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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0년 02월 19일
쪽수, 무게, 크기 124쪽 | 250g | 122*210*11mm
ISBN13 9788954670746
ISBN10 895467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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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2명)

1906년 4월 13일 아일랜드 더블린 남쪽 폭스록에서 유복한 신교도 가정의 차남으로 태어나 생애의 대부분을 프랑스에서 보냈다. 더블린의 트리니티 대학교에서 프랑스 문학과 이탈리아문학을 공부하고 단테와 데카르트에 심취했던 베케트는 졸업 후 1920년대 후반 파리 고등 사범학교 영어 강사로 일하게 된다. 당시 파리에 머물고 있었던 제임스 조이스에게 큰 영향을 받은 그는 조이스의 『피네건의 경야』에 대한 비평문을 공... 1906년 4월 13일 아일랜드 더블린 남쪽 폭스록에서 유복한 신교도 가정의 차남으로 태어나 생애의 대부분을 프랑스에서 보냈다. 더블린의 트리니티 대학교에서 프랑스 문학과 이탈리아문학을 공부하고 단테와 데카르트에 심취했던 베케트는 졸업 후 1920년대 후반 파리 고등 사범학교 영어 강사로 일하게 된다. 당시 파리에 머물고 있었던 제임스 조이스에게 큰 영향을 받은 그는 조이스의 『피네건의 경야』에 대한 비평문을 공식적인 첫 글로 발표하고, 1930년 첫 시집 『호로스코프』를, 1931년 비평집 『프루스트』를 펴낸다. 이어 트리니티 대학교에서 프랑스어를 가르치게 되지만 곧 그만두고, 1930년대 초 첫 장편소설 『그저 그런 여인들에 대한 꿈』(사후 출간)을 쓰고, 1934년 첫 단편집 『발길질보다 따끔함』을, 1935년 시집 『에코의 뼈들 그리고 다른 침전물들』을, 1938년 장편소설 『머피』를 출간하며 작가로서 발판을 다진다. 1937년 파리에 정착한 그는 제2차 세계대전 중 레지스탕스로 활약하며 프랑스에서 전쟁을 치르고, 1946년 봄 프랑스어로 글을 쓰기 시작한 후 1989년 숨을 거둘 때까지 수십 편의 시, 소설, 희곡, 비평을 프랑스어와 영어로 번갈아가며 쓰는 동시에 자신의 작품 대부분을 스스로 번역한다. 전쟁 중 집필한 장편소설 『와트』에 뒤이어 쓴 초기 소설 3부작 『몰로이』, 『말론 죽다』, 『이름 붙일 수 없는 자』가 1951년부터 1953년까지 프랑스 미뉘 출판사에서 출간되고, 1952년 역시 미뉘에서 출간된 희곡 『고도를 기다리며』가 파리, 베를린, 런던, 뉴욕 등에서 수차례 공연되고 여러 언어로 출판되며 명성을 얻게 된 베케트는 1961년 보르헤스와 공동으로 국제 출판인상을 받고, 1969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다. 희곡뿐 아니라 라디오극과 텔레비전극 및 시나리오를 집필하고 직접 연출하기도 했던 그는 당대의 연출가, 배우, 미술가, 음악가 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하며 평생 실험적인 작품 활동에 전념했다. 1989년 12월 22일 파리에서 숨을 거뒀고, 몽파르나스 묘지에 묻혔다.
출판사에서 해외문학 편집자로 일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불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대학원 불어불문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번역을 통해서 베케트의 언어를 연구중이다. 옮긴 책으로 『낙서가 예술이 되는 50가지 상상』, 『여성 권리 선언』, 『다윈의 기원 비글호 여행』 등이 있다. 출판사에서 해외문학 편집자로 일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불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대학원 불어불문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번역을 통해서 베케트의 언어를 연구중이다. 옮긴 책으로 『낙서가 예술이 되는 50가지 상상』, 『여성 권리 선언』, 『다윈의 기원 비글호 여행』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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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48

출판사 리뷰

“거기서 내 말 들려요? 제발 대답해줘요……”
실존과 소통을 끊임없이 확인하려는 인간의 악착같은 헐떡임


과연 위니가 처한 현실을 ‘행복한 날’이라 부를 수 있을까. 위니는 기상종이 울리면 눈을 떠야 하고 취침종이 울리면 눈을 감아야 한다. 자기 의지대로 잠을 자거나 노래를 부를 수 없다. 몸의 절반이 언덕에 처박혀 있고 그 아래서는 개미들이 들끓는다. 허락된 것은 쉴새없이 떠들 수 있는 입, 그녀의 존재를 보여주는 물건들(양산, 안경, 돋보기, 칫솔, 치약, 약병, 권총 등), 그리고 그 물건들을 만질 수 있는 양손이다. 위니는 자신의 물건을 집착적으로 만지고 사용하고 들여다보며 일과를 보내는 와중에, 혼잣말이나 기도를 하고 언덕 뒤의 남편 윌리에게 끊임없이 말을 걸면서 자신의 ‘살아 있음’을 확인받으려 한다. 하지만 윌리는 대답이 없다. 신문을 보거나 원하는 때에 잠들 수 있고 기어다닐 수 있는 윌리에게 위니는 애원한다. 대답하기 싫으면 손가락이라도 들어서 보여달라고. 위니가 줄곧 윌리의 존재를 환기시킴으로써 두 사람이 대화를 할 때도 있다고 보이지만 그것은 착각이다. 윌리의 대사가 신문기사나 위니의 말을 그대로 따라할 뿐이라는 점에서, 위니의 대사조차 물건에 쓰인 글자·문학 구절·상투어의 반복이라는 점에서, 결국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은 위니 한 사람이라는 점에서, 인간이 그토록 갈구하는 관계와 소통의 허구성이 날카롭게 드러난다.

오 알아요 두 사람이 모였을 때?(더듬거리며)?이렇게?(보통 목소리로)?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본다고 해서 반드시 다른 사람도 그 한 사람을 보는 건 아니죠, 삶이 내게 가르쳐줬어요… 그것도. (38p)

귀먹었어요, 윌리? (사이) 말 못해요? (사이) 오 알아요 당신은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이 전혀 아니었죠, 당신을 사모해 위니 내 아내가 되어줘 그리고 그날 이후로 아무 말 없었죠 레이놀즈 뉴스의 토막 기사 말고는. (84p)

그러나 이 악착같은 몸부림도 결국 육체와 시간의 감옥 안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낡고 소진해가는 물건들처럼 위니의 육체도 쇠락해가다 제2막에서는 언덕 안으로 목까지 빨려들어가 그 분주하던 손놀림마저 불가능해진다. 위니는 제1막에서 양손을 사용할 수 있을 때 곁에 있는 권총에 입을 맞추기만 하고 스스로를 쏘지 않는다. 제2막에선 결국 양손을 쓸 수 없게 되고, 움직일 수 있는 남편에게 자신을 쏴달라고 할 수 있음에도 그러지 않는다. 어떤 사건을 예감하며 권총을 주시하는 우리의 시선에 결국 당도하는 건 아무리 최악인 삶이라도 ‘끝나기 전에는 끝낼 수 없다’는 메시지다. 그럼에도 “행복한 날이 될 거예요”라고 거듭 외치는 위니의 모습은, 한정된 공간에 얽매여 막연히 구원을 기다리는 인간의 무지와 삶의 잔혹성이라는 베케트의 주제를 소름 끼치도록 실감하게 한다.

눈으로 의미를 좇다 서서히 소리에 귀가 기우는, 무대를 위한 시
삶과 실존에 대한 근원적 물음에 가닿는 베케트의 언어 장치


『해피 데이스』에서 더불어 주목할 점은, 베케트가 설계한 대사·지문·호흡이다. 반복되는 표현들로 만들어내는 안정감과 절묘한 유희, 텍스트에 주저와 방황의 감정을 입히는 쉼표·말줄임표·연결부호, 침묵(사이)으로 파편화된 대사가 자아내는 아이러니한 리듬이 위니의 입을 통해 빈틈없이 쏟아져나온다. 베케트는 텍스트로 쓴 희곡이 무대에서 구현되는 결과와 대사의 형식·소리·리듬에도 완벽을 기하고자 했다. 따라서 베케트의 희곡은 의미를 좇는 눈에서 시작해 서서히 소리에 귀기울이며 읽어나갈 때, 그 모든 것이 어우러진 한 편의 시로서 다가온다. 그런 면에서 『해피 데이스』는 연극 안으로 시를 가져오기를 바랐던 베케트의 언어적 의도가 극한 속 유일한 발화자를 통해 폭발적인 시너지를 발산하는 작품이다. 이로 인해 연극 [해피 데이스]의 위니 역은 배우들의 에베레스트로 여겨진다. 오스카상과 에미상을 두 차례씩 수상한 다이앤 위스트는 이를 [햄릿]에 비견할 버거운 도전이라 언급했고, 영국 배우 빌리 화이틀로는 그 난해함과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그가 쓰는 글이 전부 내 삶에 관한 것 같은지. 『해피 데이스』를 읽었을 때, 대체 이 남자가 나에 대해 쓴 건가 생각했다”라고 공감을 표하기도 했다.

추천사

베케트는 인간의 삶이 덫이 될 수 있다는 그의 가장 강력한 상징을 그려냈다. 현대의 리스트에서 가장 불안하고 잊지 못할 작품이다.
-[뉴욕 타임스]

침묵과 고립의 공포를 물리치고자 몸부림치는 인류에 대한 베케트의 예지력의 정수를 완벽히 뽑아냈다.
-[가디언]

삶의 잔혹한 측면에 깃든 순수한 낙관주의라는 베케트의 주제를 우리는 좀더 파헤치고 갖고 놀아야 한다.
-[데일리 뉴스]

몸의 절반이 파묻힌 주인공 역할은 [햄릿]에 비견할 버거운 도전이다. 아무런 설명 없는 그들의 포스트아포칼립스는 [워킹 데드]나 오늘날의 디스토피아 드라마보다 더욱 황폐한 인간의 삶과 이성을 보여준다. 위니를 연기하는 게 배우들의 에베레스트로 여겨지는 것도 놀랄 일이 아니다.
-[월스트리트 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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