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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 읽는 밤, 나를 읽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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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 읽는 밤, 나를 읽는 시간

그냥 나이만 먹을까 두려울 때 읽는 루쉰의 말과 글

이욱연 | 휴머니스트 | 2020년 03월 30일 리뷰 총점9.0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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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 읽는 밤, 나를 읽는 시간

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0년 03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04쪽 | 386g | 140*210*30mm
ISBN13 9791160803792
ISBN10 116080379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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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고려대학교 중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베이징사범대학교 대학원 고급 진수과정을 수료했고 하버드대학교 페어뱅크 중국연구소 방문교수를 지냈다. 현재 서강대학교 중국문화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동아시아와 한국 현실에서 출발해 루쉰을 연구하고 다시 읽으면서 루쉰의 현재적 의미를 발굴하는 작업을 하는 한편, 루쉰 소설과 산문을 꾸준히 번역해왔다. 최근에는 청년들과 함께 루쉰을 읽으면서 한국 사회... 고려대학교 중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베이징사범대학교 대학원 고급 진수과정을 수료했고 하버드대학교 페어뱅크 중국연구소 방문교수를 지냈다. 현재 서강대학교 중국문화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동아시아와 한국 현실에서 출발해 루쉰을 연구하고 다시 읽으면서 루쉰의 현재적 의미를 발굴하는 작업을 하는 한편, 루쉰 소설과 산문을 꾸준히 번역해왔다. 최근에는 청년들과 함께 루쉰을 읽으면서 한국 사회의 오늘과 내일을 고민하고 있다.

우리 삶과 우리 현실을 위해 중국 문학과 문화를 우리 시각으로 연구하고 풀어내는 책을 쓰고 있다. 고려대학교 중문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베이징사범대학교 고급 진수과정을 수료하였고 하버드대학교 페어뱅크 중국연구소 방문교수를 지냈다. 현재 서강대 중국문화전공 교수로 재직중이다. 중국 현대문학과 현대문화를 연구하면서 현대 중국인들의 속내를 섬세하게 탐구하는 작업에 매진해왔다.

지은 책으로 『이욱연의 중국 수업』, 『중국이 내게 말을 걸다』, 『이만큼 가까운 중국』, 『포스트 사회주의 시대의 중국 지성』, 『루쉰 읽는 밤, 나를 읽는 시간』 등이 있고, 번역한 책으로 『들풀』, 『광인일기』, 『고독자』, 『우리는 거대한 차이 속에 살고 있다』, 『아침꽃을 저녁에 줍다』, 『아큐정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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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왜 다시 루쉰인가
- 혼란의 시대를 돌파한 작가로 우리의 시대를 돌아보다


칼날 같은 문장으로 근대 중국의 어둠과 혼란을 돌파했던 문학가 루쉰(魯迅, 1881~1936). 그는 전통사회가 무너졌음에도 끈질기게 남은 봉건 구습과 싸우는 한편, 공화주의 혁명 이후에도 처지가 나아지기는커녕 내전과 침략 속에서 고통받는 민중을 위해 수많은 소설과 산문을 썼다.

오랜 좌절 끝에 1918년 〈광인일기〉를 발표하며 본격적으로 활동한 루쉰은 항상 당대의 현실에 밀착한 글을 써왔다. 신해혁명 이후에도 바뀌지 않는 봉건 질서와 평범한 사람들의 노예근성을 풍자한 〈아Q정전〉이 대표적이다. 루쉰은 지배적인 질서와 다수의 억압에 저항해 자신만의 관점을 올곧게 고수하며 비판의 칼날을 벼렸다.

오랫동안 루쉰을 읽고 번역해온 중문학자 이욱연 교수는 이 책을 통해 우리가 루쉰을 다시 읽어야 할 이유는 바로 루쉰의 글이 가진 생명력에 있다고 말한다. 날카로운 시선과 서늘한 문체를 무기로 당대와 치열하게 대결했던 루쉰은 시대와 호흡하며 적극적으로 글을 썼다. 루쉰의 글은 비겁하게 살라고 강요하는 세상에 맞서는 힘을 읽는 이에게 불어넣는다.

기성세대에게 건네는 지혜의 말
- 다음 세대를 위해 기꺼이 스러지는 들풀이 되자


이욱연 교수는 루쉰을 새롭게 읽음으로써 우리 사회를 세심하게 돌아보자고 제안한다. 그는 뜨거웠던 시절, 세상을 바꾸기 위해 분투했던 청년들이 어느새 기성세대가 되면서 세상에 대한 문제의식이 흐려지고 자신이 가진 권위를 명확하게 인식하지 못했다고 진단한다. 지은이는 희망과 절망, 기성세대의 역할, 등급 질서, 다수에 저항하는 자기만의 목소리 등의 주제를 제시하며 루쉰의 글을 꼼꼼하게 읽는다. 지금의 기성세대는 젊었을 때 누구 못지않게 방황하고 고민하면서 자신의 삶을 만들어나갔다. 새로운 세상을 향한 열망으로 그때의 청년 모두가 힘을 합쳐 세상을 바꾸었다는 자부심도 강하다.

하지만 과거의 성취가 무색하게 세상은 더욱 나빠지고 있다는 예감을 떨치기 어렵다. 그야말로 모두가 아프고 화가 나 있는 시대에 절망과 체념만 깊어진다. 이때 루쉰은 눈앞에 놓인 길이 눈물과 절망으로 가득 차 있더라도 “원래 지상에는 길이 없었다”고, “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길이 되는 것”이라고 격려한다. “앞길에 무덤이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면서도 기어이 가는 것, 바로 절망에 대한 반항”을 감행하는 자만이 앞으로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의 기성세대에게 절실한 윤리적 감각은 다음 세대를 좀 더 해방된 세상으로 넘겨주는 다리가 되는 것이다. 소설 〈광인일기〉의 주인공은 사람이 사람을 잡아먹는 세상에서 유일하게 정신을 차렸다. 모두가 미쳤다고 그를 손가락질하지만 광인(狂人)은 아랑곳하지 않고 식인은 나쁜 짓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다 문득 자신도 예외가 아님을 깨달았다. “4000년 식인의 역사를 지닌 곳”에서 그 또한 “4000년 동안 식인을 한 나”임을 자각한 것이다. 광인은 “식인을 해보지 않은 아이가 혹시 아직도 있을까?”라고 자문하며 아이들을 구하라고 절규한다. 루쉰 스스로 “나는 낡은 진영에서 왔다”고 고백할 만큼 구습의 멍에는 무거웠다. 지은이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분투한 기성세대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기성세대의 윤리는 주인공을 자처하며 앞서 나가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주인공인 젊은 세대를 위해 살아가는 데 있다. 루쉰은 이런 윤리 의식을 가진 존재를 ‘중간물’이라고 부른다. 미래 세대가 아직 어리고 약하다며 지도하려 하지 말고, 그들이 주인공으로 나설 수 있도록 중간물로서 도와줘야 한다는 것이다. 기성세대가 자신의 역할을 자각하고 청년 세대와 만날 때, 다음 세대를 위해 썩어가는 들풀이 될 때 조금 더 나은 어른이 될 수 있다고.

“자신이 미래의 깃발이자 목표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권력을 추구하는 정치가는 될 수 있어도 루쉰이 말하는 중간물은 될 수 없다. 그에게는 루쉰에게서 발견되는 죄책감과 죄의식이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과거에서 온 자신은 미래의 주역일 수 없으며 그저 미래 세대를 위한 다리 역할을 하겠다는 희생 의식이 필요하다. 루쉰이 쓴 비유에 따르면 이는 꽃을 위해 기꺼이 썩는 들풀의 정신이다.”
- 07. 꽃을 위해 기꺼이 스러지는 들풀로 살다, 96~97쪽

청년 세대에게 전하는 사유의 글
- 아Q 같은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루쉰의 글은 언제나 청년의 것이었다. 지금의 청년 세대에게 루쉰의 글이 주는 의미는 지금의 기성세대가 청년 시절에 읽었을 때와 다르다. 자유를 억누르는 질서에 맞섰던 기성세대와 달리, 지금의 청년 세대는 견고한 차별과 배제 속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노력하면 성공이 따라온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는 시대에, 기성세대는 비정규직과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청년들에게 무슨 말을 해줄 수 있을까. 그야말로 ‘노오력’을 배신하는 사회에서 청년들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남의 머리를 밟고 올라가라는 각자도생의 논리뿐이다.

성별과 정체성, 지역과 학교, 나이와 직책에 따라 위계를 세우는 우리 사회의 등급 질서는 청년을 노예로 길들인다. 이런 등급 질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루쉰의 말에 따르면 “남을 노예로 부리고 다른 사람을 잡아먹을 희망이 있기에 자기 역시 언젠가 노예로 부림을 당하고 잡아먹힐 수 있다는 것을 잊고 있다.”

남의 머리 위에 올라가고 싶은 욕망은 간절하지만 실현할 수 없을 때 우리는 〈아Q정전〉에 나오는 아Q 같은 사람이 된다. ‘정신 승리법’의 대가 아Q는 남들이 그를 괴롭히면 왜 괴롭힘을 당하는지 되묻거나 괴롭히는 자에게 맞서지 않는다. 그 대신 남들 앞에서 자기를 한없이 낮추면서 속으로는 자기가 우월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그런 아Q에게도 기회가 온다. 중국에서 혁명이 일어나자 아Q는 “원하는 것은 모두 다 내 것이고, 마음에 드는 사람도 모두 내 것”이라며 혁명에 가담한다. 모두가 인간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의 이익과 영광을 위해서 혁명에 뛰어든 것이다. 아Q식 혁명이 진정한 혁명일 수는 없다.

루쉰의 글은 청년 스스로 주체적인 삶이란 무엇인지 고민하게 돕는 마중물이자 정신을 번쩍 들게 만드는 죽비다. 자신이 따르는 질서가 정말 옳은지 되물으며 기성세대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질문이, 노예도 주인도 아닌 새로운 삶을 향한 질문이 그 속에 담겨 있다.

“루쉰은 청년들이 과거와 같은 삶도 아니고 지금과 같은 삶도 아닌 제3의 삶, 요컨대 노예의 삶도 아니고 노예 의식으로 가득 찬 주인의 삶도 아닌, 노예와 주인의 구도를 넘는 새로운 삶을 살길 바란다. 아르바이트생이 편의점의 점주가 되고자 하는 것 자체는 나무랄 일이 아니다. 하지만 청년들이 자신을 괴롭히던 사장과 똑같은 사장이 되어 악순환을 지속시키지는 말아야 한다.”
- 12. 어떻게 진정 새로운 주인이 될 것인가?, 161쪽

그냥 나이만 먹지 않기 위한 성찰의 시간
- 다수의 논리에 빠지지 말고 ‘나다움’을 추구하자


기성세대와 청년 세대를 함께 각성시키는 루쉰은 시종일관 ‘나다움’을 강조한다. 루쉰은 민중을 위해 글을 썼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수에 휘둘리지도 않았다. 근대의 지배 질서가 항상 다수를 앞장세웠음을 간파한 루쉰은 자유로운 개인으로서 말을 하고 글을 쓰며 끈질기게 저항해왔다. 그는 〈광인일기〉의 광인처럼 세상이 잘못된 이유를 집요하게 캐묻고, 외부의 압력이 나에게 가해진다면 “그것이 군주에게서 나왔든지 대중에게서 나왔든지 관계없이 다 독재”라고 일갈한다.

끊임없이 ‘다수의 독재’를 비판해온 루쉰은 여성에게 가해지는 다수의 폭력에도 맞섰다. 루쉰은 〈노라는 집을 나간 뒤 어떻게 되었는가〉라는 글에서 헨리크 입센의 희곡 〈인형의 집〉의 주인공 노라가 가부장적인 지배 질서에서 벗어나는 순간을 이야기한다. 그는 노라가 자립하기 위한 조건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고통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여성의 생존을 조금도 신경 쓰지 않는 남성 중심의 세상에서 루쉰은 “가정에서 남녀 간에 균등한 분배가 이루어져야” 하고 “사회에서 남녀 간에 동등한 힘을 지녀야” 한다고 지적한다. “가정에서 참정권을 요구할 때는 큰 반대를 하지 않더라도 경제의 균등한 분배를 꺼내면 당장에 적을 만나게 될 수 있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당연히 격렬한 전투가 벌어질 것”이라는 말도 빼놓지 않는다.

또한 루쉰은 세계 여성의 날에 비운의 죽음을 맞이한 여성 배우를 향한 여성혐오적인 음해에도 일침을 놓았다. 그는 한 여성의 삶을 오로지 특종으로 소비하는 언론과 대중의 얄팍한 욕망을 폭로한다. 루쉰에게 있어 자신의 생각을 가지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논리에 기대어 말하는 사람은 지배 질서의 대변인일 뿐이다.

“루쉰이 자기됨이나 나다움을 강조하는 것은 다수의 생각과 욕망, 다수의 소리에 아무 생각 없이 휩쓸리거나 기계적으로 추종하지 말고, 자기 안에서 우러나오는 자신만의 생각과 욕망, 자신의 소리를 찾으라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고 욕망하고 행동한다고 해서 그것이 옳은 것인지, 그것이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인지, 그것이 진정 내 생각인지 자기 자신에게 먼저 물으라는 것이다. 그런 나다움을 찾아야 진정한 자유인이라는 것이다.”
- 03. 나다움이 있는가?, 48쪽

이처럼 루쉰은 다수의 논리에 따르지 말고 저마다 자기만의 목소리를 가져야 한다고 역설한다. 작가로서 말하고 쓰는 내내 그는 ‘나다움’을 추구했으며, 자신의 글을 읽는 이들에게 ‘나다움’을 가질 것을 강력하게 요구해왔다. 갈수록 개인주의가 심해진다고 하지만 정작 우리 사회에서 자유롭고 독립적인 개인은 잘 보이지 않는다. 하루하루 나이를 먹으면서 다수의 논리와 지배 질서에 붙잡히지 않기 위해서는 스스로 생각하고 고민할 수 있어야 한다. 『루쉰 읽는 밤, 나를 읽는 시간』을 그냥 나이만 먹을까 두려운 사람들에게 건네는 이유다.

책의 마지막에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루쉰에 관한 일화를 그의 사상과 연관 지어서 풀어놓았다. 이 책과 함께 출간된 『루쉰 독본: 〈아Q정전〉부터 〈희망〉까지, 루쉰 소설·산문집』을 나란히 읽으면 책에서 언급된 루쉰의 글을 하나씩 찾아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고, 루쉰의 사유를 더욱 깊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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