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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비유

최제훈 | 문학과지성사 | 2019년 11월 25일 리뷰 총점8.5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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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9년 11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76쪽 | 294g | 125*195*17mm
ISBN13 9788932035918
ISBN10 8932035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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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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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1973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경영학과와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2007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퀴르발 남작의 성』, 장편소설 『일곱 개의 고양이 눈』 『나비잠』 『천사의 사슬』이 있다. 2011년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했다. 1973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경영학과와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2007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퀴르발 남작의 성』, 장편소설 『일곱 개의 고양이 눈』 『나비잠』 『천사의 사슬』이 있다. 2011년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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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위험한 비유」중에서

출판사 리뷰

서로 다른 존재들의 예상치 못한 조우
낯선 전개 위에 펼쳐지는 그로테스크한 세계

재기 넘치는 상상력과 치밀한 구성으로 주목받아온 최제훈의 두번째 소설집 『위험한 비유』(문학과지성사, 2019)가 출간되었다. 2007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해 ‘놀라운 작가의 탄생’이라는 찬사를 받은 첫 소설집 『퀴르발 남작의 성』(문학과지성사, 2010) 출간 이후 9년 만에 단편소설 여덟 편을 한데 묶었다. 예상을 초월하는 전개와 탄탄한 문장력이 돋보인 첫 장편소설 『일곱 개의 고양이 눈』(자음과모음, 2011)으로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한 최제훈은 『나비잠』(문학과지성사, 2013), 『천사의 사슬』(문학동네, 2018) 등을 꾸준히 집필해 작가적 특색과 역량을 공고히 다져왔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인간-기계, 화가-초상화, 퇴마사-유령 등 다양한 긴장 관계 속에서 미묘하게 “꿈틀거리는 생명력”의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초현실주의 테마와 거친 터치의 결합은 이전의 내 작품에서 볼 수 없었던 독창적인 아름다움을 탄생시켰지”라는 문장처럼 낯선 존재들이 일으킨 위태로운 균열 속으로 사건이 휩쓸려 들어가는 형국을 과감하고 정밀하게 묘사한다. “현실과 비현실의 다양한 층위를 통해 들여다보고 싶”은 세계의 이면이 있고 그러한 작업에는 “가급적 제한이 없어야 한다”고 밝힌 저자의 최근 잡지 인터뷰는 『위험한 비유』가 숨겨진 진실을 파헤쳐나가는 추적의 서사임을 암시한다. 그러므로 이 책은 실재와 환상이 뒤엉킨 미스터리를, 진실과 거짓이 교란된 모순의 세계를 작가 특유의 속도감 넘치는 문체로 접하는 쾌감을 선사할 것이다.

각각의 이미지 속에는 저마다의 노래와 이야기가 흘러 다녔고, 그들은 또 다른 노래와 이야기를 만나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냈지. 그 신비의 별을 날아다니다 보면 어느새 눈앞의 하얀 캔버스가 다채로운 색으로 채워졌다네. (「미루의 초상화」, p. 124)

“이거 어디까지가 실제 있었던 일이오?”

최제훈의 소설은 주로 불가해를 뒤쫓는 양상을 띤다. 오류가 발생할 수 없는 자율 주행 차의 사고 원인을 탐구하거나(「2054년, 교통사고」), 볼 때마다 얼굴이 달라지는 초상의 배경을 원작자에게 듣거나(「미루의 초상화」), 살인 용의자가 쓴 소설을 근거로 사건을 재구성해보는(「현장부재증명」) 등 은폐된 진실의 조각들을 하나씩 끼워 맞춰가는 식이다. 그러나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조각들은 정확하게 아귀가 맞지 않고 언제나 조금씩 어긋나면서 상충된다. 이러한 아이러니는 서사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작가가 보여주고자 하는 “감각의 세계 너머”로 틈입할 수 있는 통로가 된다.

저걸 직접 보기 위해서 여기까지 기어들어 왔잖아. [……] 나는 고개를 저으며 그 무언가를 향해 다가갔다. 그래, 가야지. 가서 확인해야지. 네 발밑에 뭐가 있는지. (「마계터널」, p. 194)

익숙한 세계 너머에 도달한 주인공이 비로소 뭔가를 알게 되었다고 느낄 때, 모든 의문점이 해소된 것처럼 보일 때, 이야기는 한 번 더 뒤틀린다. 최제훈의 특기인 이러한 전복은 화자와 독자를 일거에 불가해의 상태로 되돌려놓는다.

“형씨는 대체 왜 그런 거요?”
“예?”
“왜 범인도 아니면서 거짓 자백을 했냐고. 그렇게 리얼하게.”
(「현장부재증명」, p. 241)

최제훈이 섬세한 조사와 풍부한 디테일로 직조해낸 이야기를 종국에는 무너뜨리다시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어떤 명징한 해설과 귀결에는 무심한 채 “리얼”과 “거짓”을 뒤섞어놓음으로써 우리를 미궁에 빠뜨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꼭 만나서 얘길 나눠야 할 것 같은데.
그 만남이 나를 송두리째 바꿔놓을 것 같은데”

최제훈은 공들여 쌓아올린 이야기에 스스로 균열을 일으킬 때, 그 틈을 비집고 온전한 삶에서 벗어남으로써 이 세계와 타자 그리고 나 자신조차 생경해지는 순간에 주목한다. 그것이 바로 “거추장스러운 육체가 휘발되고 순수한 의식으로만 존재”(「마계 터널」)할 수 있는 순간이며 “시간과 감각의 세계 너머에 아로새겨질”(「미루의 초상화」) 문장을 써 내려갈 수 있는 순간이라 믿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최제훈은 합리적이고 견고한 현실의 풍경을 세밀하게 묘사한 뒤 마지막 순간에 나이프를 들어 화폭을 찢는 방식으로 작품을 완성하는 작가라 볼 수 있다.

아름다움이 부서질 땐 그 파편이 어딘가 작은 흠집이라도 남겨야 하는 게 아닌가. 이로써 세상이 조금 더 타락했음을 환기할 수 있도록. (「현장부재증명」, p. 234)

그가 이토록 짓궂은 작업을 반복하는 이유는 단 하나일 것이다. 소설이 이 세계를 반영하는 일종의 ‘비유’라면, 그러한 비유가 필연적으로 숨기고 있게 마련인 불가해성이야말로 작가로서 끈질기게 추구해야 할 유일한 가치일 것이기 때문이다. 최제훈은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래 단 한순간도 이러한 추적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므로 『위험한 비유』를 읽는 일은 어쩌면 누구보다 순수한 집념으로 문학에 투신하는 작가의 목소리를 듣는 일이자, 불가능한 진실을 쫓는 그의 추적에 동참하는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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