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 살면서 지구를 이용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아마 없는 것 같다. 우리는 지구에 있는 집에서 살고 있고, 지구 안에 있는 집에서 세 들어가며 살고 있다. 우리가 집을 사용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우리는 지구에 있는 에너지 자원도 사용하고 있다. 전기, 석유 등등 말이다. 그것들을 사용하면서 세상이 이렇게 발전했는데, 에너지를 안 쓸 수가 없는 것 같다. 이런 환경에서 살면서 벌거벗고, 직접 편지를 보내며, 지인들을 만나러 50km씩 걸어 다닐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말이다. 만약 그렇게 다니면 정말 이상할 것이다.

지구 사용 설명서는 말 그대로 진짜 지구 사용 설명서이다. 이 책에는 지구를 올바르게 잘 사용하는 방법이 나와 있다. 그런데 우리는 이 책에 나오는 것처럼 지구를 잘 사용하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지금 지구온난화 때문에 비가 엄청 많이 내리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북극에서 온 찬 공기와 더운 곳에서 온 뜨거운 바람이 충돌을 해서 비가 많이 내리는 것이다. 심지어 비가 내리고 있는데 덥기까지 하다. 비도 하루 종일 오는 것은 아니다. 친구와 내가 함께 놀고 있을 때 갑자기 두두두두 소리가 나면서 대포알처럼 비가 이쪽으로 오고 있었다. 우리는 재빨리 건물로 들어가서 비를 피했다. 며칠 전에도 날씨가 화창해서 밖에 나갔다 들어왔는데, 집에 와보니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그리고 한 10분 정도 후에는 금세 비가 내렸다는 게 거짓말처럼 느껴질 정도로 하늘에서 비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이처럼 비가 왔다가 안 왔다가 하고, 또 비가 언제 올지 몰라서 항상 우산을 들고 다닌다. 그리고 코로나19도 그렇다. 사람들이 환경을 막 써서 그런 것이다. 그런데 그 대가는 내가 한 일과 같은 비율인가 보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 대가로 마스크를 쓰고 다니고, 학교에도 못 가고, 잘 놀지도 못하고, 먼 곳에 있는 병원도 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나는 내 사촌들과 함께 어떤 곳에 갔다. 그곳은 산 같았는데, 높지 않았고 건물이 들어서 있었다. 하지만 나는 산이었는지, 언덕이었는지, 숲이었는지 헷갈렸다. 왜냐하면 그곳은 쓰레기들로 덮여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조금씩만 관심을 기울이면 쓰레기를 줄일 수 있었을 텐데, 안타까웠다. 내 사촌과 나는 그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내가 말했다. 나는 플라스틱을 몸에 거의 지니고 있지 않다고 말이다. 그러자 사촌이 말했다. 사촌은 우리가 입고 있는 이 옷도 플라스틱이라고 내 옷에 붙은 상표를 보여주며 말했다. 나는 이 옷이 플라스틱과 같은 성분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몰랐기 때문에 깜짝 놀랐다. 그래서 나는 그때 이후로 우리가 플라스틱을 내 생각보다 훨씬 많이 쓴다는 걸 알게 되었다. 플라스틱은 대표적인 쓰레기의 하나일 뿐이지 이것보다 다른 쓰레기는 더 많을 것이다.

이 책의 표지에 ‘우쿠더스 이주 대책 위원회 글’이라고 되어 있는데, 나는 아주 재미있고, 특이하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나는 우쿠더스 이주 대책 위원회가 무엇인지 몰랐기 때문에 책을 넘겼을 때 눈에 들어온 것은 ‘지구는 어떤 행성일까?’였다. 그래서 쭉 읽어보니 ‘지구가 어떤 행성인지와 우쿠더스가 어떤 행성인지’가 쓰여 있었다. 그래서 그것을 통해 나는 우쿠더스가 어떤 행성인지 처음 알게 되었다. 그 뒤에는 ‘지구 사용 수칙 33가지’가 있어서 ‘이제 드디어 지구 사용 수칙을 알려주는구나’ 했다. 읽어보니 거기에는 나를 포함한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을 ‘우쿠더스 사람’으로 표현했다. 우쿠더스 인은 자연, 에너지, 그리고 우쿠더스를 낭비했다. 그리고 그 때문에 우쿠더스는 멸망했다. 그래서 나는 왜 우쿠더스 이주 대책 위원회가 왜 이 책을 썼다는 것인지 이해했다. 그 이유는 이 책에서 우쿠더스 인들은 지구에서 정체를 들키지 않기 위해 지구 사용 설명서를 읽고, 이것을 공부하고, 실천하고, 배운다는 거였다. 그래서 이해했다. ‘아! 독자들이 우쿠더스 인이니까, 작가들도 우쿠더스인이겠구나!’라고 말이다. 나는 왜 작가가 우리들을 ‘우쿠더스 사람’이라고 표현했는지 알 것 같았다. ‘지금 우리 지구는 우리가 우쿠더스인처럼 멸망시키고 있어!’라는 얘기를 하고 싶었고, 그게 그 이유이다.

그리고 이 책 안을 보면 우쿠더스는 지구이고, 막쓸레옹, 마구쓰나, 머꼬또머꼬, 다버리나 우쿠더스 사람들이 모두 우리들이라는 것도 알 수 있다. 뒤에 있는 사람들을 찍으러 우쿠더스까지 우주선을 타고 날아갈 수는 없는 법이니까 말이다. 그리고 우리가 우쿠더스라는 별을 발견했다면 아마 우리가 그곳을 연구하고 있지 않았을까? 그리고 아마 뉴스와 신문에도 나왔을 것이다. 그리고 그 이유는 단지 이것만이 아니라 우쿠더스 사람들은 에너지 낭비, 일회용품 사용, 쓰레기 무단 투척을 모두 하고 있고 우쿠더스를 전혀 돌보지 않는다. 작가는 아마 우리 지구인들이 그러고 있고, 그렇게 하면 우리도 우쿠더스처럼 될 거라는 경고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좋은 일을 하면 좋은 게 따라오고, 나쁜 일 하면 나쁜 게 따라오기 마련이니까 말이다.

그리고 여기에는 지구인도 나오는데, 지구인은 모두 환경을 사랑하는 로하스족이라고 나온다. 아마 내 생각에는 지구를 아끼고, 지구가 건강해지게 하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지구인도 아니라는 말 같았다. 자신이 사는 행성이 아프면, 우리도 그 안에 있으니까 우리도 아픈데, 지구를 위해 노력하지 않는 사람들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니까 진짜 지구인이란 환경 또는 자연, 지구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말하는 것이다. 반대로 그렇지 않은 평범한 사람들은 우쿠더스인이란 말이다.

환경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 사람은 지구인이 아니다. 만약, 지구 사람들이 모든 물건을 한 번 쓰고 버리고, 불은 24시간 내내 켜놓는다면? 그렇다면 바로 우쿠더스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가 안 좋은 일, 지구에 해가 되는 일을 하면 우리는 그 대가로 나쁜 공기와 바이러스, 멸종위기, 에너지 낭비를 받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만약 좋은 일을 한다면? 그럼 우리는 그 대가로 환경보호, 에너지 절약, 건강한 몸을 받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지금 이 세상에서 정말 원시인처럼 그렇게 살 수는 없지만, 노력할 수는 있다. 나는 특히 일회용품을 쓰지 않는 게 제일 힘들어 보였다. 요즘 코로나19도 있으니까 더 배달 음식을 많이 시키는데 거기에 또 코로나19 때문에 일회용 마스크도 쓰니까 말이다. 그래도 우리 가족은 분리수거를 잘하고, 마트에 갈 때 에코 백을 이용하니까 지구인에 속하는 것 같다. 나는 우리 지구인들이 모두 진짜 지구인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도 지구인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왜냐하면 우쿠더스인보다 지구인이 훨씬 좋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