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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고 싶은 사람들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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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고 싶은 사람들을 위하여

나만 알고 싶은 백수 김봉철 군이 웅크리고 써내려간 이상한 위로

김봉철 | 웨일북 | 2020년 01월 11일 리뷰 총점9.2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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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0년 01월 11일
쪽수, 무게, 크기 200쪽 | 224g | 128*188*14mm
ISBN13 9791190313162
ISBN10 1190313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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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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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오래 놀았다. 아니, 놀았다는 말보다는 집에만 있으며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고 하는 게 더 정확하겠다. 집에 틀어박혀 블로그에 일기를 썼다. 누가 와서 볼까 했는데 점점 읽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글을 쓰면서도 ‘나는 왜 이런 글을 쓰고 있을까?’ 하는 의문은 끊임없이 있었다. 그 시간들이 모여 책으로 나온다.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았지만 아무 것도 아니지는 않은 시간이었다. 나도. 이 책을 읽을 누군가도. 오래 놀았다. 아니, 놀았다는 말보다는 집에만 있으며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고 하는 게 더 정확하겠다. 집에 틀어박혀 블로그에 일기를 썼다. 누가 와서 볼까 했는데 점점 읽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글을 쓰면서도 ‘나는 왜 이런 글을 쓰고 있을까?’ 하는 의문은 끊임없이 있었다. 그 시간들이 모여 책으로 나온다.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았지만 아무 것도 아니지는 않은 시간이었다. 나도. 이 책을 읽을 누군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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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도다리」 중에서

출판사 리뷰

서른여섯, 백수, 산다는 것, 셋 중 뭐가 잘못된 걸까
감정의 파고를 일으키는 한 청춘의 뼈아픈 방백


한 사람이 있다. 늘 구부정한 자세에, 무언가 숨긴 듯 알 수 없는 얼굴을 하고, 우물쭈물 말도 잘 못하는 인간. 서른여섯 나이에 친구도, 직장도 없이 그저 집에서 반찬 투정만 하는 구제불능의 백수. 김봉철이 자비를 들여 『30대 백수 쓰레기의 일기』라는 책을 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두 가지로 나뉘었다. 누군가는 맞춤법과 띄어쓰기도 제대로 못한 그의 책을 외면했고, 또 누군가는 엉망진창이지만 끝까지 읽게 만드는 묘한 끌림에 환호했다. 아무리 독립출판이라지만 낙서 같은 글에 많은 이들이 환호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의 책을 읽는 독자들은 하나같이 롤러코스터처럼 변하는 감정의 파고를 증언한다. 가령 김봉철의 이기적이고 한심한 태도를 보며 “이런 쓰레기!”라고 분노하다가도, 이내 그를 측은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독자는 “나는 김봉철처럼은 되지 말아야지”라며 상대적 안도감과 도덕적 우위를 느끼지만, 그 감정 역시 완벽한 카타르시스에는 닿지 않는다. 무언가 불순물이 섞인 듯 알 수 없는 텁텁함이 남는다. 어쩌면 김봉철의 글이 끊임없이 회자되는 이유는 누구에게나 있지만 들추고 싶지 않은 마음속 텁텁한 촉감, 그 불편한 민낯을 고스란히 안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소외된 존재가 아직 여기에 있다고 알리는 일이 곧 문학이다
진부한 보편성을 깨뜨리는 어떤 개인의 특별함


문학의 존재 이유는 우리 사회의 단단한 통념에 균열을 내는 데 있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에 작은 구멍을 내고 입김을 불어넣는 것이다. 그리하여 소외된 존재들이 아직 여기에 있다고 소리쳐 알리는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숨고 싶은 사람들을 위하여』는 문학의 본령에 가장 충실한 작품이다. 작품 속 김봉철이라는 캐릭터는 사회성이라는 늪에 빠져 허우적대는 소심한 인간 군상의 상징이다. 오해를 살까 타인의 눈도 잘 쳐다보지 못하고, 상처를 받을까 혹은 상처를 줄까, 정작 필요한 말마저 하지 못하는 사람. 쿨하고 무심한 태도를 사회성의 지표로 여기는 분위기 속에서 그의 소심함은 누구에게나 있지만 함부로 드러내지 못하는 금기된 감정이다.

김봉철의 어린 시절은 불우하다. 술 먹는 아버지와 희생하는 어머니, 매 맞는 아이로 이어지는 절망적인 가족 서사는 문학적으로 더는 신선하지 않다. 마치 보릿고개를 논하는 전후세대의 입버릇처럼 진부한 과거의 유물로 여겨진다. 하지만 상처를 고스란히 받아 삼킨 ‘피해자의 지금은 어떠한가?’에 대해서 우리는 말하지 않는다. ‘그리하여 모두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갈음하는 엔딩 이후의 삶에는 무관심하다. 여기서 다시 한번 김봉철의 질문을 곱씹어 보자. “서른여섯, 백수, 산다는 것, 셋 중 뭐가 제일 잘못된 걸까?” 정말 잘못된 것이 무엇인지 당신은 대답할 수 있겠는가? 어린 시절의 기억이라곤 아버지에게 맞은 기억과, 친구들에게 따돌림당해 장롱에 갇힌 기억과, 종로 5가 역에 버려진 기억밖에 없는 그에게 왜 이렇게 한심하게 구냐며 손가락질할 수 있겠는가? 고통을 매듭지을 수 있는 것은 오직 김봉철 자신뿐이다. 그는 다만 현실과 현실 속의 자신을 희화화하는 방식으로 과거를 용서하는 중이다. 그러나 살아가는 동안 불행은 거듭될 것이며 상처 또한 쉽게 아물지 않겠지만, 웅크리고 써내려간 이 작은 책을 통해 김봉철은 자기 바깥으로 다시 한번 손을 내민다.

따분하거나 초라하지 않게, 키득키득 김봉철답게
숨고 싶은 사람들에게 내미는 김봉철만의 위로법


소심한 김봉철, 지질한 김봉철, 한심한 김봉철, 아무리 놀려도 괜찮을 것 같은, 고유명사 김봉철을 읽으며 독자는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사회학자 노명우의 말처럼 처음 사람들은 “그를 동정하기 위해, 혹은 비참한 삶에 대한 각자의 공감 능력을 확인하기 위해” 이 책을 읽을 것이다. 하지만 페이지를 넘길수록 그의 고백이 단순한 넋두리를 넘어선 인간 공통의 감정에 닿아있음을 깨닫게 된다. 사람들은 김봉철이라는 민낯에서 비애를 느낀다. 킥킥대고 욕을 하다가 먹먹함에 입을 다문다. 침묵 속에서 독자는 김봉철과 자신을 동일시하기에 이른다. 그가 느낀 소외와 상처가 자신에게도 있었음을 깨닫고, 그로 인해 움츠려든 소심함과 한심함을 발견하고, 선뜻 화해하기 버거운 삶의 궤적에 김봉철식 유머를 투척하는 것이다.

웃음이 없는 삶은 따분하다. 웃음 끝에 휘발되는 글 역시 초라하다. 김봉철은 따분하거나 초라하지 않은 방식으로 세상과 대면할 방법을 궁리한다. 한때 누구보다 깊은 방에 숨어 있었으나 이제는 자신의 비루함을 무기 삼아 세상과 소통하는 청춘이다. 세상에 숨고 싶은 사람들에게 김봉철은 말한다. 조금 한심하게 굴어도 괜찮으니 세상에 손 내밀어 보라고. 언제든 밖으로 나갈 수 있도록 당신의 방문을 열어두라고.

추천평

우울증을 겪고 있는 서른여섯 살의 미혼 남자입니다. 이른바 백수였고 간헐적으로 취업도 하지만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게다가 가족 간의 사이도 원만하지 않습니다. 그런 사람이 자신의 삶에 대해 쓴 책입니다. 이 설명을 듣고 대부분의 사람은 동정하기 위해 혹은 비참한 삶에 대한 각자의 공감 능력을 확인하기 위해 이 책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정작 책을 읽고 나면 당신의 생각은 바뀔 겁니다. 저 또한 그랬습니다. 분명 아주 사적인 고백 혹은 기록이지만 절대 하찮은 푸념이나 넋두리로 치부될 수 없는 덤덤한 문장을 통해 어떤 사람의 삶을 목격했습니다. 읽다 보니 문장 사이에서 제 삶의 단면 또한 발견했습니다. 덕택에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삶의 진실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 진실은 불편합니다. 글재주로 쓴 글이 지겹다면, 미문으로 범벅이 된 글로 인해 뇌가 메슥거린다면 이 책은 탁월한 대안입니다.
노명우 (사회학자, 『세상 물정의 사회학』 저자)

술술 읽히는 문장이 제법 묵직하다. 작가가 담담하게 써 내려간 솔직한 이야기는 나를 제법 먹먹하게 만들었다. 힘들고 아픈 어린 시절을 보냈기 때문일까? 극도로 위축되어 있고, 소심한 성격 탓에 분명 쉽지 않았을 그의 삶도 저절로 눈에 그려졌다. 사회와 사람들 속에 잘 적응하지 못해 늘 이 세상에 혼자 남겨진 기분이 들었을 것이고, 어쩌면 그로 인해 우울증까지 앓고 있었던 것일지도.
이건 분명 그런 작가의 이야기지만, 그 뒤에서 그런 아들을 묵묵히 지켜보며 평생을 뒷바라지 해 온 그의 어머니 이야기이기도 하다. 지금 충분히 잘해 나가고 있다고. 이렇게 책까지 낸 걸 보면 당신은 아주 잘하고 있는 거라고 작가를 응원하고 싶어진 건 분명 작가의 어머님 때문이지 않았을까 싶다. 책을 덮을 즈음엔 작가 어머님의 안녕을 바라게 된다. 이제는 뒷바라지 말고 아들 덕에 남은 인생은 조금 더 즐겁고, 행복하고, 아들 걱정 따위는 하지 않고 사셨으면 하는 바람으로 말이다.
김병철 (독립서점 오키로북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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