국 SF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총아가 된다.

2019년 첫 장편소설 『무너진 다리』로 SF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었고, 2020년 7월, 소설집 『어떤 물질의 사랑』을 통해 우리 SF의 대세로 굳건히 자리 잡은 천선란. 2019년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 수상작 『천 개의 파랑』은 이를 방증하듯 출간 전부터 많은 SF 팬들의 뜨거운 기대를 모았다.

『천 개의 파랑』은 한국과학문학상 심사위원 김보영에게 “천 개의 파랑이 가득한 듯한 환상적이고 우아한 소설”, “이미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유명 작가의 작품이라 해도 믿을 법했다” 라는 찬사를 이끌어냈다. 이는 김창규 작가가 한국과학문학상 심사평에서 언급한 말과 맥을 같이 한다. “더 이상 좋은 한국 SF의 가능성’이란 얘기는 듣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기뻤다. 그만큼 SF를 충분히 소화하고 빚은 작품들이, 가능성을 넘어 다양한 길을 정하고 완성되고 있었다.” 천선란은 더 이상 SF의 가능성이 아니다. 그는 이미 완숙하게 무르익은 상태로 우리에게 도달한 ‘준비된 작가’다.

천선란은 어느 날 홀연히 우리에게 다가온 혜성 같은 빛이 아닌, 바위마저 뚫는 꾸준함으로 조금씩 스며든 물방울이다. 그 물방울들은 이제 하나로 모여 거대한 파랑波浪을 이룬다. 긴 습작의 시간으로 단련된 문학적 근육, 그 동력으로 지금 이 순간도 쉼 없이 쓰고 있는 작가. 이 성실함만으로도 천선란의 행보는 더할 나위 없이 미더운데, 그는 언제나 여기보다 더 먼 곳을, 더 넓은 곳을 응시하는 곧고 너른 시선까지 가지고 있다. 10년 동안 모인 작은 물방울들이 만들어낸 물결은 이제 막 밀려오기 시작했다. ‘이미 완성된 작가’ 천선란, 그의 이름은 한국과학문학상의 또 다른 성취로 기억될 것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의 속도 속에서,
있는 힘껏, 여린 풀잎 하나 놓치지 않는 올곧고 믿음직한 시선


SF가 진보하는 기술 속에서 변화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예견하는 장르라면, 『천 개의 파랑』은 진보하는 기술 속에서 희미해지는 존재들을 올곧게 응시하는 소설이다. 발달한 기술이 배제하고 지나쳐버리는 이들, 엉망진창인 자본 시스템에서 소외된 이들, 부서지고 상처 입은 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던 이들을 천선란은 다정함과 우아함으로 엮은 문장의 그물로 가볍게 건져 올린다. 그의 소설은 희미해진 이들에게 선명한 색을 덧입히는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동식물과 자연, 다수에 속하지 않는 인간을 배제하는 발전을 추구한다면 인류는 빠르게 멸망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천 개의 파랑』을 읽으며 다시 배워야만 한다. 행복과 위로, 애도와 회복, 정상성과 결함, 실수와 기회, 자유로움의 진정한 의미를. 우리는 ‘천천히, 천천히’ 나아가도 된다. 아니, 그래야만 한다. 무엇도 배제하지 않고 함께 나아가는 방법을 보여주는 따뜻하고 찬란한 소설을 만났다. 고맙고 벅차다.” -최진영(소설가)

최진영 소설가가 추천의 글에서 말한 것처럼, 우리는 『천 개의 파랑』을 읽으며 행복과 위로, 애도와 회복, 자유로움과 같은,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 안락사당할 위기에 처한 경주마 ‘투데이’, 하반신이 부서진 채로 폐기를 앞둔 휴머노이드 기수 ‘콜리’, 장애를 가진 채 살아가는 소녀 ‘은혜’, 아득한 미래 앞에서 방황하는 ‘연재’, 동반자를 잃고 멈춰버린 시간 속에서 끝없는 애도를 반복하는 ‘보경’, 『천 개의 파랑』은 이렇듯 상처 입고 약한 이들의 서사를, 그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따뜻한 파랑波浪처럼 아우른다. 세계의 구석에서 누구도 홀로 물방울처럼 울지 않게 말이다. 눈을 감았다가 뜰 때마다 천변만화하는 세상 속에서도 『천 개의 파랑』은 변하지 않는 것, 이 세계의 가장 느리고 약한 것들과 기꺼이 발걸음을 맞추며 걷는다.

『천 개의 파랑』은 천선란 작가가 휴대폰 메모장에 적어놓은 한 줄에서부터 시작한다. ‘우리는 모두 천천히 달리는 연습을 해야 한다.’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풍경 속에서도 ‘있는 힘껏 고개를 돌려 흐릿한 풀잎을 바라보는’ 천선란의 시선은 올곧으며, 개미 한 마리조차 밟지 않기 위해 느린 걸음을 연습하는 작가의 태도는 믿음직스럽다. 그렇기에 우리는 천선란의 시선과 발걸음에 맞추어 『천 개의 파랑』을 읽는 동안 ‘부서지고 다친 작은 존재들의 끈질긴 연대 너머로만 엿볼 수 있는 촘촘한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된다.

동물과 로봇 그리고 인간,
종을 넘어선 이들의 아름답고 찬란한 회복의 연대


★“달리는 순간만큼은 저도 호흡하고 있어요”
-폐기를 앞둔 휴머노이드 기수, 콜리의 이야기
2035년, 경마 경기의 기수는 인간에서 휴머노이드로 대체된다. 인간보다 가볍고 죽음으로부터 자유로운 휴머노이드를 태우고 뛰는 경주마들은 그전보다 훨씬 빠르게 질주해야 한다. 계속 빠르게 달리기만을 강요당하다 연골이 다 닳아버려 더는 뛸 수 없게 된 경주마 ‘투데이’, 그리고 투데이의 파트너로 호흡을 맞춰온 휴머노이드 기수 ‘콜리’ 콜리는 어느 날, 늦여름의 경기에서 스스로 낙마를 선택한다. 투데이가 다리를 완전히 잃기 전에, 투데이를 지키기 위해.

★“살아간다는 건 늘 그런 기회를 맞닥뜨리는 거잖아”
-기적을 만들어낸 소녀, 연재의 이야기.
로봇 분야에서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는 소녀 연재는 집안 형편 때문에 ‘소프트 로봇 연구원’이라는 꿈을 잠시 접어둔 채 방황하고 있다. 어느 날, 연재는 우연히 들린 경마공원의 마사 한구석에서, 부서진 채 폐기를 두고 있는 휴머노이드 ‘콜리’를 발견한다. 다른 휴머노이드 기수와는 다르게 경기 중 ‘하늘을 바라보다가’ 낙마했다는 콜리에게 연재는 강렬한 끌림을 느낀다. 그렇게 기적을 이뤄낼 연재와 콜리의 만남은 시작된다.

★“삼차원의 우리가 일차원의 말에 상처받지 말자”
-진정한 자유로움을 원하는 소녀, 은혜의 이야기.
연재의 언니, 휠체어를 타는 은혜에게 바깥세상은 ‘위험천만한 모험’이다. 은혜는 다리를 잃은 경주마 ‘투데이’에게 동병상련의 감정을 느끼며 매일 투데이를 보러 가지만, 휠체어를 타고 밖으로 나서야 하는 은혜의 여정은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다. 은혜에게 필요한 ‘자유’란 생체 적합성 의족이나 전동 휠체어가 아닌, ‘인도에 오를 수 있는 완만한 경사로와 가게로 들어갈 수 있는 리프트, 횡단보도의 여유로운 보행자 신호, 버스와 지하철을 누구의 도움 없이도 탈 수 있는 안전함’이다. “삼차원의 우리가 일차원의 말에 상처받지 말자.” 친구 주원이 건넨 용기에 힘입어, 비로소 삼차원의 은혜는, 일차원의 세상이 규정한 ‘정상성’에 도전한다.

★“행복한 순간만이 유일하게 그리움을 이겨.”
-멈춰버린 시간 속에서 끊임없이 누군가를 애도하는, 보경의 이야기
불의의 사고로 소방관인 남편을 잃고, 은혜와 연재 두 딸만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보경에게 은혜는 ‘아픈 손가락’ 연재는 ‘신경이 손상된 손가락’이다. 가난한 살림 때문에 은혜에게 의족을 달아주지 못했다는 부채감, 은혜에게만 신경 쓰느라 연재의 재능을 살피지 못했다는 죄책감 때문에 보경이 두 딸을 향해 뻗은 손은 언제나 닿지 못하고 머뭇거리기만 한다. 그러나 서로를 안아주는 팔보다 더욱 진실 된 것은 서로 안기 직전 뻗은 두 팔의 머뭇거리는 떨림일 것이다. 보경은 우연히 집으로 들어오게 된 휴머노이드 콜리와의 교감을 통해 다친 마음을 회복하고 조금씩 두 딸에게 다가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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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우수작 [천 개의 파랑 - 천선란] 삼 천 개의 빗방울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글****방 | 2022-07-19

[천 개의 파랑 - 천선란] 삼 천 개의 빗방울



 
비가 오니까 너도 오는구나. 이별 후에 유독 새벽이 길어졌다. 머리만 대면 잠드는 편인데, 베개에 불면이 숨어 있었는지 박명 사이로 자꾸 뒤척임이 스민다. 지난 밤 꿈에는 너의 모습이 말도 없이 제멋대로 찾아와 까만 밤과 새벽 틈 사이에서 눈을 떴다. 투두둑, 발코니 철제 난간에 정신 없이 빗방울이 내려 춤추고 있었다. 너와 나란히 앉아 이별을 말할 때 함께 보았던 하늘에 걸린 회색 장막에, 삼 천 개의 물방울이 맺혀있었다. 그날 차마 내리지 못했던 그것들이 빗방울이 되어 펼친 손위로 나렸다. 처마 끝에 매달려 나리는 빗속으로 오목하게 손바닥을 반쯤 쥐고, 목놓아 너의 이름을 불렀다. 너도 너의 맘대로 꿈속에 왔듯이. 내 맘대로.
 
주책맞게도 빗방울 소리를 손에 담으며 천선란 작가님의 <천개의 파랑>을 생각했다. 보경과 천 개의 단어가 입력 되어 있는 휴머노이드 콜리가 나눈 대화를 생각했다. 그리움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로봇은, 주인의 엄마에게 묻는다. 그리움이 어떤 것인지. 보경은 이야기한다. 그리움은 기억을 하나씩 포기하는 것이라고. 살아가다가도 갑자기 생각나지만 그때마다 절대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렇게 마음을 조금씩 떼어내는 것이라고. 그리고 그 그리운 순간으로 돌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행복해지는 일이라고. 행복한 순간만이 유일하게 그리움을 이긴다고. 그녀는 로봇에게 그리움의 의미를 가르친다. 콜리는 초록색 몸체를 갸우뚱하면서도 투데이와 함께 주로(走路)를 달리던 순간, 투데이의 심장 박동을 떠올리며, 그것이 행복이 아닌가. 그리고 그 순간이 자신과 투데이가 가장 그리워 하고 있을 순간이 아닌가. 짐작한다.
 
보경은 소방관이었던 남편과 사별하고 두 딸, 은혜와 연재를 키우고 있다. 은혜는 어릴 때 소아마비를 겪어 하반신을 쓰지 못하게 됐고, 휴머노이드가 은행 창구를 지키는 첨단 기술의 시대에도 학교와 사회가 약자에게 행하는 야만을 견디지 못해 현재는 홈스쿨링을 하고 있다. 그래서 학교를 다니는 또래 친구들보다 시간을 보내는 방식이 자유롭다. 그녀는 틈틈히 경마장에 딸린 마방을 돌아다니며 달리는 말들처럼 자유롭고 싶다는 꿈을 꾼다. 그러다 투데이를 만난다. 3살. 어린 말이지만 경주마로 태어나 평생을 달리기만 해서 이미 연골이 다 닳아져버린 비운의 챔피언. 투데이는 남다른 면모를 가진 특별한 기수용 휴머노이드와 함께 경마장 최강의 호흡을 보이며 경마계를 제패하다가, 기수(騎手) 낙마 사건 이후 갑자기 전성기의 끝을 맞고, 좁다란 마방에 누워 죽음만을 기다리고 있다. 보경의 둘째 딸 연재는 몸도 마음도 다친 은혜를 돌보느라 또래사회에 적응할 시기를 놓쳐서, 학교를 겉돌기만 하는 아이로 자란다. 그녀는 공부에는 별 뜻이 없지만 로봇 기술을 다루는 데에 만큼은 두각을 보인다. 편의점 사장이 로봇을 들이자 편의점 아르바이트 일자리를 잃게 되어도, 로봇에 대한 열정은 그대로다. 로봇을 만든 것도, 구매하는 것도, 이용하는 것도 인간인데, 이용 당하는 로봇을 미워할 이유는 없다. 다행하게도 그 동안 모아 놓은 돈이 그녀의 꿈을 이루기에 충분하다. 언니가 투데이를 만났듯이, 동생은 마방에서 투데이를 타고 투데이와 함께 챔피언 자리에 올랐던 기수용 휴머노이드를 만난다. 소프트웨어를 관장하는 칩 하나가 잘못 흘러든 탓에, 하늘을 바라보고 그 아름다움에 감탄하다가 낙마해서 하반신 전체가 마비된 이 특별한 로봇을, 연재는 경마장 관리인으로부터 몰래 구매한다. 로봇 기술 영재답게 몇날 며칠을 매달려 결국 로봇을 고치는 데에 성공하고, 로봇 인생 2막을 맞은 특별한 휴머노이드에게 브로콜리라는 이름까지 붙여준다. 그리고 보경과 두 딸을 중심으로 경마장의 선한 주변 인물들이 힘을 합쳐 투데이와 콜리에게 마지막 주파(走破)의 순간을 선물한다.
 
2019년 한국과학문학상에서 장편부문 대상을 수상한 본작은 SF의 외피를 빌려 쓴, 철저한 휴먼드라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시간에 갇혀 한발짝도 움직이지 못하는 보경. 신체적 한계 때문에 가슴에도 한계가 맺힌 은혜. 더 달리고 싶지만 현실적 한계 때문에 그러지 못하고 외려 트랙 밖으로 이탈해버리는 연재. 사랑하는 사람에게 받는 표현에 목마른 지수. 불의 앞에 눈 감는 스스로를 어른답지 못한 어른이라고 생각하는 마방 관리인 민주. 사랑하는 동물들의 죽음을 무력히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애달픔으로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수의사 복희. 작품은 누구 하나 온전하지 못한, 스스로도 부족하다 할만큼 붕괴 되어 있는 이들의 삶을 그린다. 동시에 이 부서지고 깨어져 있는 인물들이, 가까운 사이에 있더라도, 천 개가 훌쩍 넘는 단어들로 서로의 마음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음에도, 용기내어 소리내지 못하면 서로에게 마음을 전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과정을 그린다. 그들은 그러므로 인간의 진심은 말하지 않으면 어떤 곳에도 가닿지 못함을 배우고, 마침내 서로에게 진심을 이야기하여 조금씩 느슨한 연대를 형성한다. 본작은 진심은 진정한 소통으로만 서로에게 전달되며, 진심이 서로에게 닿는 순간을 넘어서야지만이 진정한 연대가 결성될 수 있다는 통찰을, 따뜻하지만 흔들림 없이 단단한 논조로 풀어낸다. 그러면서도 차상위계층, 동물, 휴머노이드(로봇), 여성, 장애인 등 시대가 발전해도 차별 해소가 어려운 영역에 놓인 이들의 삶이 겪는 문제를 기술 발전이 해결할 수 있는가, 그것이 궁극적인 해결책으로 기능할 수 있는가를 고민하는 물음표는 차가우면서도 맹렬하다. 나아가 극강의 기술력이 발현되는 시대에도 여전히 소외 받고 강자의 필요에 의해 소모를 강요 받은 이들이, 느슨한 연대를 이루어 마침내 불의에 항거하고 이것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면서 두드러지는, 진심과 소통, 존중, 연대, 사랑이 낳는 눈부심이 절정에 닿는다. 느슨한 연대는 보잘 것 없는 삶에, 누군가는 하찮다 말할 만한 주파(走破)를,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을, 그 순간을 이룩하면서 닿는 그리운 시간을, 행복을 선물한다. 그리고 그 순간만큼은 주로(走路) 위에서 그리움과 행복에 가닿은 말과 로봇이, 세상 위에 어떤 다른 존재보다, 어떤 인간보다도 위대했다. 행복해졌다. 그리움을 이겼다. 그것을 지켜봄으로써 연대를 이룬 인간들도 행복에 가닿는다.
 
늘. 의외로 답은 간단하다. <듄>, <매트릭스>, <가타카>, <멋진 신세계>, <1984>, <마이너리티 리포트>와 같은 아득한, 발전이 극에 달한 미래에서도 비극은 끊이지 않는다. 불행은 신발 밑에 붙어 있다가 순식간에 짙은 검푸른 빛 휘장으로 사방을 덮는다. 세상에는 관계의 평온을 깨고 비극을 소환하는 원인이 많지만 대부분은 그 뿌리에 욕심이 있다. 인간은 이기(利己)를 위해 취한 존재들을, 같은 이유로 가차 없이 버리고는 한다. 기준치에 미달 된다고 해서, 나와 다르다고 해서, 존재를 외면하고 쓸모 없는 것으로 치부하기도 한다. 거대한 비극의 단초는, 인간이 이기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사랑 뿐이다. 사랑은. 말 못하는 동물이라 하여, 천 개의 단어 밖에 모르는 감정 없는 로봇이라 하여, 성별이 다르다 하여, 장애를 가진 신체적 약자라 하여, 가난하다고 하여, 상대와 내가 다른 존재라 하여. 그를 혐오하거나, 그의 가치를 낮게 평가하거나, 그와 내가 공존할 수 없다고 판단하지 않는 것에서 출발한다. 우리가 살아내는 시간의 속도는 서로 다를지언정, 무게는 다르지 않음을 인정하고, 존재 자체로 그를 존중하는 데에서 출발한다. 우리 모두는 서로 다르다. 모두가 혼자다. 이를 인정하고,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느슨한 연대로 묶여 나아갈 때, 뿌리에 호시탐탐 기대를 노리며 도사리고 있던 욕심은 무력해진다. 콜리는 세상에 올 때 천 개의 단어를 알고 있었고, 살면서 천 개의 단어보다 더 무겁고 큰 몇 사람의 이름을 배웠다. 그는 사람이었다면 죽음이라고 불렸을 마지막 순간, 그동안 자신이 알았던 모든 단어는 전부 파랑이었다고, 마지막으로 바라보는 하늘이 파랑파랑하고 눈부시다고, 생각한다. 사랑은 천개의 단어로도 표현하기 어려운 것들을 가장 아름답고 그리운 이름으로 부르고 기억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늘. 문제가 가득한 복잡한 세상에 간단한 답이 되어준다.
 
삼천 개의 물방울이 손목까지 적시고 잠옷 끝 소매를 회색으로 물들이고 나서야, 나는 울음을 그치고 손을 거뒀다. 비가 많이 내려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가문 땅이 꿀꺽꿀꺽 은회색 물방울들을 마시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그리움은 기억을 하나씩 포기하는 일이다. 물방울 하나에 기억 하나씩, 릴을 풀어 회색 필름에 맺힌 기억을 비로 지워냈다. 그렇게 마음을 다 떼어냈다. 너를 처음 만났을 때 엔드게임의 여운이 가득할 때라, 비를 뜻하는 너의 이름 끝에 3000을 붙여, 3000만큼 세차게 내리는 비를 생각했다. 그만큼 사랑하겠다고 다짐했었다. 하늘이 땅에 갚을 빚이 많았는지 강우가 세찼다. 그 속으로 그리움이 녹아 멀리 흘렀다. 창 밖으로 삼천 개의 회색이 아로새겨져 있었다. 그 시절 내가 아는 모든 단어는 전 부 다 삼 천 개의 비였다. 빗방울이었다. 창문을 닫으며 이제 행복해지겠다고 다짐했다. 나와 다른 존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면서 행복해지리라 다짐했다. 느슨한 연대의 작은 한 귀퉁이가 되겠다고. 건물을 버티는 한 알의 나사가 되겠다고. 누군가에게 가서 빗방울이 되겠다고. 아파도 마음을 열고 사랑하겠다고. 그리움을 이기겠다고. 비가 가면서 너도 간다. 진정한 작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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