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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길 박용길

살림, 기도 그리고 편지

정경아 | 삼인 | 2020년 06월 10일 리뷰 총점9.0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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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출간일 2020년 06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19쪽 | 148*210*30mm
ISBN13 9788964361771
ISBN10 89643617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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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저자 소개 (1명)

한신대학교 기독교교육과 졸업. 《새누리신문》 취재기자, CBS 편성국 작가, 《새가정》 객원기자로 활동. 국립국악원 어린이국악창작음악극 <솟아라 도깨비>와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교육원 환경교육동화 <꼬물락의 나들이> 집필. 한신대학교 기독교교육과 졸업. 《새누리신문》 취재기자, CBS 편성국 작가, 《새가정》 객원기자로 활동. 국립국악원 어린이국악창작음악극 <솟아라 도깨비>와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교육원 환경교육동화 <꼬물락의 나들이> 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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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301

출판사 리뷰

감옥 밖에서 감옥 안의 사람과 함께 역사를 만들다
“제가 매일 편지를 써 보냈다고 해서 그게 무슨 큰 위로가 되었겠습니까?”


일제강점기·해방·전쟁·민주화운동으로 점철된 20세기에서 21세기 초반에 이르는 한반도 역사를 기독교운동·민주화운동·통일운동의 최전선에서 살아낸 여성 박용길(1919~2011, 호 봄길)의 삶을 담은 전기 『봄길 박용길』이 나왔다. 목사이자 시인이자 사회운동가였던 남편 문익환이 59세에 처음 감옥에 들어가 77세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여섯 차례 수감된 기간을 전부 합치면 10년이 넘는다. 육십을 바라보는 때에 민주화운동에 발을 들여 감옥 안에서 더 많은 세월을 살았으면서도 글로써 행동으로써 생산적이고 실천적인 삶의 후반기를 일궈갈 수 있었던 것은, 감옥 밖에서 감옥 안의 그와 함께했던 박용길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하고 결정적이었지를 반증한다. 박용길은 남편 문익환이 감옥 안에 있는 동안, 가족 중심의 구속자석방운동을 벌인 동시에 감옥 안의 남편에게 거의 매일 손편지를 써 보냈다. 그녀가 남긴 3천여 통의 편지는 민주화와 통일의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서로 독려하며 여성의 몸으로, 마음으로 역사를 살아낸 궤적이다.

『봄길 박용길』은 한반도의 수난사를 운명처럼 짊어진 박용길의 93년 삶을 그녀가 남긴 기록과 대화를 기본 자료로 하여 쓰인, 한 인간의 삶을 중심에 두고 나열한 한국사로서, 60컷의 사진 자료를 포함했다. 교회 여성 지도자로서, 민주화운동 시대에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한 투사로서, 통일의 여성 사도로서 박용길의 위상을 자리 매기고자 한 이 전기는 총 4부로 구성되었다.

1부 ‘전쟁의 시대, 가족’에는 어린 시절과 요코하마신학교 유학 시절에 이어 문익환과의 결혼, 민족 동란으로 인한 피난 생활이 그려져 있다. 2부 ‘개척의 시대, 살림’에는 한국기독교장로회 여신도회 전국연합회 임원이자 한빛교회 장로, 또한 기독교 여성·가정 전문지인 《새가정》의 운영위원으로 활약했던 모습이 펼쳐져 있다.

3부 ‘죽음의 시대, 편지’에서는 4.19 혁명의 시대적 요청에 응답하여 인권과 민주화운동에 나서게 된 시기가 소개된다.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를 이끌며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여 1987년 6월의 함성에까지 치닫는 봄길의 발걸음을 따라갔다. 아울러 문익환에게 보낸 3천여 통의 편지와 그녀의 기도문 중 일부를 선별해 실었다. 마지막 4부 ‘손을 잡는 시대, 사랑’에서는 남편과 사별한 뒤 그와 같이했던 통일의 꿈을 이루고자 금기를 깨고 분단선을 넘은 일, 그리하여 양심수를 지원하던 이에서 스스로 양심수가 된 봄길의 행보를 담았다.

『봄길 박용길』은 지치지 않고 샘솟는 영성의 힘을 현실운동으로 가져간 여성, 역사라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한 여성의 삶인 동시에, 한국 기독교와 민주화운동이 어떻게 연결되었으며, 여성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연대와 사업들이 어떻게 실현되어갔는지, ‘어머니-가족-여성’의 ‘살림-기도-편지’ 정신이 어떻게 민주화운동과 통일운동을 이끌어갔으며 어떤 가능성으로 나아갈지, 삼일운동에서 촛불혁명까지 이어지는 거리 평화시위의 토양을 더 굳게 다져간 과정을 바라보게 하는 귀중한 사료가 될 것이다.

전쟁의 시대, 가족
“제 일생의 채찍, 거울, 그리고 힘이 되어주시겠습니까?”(문익환의 청혼 편지 중에서)


삼일운동이 전국을 휩쓸었던 1919년 가을, 황해도에서 태어난 박용길은 대한제국 기마장교였으나 한일합병 이후 광산분석기사로 일하던 아버지의 근무지를 따라 네 살 때부터 평안북도 대유동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열 살 때부터는 원래 부모의 출신지인 서울에서 학교를 다녔고 경기여고를 졸업한 뒤 요코하마신학교로 일본 유학을 떠났다. 그곳에서 공덕귀를 비롯하여 신앙을 바탕으로 평생 뜻을 함께할 친구들을 만났고, 문익환도 조선인 신학생들의 모임에서 처음 만났다. 문익환의 건강이 좋지 않다고 염려하여 결혼을 반대했던 박용길의 가족은 ‘6개월을 살더라도 문익환과 결혼하겠다, 그마저도 안 된다면 평생을 혼자 전도사로 살겠다’는 그녀의 선언에 문익환의 건강을 병원에서 직접 점검하고 결혼을 허락했다. 1944년 서울에서 결혼식을 올린 두 사람은 중국 용정으로 떠났다. 문익환의 집안이 19세기 말 북간도로 이주하여 명동촌을 중심으로 터를 닦은 조선 실학자 출신이었기에.

목회자의 아내로 살림을 시작한 박용길은 해방 직전에 낳은 첫아기를 홍역으로 잃고, 해방 직후엔 조선인 피난민들이 중국 떠나는 것을 지원하느라 이듬해에야 피난을 떠나 두 달여 끝에 서울에 도착했다. 둘째를 임신한 상태의 피난길이었고 그렇게 1953년 정전협정 직전까지 호근·영금·의근·성근을 낳고 키웠다. 시아버지 문재린 목사의 시무지를 따라 시댁 식구들과 서울·경상도·제주도로 옮겨 다니며, 그리고 미국 유학 중이던 문익환이 유엔군으로 일본에서 근무할 땐 한인교회 전도사가 되어 도쿄에서 지내며.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어느덧 35세가 된 네 아이의 엄마 박용길에게, 전쟁 없이 산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를 뼈저리게 깨닫기에 충분한 세월이었다.

개척의 시대, 살림
“예수님의 여제자들, 숨은 봉사자, 믿음의 부인들”


1955년에 미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문익환이 한신대 교수로 임용되어 가족들은 한신대 캠퍼스 사택에 정착했다. 박용길은 문재린 목사 인도로 설립된 실향민교회인 서울중앙교회(한빛교회의 모태)의 집사로서, 시어머니 김신묵 권사와 짝을 이루어 교회 살림을 도맡았으며, 경기여고 동창들과 원광회 등의 모임을 통해 전후 구호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앞장섰다. 1956년부터는 한국기독교장로회(이하 기장) 여신도회 임원이 되어 고희 때까지 교회여성운동의 중요한 축을 담당했는데, 김신묵이 아이들 돌봐주기를 자청하며 며느리를 지원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박용길은 여신도회 전국연합회 서기·청유부장·기획부장·총무 등을 역임하면서 여러 행사와 사업을 이끄는 한편으로 여신학자로서의 면모도 보여주었다. 《그달의 양식》 창간호에 「예수님의 여제자들」이란 글을 게재하여 ‘예수가 여성의 지위를 존중했다’는 여성주의적 입장을 일찍이 강력하게 드러내기도 했다. 한국 교회 연합활동에도 역량을 발휘하여, 1954년 이래 지금까지도 출간되고 있는 기독교 가정잡지이자 여성잡지인 《새가정》의 출판과 운영에 참여했다. 1970년에는 지금 ‘통일의 집’이 자리한 수유동에 터를 잡았고 1975년엔 한빛교회의 첫 여성 장로로 안수받았다. 1988년에는 기장 여장로회 회장으로 선출되어 교회 여성들의 지도력 향상을 위해 보다 광범위하게 영향력을 발휘했다.

죽음의 시대, 편지
“매일매일 하루도 거르지 않고 날아갈 소식을
매일매일 하루도 거르지 않고 받으시길”


기장 여신도회 임원 모임 장소인 기독교회관 301호는 1974년 민청학련 군법회의 재판이 있던 날부터 구속자 가족의 사랑방이 되었다. 구치소를 오갈 때, 시위가 있을 때, 재판이 열릴 때, 또 맡겨둘 물건이 있을 때, 구속자 가족들은 여신도회 사무실을 찾아왔다. 박용길은 구속자들과 가족들을 어머니의 마음으로 돌보며 구속자가족협의회 결성에 적극 동참함으로써 민주화운동의 긴 여정에 발을 들여놓았다.

박용길의 옥바라지는 1976년, 그녀가 58세 되던 해에 시작되었다. 3.1 민주구국선언 사건 때부터 문익환은 사망하기 전까지 총 여섯 차례 수감되었다. 남편이 옥고를 치르는 동안 박용길은 밖에서 가족들의 투쟁조직을 이끌며 성장해갔다. 민주화실천가족운동 협의회 회원들과 거리로 나서 평화시위의 역사적 장을 열어갔다. 양심수 가족들은 가족 모임을 통해 혼자가 아님을 확인하면서, 입에 검은 십자가 붙이기, 재판 방청권 불태우기, 양산·부채에 글씨 써서 시위하기, 옷에 붉은 십자가 달고 재판정 들어가기, 보라색 옷 입기, 보라색 숄 뜨기 등으로 늘 함께 행동했다. 박용길 외에 이소선·이휘호·이종옥·김석중 등 여성들이 중심이 되어 굳건히 싸운 가족운동은 1970, 80년대 민주화운동을 가능하게 만든 원동력이었다.

박용길은 감옥에 있는 남편에게 편지로 감옥 밖의 소식을 전하면서 그가 우울해하거나 외로워하지 않도록 활력을 불어 넣어주었고, 사소한 일상사까지 공유함으로써 늘 함께임을 환기시켰다. 꽃잎을 말려 편지지에 문양을 디자인해 붙이거나 노래와 시를 옮겨 적는 등 그녀의 탁월한 손재주와 디자인 감각,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감옥으로 가는 서신에 발휘되었다. 여신도회·가족운동 일을 볼 때와 마찬가지로 꾸준하고 성실하게 마음을 담아 보냈다. 편지는 부부의 외로움과 그리움을 달래면서, 그들이 각자 처한 자리에서 뜻을 굽히지 않고 의로운 길을 계속 가도록 북돋는 매일매일의 믿음의 증표 같은 것이었다.

손을 잡는 시대, 사랑
“나는 꽃다발을 들고 군사분계선 위에 올라섰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다 봄길인 당신께”


박용길이 김일성 주석의 1주기 조문을 위해 북한을 방문하고 군사분계선을 넘어 판문점으로 귀환한 것은 그녀의 나이 77세 때였다. 1994년 문익환이 사망한 뒤 통일맞이칠천만겨레모임을 설립하고 난 이듬해였다. 남편의 방북 기간이 열흘도 채 되지 않았던 데 반해 그녀는 한 달여를 북한에 머물렀고, 53년 만에 어머니의 묘를 찾았고 옛 이웃들과 상봉했다. 그녀는 귀환하자마자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수감되었고 국제앰네스티 양심수로 인정받았으며 집행유예로 4개월 뒤 석방됐다. 2000년대 초반부터는 6.15 남북공동선언 실현을 위한 통일연대 공동준비위원장을 맡았고, 2005년에 민주화와 남북화해에 헌신한 공로로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여받았다. 같은 해 남과 북이 언어 이질화를 극복하고 함께 사용할 사전을 만드는 ‘겨레말큰사전’ 사업도 착수하도록 이끌었다.

칠순, 팔순을 넘어서까지 기독교운동·민주화운동·통일운동에서 박용길이 걸은 행보는 한 어른이 사회에 발휘할 수 있는 선한 영향력을 보여준다. 서로 다른 세대들이 어울리고 힘을 합쳐 만들어가는 역사를 가능하게 하는 한 어른의 리더십을. 누구든지 딛고 갈 수 있도록 그 자신을 내어주는 길, 그것이 봄길의 삶이었다. 봄길은 2011년 93세에 노환으로 삶을 마감했다. 겨레장으로 장례가 치러진 뒤엔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 문익환의 곁에 안장됐다. 3천 통이 넘는 편지를 주고받았고, 아름다운 꿈을 함께 꾸었던, 그렇게 역사의 한복판으로 손잡고 들어갔던 연인의 옆자리에.
십 년 넘게 책 나오길 기다리다 세상을 뜨신 박용길 장로님에게 죄송한 마음 금할 길이 없지만, 한편으로는 책이 한참 후에 나오게 된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책이 바로 일찍 나왔더라면 봄길 박용길의 전기는 방북 이야기로 마무리되었을지 모르고, 그랬더라면 진정한 통일꾼으로서 생의 마지막을 불태운 행적은 다뤄지지 못했을 것이다. “모든 것에 때가 있다”며 느긋해하던 봄길의 모습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한국염(봄길 박용길 전기 편집위원회를 대표하여), ‘책을 펴내며’ 중에서

박용길의 이력

봄길 박용길은 1919년에 황해도 수안면에서 태어났고, 네 살 때 평안북도 대유동으로 이사하여 6남매 중 넷째 딸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서울 경성공립여자고등학교(현 경기여고)를 졸업한 뒤 1937년 일본 요코하마공립여자신학교에 들어갔고, 이듬해 조선인 신학생들의 모임에서 문익환을 처음 만났다. 1944년 문익환과 결혼하여 중국 만주에서 목회자의 아내로 신혼살림을 시작했고 해방과 전쟁 중에 서울·경상도·제주도·일본 도쿄를 오가며 호근·영금·의근·성근을 낳고 키웠다. 1955년에 한신대 캠퍼스 사택에 정착했고, 경기여고 동창들과 전후 구호 활동에 앞장섰으며, 한국기독교장로회 여신도회 전국연합회 임원으로 고희 때까지 교회여성운동의 중요한 축을 담당했다. 1970년에 지금 통일의 집이 자리한 수유동에 터를 잡았고 1975년엔 한빛교회의 첫 여성 장로로 안수받았다.

1976년 3.1 민주구국선언 사건 때부터 10년 넘게 남편을 옥바라지했으며, 민주화실천가족운동 협의회 회원들과 거리로 나서 평화시위의 역사적 장을 열어갔다. 1994년 문익환이 사망한 뒤 통일맞이칠천만겨레모임을 설립하여 통일운동을 이어갔고, 1995년 김일성 주석 1주기 조문을 위해 직접 북한을 방문했다. 이 일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수감, 국제앰네스티 양심수로 인정, 집행유예로 4개월 뒤 석방됐다. 2005년에 민주화와 남북화해에 헌신한 공로로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여받았다. 2011년 93세로 삶을 마감하고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 문익환의 곁에 안장됐다.

추천평

이 책은 한국 현대사 한가운데에서 여성의 눈과 마음으로 느끼고 활동한 기록의 역사입니다. 역사에 대한 ‘경고로서의 회고록’입니다. 과거사의 기억이야말로 새로운 역사 탄생의 밑거름이고 희망이라는 점에서, 우리 역사의 개혁과 진보의 길을 어떻게 어머니의 몸으로 살아냈는가를 보여주는 이야기로서 박용길의 삶을 되새길 필요가 있습니다. 이 전기는 우리의 역사를 기억하고 미래를 만들어가는 데 의미 있는 영감을 줄 것입니다.
- 한명숙 (제37대 국무총리)

박용길 장로님은 단정하고 따뜻한 사람이다. 흔들림이 없다. 무슨 일을 하든 그가 있으면 불안하거나 걱정되지 않았다. 말씀은 문익환 목사님이 많이 하셨지만 우리는 장로님에게서 많은 힘과 위로를 받았다. 장로님과 함께할 땐 알지 못할 선한 기운에 휩싸이곤 했다. 선한 목표를 세우고 철저히 준비하고 치밀하게 실천하는 따뜻한 봄길 같은 사람, 박용길 장로님은 예수를 닮은 참사람이다.
-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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