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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0년 01월 0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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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00쪽 | 414g | 148*210*18mm |
ISBN13 | 9791186222270 |
ISBN10 | 118622227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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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 2024년 0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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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우화는 누구나가 다 알고 있다. 우리가 어려서부터 익히 들어왔던 우화이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살고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함축적인 교훈을 주고 있기에 지금도 널리 읽히고 있다. 물론 인간을 유형화하여 분류한 점은 오늘의 인권 감수성과 다소 어긋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우화 속에는 슬기롭게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이 마음속에 담아둘 실천적 지혜가 담겨있다. 삶을 살아가며 그러한 지혜를 알고 활용한다는 것은 분명 많은 이들에게 힘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현대사회는 우리가 학교 혹은 우화에서 배우는 이론적지식과 현실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실천적 지혜가 분리되어 있다. 그 간극 때문에 우리 삶은 때때로 위기를 맞기도 하고 생각처럼 풀리지도 않는다. 이 책 [이솝 우화로 읽는 철학 이야기]는 그 간격을 좁혀보고자 이솝우화에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철학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주제들을 골라 엮었다고 한다. 우화속의 이야기를 통해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이솝의 지혜를 철학자들의 생각으로 풀어낸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철학의 주제를 ‘지성을 사용하는 방법’,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삶의 문제’, 그리고 ‘어떻게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잘 살아갈 수 있는가’라는 세 가지로 나누고, 각각의 주제마다 9개씩의 우화를 철학적 생각 법으로 연결시킨다. 책에서는 주제를 달리 나누어 정했지만 이것들 모두는 우리가 살아가는 이야기이기에 구태여 나눌 필요는 없다. 그렇게 알려주는 우화속의 지혜와 철학자들의 생각을 통해서 삶에 필요한 통찰을 얻을 수 있고 없고는 책을 읽는 우리 각자의 몫이다. 결국 우화 속 이야기와 저자의 철학적 생각 법을 통해 삶에 필요한 지혜가 무엇이고, 그것을 어떻게 삶에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하는 것은 바로 우리자신인 셈이다.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27개의 우화를 읽다보면 이전에 그 우화에서 내가 느꼈던 것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는 우화를 읽은 시기가 언제이냐에 따라 혹은 내가 살아가고 있는 삶이 어떠한지에 따라 느끼는 것이 달라졌기 때문일 것이다.
<개미와 베짱이>의 우화를 처음 읽었던 시절에는 미래를 위해서 준비하는 삶, 현재를 열심히 살아가는 삶에 방점이 찍혔지 싶다. 아마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려 있었던 이 우화를 통해 우리 대부분은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한다거나, 현재를 위해 미래를 포기한다는 식의 문제설정은 그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말한다. 어느 것이 내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인지를 따져보는 것이 올바른 문제설정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처럼 자신의 존재의미를 묻는 삶이 바로 인간의 삶임을 마르틴 하이데거를 통해 알려준다. 열심히 산다는 것은 현재의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삶이고, 우리에게 주어진 매 순간순간을 열심히 사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을 매일매일 새롭게 만들어가는 과정이 되는 셈이다. 우화를 읽고서 깨달은 결론은 비슷할지 모르지만, 그 결론을 사유하는 과정은 삶이 어떤 것인지를 생각하고 성찰하게 만들어준다. 결국 저자는 이야기 속에서 철학적 관념을 끌어내고 다시 그 관념을 사유하여 실천적 지혜로 바꿀 수 있게끔 해주고 있다.
그는 또 <늙은 사자와 여우>의 이야기를 통해서는 데카르트의 방법적 회의론과 연결시켜, 내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의심할 수 있는 태도가 언제나 오류를 범할 수 있는 인간이 인간지성을 올바로 사용하기 위한 첫걸음임을 알려주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는 우리가 합리적인 선택을 할 때 어떤 기준에 의지해야 하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공리주의 이론을 공부할 필요가 있음을 말해준다. 저자는 누군가 타인을 위해 희생하고 그 희생이 위대해 질 수 있는 이유는 그런 희생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전제될 때임을 강조한다. 온전히 스스로가 선택하지 않은 희생은 비록 그것이 많은 사람에게 이익이 된다할지라도 폭력이 될 수 있음은 서로의 입장을 바꾸어놓고 생각해보면 분명해진다.
이 책이 가지는 장점중의 하나는 이처럼 철학적 개념을 실천적 지식으로 전환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사실 철학이라고 하면 따분하고 어렵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지 싶다. 나 역시도 새내기 때 교양과목으로 들은 철학이 얼마나 지겨웠는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그런 철학이 우리의 삶과 관계가 있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막상 어디에 쓰는 물건인지는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니 알려고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철학도 필요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는 막상 어디서부터 배우고 알아야 하는지 막막하기만 하다. 그런 우리에게 저자는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이야기를 통해 어렵다고 느끼는 철학을 접하게 만들어주고, 그 철학이 우리의 삶에 필요한 것임을 알려주고 있다. 이 책은 철학을 처음 배우기 시작하는 청소년은 물론 철학을 알고 싶어 하는 사람 모두에게 철학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수 있게끔 만들어 줄 것 같다. 모처럼 책을 읽는 시간 내내 책 읽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었다.
이 리뷰는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철학과 가면 굶어 죽는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요즘 같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철학은 (특히 재화와 연관하면) 직접적으로 나타낼 지표가 없어서인지는 몰라도 아마 사람들에게 다소 무관심한 주제가 아닐까 한다.
사실 철학이라는 학문을 따로 공부하지 않는다고 해서 인생에 큰 지장이 있다거나 삶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 장애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이 책을 읽는 이유는 더욱더 지혜롭고 슬기로운 삶을 살기 위해 정신적인 양식을 쌓기 위해서 라고 할 수 있다.
이솝 우화로 읽는 철학 이야기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솝 우화라는 어릴 적부터 접한 친숙한 이야기를 통해서 어려워 보이는 철학을 흥미롭게 만들어 준다. 이 책에 담긴 철학 또한 철학에 무지한 일반인도 알 수 있을 만큼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혹여나 깊이 있는 철학을 원하고 읽으시는 분께는 다소 실망스러울 수도 있으나 애초에 저자의 의도는 가족이 함께 이야기를 나눌만한, 일상에서 써먹는 철학이라는 점임을 참작하는 게 좋다.
슬기롭게 산다는 것은
착하게 산다는 것은
더불어 잘 살기
삶을 철학 한다는 게 어떤 것인지, 말하고자 하는 주제는 크게 세 가지로 구성되어 있고 각각 지성을 사용하는 방법,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삶의 문제, 어떻게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잘 살아갈 수 있는가에 관한 철학 개념을 이솝 우화와 엮어서 쉽게 풀어내었고 이해를 돕기 위해 최근 사회 이슈 또한 다루었다.
시골 쥐와 도시 쥐 이야기로 어떻게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를 해석하는가? 아이들이 던진 돌에 개구리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스스로 생각하라, 네가 받고 싶은 대로 남을 대접하라, 다름은 틀림이 아니다 등등 몇 가지 목차를 보다 보면 어쩌면 학교에서 이미 배웠던, 도덕적이고 착하게 살자, 라는 뻔하고 지루한 내용의 연장이며 착하게 살아봤자 좋아질 게 없을 거라는 회의적인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책에서는 무조건 옳게만 행동하라는 식으로 말하지 않고 오히려 이론적 지식과 실천적 지혜의 간극이 있음을 인지하고 두 사이를 좁히기 위한 실마리를 제시하고 있다.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은 우리가 어떤 정보를 받아들일 때 실수하지 않도록 경계하기 위해 ‘우상(idola)’이라는 개념을 사용합니다. 이때 우상은 본받고 싶은 훌륭한 인물이 아니라 잘못된 숭배의 대상이라는 뜻인데요. 베이컨은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는 것이 사실은 거짓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늘 열어두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26p)
우리가 도덕적 규범들을 따져보는 이유는 그 목적지로 향해 가는 우리가 방향을 제대로 잡고 있는가를 가늠하기 위해서지, 현재 우리가 그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해서 그런 목적지는 세상에 없다고 말해서는 안 됩니다. (125p)
책을 읽으면서 특히 청소년들이 읽으면 유익한 내용일 것 같다고 생각해 본다. 아직 뇌가 자라는 중인 청소년들이 경쟁 사회에 내던져져서 성과만 추구하는 어른이 된다면 이른바 소시오패스로 자랄 확률이 높아질 것이고 사회는 삭막해질 것이며 이 책은 그런 시대에 태어난 청소년들이 바람직한 가치관을 형성하도록 도와주는 지침서가 되어 줄 것이다. 비단 청소년뿐만이 아니라 성인 또한 마찬가지이다. 육체 나이는 지적인 성숙도와 비례하지 않기 때문이며 생각이 이미 굳어 편협해진 어른도 존재한다. 청소년에게 옳을 것을 강요하기 이전에 자신부터 성찰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책의 내용을 빌리자면 오늘날 사회는 ‘데이터 스모그’, 정보가 넘쳐나 무엇이 옳고 그른 정보인지 판별하기 어려운 사회라는 것이며 이는 인터넷에 흐르는 정보만 봐도 정확한 표현임을 알 수 있는데, 중요한 문제는 이러한 정보들을 가감 없이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에 익숙해진 사람은 생각을 멈춘 채 비논리적이고 맹목적인 아집으로 뭉쳐진 인간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책에서 우선 제시한 방법이 자기 자신을 직시하고 비판적으로 생각할 줄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비판적인 사고가 없다면 이는 확증편향, 이분법적인 사고, 편견과 차별, 독선, 몰이해, 이기적인 갑질, 다양한 개인과 사회의 문제들로 번질 것이며 이미 현재 우리 사회만 봐도 이런 문제들로 골머리를 썩이는 중임을 알 수 있다.
인간은 환경의 영향을 받는 존재이지만 동시에 그 환경을 바꿀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개인과 환경 사이의 관계는 일방적인 관계가 아닙니다. 사람들 각각의 생각이 바뀌면 세상이 바뀌고, 그렇게 세상이 변화하면 다시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기 시작합니다. (50P)
이 책을 읽고 자신의 지난 행동들을 되새겨 보며 당연하게 여기고 무심하게 지나치는 일과 평범함을 경계하고 세상을 낯설게 바라봄으로써 자신의 내면이 한층 성장하게 된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한 사회에 속한 개인들이 자신의 자유를 위해 사회적인 문제에 참여하는 것은 일종의 의무입니다. 물론 참여하는 방식은 다양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정치적 행동을 통해서, 또 어떤 사람은 묵묵히 자신의 일상에 충실함으로써 참여할 수 있죠. 중요한 것은 사회적 문제에 무관심하거나 외면하지 않고 참여하고자 하는 문제의식입니다. (296p)
참여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저자는 한 개인의 성찰을 넘어서 사회적인 문제에 참여하기를 독려하고 있다. 아직도 세상은 사회 문제들로 혼란스럽기만 하다. 하지만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미래를 불안하게 생각하는 자기 암시는 우리를 점점 더 늪으로 끌고 들어갈지도 모른다는 저자의 말처럼 불안해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 단순히 ‘앎’ 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그것을 ‘실천’ 하는 능력, 성숙하고 윤리적인 개인이 모여 건전한 사회가 되리라는 긍정적인 태도는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희망해 본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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