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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의 고고학

로마 시대부터 소셜미디어 시대까지, 허위정보는 어떻게 여론을 흔들었나

최은창 | 동아시아 | 2020년 02월 12일 리뷰 총점9.4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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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0년 02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508쪽 | 720g | 150*224*35mm
ISBN13 9788962623222
ISBN10 8962623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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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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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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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지적재산권, 인터넷 규제 정책, 소셜미디어 플랫폼, 인공지능 거버넌스를 연구해왔다.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석사와 박사를 수료하고 제네바대학교, 하버드대학교 로스쿨의 ‘인터넷 법률 프로그램’에서 공부했다. 교육부 해외연수 장학금을 받아 옥스퍼드 법대의 비교미디어 법정책(PCMLP)에서 방문학자로 연구했다. 그 후 예일대학교 로스쿨 석사(LLM)를 졸업하고 예일 정보사회 프로젝트(Information Society P... 지적재산권, 인터넷 규제 정책, 소셜미디어 플랫폼, 인공지능 거버넌스를 연구해왔다.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석사와 박사를 수료하고 제네바대학교, 하버드대학교 로스쿨의 ‘인터넷 법률 프로그램’에서 공부했다. 교육부 해외연수 장학금을 받아 옥스퍼드 법대의 비교미디어 법정책(PCMLP)에서 방문학자로 연구했다. 그 후 예일대학교 로스쿨 석사(LLM)를 졸업하고 예일 정보사회 프로젝트(Information Society Project) 펠로, 하버드-MIT-예일 로스쿨이 공동 운영하는 사이버스칼라 워킹그룹의 코디네이터로 일했다. Yale Journal of Law & Technology 편집자,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펠로, 월드와이드웹 컨소시엄(W3C) 프라이버시 그룹의 초청 전문가를 역임했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최고위 교육센터(CoE), 아시아 태평양 인터넷 거버넌스 아카데미(APIGA), 고려대 국제대학원, 이화여대, 건국대, 명지대 등에서 강의했다. 자율화·지능화 시스템 윤리에 대한 IEEE 글로벌 이니셔티브에 참여하고 있으며, 프리 인터넷 프로젝트(Free Internet Project)와 한국인터넷거버넌스 포럼(KrIGF)에서 활동하고 있다. 2018년 유엔 인터넷 거버넌스 포럼, 2019년 아시아 태평양 인터넷 거버넌스 포럼에서 ‘가짜뉴스’를 주제로 하는 국제 워크샵을 운영했다.
지은 책으로 『레이어 모델』(커뮤니케이션북스, 2015), 공저로 『인공지능: 권력변환과 세계정치』(삼인 2018), 옮긴 책으로는 『네트워크의 부』(커뮤니케이션북스, 2015), 『사물인터넷이 바꾸는 세상』(한울, 2017) 등이 있다. 사이버 커뮤니케이션학회, AI 정책포럼에 참여하고 있다.


홈페이지: https://eunchangchoi.github.io/
이메일: eunchang.choi@aya.yale.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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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9장 가짜뉴스 통제하기」중에서

출판사 리뷰

가짜뉴스는 선동을 위한 가장 적합한 무기다. 가짜뉴스와 프로파간다

프로파간다는 대중을 특정한 방향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도록 유도하는 홍보 전술을 의미한다. 가짜뉴스, 허위정보, 유언비어는 정치적 대립구도나 전쟁에서 대중의 지지를 이끌기 위한 프로파간다의 수단이었다. 프로파간다의 방식은 다양하며 시대를 거치며 변화해왔지만 그 목적은 언제나 하나였다. 대중의 인식을 사로잡고 여론을 장악하는 것이다.

1차 세계대전 때 우드로 윌슨 대통령은 적색공포 프로파간다를 수행했다. 그는 진실한 미국인들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공산주의, 무정부주의, 급진주의, 노동조합주의, 비미국적 사상이 미치는 해악을 강조하고 몰아내려 했다. 조지프 맥카시 상원의원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연방 정부가 소비에트 정탐꾼들의 벌집이 되었고 국무부에 공산주의자가 득실거린다고 말했다. 이 발언을 상호불신과 두려움을 퍼뜨렸는데, 나중에 청문회에서 맥카시는 근거 없는 혐의만 늘어놓다가 역풍을 맞았다.

정권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살포하는 가짜뉴스가 프로파간다의 수단이 되는 경우가 많지만, 반대로 적국에 타격을 가하기 위해 가짜뉴스를 퍼뜨려 프로파간다를 수행하는 사례도 있다. KGB의 정보조정과에서는 미국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파간다 활동을 벌였는데,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에이즈(AIDS) 음모론이다. 미국 중앙정보국과 질병관리본부CDC가 연합하여 에이즈를 발명했다는 것이다.

인도 신문 《애국자(Patriot)》, 《모스크바 뉴스 위클리(Moscow News Weekly)》 같은 매체에 에이즈가 미국의 주도로 개발된 질병이라는 의혹이 실리면, 다른 신문들이 이를 받아써서 전파되는 식이다. 이 과정에서 ‘뉴스’의 외피를 뒤집어 쓴 의혹은 그 신뢰도가 급격하게 상승한다.

그래서 1992년에는 미국 국민의 15퍼센트 정도가 “에이즈를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미국 정부 연구소에서 의도적으로 만들어졌다”라는 음모론을 믿었다고 한다. 가짜뉴스를 이용한 프로파간다는 현재에도 은밀하게 또는 요란하게 수행되고 있을 것이다. 거짓 정보에 기반한 프로파간다가 이루어지고, 여기에 여론이 동요하게 되면 비판과 감시라는 공론장의 기능이 무력화될 수 있다.

유튜브가 가짜뉴스의 온상이라고? TV와 신문은?
가짜뉴스 현상에서 저널리즘의 책임을 묻다


정보생태계의 올드 플랫폼, 그러니까 신문과 TV는 가짜뉴스의 발원지로 페이스북과 트위터, 유튜브 같은 뉴 플랫폼을 지목한다. 전문성이나 팩트체킹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정파적 관점과 자극적 소재만을 담고 있는 콘텐츠들이 허위정보를 퍼뜨리고 정보생태계를 교란한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미국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사람들은 신문이나 TV 같은 기존 미디어에서 정기적으로 가짜뉴스를 생산한다고 생각했다. 부정확한 뉴스 보도가 가짜뉴스라고 답한 사람보다 언론사가 어떤 뉴스를 보도할 것인가를 선택하는 “편집행위(editorial decisions)도 가짜뉴스의 범주”에 해당한다고 답한 사람이 훨씬 많았다.

이미 사람들은 기존 언론이 정파적인 입장에 따라 뉴스를 생산하고 있으며, 이것도 가짜뉴스의 일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국내 언론은 가짜뉴스 현상을 언론계 밖의 문제로 한정하려는 분위기를 보이는데, 개인들이 만든 정파적인 가짜뉴스 콘텐츠는 기존 언론의 보도를 씨앗정보로 삼고 있는 경우가 많다.

사실 저널리즘의 역사에서 보면, 언론이 경쟁적으로 가짜뉴스를 생산하고 전파하던 시기도 있었다. 훌륭한 언론인의 상징인 조지프 퓰리처는 젊은 시절 판매부수를 위해 자극적인 기사를 쏟아냈다. 그런 그가 부수 경쟁에서 밀리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서야 언론의 공적 책임을 깨닫고 저널리즘의 기틀을 세운 것이다.

랜돌프 허스트 같은 언론인은 거짓 기사를 작성에 전쟁을 조장하기까지 했다. 《뉴욕타임스》의 제이슨 블레어, 《슈피겔》의 클라스 렐로티우스같이 권위 있는 언론사나 기자가 거짓된 내용으로 기사를 작성해 퍼뜨리다가 적발되는 모습은 오늘날에도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2016년 대선 당시 소셜미디어에서 트럼프 후보에게 유리한 가짜뉴스가 엄청나게 유통되었는데, 많은 사람은 이를 근거로 가짜뉴스 덕분에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런데 조사 결과, 소셜미디어에 공유된 가짜뉴스보다는, 기존 언론의 보도 방식이 트럼프가 당선된 원인이었다. 소셜미디어에서 공유된, 자극적이고 출처가 불분명한 곳에서 작성한 가짜뉴스는 대부분 트럼프 지지자들에게 반복적으로 소비되었을 뿐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확장되진 않았다.

그런데 기존 미디어들이 쏟아낸 기사들을 보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트럼프에 대해서는 트럼프의 정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고, 상대 후보였던 힐러리에 대해서는 힐러리와 관련해서 불거진 스캔들을 부각하고 있었다. 이 차이가 대선 결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정파적 관점의 기사와 무책임한 흑색선전이 정보생태계의 주류가 된다면 민주주의는 제대로 작동하기 어려울 것이다. 민주주의는 자유로운 토론과 비판이 이루어지고, ‘사상의 자유시장’이 제대로 작동해야만 유지될 수 있는데, 가짜뉴스가 이를 가로막기 때문이다. 가짜뉴스로 여론이 혼란스러워질수록 저널리즘의 역할과 책임이 강조되는 이유다.

가짜뉴스는 돈이 된다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가짜뉴스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마케도니아의 소도시 벨레즈에서는 트럼프를 지지하는 엄청난 양의 가짜뉴스를 쏟아냈다. 사정이 궁금할 수밖에 없다. 《AP뉴스》 기자와 인터뷰를 한 벨레즈의 청년은 이렇게 말했다. “진짜 뉴스인지, 가짜뉴스인지 상관없어요.

사람들이 뉴스를 보면 난 돈을 벌거든요. 가짜뉴스 웹사이트를 운영하면 하루에 2,000달러는 벌어요.” 트럼프를 지지하거나 그의 정책이 마음에 들어서가 아니라, 가짜뉴스가 돈이 되기 때문에 자신과는 상관도 없는 나라의 선거 기간에 가짜뉴스를 생산한 것이다. 그런데 가짜뉴스를 올리는 사람만 돈을 벌었을까? 이들의 주 무대였던 페이스북은 어땠을까? 이들도 수수료로 한몫을 챙기지 않았을까?

관심경제에서는 주목을 많이 받으면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플랫폼의 알고리듬은 사람들이 보고 검색한 정보를 바탕으로 게시물을 추천해서 사용자를 붙잡아두고 수익을 올린다. 플랫폼은 올라오는 게시물의 내용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관심이 없다.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왓츠앱 같은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가짜뉴스를 전파하는 장이 되자 소셜미디어 규제론이 떠올랐다.

하지만 소셜미디어 플랫폼은 게시물의 내용이 허위라는 이유로 게시물을 내릴 수는 없다고 맞선다. 소셜미디어에는 기사만 올라오는 것이 아니라, 허구의 이야기, 비판, 풍자, 패러디 등도 올라오는데, 허위라는 이유를 이런 것들까지 규제하기 시작하면 그건 디지털 검열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이들의 주장에도 일리는 있다.

하지만 인종 간 혐오를 부추기는 게시물 때문에 로힝야족이 학살되는 사건이 벌어지자 페이스북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페이스북이 시장 확장을 고민하고 있을 때, 미얀마에서는 인터넷 접속 비용이 대폭 줄어들었다. 이 틈을 타 페이스북은 5,000만 미얀마 인구 가운데 1,800만 명이 사용하는 가장 인기 있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되었다.

미얀마인들에게 페이스북은 뉴스를 얻고 공유하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었다. 그런데 미얀마 국민들은 인터넷 경험이 없어 온라인 정보를 거르는 문해력이 부족한 상태였고, 이때 올라온 가짜 사진과 선동 문구는 인종적·종교적 갈등을 폭발시켰다. 가짜뉴스를 본 사람들은 로힝야족을 공격하고 나섰고 게시물을 본 버마족은 인종 청소를 지지하거나 거기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선동성 게시물이 올라오고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번졌지만, 페이스북 관리자 가운데 미얀마어 콘텐츠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직원은 한 명뿐이었다.

소셜미디어 플랫폼은 기사를 생산하는 언론은 아니다. 이들은 자신들이 콘텐츠를 게시할 마당을 만들어줄 뿐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누구나 알고 있듯이 현재 권력은 언론사가 아니라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지니고 있다. 직접 언론사 웹사이트에 들어가서 뉴스를 확인하는 독자는 많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네이버나 다음 같은 포털 사이트를 통해 언론사의 기사를 접하고, 미국에서는 페이스북 링크 페이지가 그 역할을 한다. 영향력이 크면 그에 따르는 책임도 커지는 법이다. 가짜뉴스 전파가 사회문제로 떠오르는 시대적 흐름으로 봤을 때, 소셜미디어 플랫폼도 자신들의 영향력에 맞게 가짜뉴스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진실을 억누르지 않고 거짓을 규제할 수 있을까?
가짜뉴스 통제하기


가짜뉴스를 통제해야 할 이유는 충분해 보인다. 가짜뉴스는 특정인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으며, ‘사상의 자유시장’이 건전하게 운영되지 못하게 막아 민주주의를 위협할 수도 있다. 가짜뉴스가 범람하다 보면 진짜 뉴스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할 만한 부분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가짜뉴스에 대처하는 것이 효과적일까?

가짜뉴스를 때려잡는 건 간단한 일이 아니다. 가짜뉴스라는 이유로 정보 유통을 규제하다 보면, 공익을 위한 의혹 제기 같은 민주주의에 필수적인 보도도 위축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물론 선동을 하기 위해 허위정보를 뿌리는 것과 공익을 위한 보도를 하는 중에 다소 간의 확인되지 않는 정보가 들어가는 것은 의도 면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다. 하지만 결과물을 놓고 이들을 판단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미국이나 우리나라 판례를 보면, 공익을 위해 보도를 하는 중 섞여 들어간 허위정보는 책임을 묻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 가짜뉴스를 적극적으로 규제할 때 생기는 이득보다, 그러한 보도를 위축시켰을 때 생길 부작용이 더 크다고 본 것이다. 이 책에서는 단지 허위정보가 포함된 보도라는 이유만으로 뉴스를 통제하긴 어렵다는 점을 보여주는 다양한 사례와 판례를 제시하고 있다.

예일대학교 로스쿨에서 헌법을 가르쳤던 토머스 에머슨은 “진실을 억누르지 않으면서 거짓을 억누르는 방법은 없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이는 우리가 처한 딜레마를 여실히 보여준다. 가짜뉴스는 통제해야만 하는 해악처럼 보이지만, 그 과정에서 진실에 관한 논의가 위축된다면 건전한 민주주의와 여론 형성이라는 측면에서 득보다 실이 더 클 수도 있다.

실제로 현재 가짜뉴스를 적극적으로 규제하는 나라들이 있는데, 중국, 러시아,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같은 권위주의 국가들이다. 이들 국가에서는 가짜뉴스를 막는다는 명목하에 정권 유지를 위해서 반대 의견을 억누를 가능성이 높다. 우리가 가짜뉴스를 적극적으로 통제한다고 했을 때 이런 일이 벌어지지 말라는 법이 없다.

정권에 해가 되는 가짜뉴스는 적극적으로 차단하고, 그렇지 않은 뉴스는 허위정보가 있더라도 별다른 단속을 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민주 콩고의 경우 선거 직후 가짜뉴스의 유포를 막는다는 이유로 인터넷 접속, 문자메시지 서비스, 라디오 방송이 모두 정지되었다. 이 책에서는 가짜뉴스 규제가 권위주의 정부의 권력 유지 수단이 될 가능성도 높다는 점을 지적한다.

가짜뉴스는 갑자기 튀어나온 골칫거리가 아니다. 가짜뉴스는 인류의 오랜 역사 속에서 나름의 역할을 담당해왔다. 하지만 현재 문제로 지적되는 가짜뉴스는 공론장을 황폐화하고 민주주의를 위협할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 우리가 가짜뉴스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지혜를 모아야 할 시기에 이 책은 적지 않은 논쟁점과 통찰을 던져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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