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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장 ]
루쉰 저/자오옌녠 그림/이욱연 | 문학동네 | 2020년 02월 28일 첫번째 구매리뷰를 남겨주세요. | 판매지수 294 판매지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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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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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0년 02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192쪽 | 320g | 135*195*17mm
ISBN13 9788954670838
ISBN10 895467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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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3명)

저 : 루쉰 (魯迅,본명 : 저우수런(周樹人), 자 : 위차이(豫才))
중국의 문학가, 사상가, 혁명가이자 교육가. 본명은 저우수런이고 자는 위차이이다. 중국 현대 문학의 창시자로 여겨지는 루쉰은 당대의 중국 예술과 화에서 다른 어떤 작가와도 비견될 수 없는 위치를 차지한다. 중국 공산당이 국민적 영웅으로 찬양한 루쉰은 중국혁명의 지적 원천으로서 추앙받아 왔으며, 마오쩌둥을 위해 사상적 기반을 마련한 인물이기도 하다. 저장성 사오싱(紹興)의 지주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조부의 하... 중국의 문학가, 사상가, 혁명가이자 교육가. 본명은 저우수런이고 자는 위차이이다. 중국 현대 문학의 창시자로 여겨지는 루쉰은 당대의 중국 예술과 화에서 다른 어떤 작가와도 비견될 수 없는 위치를 차지한다. 중국 공산당이 국민적 영웅으로 찬양한 루쉰은 중국혁명의 지적 원천으로서 추앙받아 왔으며, 마오쩌둥을 위해 사상적 기반을 마련한 인물이기도 하다.

저장성 사오싱(紹興)의 지주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조부의 하옥, 아버지의 병사 등으로 어려서부터 고생스럽게 살았다. 청년시대에 진화론과 니체의 초인철학, 톨스토이의 박애사상의 영향을 받았다. 1898년 난징의 강남수사학당에 입학, 당시의 계몽적 신학문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1902년 졸업 후 일본에 유학, 고분학원을 거쳐 1904년 센다이의학전문학교에 입학하였으나, 문학의 중요성을 통감하고 의학을 단념, 국민정신의 개조를 위하여 문예 활동에 힘썼다.

1905~1907년 혁명당원의 활동에 참가하고, ‘마라시력설’, ‘문화편지론’ 등 논문을 발표하였다. 그 무렵 유럽의 피압박민족 및 슬라브계 작품에 공감하여 1909년 동생 저우쭤런(周作人)과 ‘역외소설집’을 공역하는 한편, 망명중인 장빙린(章炳麟)에게 사사하였다. 1909년 귀국하여 고향에서 교편을 잡다가 1911년 신해혁명이 일어나자, 남경임시정부와 북경정부의 교육부원이 되어 일하면서 틈틈이 금석 탁본의 수집, 고서 연구 등에 심취하였다. 1918년 문학혁명을 계기로, 처음으로 ‘루쉰(魯迅)’이라는 필명을 사용, 중국현대문학사상 첫번째의 백화소설인 ‘광인일기’를 발표하여 신문학운동의 기초를 다졌다.

5·4운동 전후 ‘신청년’ 잡지의 일에 참가하여 ‘5·4’ 신문화운동의 선봉이 되었다. 1918년에서 1926년에 이르는 동안 창작을 계속하여 소설집 ‘눌함’, ‘방황’, 논문집 ‘분(墳)’, 산문시집 ‘야초’, 산문집 ‘조화석습’, 잡문집 ‘열풍’, ‘화개집(華蓋集)’, ‘화개집 속편’ 등을 출판하였다. 이 중에 ‘공을기(孔乙己)’, ‘고향’, ‘축복’ 등을 발표하여 중국 근대문학을 확립하였는데, 1921년 12월에 발표된 중편소설 ‘아Q정전(阿Q正傳)’은 중국현대문학사상 불후의 대표작으로 세계적 수준의 작품이다. 많은 외국 작가의 작품을 번역하였고, 1920년 이후에는 베이징대학, 베이징여자사범대학 등에서 교편을 잡았다.

1924년 저우쭤런과 어사사를 조직하고, 1925년 청년문학사와 미명사(未名社)를 조직하였으나, 1926년 8월 베이양 군벌의 문화 탄압과 격돌한 베이징 학생애국운동 지지로 말미암아 베이징을 탈출, 아모이대학 중문과 주임으로 부임하고, 1927년 1월 당시의 혁명 중심 광저우(廣州)에 이르러 중산대학의 교무주임이 되었다. 1927년 가을 상하이의 조계에 숨어 쉬광핑(許廣平)과 동거하며 문필생활에 몰두하는 한편, 창조사, 태양사 등 혁명문학을 주창하는 급진적 그룹 및 신월사(新月社) 등 우익적 그룹에 대한 논전을 통하여 매우 전투적인 사회 단평(短評)의 문체를 확립하였다.

한편 소비에트 러시아 문학작품을 번역하여 소개하기도 하였다. 1930년 전후하여 중국자유운동대동맹, 중국좌익작가연맹과 중국민권보장동맹에 참가하여 국민당 정부의 독재 통치와 정치 박해에 항거하였다. 1931년 만주사변 뒤에 대두된 민족주의 문학, 예술지상주의 및 소품문파(小品文派)에 대하여 날카로운 비판을 가하였다. 1927년부터 1936년까지 역사소설집 ‘고사신편’을 출판하였고, 대부분의 작품과 잡문은 ‘이이집’, ‘삼한집’, ‘이심집’, ‘남강북조집’, ‘위자유서’, ‘준풍월담’, ‘화변문학’, ‘차개정잡문’, ‘차개정잡문 이편’, ‘차개정잡문 말편’, ‘집외집’과 ‘집외집습유’ 등에 수록되었다.

또 1931년부터 판화 운동도 지도하여 중국 신판화의 기틀을 다졌다. 루쉰의 일생은 중국 문화사업에 지대한 공헌을 이룩하였다. ‘미명사(未名社)’, ‘조화사(朝花社)’ 등 문학 단체를 영도하고 지지하였으며, ‘국민신보부간’, ‘망원(莽原)’, ‘어사(語絲)’, ‘분류(奔流)’, ‘맹아(萌芽)’, ‘역문(譯文)’ 등 문예잡지를 주편하였고, 청년 작가를 열성적으로 적극 배양하였다. 외국의 진보된 문학 작품을 번역하는 데 힘쓰고, 국내외의 저명한 회화, 목각을 소개하였으며, 대량의 고전문학을 수집, 연구, 정리하고, ‘중국소설사략’, ‘한문학사강요’를 저술하였으며, ‘혜강집’을 정리하고 ‘회계군고서잡록’, ‘고소설구침(古小說鉤沈)’, ‘당송전기록’, ‘소설구문초’ 등등을 집록하였다. 죽기 직전에는 항일투쟁 전선을 둘러싸고 저우양(周揚) 등과 논쟁을 벌이기도 하였으나, 그가 죽은 뒤에는 대체로 그의 주장에 따른 형태로 문학계의 통일전선이 형성되었다.

그의 문학과 사상에는 모든 허위를 거부하는 정신과 언어의 공전이 없는, 어디까지나 현실에 뿌리박은 강인한 사고가 뚜렷이 부각되어 있다. 1936년 10월 19일 폐결핵으로 말미암아 상하이에서 세상을 떠나고 민중 만여 명이 자발적으로 공제(公祭)를 거행하여 훙자오만국공묘에 묻혔다. 1956년 루쉰의 유해는 훙커우공원에 이장되었다. 1938년 ‘루쉰전집’ 20권이 출판되었다. 그를 혁명의 모범이자 사상의 근원으로 여긴 마오쩌둥에 의해 20세기 내내 중국을 지배한 개혁과 혁명적 변화의 선동가로서 거의 신적인 존재로까지 추앙받았다.

인민정부 성립 후, 루쉰의 저서는 분야별로 나뉘어 ‘루쉰전집’ 10권, ‘루쉰역문집’ 10권, ‘루쉰일기’ 2권, ‘루쉰서신집’이 간행되었고, 루쉰이 편교(編校)한 고적(古籍) 여러 종류도 다시 간행되었다. 1981에는 ‘루쉰전집’ 16권이 출판되었다. 베이징, 상하이, 사오싱, 아모이 등지에는 전후하여 루쉰 박물관, 기념관 등이 건립되었다.
중국 판화계의 거장. 1924년 저장성 후저우에서 태어났다. 1938년 상하이미술전문학교에 입학해 조각을 배웠고, 광둥성립전시예술관(廣東省立戰時藝術館, 광둥성예술전문학교의 전신) 미술과를 졸업했다. 편집자이자 작가로 활동하며 저장성미술학교와 중국미술학원에서 교수로 재직했고, 중국판화가협회 고문, 저장성미술가협회 고문, 저장성판화가협회 명예회장 등을 역임했다. 1991년에는 중국미술가협회와 중국판화가협회에서 시상하... 중국 판화계의 거장. 1924년 저장성 후저우에서 태어났다. 1938년 상하이미술전문학교에 입학해 조각을 배웠고, 광둥성립전시예술관(廣東省立戰時藝術館, 광둥성예술전문학교의 전신) 미술과를 졸업했다. 편집자이자 작가로 활동하며 저장성미술학교와 중국미술학원에서 교수로 재직했고, 중국판화가협회 고문, 저장성미술가협회 고문, 저장성판화가협회 명예회장 등을 역임했다. 1991년에는 중국미술가협회와 중국판화가협회에서 시상하는 ‘중국신흥판화걸출공헌상’을 수상했다. 작품으로 『나무를 진 사람(負木子)』 『루쉰 선생(魯迅先生)』 등이 있고, 『자오옌녠 판화 선집(趙延年版畵選)』을 출간했다. 2014년 세상을 떠났다.
고려대학교 중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베이징사범대학교 대학원 고급 진수과정을 수료했고 하버드대학교 페어뱅크 중국연구소 방문교수를 지냈다. 현재 서강대학교 중국문화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동아시아와 한국 현실에서 출발해 루쉰을 연구하고 다시 읽으면서 루쉰의 현재적 의미를 발굴하는 작업을 하는 한편, 루쉰 소설과 산문을 꾸준히 번역해왔다. 최근에는 청년들과 함께 루쉰을 읽으면서 한국 사회... 고려대학교 중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베이징사범대학교 대학원 고급 진수과정을 수료했고 하버드대학교 페어뱅크 중국연구소 방문교수를 지냈다. 현재 서강대학교 중국문화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동아시아와 한국 현실에서 출발해 루쉰을 연구하고 다시 읽으면서 루쉰의 현재적 의미를 발굴하는 작업을 하는 한편, 루쉰 소설과 산문을 꾸준히 번역해왔다. 최근에는 청년들과 함께 루쉰을 읽으면서 한국 사회의 오늘과 내일을 고민하고 있다.

우리 삶과 우리 현실을 위해 중국 문학과 문화를 우리 시각으로 연구하고 풀어내는 책을 쓰고 있다. 고려대학교 중문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베이징사범대학교 고급 진수과정을 수료하였고 하버드대학교 페어뱅크 중국연구소 방문교수를 지냈다. 현재 서강대 중국문화전공 교수로 재직중이다. 중국 현대문학과 현대문화를 연구하면서 현대 중국인들의 속내를 섬세하게 탐구하는 작업에 매진해왔다.

지은 책으로 『이욱연의 중국 수업』, 『중국이 내게 말을 걸다』, 『이만큼 가까운 중국』, 『포스트 사회주의 시대의 중국 지성』 등이 있고, 번역한 책으로 『들풀』, 『광인일기』, 『우리는 거대한 차이 속에 살고 있다』, 『아침꽃을 저녁에 줍다』, 『아큐정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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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p.168-169

출판사 리뷰

「복을 비는 제사」
「복을 비는 제사」는 사회주의 중국이 수립된 이후 최초로 컬러영화로 제작되는가 하면, 중등 교과서에도 수록되면서 중국인이라면 누구나 소설로 읽고 영화로 본 작품이다. 일찍이 남편과 사별한 주인공 샹린댁은 루전의 한 집안에 하녀로 오게 된다. 누구보다 착실히 일해 주인집과 신뢰를 쌓아가던 그녀였지만, 그녀의 시어머니라는 사람이 그녀를 시댁으로 데리고 간다. 샹린댁은 시동생의 장가 밑천을 마련하기 위해 두메산골로 시집을 가게 되고, 아이를 낳지만 불운하게도 또다시 남편과 아이를 잃고 루전으로 돌아온다. 그녀는 완전히 딴사람이 되어버렸다. “제가 정말 바보였어요, 정말”이라는 말만 반복하며 손발이 예전처럼 민첩하지 않고, 기억력도 많이 나빠졌다. ‘가난’의 맨얼굴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단편이다.

「비누」
주위의 글러먹은 학생이나 망해가는 사회와 싸우는 등 뭔가 큰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던 쓰밍. 어느 날 그는 길거리에서 노인을 봉양하며 구걸하는 한 소녀를 본 후 비누를 사게 된다. 집으로 돌아온 그는 아내에게 당신을 위해 샀다며 비누를 건네지만, 아내는 쓰밍의 얄팍한 속내를 간파하고 만다.

“당신이 그 효녀 주려고 특별히 샀으니 이제 빠득빠득 씻기면 될 거 아녜요. 나한테 어디 어울리기나 해요? 난 필요 없어요. 그 효녀 덕을 보고 싶지도 않고요.”
“그게 무슨 말이야? 여자들이란……” 쓰밍이 말을 더듬거렸다. 얼굴에선 쉐청이 팔괘권 연습을 하고 났을 때처럼 땀이 흘렀다. 절반은 너무 뜨거운 것을 먹은 탓일 게다.
“우리 여자들이 어째서요? 우리 여자들이 당신네 남자들보다 훨씬 낫지요. 당신네 남자들은 열여덟아홉 살 먹은 여학생을 욕하지 않으면 열여덟아홉 살 먹은 거지 아가씨 칭찬이나 늘어놓는데 그게 다 무슨 꿍꿍이겠어요. ‘빠득빠득’이라니, 정말 꼴불견이야.”
“내가 아까 말했잖아? 그건 건달들이 한 말이라고……”48~49쪽

공공연하게 급진적인 개혁을 외치지만, 자신의 사적인 생활에서는 개혁을 실천하기는커녕, 여성에 대한 이중 잣대를 드러내는 지식인의 모습이 그려진다.

「장명등」
지광촌에는 무려 양무제 시절부터 전해내려오는 관습이 있다. 사당에 장명등을 켜두는 것인데, 지광촌 사람들은 장명등이 꺼지면 마을이 전부 바다로 변하고 사람들은 미꾸라지가 된다고 굳게 믿는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장명등을 끄면 마을의 메뚜기도 돼지열병도 없어진다며 최후의 수단으로 사당에 불을 지르겠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나타난다.

사람들의 귀와 마음에 무서운 소리가 들렸다. “불을 지를 거야!” 물론 집안 깊숙이 칩거하는 사람들의 귀와 마음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온 마을의 공기에 긴장감이 돌았고, 자신들이 미꾸라지로 변하는 건 아닌지, 세상이 여기서 끝나는 건 아닌지 불안해했다. 당연히 끝장나는 건 지광촌뿐이라는 점을 그들도 어렴풋이 알고 있었으면서 지광촌을 세상 전부인 양 생각했다. 67쪽

마을 사람들은 그를 미친 사람으로 낙인찍고 결국 가둬버린다. 관습적 인식과 미신에 저항하는 사람의 모습은 루쉰이 1918년 발표했던 소설 「광인일기」의 주인공과 닮아 있다.

「가오 선생」
가오간팅은 「중화국민은 모두 국사 정리의 의무가 있음을 논함」이라는 글을 발표한 후 유명인사가 되었다. 인기에 부응해, 그는 자신의 이름을 가오얼추로 개명한다. 러시아의 대작가 고리키의 이름과 흡사하게 지은 것이다. 일주일 전만 해도 친구들과 함께 마작을 하고 술을 마시며 여자를 쫓아다녔던 그가 셴량여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역사를 가르쳐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가오얼추 선생은 부랴부랴 수업 준비를 하고, 수업 첫날 교무부장과의 만남에서 혼이 쏙 빠진다. 교무부장은 학생들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지에는 큰 관심이 없다.

“저도 여성들이 공부하도록 장려하는 게 세계적 조류임을 알지만 자칫 잘못하면 극단에 빠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늘이 좋아하지 않는 것도 미리 문제의 싹을 자르겠다는 뜻일 겁니다. 일 처리가 인심을 얻고 불편부당하고 중용에 맞고 우리 민족의 유산대로 이뤄진다면 결코 폐단에 빠지는 일은 없을 겁니다.”83쪽

미흡한 수업 준비에 잔뜩 긴장한 가오 선생은 결국 수업을 망치고 집으로 돌아와 마작 놀음판에 끼면서, 여학교란 자신처럼 점잖은 사람들이 어울리지 못할 곳이라며 다시는 가르치러 가지 않겠다고 큰소리친다. 겉으로는 개혁을 주장하지만 이면으로는 전통 수호를 주장하는 지식인의 허위와 위선을 가감 없이 풍자한다.

「고독자」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산골에서 도시로 유학을 나왔던 「고독자」의 주인공 웨이롄수. 도시 S성에서 신식 학문을 배우고 개혁을 추구하는 지식인이었던 그가 할머니의 부고를 접하고 산골로 돌아온다. 전통적 방식으로 장례를 치르라는 마을 사람들의 권고에, 그는 그러겠다고 짧게 대답한 후 눈물 한 방울 일절 흘리지 않다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울부짖는다. 이후 롄수는 S성으로 돌아가 몇몇 글을 발표하다 모함을 받고 일자리를 잃게 된다. 롄수의 생활은 급격히 어려워져 구걸하는 삶을 살게 되고 과거의 자신이 주장하고 떠받들었던 신념과 배척되는 일을 구해 생계를 유지한다. 어느 날 화자인 ‘나’에게 도착한 서신에서 롄수는 ‘좋아졌다’고 말하지만, 행간에 밴 자괴감을 지울 순 없다.

사람들은 거리낌없이 자기주장을 내세우는 이를 가장 싫어했고, 그런 사람이 있으면 반드시 뒤에서 헐뜯었다. 예전부터 그러했고, 롄수도 그런 분위기를 알고 있었다. 하지만 봄이 되자 교장이 그를 해고했다는 얘기가 떠돌았다. 뜻밖이라 생각했지만 이런 일 역시 예전부터 늘 있어왔다. 그저 내가 아는 사람만은 그런 일을 당하지 않기를 바랐기에 이번 일이 뜻밖으로 여겨졌을 뿐, S성 사람들이 이번에만 특별히 더 사악했던 건 아니었다. 106~107쪽

스스로 고독을 만들어 그것을 입에 넣고 저작하면서 보낸 일생이 말예요. 그런 사람이 무척 많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런 사람들 때문에 통곡한 겁니다. 113쪽

웨이롄수는 루쉰의 절망과 좌절감이 투영된 인물이다. 어두운 현실 속에서 출구를 찾지 못하던 당시 많은 중국 지식인의 상징이자 루쉰 자신 모습의 축소판이기도 하다.

「애도」
신세대 젊은 남녀의 동거와 그 비극적 파국을 다룬 「애도」 속 여성은 자신만의 삶을 찾아서 집을 나오고, 고등교육도 받은 신여성이지만 결국 남자와 헤어진 뒤 죽음을 택한다. 두 젊은 남녀는 연애할 때만 해도 새로운 세상에 어울리는 새로운 연인이었다. 하지만 결혼 뒤 두 사람의 사랑은 경제적 압박과 식어가는 사랑 때문에, 무엇보다도 전통적인 남녀 성역할이 두 사람의 결혼생활을 지배하면서 파국으로 치닫는다.

그런 뒤로 그녀는 지난 일의 복습과 새로운 시험을 시작했다. 나더러 따뜻함이 남아 있는 허위의 답안을 숱하게 쓰게 해서 그녀에게 그 온기를 보여주도록 하고, 허위에 찬 초고는 내 가슴에 쓰게 했다. 그런 초고가 점점 내 가슴을 가득 채워 숨을 쉬기가 힘들어지곤 했다. 나는 괴로워하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진실을 말하는 데는 자연히 커다란 용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런 용기가 없어 허위 속에서 꾸역꾸역 살아가서는 인생의 새로운 길을 열 수 없다. 그뿐만 아니라 사람마저도 살 수 없다! 150쪽

「이혼」
농촌의 이혼 문제를 처리하는 과정을 다룬 소설 「이혼」은 재판이 아니라 중재를 통해 자체적으로 농촌 공동체의 분규와 갈등을 해결하던 모습을 그린다. 이혼을 원하는 아이구는 자신의 부당한 처지를 개선해보려는 의지가 충만한 적극적인 여성이다.

“나도 화가 나서 그래요. 그 ‘새끼 짐승’이 젊은 과부와 눈이 맞아서 나는 안중에도 없고, 어디 내가 만만할 것 같아요? 그 ‘늙은 짐승’도 자기 아들 역성만 들면서 나는 필요 없다 하니, 어디 두고 보라지요! 치대인이라도 어쩌겠어요? 제아무리 지사 나리와 의형제여도 말같지도 않은 소릴 하진 않겠지요?”167쪽

하지만 결국 이혼은 중재 과정에서 사건을 해결하는 권력자의 위선과 편파적인 시각 아래, 뜻밖의 결말에 이른다.

아이구는 자신이 완전히 고립되었다고 느꼈다. 아버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오빠와 동생은 감히 올 생각을 못했다. 웨이나리는 원래 시집 사람들 편이었고 치 대인도 믿을 수 없었다. 젊은 뾰쪽턱 나리도 비쩍 마른 빈대처럼 굽실거리며 장단을 맞췄다. 176쪽

아이구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닥칠 것임을 알았다. 예상할 수도, 막을 수도 없는 일이리라. 그제야 치 대인이 얼마나 위엄 있는 인물인지 절감했다. 잘 알지 못했던 자신이 지금껏 방자하게 굴며 막나갔다. 그녀는 너무 후회스러워 자신도 모르게 말했다.
“저는 원래 치 대인의 분부대로 따르려고……”179쪽

“당신은 자기 손으로 누에고치를 만들어서 거기에 스스로를 가두고 있어요.
세상을 좀 밝게 봐야 해요.”

“그럴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당신이 말한 누에고치를 만드는 실은 어디서 온 겁니까?”


『고독자』 속 인물들은 변하지 않고 여전히 지속되는 봉건적 전통 질서 때문에 희생당하거나, 구 질서에 편승하거나 묵인하며 평화롭게 지낸다. 1920년대의 중국은 근대로 나아가려는 힘과 구습을 유지하려는 힘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도는 공간이었다. 나아가려는 힘은 진보와 혁명에 대한 희망에서 비롯된 것이었겠지만, 현실은 봉건 구습을 유지하려는 관성에 가로막혀 긴장되고 불안한 절망의 나날이었다. 중국 최초의 리얼리스트 작가인 루쉰은 『고독자』를 통해 허황된 구호나 선전 대신 근대로 나아가는 현실의 단면 그대로를 담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상처 입은 이리가 깊은 밤 광야에서 울부짖듯, 구습을 폭로하며 절규하는 루쉰의 초상들을 만나본다.

루쉰 x 자오옌녠 목각 판화 작품집

『아Q정전』, 『들풀』 『광인일기』, 『고독자』, 『옛이야기, 다시 쓰다(근간)』

추천평

「복을 비는 제사」의 주인공 샹린댁은 몹시 슬프고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자신의 고된 운명을 매일 하소연하는, 중국문학의 가장 가련한 전형적 인물로서, 아Q와 마찬가지로 중국문화의 한 코드를 보여준다.
옌롄커

루쉰은 성숙하고 민감한 독자들의 작가다.
위화

소설가에겐 무릇 ‘기본 온도’라는 것이 있다. 인간으로서 루쉰은 사상가로, 철학가로, 지도자로 뜨거운 사람이지만 소설가로서의 루쉰은 정제되고 압축된 글을 쓰는, 온도가 낮은 차가운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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