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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화가 김홍도

붓으로 세상을 흔들다

이충렬 | 메디치미디어 | 2019년 12월 06일 리뷰 총점9.8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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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9년 12월 06일
쪽수, 무게, 크기 480쪽 | 818g | 152*225*30mm
ISBN13 9791157061785
ISBN10 1157061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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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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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1994년 [실천문학] 봄 호에 단편 「가깝고도 먼 길」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조선의 대수장가 간송 전형필의 전기를 집필한 것을 계기로 한국 근현대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인물의 삶을 복원하는 일에 전념하고 있다. 치밀한 자료조사와 탄탄한 스토리텔링, 처음부터 끝까지 감정을 몰입하게 하는 드라마틱한 구성으로 한국 전기 문학의 개척자, 전기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연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이충렬 작... 1994년 [실천문학] 봄 호에 단편 「가깝고도 먼 길」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조선의 대수장가 간송 전형필의 전기를 집필한 것을 계기로 한국 근현대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인물의 삶을 복원하는 일에 전념하고 있다. 치밀한 자료조사와 탄탄한 스토리텔링, 처음부터 끝까지 감정을 몰입하게 하는 드라마틱한 구성으로 한국 전기 문학의 개척자, 전기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연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이충렬 작가에게 전기는 빛나는 업적이나 후대의 평가가 아니라 삶 자체로 한 인간을 기억하고, 이해하려는 시도이다. 그 삶을 온전한 궤적으로 그려내는 것이 전기 작가의 일이고, 그 궤적을 통해 과거의 인물이 스스로 말하게 하는 것이 전기의 목표라 믿는다. 그의 일곱 번째 전기인 『천년의 화가 김홍도』에서도 수세기 전의 삶을 복원하기 위한 치열하고 끈질긴 노력을 만날 수 있다.

『간송 전형필』 『혜곡 최순우, 한국미의 순례자』 『김환기,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아, 김수환 추기경』 『국제법학자, 그 사람 백충현』 『아름다운 사람 권정생』 등을 썼으며, 현재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거주하며 집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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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449

출판사 리뷰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천재 화가의 삶, 그 최초의 이야기


김홍도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한국인이라면 마음속에 그의 작품 하나쯤은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그것은 해학과 풍자가 넘치는 풍속화일 수도 있고, 빨간 호로병이 눈에 띄는 활달한 필치의 신선도일 수도, 금강산 굽이굽이 절경을 곡진하게 담은 산수화일 수도, 말년의 원숙미와 쓸쓸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추성부도 같은 시의도일 수도 있다. 패랭이와 나비를 희롱하는 고양이나 안광의 푸른빛이 형형한 호랑이, 잎이 다 떨어진 나무숲 사이로 비치는 보름달을 떠올리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김홍도의 작품 세계는 궁중기록화에서부터 도석화, 시의도, 풍속화, 실경산수화, 화조도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며, “조선의 화폭을 넓혔다”라는 평가가 무색하지 않을 만큼 모든 분야에서 빼어난 예술적 성취를 드러냈다. 그러나 김홍도의 삶은 그가 남긴 불멸의 작품 뒤에 오랫동안 숨어 있었다.

한국 전기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연 작가 이충렬이 수백 년간 김홍도의 생애에 드리워진 베일을 마침내 걷어냈다. 김홍도의 흔적은 조선왕조실록이나 의궤, 승정원일기 같은 국가기록물이나 강세황의 『표암유고』, 김광국의 『석농화원』을 비롯한 동시대인들의 기록에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저자는 흩어진 기억을 그러모으는 데서 그치지 않고 당대 양반 및 중인의 문집, 시대상을 그린 소설, 김홍도와 조선 후기 사회를 설명하는 최신의 연구 자료를 교차 대조하여 그동안 논쟁과 추정에만 기대어온 김홍도의 삶을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김홍도의 아호인 ‘단원’, ‘단구’, ‘서호’의 연원을 추적해 그의 출생지를 안산 성포리로 비정하고, 자신의 집을 그린 ‘단원도’의 배경이 이제까지 알려진 바와 달리 인왕산 옆 백운동천 계곡이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그 밖에 울산목장 감목관 시절을 비롯한 김홍도의 생애 몇 가지 중요한 공백을 메움으로써 김홍도 전기의 정본定本을 마련했다. 조선 미술의 나아갈 방향을 정했고, 한국미美의 원류를 형성한 천년의 화가 김홍도, 불멸의 작품을 남긴 천재 화가의 알려지지 않은 삶이 이제 막 펼쳐진다.

양반 중심 사회에서
세상이 원하는 나만의 그림을 찾다


‘정조의 총애를 받은 도화서 화원’ 정도의 수식어로 김홍도의 삶을 온전히 설명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엄격한 신분사회에서 결코 예외적인 삶을 살 수 없었던 당대인으로 김홍도를 그려냄으로써 그의 삶과 정신을 더욱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세 차례나 어진을 그리는 어용화사에 선출되고, 그 공으로 사재감 주부, 장원서와 사포서 별제, 역참 찰방 등을 거쳐 중인이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벼슬인 현감에 제수되었지만, 평탄해 보이는 삶의 이면에서 김홍도는 중인 출신 ‘환쟁이’라는 굴레와 끝없이 투쟁해야 했다. 시험에 통과하지 못해 첫 벼슬에서 파직당하는 수모를 겪고, 대부분의 품직은 ‘녹봉(월급)’ 없는 무록직이었으며, 지방관 시절에는 마을 양반이나 아전들의 견제와 편견이 그를 괴롭게 했다. 외유사의 보고서 하나로 언제든 내쳐질 수 있는 위치에 있던 김홍도는 벼슬은 가졌으나 끝내 양반 사회에 편입될 수 없었던 경계인으로서 자신의 삶을 감내해야 했다.

한편으로 이 책은 중인 출신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타고난 재능으로 딛고 일어선 한 예술가의 자각과 성장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도화서 화원으로 궁중화나 신선화를 그리던 그가 풍속화를 그리고, 자연을, 마침내 마음을 그리게 되는 과정은 그의 삶을 스쳐지나간 번민이나 사색과 무관하지 않다. 산을 보면 산을 그리고 싶고, 바다를 보면 바다를 그리고 싶어 천장에 그림을 그리던 소년이 중인에게 허락되지 않은 내면에 천착하고, 그리하여 마침내 조선왕조 사백 년의 새로운 경지를 이루었다고 평가받기까지, 그의 삶은 화가로서 자아를 찾아나가는 여정이었다. 양반이 찾는 그림이 아니라 세상이 원하는 그림을 그렸고, 그 세상 안에 소외되고 핍박받는 이들을 끌어안았던 화가, 신분이 아니라 사람을, 풍경이 아니라 마음을 화폭에 담고자 했던 화가 김홍도, 그의 삶을 이끌었던 예술혼이 책 구석구석 살아 숨 쉰다.

100여 점의 도판 수록!
불멸의 작품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김홍도가 살던 시대는 상업 활동을 통해 부를 축적한 중인들이 자신들만의 ‘여항 문화’를 일구고, 사대부들 사이에서도 실학의 맹아가 움트는 등 세상의 변화를 실감하던 때였다. 저자는 훗날 ‘조선의 르네상스’로 불리게 된 시대의 숨결을 복원하고, 그 안에 김홍도와 교유했던 사람들, 당대의 문화를 섬세하게 배치함으로써 인간 김홍도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길을 터놓는다. 어린 시절 강세황에게 그림을 배우기 위해 오가던 성포리의 십리 길, 심사정을 사사하러 가는 길에 쉬어가던 노들 나루터, 그림을 팔고 종이를 사기 위해 집처럼 드나들던 광통교의 풍경이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펼쳐지고, 이인문, 신한평, 김응환 등 당대의 화가들과 강희언의 집 담졸헌에 모여 주문 그림을 그리고 함께 풍류를 즐기던 모습, 백운동천 산세 좋은 곳에 보금자리를 마련해 ‘단원’이라 이름 짓고 뿌듯해하던 장면, 스승인 강세황과 동료, 서민들에게까지 자신이 그린 속화를 인정받았을 때의 환희에 찬 순간 등 김홍도의 가장 찬란했던 시간을 빠짐없이 기록했다.

이 책은 대표작과 희귀 도판을 포함해 100여점의 그림을 삶의 궤적과 나란히 배치해 독자들로 하여금 대大화가의 시선으로 그가 남긴 불멸의 작품을 바라보게 한다. 도성 최고의 번화가인 광통교와 중인들이 모여 살던 삼청동, 딸깍발이 양반들이 사는 남산 기슭을 누비며 관찰한 생동하는 조선의 풍경이 고스란히 그의 풍속화에 들어가 앉고, 선배 화원인 김응환과 함께 임금의 명을 받아 영동 9군과 금강산의 절경을 화폭에 담으며 화가로서 자의식을 깨닫는 과정이 『금강사화첩』으로 이어지며, 고요하고 쓸쓸한 마음을 회사후소繪事後素의 정신으로 승화시킨 말년의 모습은 평생의 득의작인 『병진년화첩』의 그림으로 완성된다. 독자들은 작품으로 화가의 삶에 다가서고, 그렇게 되살아난 삶을 통해 다시 그 작품을 들여다보는 소중한 경험을 갖게 될 것이다.

생의 마지막 순간
아들에게 남긴 비운의 편지


김홍도의 말년을 추정할 수 있는 단서는 많지 않다. 전라도 관찰사 심상규가 한양에 있는 벗 예조판서 서용보에게 보낸 편지와 김홍도가 아들에게 보낸 마지막 편지를 통해 가난과 병고 속에 허망하게 세상을 떠났으리라 짐작할 뿐이다. 김홍도가 아들에게 초서로 흘려 쓴 편지는 뒤로 갈수록 힘에 부쳐 쓴 글씨라는 게 역력해 말년의 곤궁함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존재는 알려졌으나 공개된 적 없는 그 마지막 편지를 권말에 실었다.

가난한 바닷가 마을 소년이 임금을 그리는 어용화사가 되고, 조선의 새로운 경지라는 찬사를 듣는 화원으로 성장하기까지, 그러다 생의 마지막조차 제대로 기록되지 않을 만큼 쓸쓸한 말년을 보내기까지, 중인 출신 화가가 겪었을 파란만장한 삶은 대부분 흩어지거나 빛바랜 기억 속에, 혹은 논쟁과 추정이라는 베일 뒤에 가려져 있었다. 그 기억을 그러모으고 베일을 걷어낸 뒤에 우리 앞에 설 인간 김홍도는 어떤 모습일까? 그리고 그가 진정 화폭에 담고자 했던 마음은 무엇이었을까? 한 예술가의 삶의 궤적을 치밀하게 뒤쫓은 이 책을 통해 마침내 우리는 그의 예술적 성취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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