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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거장과 걸작의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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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거장과 걸작의 연대기

김보영, 박상준, 심완선 | 돌베개 | 2019년 12월 30일 리뷰 총점9.3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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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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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9년 12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74쪽 | 670g | 153*224*23mm
ISBN13 9788971999905
ISBN10 897199990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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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MD 한마디
지금은 SF 시대! 인류의 현실을 가장 '직설적'으로 반영하는 상상력의 결과물인 SF. 『프랑켄슈타인』부터 『삼체』까지 SF의 거장과 걸작을 집대성한 가이드북입니다. 장르의 상상은 현실이 되고, "SF의 다양한 미래 시나리오들을 접하고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시대"(박상준)에 꼭 필요한 책이랄까요. - 소설MD 김도훈
  •  책의 일부 내용을 미리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미리보기

목차

저자 소개 (3명)

한국을 대표하는 SF 작가 중 한 사람으로, 팬들에게 “가장 SF다운 SF를 쓰는 작가”로 평가받는다. 2000년대 이후의 신진 SF 작가들에게 여러 영향을 끼쳤다. 2004년 <촉각의 경험>으로 제1회 과학기술 창작문예 중편부문에서 수상하며 작가 활동을 시작했다. 《7인의 집행관》으로 제1회 SF 어워드 장편부문 대상,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람>으로 제2회 SF 어워드 중단편부문 우수상, <얼마나 닮았는가>로... 한국을 대표하는 SF 작가 중 한 사람으로, 팬들에게 “가장 SF다운 SF를 쓰는 작가”로 평가받는다. 2000년대 이후의 신진 SF 작가들에게 여러 영향을 끼쳤다. 2004년 <촉각의 경험>으로 제1회 과학기술 창작문예 중편부문에서 수상하며 작가 활동을 시작했다. 《7인의 집행관》으로 제1회 SF 어워드 장편부문 대상,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람>으로 제2회 SF 어워드 중단편부문 우수상, <얼마나 닮았는가>로 제5회 SF 어워드 중단편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2015년 미국의 대표적인 SF 웹진 <클락스월드(Clarkesworld)>에 단편소설 <진화신화>를 발표했고, 세계적 SF 거장의 작품을 펴내 온 미국 하퍼콜린스, 영국 하퍼콜린스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 《저 이승의 선지자》 등을 포함한 선집 《I'm waiting for you and other stories》가 동시 출간될 예정이다. 둘 다 한국 SF 작가로서는 최초의 일이다. 소설가가 되기 전에는 게임 개발팀 ‘가람과바람’에서 시나리오 작가/기획자로 활동했다. 《이웃집 슈퍼히어로》, 《토피아 단편선》, 《다행히 졸업》, 《엔딩보게 해주세요》 등 다수의 단편집을 기획했다.
서울SF아카이브 대표. SF 및 과학 교양서 전문 기획자, 번역가이자 칼럼니스트로 오랫동안 활동해 왔다. 중학생 시절 아서 C. 클라크의 『지구 유년기 끝날 때』를 읽고 SF에 진지하게 몰입하게 되었다. 해외의 많은 걸작 SF들이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것을 아쉬워하다가 1991년부터 SF 전문 기획번역가 활동을 시작했다. 2007년 SF 중심의 장르문학 전문잡지를 표방하고 창간되었던 『판타스틱』의 초대 편... 서울SF아카이브 대표. SF 및 과학 교양서 전문 기획자, 번역가이자 칼럼니스트로 오랫동안 활동해 왔다. 중학생 시절 아서 C. 클라크의 『지구 유년기 끝날 때』를 읽고 SF에 진지하게 몰입하게 되었다. 해외의 많은 걸작 SF들이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것을 아쉬워하다가 1991년부터 SF 전문 기획번역가 활동을 시작했다.

2007년 SF 중심의 장르문학 전문잡지를 표방하고 창간되었던 『판타스틱』의 초대 편집장, 웅진출판사의 SF 전문 임프린트 ‘오멜라스’의 대표(2008~2011), 2018년 설립된 한국 SF 협회의 초대 회장을 지내며 한국 SF계와 동고동락했다. 20년이 지난 현재도 읽히는 서바이벌 교양과학서 《로빈슨 크루소 따라잡기》의 공저자이기도 하다. 지금은 SF, 교양과학, 한국 근현대 과학기술 문화사 분야의 칼럼니스트, 강연, 자문 활동을 하고 있다.

30여 권의 책을 냈고, 공저서로 김보영과 함께 지은 『SF는 인류 종말에 반대합니다』를 비롯해 『로빈슨 크루소 따라잡기』, 『상대성 이론, 그 후 100년』 등이 있으며, 번역서로는 레이 브래드버리의 『화씨 451』, 아서 C. 클라크의 『라마와의 랑데부』 등이 있다. 한양대학교 지구해양과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 비교문학과를 수료했다.
SF 칼럼니스트, 전 SF&판타지도서관 운영위원. SF를 비롯한 장르소설 및 작가에 관해 『미래경』, 『환상문학웹진 거울』, 『웹진 판타스틱』, 『한국일보』 등에 글을 게재했다. 인간의 존엄성 및 사회적 평등과 문학의 연결 고리에 관심이 있다. 『여성작가 SF단편모음집』, 『할란 엘리슨 걸작선』 등에 해설을 썼으며, 저서로 『SF는 정말 끝내주는데』가 있다. SF 칼럼니스트, 전 SF&판타지도서관 운영위원. SF를 비롯한 장르소설 및 작가에 관해 『미래경』, 『환상문학웹진 거울』, 『웹진 판타스틱』, 『한국일보』 등에 글을 게재했다. 인간의 존엄성 및 사회적 평등과 문학의 연결 고리에 관심이 있다. 『여성작가 SF단편모음집』, 『할란 엘리슨 걸작선』 등에 해설을 썼으며, 저서로 『SF는 정말 끝내주는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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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한국은 더 이상 ‘SF 불모지’가 아니다? 대세가 된 SF!

“한국은 SF 불모지”라는 말은 꽤 오랫동안 제법 자연스러운 표현으로 통용되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금도 그 말을 아무렇지 않게 사용한다면 최근의 상황에 어둡다는 반박을 받을지도 모른다. 그 정도로 지난 몇 년 사이에 한국 SF 작가들의 성장과 성취는 눈부시고, 그에 대한 대중들의 호응도 꾸준히 높아지는 중이다. 당장 최근에는 김보영의 『저 이승의 선지자』 등 3편의 중·단편 SF를 미국 굴지의 출판사인 하퍼콜린스가 영문판으로 출간하기 위해 계약을 체결했다는 낭보가 있었으며, 올 한해 문학계에서 큰 주목을 받았던 김초엽의 SF 단편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은 제43회‘오늘의 작가상’까지 거머쥐면서 한해의 대미를 장식했다.

출판 전문지인 『기획회의』에서도 ‘2019년 출판계 키워드’의 맨 앞에 ‘주류가 된 장르’를 놓을 정도로 장르 문학의 영향력은 한국에서 다방면으로 확대되는 중이다. 그중 SF는 앞서 말한 김초엽의 작품과 테드 창의 『숨』 등이 독자들의 큰 관심을 모았으며, 최근 창간된 SF 전문 무크지 『오늘의 SF』 #1은 한국 필자들이 집필한 단편 소설과 칼럼 등 다양한 아이템에 힘입어 1달도 되지 않아 초판이 매진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10여 년간 꾸준히 한국 SF의 저변을 넓히며 단단한 팬덤을 형성해 온 정소연, 정세랑, 배명훈 등의 작가들의 존재 역시, 한국을 SF의 불모지라고 단정 짓는 것은 적확하지 않은 자기 비하에 가깝다는 근거로 삼기에 충분하다. 이처럼 한국의 SF는 2000년대 이후만 놓고 보더라도 느리지만 충실하게 뿌리를 내려 왔고, 이러한 작가들의 성취와 지평에 호응하는 한국의 독자들의 저변 역시 지속적으로 넓어지고 있다. 이제는 황무지였던 한국 SF계도 꽃피기 시작했고, 그 꽃을 가꾸고 즐기는 독자들도 점점 늘고 있다.

『SF 거장과 걸작의 연대기』는 이런 변화 속에서 새로이 주목받는 SF에 관심을 갖게 된 오늘의 한국 독자들에게, 현재에 이르기까지 SF라는 장르를 이루어 온 거장과 걸작의 계보를 상세히 소개하는 가이드북이다. 현재 한국 SF계를 대표한다고 볼 수 있는 작가와 평론가인 저자 김보영, 박상준, 심완선은, 무수한 SF 작가와 작품들 속에서도 지금 한국 독자들에게 시사점을 줄 수 있는 이름들을 세심하게 선별해 이 책을 집필했다. 지금처럼 한국의 SF 생태계가 활성화되기까지는 이 장르를 확장시킨 여러 작가와 작품들이 존재했던 까닭에, 오늘의 한국 SF 작가들을 이 장르로 끌어들인 메리 셸리와 쥘 베른 같은 과거의 거장들부터 앞으로 함께 호흡하며 나아갈 테드 창과 코리 닥터로우 등 동시대의 작가들까지 한데 모은 SF의 연대기를 구축한 것은 오늘의 한국 SF에서도 상당히 의미가 크다.

독자들은 이 책에서 지금까지 SF가 상상해 왔으며, 상당 부분은 이제 현실에 도달한 미래상의 다양한 면모와 작가들이 그 미래상을 구축해 온 방식들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SF적 사유와 도전이 지금 인류가 사는 이 세계를 만드는 데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동시대의 SF 속에서 앞으로 다가올 미래는 어떻게 모색하며 준비할 수 있을지에 대한 단서 역시 이 책과 함께 자연스럽게 찾게 될 것이다.

“우리는 과학이 지배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현대에는 과학 소설이 사회 소설이며 우리의 현실을 가장 직설적으로 반영하는 문학이다. 많은 SF 작가들이 말하듯이 SF는 미래를 예측하는 문학이 아니다. 이 책이 보여 주듯, 미래를 바라본 그 많은 작품들이 사람들의 생각에 영향을 미쳤으며,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 그에 따라 세상을 바꾸어 간 것이라 보아야 할 것이다.”
_김보영

“이제는 SF의 다양한 미래 시나리오들을 접하고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시대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과학 기술 환경은 긍정적인 혜택 못지않게 문명에 드리우는 그림자도 짙다. 이에 현명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선 개개인의 시야가 시공간적으로 확장되어야 한다.”
_박상준

인류의 현실을 가장 ‘직설적’으로 반영하는 상상력, SF의 걸작들

이 책은 총 5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각 SF라는 장르가 거쳐 온 과정을 대표적인 개념으로 압축해서 51명의 거장들이 SF의 역사 속에서 어떤 역할을 했으며, 서로 어떤 영향을 주고받았는지 보여 주고자 했다. 먼저 시작은 1장 「원형의 태동―SF의 토대를 쌓다」이다. 여기서는 SF가 하나의 문학 장르로서 탄생해 기본적인 외형과 내적 지향을 형성해 가는 과정을 소개한다. 이 장은 SF의 시원으로 꼽히는 걸작 『프랑켄슈타인』과 그 작가인 메리 셸리로 시작해 『80일간의 세계일주』, 『해저 2만 리』와 같은 모험담으로 SF 장르의 바탕을 다닌 쥘 베른을 거쳐 『최후이자 최초의 인간』에서 외계 행성을 지구와 같은 환경으로 바꾸어 인류가 이주한다는, 이른바 ‘테라포밍’의 개념을 제시한 올라프 스태플든으로 이어진다.

우선 1장에서는 여성이 썼다는 이유만으로 당대에는 갖은 비난을 받았던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이, 현대에 들어서 “SF의 특성을 모두 갖춘 최초의 작품”으로 인정받기까지의 과정에 주목한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학자들에 따르면 불가능하지 않은 사실에 “진지하게 믿기는 곤란하지만, 현실만큼의 설득력을 지닌” 서사를 부여하는 데 성공한 까닭이다. 따라서 『프랑켄슈타인』 속의 박사가 만든 괴물은 메리 셸리가 교육받았던 당대의 과학 기술적 지식의 내용을 반영하는 동시에, 저자가 예리하게 지적했듯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사회의 구성원으로 인정받지 못했던 메리 셸리 자신의 상황을 대변한다고도 볼 수 있다. 이 작품의 현재적 가치는 이런 측면에서도 드러난다.

2장 「장르의 성숙―SF의 법칙이 형성되다」는 영미권의 ‘SF 3대 거장’으로 불리는 아서 C. 클라크, 아이작 아시모프, 로버트 하인라인이 모두 등장해, 현재 대중들에게도 익숙한 SF의 원리들이 형성된 시기를 이야기한다. 『1984』로 국가에 의한 감시?통제 사회의 위험성을 예견했던 조지 오웰과 우주를 향한 인류의 오랜 열망을 SF로 구체화한 아이작 아시모프는 물론, 사실상 미국의 현대 신화라고 말할 수 있는 ‘슈퍼맨’의 창작자 제리 시걸?조 슈스터 콤비, 인공 지능과 결합한 로봇과 공존할 인류의 미래를 입체적으로 묘사해 냈던 아이작 아시모프, 고립주의?배타주의를 표방하는 미국의 트럼프 정부 이후 더욱 주목받고 있는 로버트 하인라인까지 여전히 SF를 상징하는 거대한 이름들이 연달아 등장한다.

특히 지난해 말에 세상을 떠난 ‘슈퍼히어로의 창조주’ 스탠 리가 눈길을 끈다. 저자는 그가 창작한 마블코믹스의 히어로들의 탄생 배경에는 첨단 과학 기술과 결합한 캐릭터 각자의 개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강력한 감마선에 노출돼 괴력을 가진 괴물이 되었지만 타인을 위해 그 힘을 사용하는 헐크처럼, 슈퍼히어로들은 자신의 놀라운 능력을 통해 이타성을 발휘하는 한편 자신에게 닥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괴로워하는 모습도 보인다. 급속히 발달하는 과학 기술의 혜택을 누리는 한편으로 그 폐해에 번민하는 인류의 현재와 미래를 여기서 엿볼 수 있다. 과거보다 훨씬 많은 능력을 지니게 된 인류에게 슈퍼히어로의 고민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닌 것이다.

아톰은 남녀노소 누구든 ‘자신’으로 생각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아톰은 ‘내’가 아니라 ’타인’을 대변한다. 아톰의 독보적인 면은 그 강함이 아니라, 인간이라면 가질 수 없는 비정상적인 선함이다. 『철완 아톰》은 세상의 차별받는 모든 이들의 고난을, 또 그 차별을 넘어서 함께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같이 이야기한다. 그랬기에 전후 세대의 일본을 넘어서 전 세계에 메시지를 줄 수 있었을 것이다.
_김보영

흥미롭게도 『스타워즈》를 비롯한 대부분의 스페이스 오페라들이 한국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그 이유가 무엇일지는 여러 이론이 있겠지만, 스페이스 오페라의 탄생 배경이 한국의 역사와는 매우 동떨어진 환경이었다는 점 하나는 분명하다. 한국의 전통 서사에 바깥세상으로 ‘원정’을 나가거나 방대한 영토를 수호한다는 설정이 드문 것과 관계가 있지 않을까.
_박상준

장르의 모험은 현실이 된다!

3장 「변주의 만개―SF의 경계가 확장되다」에서는 발전하는 과학 기술 속에서의 미래상과 같은 SF의 기존 주제에 안주하지 않고, 저마다의 개성 넘치는 방식으로 이 장르의 영역을 확장한 도전적인 작가들을 만날 수 있다. 자신의 고유한 발상과 창작물을 지키기 위해 시종일관 상대를 가리지 않고 싸웠던 SF계의 투사 할란 엘리슨, 깊은 상흔을 남긴 제2차 세계 대전의 체험을 끝끝내 SF로 승화시킨 커트 보니것, 이상과 정상의 경계에 서서 가상현실의 극한을 추구했던 필립 K. 딕, 타자를 이해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미래의 가능성을 찾았던 어슐러 르 귄까지 이제는 거장의 반열에 오른 혁신가들이 기다리고 있다.

여기서는 ‘SF 작가들의 산파’로도 불리는 케이트 윌헬름의 면모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녀는 클라리온SF소설창작워크숍을 기획해 옥타비아 버틀러와 테드 창을 비롯한 SF 작가 지망생들이 각자 성향에 맞는 SF 작가들과 깊이 교류하며 노하우를 전수받는 통로를 만들었다. 또한 그녀는 남편인 데이먼 나이트와 함께 전미SF판타지작가협회(SFWA)의 결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문학계 안에서도 상대적으로 소수인 SF 작가들이 홀로 자포자기하지 않도록 붙잡아 주는 지지대를 제공했다. 이런 노력이 아이 둘을 넣고 서른 즈음에야 SF 작가로 데뷔하며 막막함을 느꼈던 케이트 빌헬름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보면, 최근 한국 SF계에서 진행 중인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 한국SF협회의 활동에도 좀 더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4장 「상상의 월경―SF, 시대정신으로 자리 잡다」는 SF가 서구권과 일본 등에서 주류 문화의 중요한 부분으로 입지를 굳히는 데 크게 공헌한 SF 대가들을 소개한다. 『시녀 이야기』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기 한참 전부터 여성들이 억압받는 사회상을 작품 속에 선명히 투영시켰던 페미니스트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 흑인이자 게이/바이섹슈얼로서 소수자의 독자적인 통찰력을 담은 흥미진진한 작품으로 SF의 지평을 넓힌 새뮤얼 R. 딜레이니, 작품 활동 초기부터 [에이리언], [미지와의 조우] 등 당대 SF의 시야를 뛰어넘은 걸작들을 선보였으며, 영화감독으로서 대성한 지금까지도 꾸준히 SF 영화로 대중들을 사로잡는 리들리 스콧과 스티븐 스필버그 등 현대 SF를 대표하는 부동의 거장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

그중에서도 마지 피어시와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는 여성, 소수자에 대한 억압과 폭력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격화되는 양상마저 보이는 현재의 한국 사회에서 특별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인종 차별과 성 차별이 횡행하는 시대와 지역의 한복판에서 태어난 마지 피어시는 흑인 여성 SF 작가로서, 소수자들이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며 연대함으로써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는 SF로 이 장르의 한계와 그 자신을 향한 억압과 차별을 극복해 냈다.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는 아예 여성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남성의 이름으로 작품을 발표해 “페미니즘 소설을 쓰는 헤밍웨이”라고 불릴 정도로 높이 평가받았으며, 누구도 그가 여성일 수도 있다는 상상은 하지 못했다. 그런 까닭에 팁트리가 60대의 백인 여성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을 때의 충격은 ‘팁트리 쇼크’라 불릴 정도로 거대한 것이었다. 팁트리는 작품들 속에서 약자 혐오의 끝은 적자생존이 아니라 공멸이라는 사실을 가차 없이 지적했을 뿐만 아니라 그의 삶 자체가 여성혐오의 모순과 폭력성을 보여 주는 까닭에 이 시대에도 여전히 생명력을 갖는다.

5장 「미래의 현재―SF로 21세기를 만나다」는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현대 SF계의 풍경을 만든 핵심적인 인물들을 소개한다. 무수한 과학 마니아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코스모스』의 창작자 칼 세이건과 『쥬라기 공원』으로 전 세계에 공룡 마니아들을 탄생시켰을 뿐만 아니라 현대 고생물학계의 패러다임을 바꾼 마이클 크라이튼은 물론, 골수 SF 작가이자 『왕좌의 게임』으로 엄청난 인기를 모은 조지 R. R. 마틴, 영화 [컨택트]의 원작자이자 현대를 대표하는 SF 작가로 자리 잡은 테드 창과 『삼체』로 중국 SF의 굴기를 상징하는 류츠신까지 이 시대의 SF 작가들이 얼마나 다채로운 개성과 주제 의식으로 인류의 미래상을 구축하는 중인지 확인할 수 있다.

이 작가들의 면면 사이에서 코리 닥터로우는 한국과 맺은 의외의 관계 덕분에 특히 눈길을 끈다. 그의 2008년 작품인 『리틀 브라더』는 테러범 색출을 명분으로 정부가 국민들을 전방위적으로 감시하는 근미래 미국을 배경으로 한 SF 소설인데, 이 작품은 지난 2016년 한국 국회의 ‘테러 방지법’ 통과를 반대하는 필리버스터 연설 과정에서 소개되었고, 이 사실이 저자인 닥터로우가 운영하는 유명 블로그인 ‘보잉보잉’에서 알려짐으로써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이 책을 둘러싼 상황들과 책의 내용이 그대로 맞아떨어지는 말 그대로 SF적인 사건이 전개된 것이다.

2017년 7월 디즈니에서 진행한 D23 엑스포에서는 [스타워즈] 가상 현실(VR) 게임이 공개되었다. 이 VR 게임의 이름은 [스타워즈: 제다이 챌린지]Star Wars: Jedi Challenges다. 이후, 가상현실 안에서 우리는 현실의 모든 물리 법칙을 무시하고 광선검을 들고 싸울 수 있을 것이다. 그 검은 빛나고, 켜지고, 가다 멈추고, 자르고 녹이며, 서로 부딪칠 것이다. 그래서 다시 묻겠는데, 뭐가 불가능하다고?
_김보영

이제 중국 SF의 본격적인 세계 진출이 가시화된 상황에서, 머잖아 할리우드 슈퍼히어로 대신에 중국의 전통 설화나 기담의 주인공들이 스크린을 채울 날이 올지도 모른다. 결국 문화적 열강들의 틈바구니 사이에서 어떻게 독자적인 정체성을 계속 살려 나갈지 모색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가 될 것이다.
_박상준

소설의 미래, 즐거운 교양으로서의 SF를 만나다

이 책은 지난 2017~2018년 일간지에 연재된 기획 시리즈 「SF, 미래에서 온 이야기」를 바탕으로, 그 사이에 바뀐 상황들을 반영하고, 독자들을 위해 필요한 내용을 대폭 보강해서 한국 독자들이 오랫동안 곁에 두고 참조할 수 있는 SF 가이드북으로 구성했다. 또한 저자들이 독자들에게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SF들과 그 이유를 담은 특별 부록 「사사롭게 아끼는 SF의 이름들」을 수록해, 단행본만의 소장 가치를 더했다. 지금 대중들의 필수 교양으로서 알아야 할 SF의 거장과 걸작을 담은 책의 본문과 세 저자들이 개인적으로 소중히 여기는 SF들을 모은 부록을 비교하며 읽으면, SF만의 다채로운 재미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전체 5개장에 실린 본문 일러스트는 여러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일러스트레이터 이강훈의 작품으로, 간명하면서도 개성 넘치는 스타일로 표현한 SF 대가들이 독서의 즐거움을 더한다.
KBS는 2020년을 맞아 새해 1월부터 자체 유튜브 채널에서 국산 SF 애니메이션 『2020 우주의 원더키디』를 서비스하겠다고 밝혔다.

1989년에 처음 방송했던 이 작품의 배경이 2020년이었다는 사실을 여전히 기억하는 대중들이 적지 않았던 덕분이다. 이 작품과 달리 아직 인류는 자유롭게 우주를 탐험하는 시대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30년 전에 이 작품을 보며 SF의 재미에 빠졌던 어린이들은 그때의 꿈을 여전히 간직한 어른으로 자랐다. 인류가 우주로 자유롭게 나아가는 미래를 향한 여정은 여전히 진행 중인 것이다. 이 사실이야말로 SF가 단순히 미래를 예측하는 문학이 아니라, 인류가 세상을 바꾸도록 영향을 미치는 촉매임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다. 마침 내년 1월에는 SF 영화의 걸작 시리즈인 스타워즈의 최신작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도 개봉한다. 멀고 특별한 미래로만 여겼던 2020년을 시작하며,『SF 거장과 걸작의 연대기』와 함께 새로운 미래의 가능성을 상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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