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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른 국가와 버려진 국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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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른 국가와 버려진 국민

메이지 이후의 일본

강상중 저/노수경 | 사계절 | 2020년 06월 12일 리뷰 총점9.5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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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출간일 2020년 06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228쪽 | 364g | 143*213*20mm
ISBN13 9791160946666
ISBN10 11609466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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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2명)

저 : 강상중 (Kang Sang-jung,カン.サンジュン,姜 尙中)
1950년 규슈 구마모토현에서 재일 한국인 2세로 태어나 일본의 근대화 과정과 전후戰後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을 펼치며 시대를 대표하는 비판적 지식인으로 자리 잡았다. 재일 한국인으로서 일본 이름을 쓰고 일본 학교를 다니며 자기 정체성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했고, 와세다대학에 다니던 1972년 한국 방문을 계기로 “나는 해방되었다”라고 할 만큼 자신의 존재를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 이후 일본 이름을 버리고 ‘... 1950년 규슈 구마모토현에서 재일 한국인 2세로 태어나 일본의 근대화 과정과 전후戰後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을 펼치며 시대를 대표하는 비판적 지식인으로 자리 잡았다.

재일 한국인으로서 일본 이름을 쓰고 일본 학교를 다니며 자기 정체성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했고, 와세다대학에 다니던 1972년 한국 방문을 계기로 “나는 해방되었다”라고 할 만큼 자신의 존재를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 이후 일본 이름을 버리고 ‘강상중’이라는 본명을 쓰기 시작했다.

뉘른베르크대학에서 베버와 푸코, 사이드를 파고들며 정치학과 정치사상사를 전공했다. 재일 한국인 최초로 도쿄대학 정교수가 되었고, 도쿄대학 대학원 정보학환 교수, 도쿄대학 현대한국연구센터장, 세이가쿠인대학 총장을 거쳐 현재 구마모토현립극장 관장 겸 이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위험하지 않은 몰락』, 『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 『악의 시대를 건너는 힘』, 『구원의 미술관』, 『마음의 힘』, 『고민하는 힘』, 『살아야 하는 이유』, 『도쿄 산책자』, 『마음』 등이 있다.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도쿄 근교에서 아이를 기르며 통역, 번역 일을 함께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아이들의 계급투쟁』, 『위험하지 않은 몰락』, 『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 『악의 시대를 건너는 힘』, 『구원의 미술관』, 『마음의 힘』, 『마음』 등이 있다.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도쿄 근교에서 아이를 기르며 통역, 번역 일을 함께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아이들의 계급투쟁』, 『위험하지 않은 몰락』, 『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 『악의 시대를 건너는 힘』, 『구원의 미술관』, 『마음의 힘』, 『마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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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자이니치라는 물방울」중에서

출판사 리뷰

“일본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코로나19로 드러난 일본의 맨얼굴


아시아 최초로 근대화와 산업화를 달성한 국가이자 올림픽을 개최한 국가. “재팬 애즈 넘버 원JAPAN as NO.1”이라는 수식이 어울리는 경제대국. 20세기에 우뚝 솟은 일본에 대한 설명이다. 그런데 최근 일본에 대한 평가가 급속히 바뀌고 있다. 30년 장기 불황에도 끄떡없어 하던 나라가 새롭게 등장한 바이러스 앞에서 휘청거린 것이다. 아베 신조 총리를 비롯한 내각 관료들이 자국의 방역 시스템은 아무런 문제없이 작동하고 있다고 발표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일본을 향한 전 세계의 의심은 날이 갈수록 커졌다. 그리고 질문하기 시작했다.

“일본이라는 국가가 왜 이렇게 형편없어진 것인가?”
“일본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코로나19는 일본 경제에 낀 거품뿐 아니라, 정부와 체제를 비롯한 국가 시스템에 낀 거품까지 걷어냈다. 강상중의 새 책 『떠오른 국가와 버려진 국민』은 거품이 꺼진 이유를 새로운 관점에서 분석한다. 그 거품은 메이지 유신이 남긴 그늘이라는 것이다. 그는 지금 일본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기 위해서는 ‘국민을 버리며 떠오른 국가의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150년 전의 개국과 서구화, 그리고 80년 전의 2차 세계대전이 불러온 거대한 전환에 필적할 만한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창궐한 지금, 한국과 일본의 대응을 비교하면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2020년의 한국은 메이지 유신과 10월 유신의 그늘로부터 완전히 벗어나는 중이다. 반면 메이지 국가를 영광의 시대로 칭송하며 아름다운 일본을 만들겠다고 말하는 귀태의 아이와, 그를 중심으로 하는 통치 시스템은 지금도 ‘약한 사회 위에 우뚝 솟은 국가주의’의 생리를 버리지 못했다. 그 결과 일본 전국에서 균열과 비틀림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은 여러 한계를 극복하며 착실하게 시민과 사회운동의 힘을 키웠다. 규범과 정의라는 관념이 사회적 결속을 강화했고 ‘강한 국가’를 견제할 수 있는 ‘강한 사회’를 갖는 데 성공했다. 한국은 강력한 통제와 처벌을 앞세우지 않고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폭발적 확산을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 이런 모범적 대응은 하루아침에 가능해지지 않는다. 끊임없이 민주화를 통해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고 국가를 감시하는 능력을 길러온 역사의 성과일 것이다. _8~9쪽, 「한국어판 서문」 중에서

“국가에 유용한 인간이 되어라.”유신의 그늘에 버려진 국민

메이지 유신이 일본에, 그리고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에 미친 영향은 실로 엄청났다. 국가와 민족이 가진 본래의 정신에 서양의 기술을 결합하는 ‘화혼양재和魂洋才’와 산업을 양성하고 군대를 강화하는 ‘부국강병富國?兵’은 20세기 비서구 국가의 거의 유일한 근대화 모델이 되었다. 실로 아시아의 근대는 메이지 유신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이다.

그러나 시민혁명과 정치 체제의 민주화라는 굳건한 기반 없이 서구의 기술을 모방하는 데만 몰두한 메이지 유신의 결과, 산업화에 성공한 근대국가 ‘대일본제국’은 심각한 결함을 가진 괴물이 되어버렸다. ‘서구의 기술(洋才)’과 제대로 섞이지 못한 ‘일본의 정신(和魂)’은 제국주의로 변해 폭주했다. 그 끝은 태평양전쟁이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두 발의 원자폭탄이다. 1945년 8월 15일 “무조건 항복”을 알리는 천황의 목소리가 라디오 전파를 타고 퍼져나간 이후 일본에게는 ‘보통국가’로 돌아오는 길이 강제되었다.

여기까지가 우리가 익히 아는 메이지 유신과 일본의 근대이다. 그 뒤 이어진 20세기 후반의 현대는 일본이 다시 세계 일류 국가로 도약하는 과정으로 채워진다. 그런데 메이지 유신으로부터 150년이 지난 2018년, 강상중은 또 다른 이야기를 써내려갔다. 그는 발전과 미래를 향해 달려 나가는 국가에 깔려 있던 국민들, 국가에 의해 변방으로 밀려나고 버려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일본 열도를 종단하며 그가 만난 버려진 국민은 국가의 성장을 떠받친 ‘사람기둥人柱’들이었다.

국가는 살아 있는 인간들의 집합이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살아 있는 인간이 보이지 않는다. 그저 무기질적 권한과 규칙, 관행만 남아 있을 뿐이다. 이 상황을 바로잡는 것은 정치의 몫이다. 전후 민주주의는 ‘평화국가’의 기치를 내걸고 개인의 인권과 함께 인간다운 ‘문화생활’을 보장하겠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실제로 마주한 일본은 마치 국가를 위하여 국민이 존재하는 것처럼 도착된 상태였다. 국민 없는 국가주의만 팽창했다. _211쪽, 「마치며」 중에서

“왜 우리가 도쿄를 밝히기 위해 희생되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버려진 국민의 비명이 들리지 않는가


2011년 3월 11일 일본 도호쿠 지방에서 발생한 대지진은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고라는 미증유의 재난으로 이어졌다. 그 현장을 찾았던 강상중은 한 이재민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질문을 받아들었다.

대지진 몇 주 후의 일이다. 취재 차 방문한 후쿠시마현 소마시에서 원전 사고로 피난을 온 주부를 만났다. “왜 우리가 도쿄를 밝히기 위해 희생되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라는 그녀의 말이 벼락처럼 떨어졌다. 그 말이 ‘정치학자 나부랭이는 아무것도 모른다’라는 무거운 질책으로 다가왔다. _25쪽, 「1장. 에너지가 곧 국가다」 중에서

1990년대의 버블 붕괴와 이어진 장기 불황을 겪으며 ‘관리의 일본’이라던 자랑이 흔들리고 있던 때에 갑자기 찾아온 재난 상황에서 국가와 정부는 사태를 수습하고 피해자를 구제하는 데 완전히 실패했다. 원전 사고 후 10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후쿠시마 시민 중 4분의 1이 살던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으며, 발전소 구역 안에는 지금도 처리되지 못한 원자력 폐기물이 쌓여가고 있다. 이재민의 비명 소리 같은 질문을 받아든 강상중은 국민에게 닥친 비극과 원전 사고 앞에 드러난 일본 정부의 무능을 보며 기시감을 느꼈다. 메이지 유신 이후 150년 역사의 도처에서 이 장면이 계속 반복되었기 때문이다.

“선진 국가 일본 안에 후진 사회와 국민은 존재할 수 없다.”
메이지라는 망령의 패턴


산업화의 속도를 높이던 20세기 전반부의 군함도에서, 신세계를 건설하겠다는 꿈에 부풀었던 1930년대의 만주국에서, 그리고 세계 일류 국가로 우뚝 선 20세기 후반부의 미나마타와 오키나와에서 똑같은 일이 반복되었다. 일본은 문제가 불거졌을 때 그것을 관리하여 회복하기보다는 한결같이 감추고 피해자를 쫓아내는 방식으로 대처했다. ‘선진 국가 일본 안에 후진 사회와 국민은 존재할 수 없다’라는 망령이 지난 150년간 시기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솟아올랐다. 그는 비극이 되풀이되는 이유는 문제를 “한갓 자연재해로 치부하고, 망각이라는 안전지대로 도망가서 희극적 일상을 계속하는 것이 일본 근대의 패턴”이었기 때문이라고 단언한다.

군함도는 과거에 존재했던 계층 질서를 공간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볕이 잘 들고 전망도 좋은 빌딩 상층부나 섬 중앙의 고지대에는 상급자와 임원이, 하층부에는 광부와 그 가족이 거주하는 구조이다. 이런 의미에서 일본이라는 국가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다. 식산흥업殖産興業과 부국강병, 풍요와 번영, 발전과 성장이라는 일본의 꿈이, 그러나 그 반대였던 가혹한 현실이 응축되어 있다. _28쪽, 「1장. 에너지가 곧 국가다」 중에서

피해자들은 마을 사람들로부터 정체를 알 수 없는 기괴한 병에 걸렸다고 멸시받으며 병고와 빈곤으로 내몰렸다. 정부는 이들을 돕지 않고, 오히려 매몰차게 내던졌다. 부작위不作爲가 반복되고 참상은 묵인됐다. (중략) 미나마타병에 걸려서 차별이 생긴 게 아니라, 차별이 있는 곳에서 공해가 발생했다고 하는 편이 정확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는 사이에 차별은 배 속의 태아에게까지 향했다. _135쪽, 「8장. 근대의 나락으로 가다」 중에서

전쟁이 막 끝났을 때 미군 해병대는 본토에 주재했다. 한국전쟁이 끝난 뒤 본토의 반기지 감정이 고조되자 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미군을 오키나와로 이동시켰을 뿐이다. 오키나와에 폭력을 집적시키고 격리한 이유는 군사 전략이나 억지력 때문이 아니다. 이는 오키나와가 일본이지만 일본이 아니라서가 아닐까? _173쪽, 「11장. 지울 수 없는 기억」 중에서

“나는 변경을 몸에 두른 자들의 상속인이다.”
희극과 비극으로 나뉘지 않은 미래를 가리키는 이정표


재일 조선인 2세인 강상중의 삶은 변경으로 쫓겨난 기민의 삶 그 자체와 닮았다. 변경에는 그 이름 자체로 차별의 상징이 된 피차별 부락과 「우생보호법」 때문에 합법적으로 죽음에 내몰린 한센병 환자들이 있었다. 천황을 위해 죽음을 강요당한 우치난추(오키나와 사람)와 광산에서 유출된 독극물로부터 도쿄를 지킨다는 명목하에 수몰된 야나카무라 주민들도 있었다. 그리고 일본제국의 몰락과 함께 발 디딜 곳을 잃어버린 재일 조선인, 곧 자신도 거기에 있었다.

바닥에 깔린 이들을 만나고, 그들이 들려준 이야기를 책으로 옮기는 일은 곧 자신을 둘러싸고 있던 세상을 직시하는 일이었다. 따라서 이 책은 사회 문제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인 동시에, 지은이 자신의 존재를 깨달아가는 구도求道 과정이기도 하다. 영원히 희극일 것만 같았던 근대화와 고도성장을 몇 겹 벗겨내니 힘겨운 생존의 비극이 드러났다. 하나 강상중은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상처를 더욱 깊숙이 도려내어 야만의 뒷면에까지 도달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국가에 버림받은 자, 그럼에도 살아남은 자들의 말을 받아와 이 책에 옮겨 적었다. 그들의 말과 삶에서 어슴푸레한 희망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피해 지역 주민의 생활을 부흥시키고 그것을 돕는 사람을 지원하는 조직이 공동체 내부에서 탄생했다. 대지진의 기억을 전승하고 마음의 상처를 보살피는 눈물겨운 모임이 사방에서 피어올랐다. 이는 지진이 낳은 예상 밖의 결과물이다. 피해 지역에서 꿋꿋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과 사회의 복원력에서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 _78쪽, 「4장. 천재지변이라는 숙명」 중에서

메이지 초기에는 다카시마 탄광의 갱부를 억압하는 궁핍과 아시오 광독 사건의 참상을 폭로한 지식인이 있었다. 전후에도 공해 반대 운동, 시민 운동, 평화 운동, 차별 철폐 운동 등에 투신한 지식인이 있었다. (중략) 이 책에서 내가 만난 사람들은 사회적 곤경을 공론의 장으로 끌어올린 유사 인텔리이다. 그들의 유산이 현대로 계승된다면 메이지의 그늘에 갇혀 국가를 올려다보기만 하던 순종성에서 해방될 수 있지 않을까? _217~218쪽, 「마치며」 중에서

강상중은 과거의 참상을 기억하고 사회의 어둡고 깊숙한 바닥에서 희미하게 빛나는 희망을 캐는 광부가 되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그것이 그가 생각하는 지식인의 책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책의 마지막 장, 마지막 단락의 “나는 변경을 몸에 두른 자들의 상속인이다”라는 문장은 끝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체념이나 포기가 아니라, 버려진 국민으로부터 미래가 다시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이정표이다. 그의 말처럼 일본의 미래가 이름 없는 민중의 삶으로 채워질지 우리도 함께 지켜볼 것이다.

전후가 어제의 세계로 물러나고, 야만의 역사가 애국과 만세 구호에 묻히고 있다. 변경은 기억과 기록에서 지워질 운명에 처했다. 그러나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다. 역사는 승리의 전유물이 아니다. 이름 없이 사라진 사람들, 자신의 처지를 저주하면서 죽은 사람들을 복원해야 한다. 역사의 묘지에 버려진 이들을 되살려 이어 붙일 때, 비로소 내 부모가 살아간 역사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나는 변경을 몸에 두른 자들의 상속인이다. _205쪽, 「14장. 변경적인 것」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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