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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삐언니는 조울의 사막을 건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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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삐언니는 조울의 사막을 건넜어

아파도 힘껏 살아가는 너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이주현 | 한겨레출판 | 2020년 04월 15일 리뷰 총점9.0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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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삐언니는 조울의 사막을 건넜어

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0년 04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68쪽 | 290g | 128*190*18mm
ISBN13 9791160403725
ISBN10 1160403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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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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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어릴 적엔 시험에 나오는 공부만 하다가 어른이 되어서야 노는 게 얼마나 좋은지 깨달았다. 여행을 즐기고 달리기와 걷기를 좋아한다. 어릴 적 말괄량이 삐삐에게 열광한 덕분인지 어른이 되어 ‘삐삐언니’라는 영광스러운 별명을 얻었다. 씩씩하고 용감한 삐삐의 에너지에 의지해 조울의 사막을 무사히 건너왔다. 인생은 결국 새옹지마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물음표와 느낌표를 멈추지 않고 살아가고 싶다. 서울대학교 사회학과에서 공... 어릴 적엔 시험에 나오는 공부만 하다가 어른이 되어서야 노는 게 얼마나 좋은지 깨달았다. 여행을 즐기고 달리기와 걷기를 좋아한다. 어릴 적 말괄량이 삐삐에게 열광한 덕분인지 어른이 되어 ‘삐삐언니’라는 영광스러운 별명을 얻었다. 씩씩하고 용감한 삐삐의 에너지에 의지해 조울의 사막을 무사히 건너왔다. 인생은 결국 새옹지마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물음표와 느낌표를 멈추지 않고 살아가고 싶다. 서울대학교 사회학과에서 공부했다. 운 좋게 같은 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를 졸업했다. 24년째 한겨레신문사에서 기자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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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253

출판사 리뷰

조증과 울증을 건너 평범한 행복을 찾기까지…
삐삐언니의 뜨겁고 차가운 그 시간의 기록
― 몸과 마음이 아프지만 그럼에도 힘껏 살아가려 애쓰는 당신에게

“조울병은 ‘사막’에 가깝다.
모든 것을 태워버릴 듯 지글거리는 사막의 태양.
밤이면 영하로 내려가는 극단적 추위.
별자리 읽는 법을 익히지 못한 채
사막을 헤매는 것은 고립과 죽음을 의미한다.
정신질환으로 세상과 소통할 방도를 잃어버린 이들은
외로운 사막에 놓여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슬픈 얘기지만 읽는 이의 마음을 후벼 파지 않는, 섬세한 감정과 사건들로 타인의 슬픔을 발견하는, 아파도 힘껏 살아가는 당신에게 다정한 응원의 말이 되어줄 36편의 이야기가 한 권의 책이 되어 세상에 나왔다. 씩씩하고 용감한 ‘삐삐’의 에너지에 의지해 조울의 사막을 무사히 건너온 저자 이주현의 경험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2013년에 써둔 초벌 원고를 꺼내 재집필하기 시작한 것은 작년의 일이다. 조울병을 비롯해 다른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이들과 세상을 연결하는 징검다리를 놓고 싶어서였다. 평생 함께할 가능성이 큰 이 병을 좀 더 의연하게 맞을 수 있었던 치료 및 치유과정을 나누고 싶어서였다.

“조울병은 끊임없이 챙기고 돌봐야 하는 만성질환이다. 이 책을 쓰면서 사막에서 경험한 공포와 적막, 불안과 고통을 복기하면서 세상 사람들에게 털어놓아도 부끄럽지 않다는 걸 알게 됐다. 조울병은 비밀이 아니다.” _6쪽(‘프롤로그’ 중에서)

『삐삐언니는 조울의 사막을 건넜어』는 언론사 기자 이주현이 사막의 낮과 밤 같았던 조증과 울증의 시기를 보내고 비로소 평범한 행복을 찾기까지의 시간을 기록한 에세이다. 2001년 첫 조울병 발병부터 2006년 재발까지, 그리고 몇 번의 작은 조울의 파고를 넘기고 휴전 상태를 유지하기까지 20여 년, 그 뜨겁고 차가웠던 성장의 이야기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저자는 20대 중반 나이에 현실과 광기 사이 좁은 틈에 끼어 심연을 바라보았고, 넘쳐나는 감수성과 창의성, 자발성을 경험한다. 그다음에 찾아온 우울의 바닥에서 죽음의 커튼을 들출 뻔하며 자신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깨달아간다. 정신과 폐쇄병동에 두 번 입원한 일과 병원 생활, 그리고 복직. 평범한 삶을 향한 욕망과 두려움 사이에서 ‘사랑의 힘’으로 희망을 차곡차곡 쌓아나간다.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의사를 만나고, 가족, 친구, 동료들의 끊임없는 지지와 응원에 살아갈 힘을 얻는다. 걷기와 달리기, 여행으로 순수한 즐거움을 만끽하면서 자신의 몸과 마음을 열심히 돌본다. 일렁이는 우울과 불안을 최대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

“나는 조울병과의 평화를 원한다. 그러니 평화를 준비하겠다. 꽃 지는 풍경도 눈에 넣어두겠다. 일렁이는 우울과 불안을 감추진 않겠지만 최대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노력하겠다.” _252쪽(‘에필로그’ 중에서)

저자는 자신이 겪었던 조울병의 과정과 다양한 양상을 담담히 써 내려가면서 당시에 느꼈던 감정과 사건 사고들을 능숙하게 넘나든다. 글 중간중간 조울병을 앓으며 써왔던 거친 메모와 애달픈 일기를 펼쳐 보이며 가슴 깊이 숨겨두었던 아픔을 꺼내놓기도 한다. 그에게 있어 종이에 무언가 끄적이는 행위는 극한 상황에서도 숨통을 틔울 수 있는 작은 마당이자, 자기 위로의 습관이자, 위축과 고립에서 벗어나 세상으로 향하는 유일한 길이었다. 저자는 치료과정에 비중을 두고 상세하게 설명한다. 과거를 반추하여 나를 재구성해보는 일, 심리상담 및 정신과 의사에 대한 생각과 경험, 약물치료의 중요성 등은 병을 인식하고 헤쳐나오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주치의 김원과의 짧은 대담’이다. 조울병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와 지식, 치료 방법, 환자가 가져야 할 생각과 태도 등 전문가의 종합적인 의견을 잘 정리해두었다.

『삐삐언니는 조울의 사막을 건넜어』는 분명 아픔의 기록이지만 이 안에는 훈훈한 사랑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나 자신뿐만 아니라 환자의 가족으로 살아간다는 어려움에 관해 이야기함으로써 한편으로 안도하고 격려받을 수 있게 해준다. ‘아, 나도 거뜬히 이겨낼 수 있겠구나’ 의지를 심어준다. 만약 주변에 공감과 격려, 객관적인 충고, 경제적인 지원을 해줄 가족 같은 가까운 사람이 있다면 굉장한 축복이다. 반대로 우리가 그런 사람이 되어 아파하는 이들에게 따뜻한 손을 내민다면 세상은 더욱 아름다워질 것이다. 스스럼없이 병원 진료와 치료제 복용을 확인해주고, 밖에 나가 햇빛이라도 쐬자며 침대에서 끌어내고, 시시콜콜 사소한 얘기를 성의 있게 들어주는, 그리고 ‘네가 어떤 사람이든 우린 너를 응원할 거야’ 말해주는 사람이 더 많아지길 고대해본다.

조증일 때는 주변 사람이 힘들고
울증일 때는 본인이 힘들다
― 나는 지금 조증일까? 울증일까? 조울병에 대하여

‘마음의 감기’라고 불리는 우울증만큼 조울병 환자도 비슷한 비율로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우울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2013년 58만 4949명에서 2018년 75만 2211명으로 28.6% 증가했고, 조울병 환자는 2014년 7만 5656명에서 2018년 9만 5785명으로 26.6% 증가했다. 조울병이 왜 발병하는가에 대해선 과학적으로 명쾌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뇌의 기분 조절에 문제가 생겨 발병하는 생물학적 질환이고 환경 변화와 스트레스가 방아쇠 역할을 한다 정도로만 알려져 있다. 조울병은 비정상적으로 기분이 들뜨는 상태인 ‘조증’과 우울하고 슬픈 상태인 ‘울증’이 불규칙하게 나타나는 병이다. 두 개의 극단적인 측면을 가진다고 하여 양극성장애라고 한다.

조증 초기에는 사고의 연상, 지적 호기심, 창의력, 추진력이 샘솟는다. 민첩한 행동, 가벼워진 몸, 신속하고도 독특한 사고를 한다 생각하며 자신을 매력적이라고 느낀다. 그러다 조증이 심해지면 지나친 쾌활함과 과도한 의욕에 황당한 아이디어, 제어할 수 없는 분노, 도를 넘는 집착으로 돌변한다. 이러한 조증을 방치할 경우 신경계에 악영향을 끼칠 뿐 아니라 발병 시기에 훼손된 사회적 관계, 과소비 등으로 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되기도 한다. 나와 타인을 구분 짓는 경계를 무너뜨리고 함부로 침범해버린다. 조증이 치명적인 까닭은 이때 망가진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가 치료 후에도 복구되기 쉽지 않다는 데 있다.

반면 울증일 때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느낌에 사로잡힌다. 실체 없는 어떤 것이 주변을 채우고 목을 조르는 느낌이다. 의지, 목표, 흥미가 마비된다. 모든 것이 메말라간다. 정신 산만, 부주의, 둔감함은 업무 쪽으로 보자면 ‘무능’의 동의어가 된다. 특유의 우유부단으로 신임을 얻지 못하고 능력 있는 모습도 보이지 못한다. 우울증 치료제의 부작용으로 체중이 늘거나 생기가 사라진다.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고 말수도 적어진다. 기억력, 연상 작용, 반응성 모두 떨어져 주변 사람들과 마음을 나눌 수 없는 ‘셀프 감금’에 빠져들곤 한다.

조증과 울증의 증상은 이처럼 극단적으로 대조적이지만 모두가 일상을 깡그리 망치거나 목숨을 잃을 정도로 위험한 것은 아니다. 발병 패턴과 양상, 정도에 따라 다르므로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잘 받으면 사회적으로 우수한 능력을 보이며 성공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다. 특히 무한경쟁에 놓인 20대에 발병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치료에서 한발 더 나아가
치유로 향할 때 병은 나을 수 있다
― 괴로우면 무조건 의사를 찾을 것

내게 조증을 호소하는 이가 있다면 이렇게 말할 거다. 의사를 찾아가라. 술을 마시지 말아라. 사람과의 접촉면을 줄여라. 잘 안 되겠지만 혼자서 빈둥대라. 울증 환자에겐 이런 조언을 할 거다. 의사를 찾아가라. 아깝더라도 업무량을 줄여라. 산책하라. 스스로 먹을 음식을 천천히 준비하라. 조증이든 울증이든 핵심은 이거다. 괴로우면 의사를 찾아가라. _150쪽(‘재발, 완쾌란 없다’ 중에서)

예전보다 정신과 병원 문턱이 낮아진 건 사실이나 성의 있는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해서인지 실망스럽다는 이들이 종종 있다. 의사 태도가 못 미덥고 몇 분 상담 후 약만 처방받아 돌아오니 그럴 만도 하다. 그러나 실망할 필요 없다. 개인마다 성향이 다르므로 자신에게 잘 맞는 의사도 분명 있다. 중요한 건 의사에게 실망했더라도 치료를 포기하지 말고 다시 용기를 내어 다른 의사를 찾아봐야 한다는 거다.

정신과 의사는 환자가 위기에 봉착할 때 ‘모든 것’을 잃지 않고 헤쳐 나올 수 있는 태도를 가르친다. 슬픔, 기쁨, 두려움에 너무 깊이 빠져들지 않을 방법을 익히고 실천할 수 있도록 지켜보고 장려한다. 특히 적절한 약 처방은 정신질환자들에게 큰 신뢰감을 준다. 조울병은 마음먹기에 따라, 의지에 따라 해결되는 게 아니라 적절한 약물치료가 병행되었을 때 회복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 고로 신뢰할 수 있는, 자신과 잘 맞는 의사를 찾아야 치료를 넘어 치유로 향할 수 있다.

미국의 가정의학 전문의 웨인 조나스는 『환자 주도 치유 전략』에서 치유는 “잘 살고 있다는 느낌” “자신에게 가장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것과 관련된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질병의 증상을 완화하거나 없애는 치료에서 한발 더 나아가 환자들이 기쁨과 만족을 느끼며 인생의 의미를 찾는 치유로 향할 때 진짜 병은 나았다고 말할 수 있다. 질병에서 자유로워졌다는 것은 아프지 않다는 게 아니라 행복을 회복했다는 의미일 것이다. 성실히 약을 먹고, 전문가와 상담을 하고, 마음을 들여다보며 자기 객관화를 하고, 술을 자제하고 운동을 하며, 좋은 습관을 기르는 것의 균형이 맞을 때 좋은 삶을 향한 전진이 가능하다. 이 책은 그 과정을 성실히 담았고 진정한 치유의 길로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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