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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요조와 임경선의 교환일기

[ 양장 ]
요조, 임경선 | 문학동네 | 2019년 10월 30일 리뷰 총점9.6 정보 더 보기/감추기
내용
4.8점
편집/디자인
4.8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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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9년 10월 30일
판형 양장 도서 제본방식 안내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426g | 124*188*22mm
ISBN13 9788954658355
ISBN10 8954658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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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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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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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명)

글쓰고 노래하고 영화 만들고 제주에서 책방 무사를 운영하는 여자. 본명은 신수진. 1집 [Traveler], 2집 [나의 쓸모], 스페셜 앨범 [My Name Is Yozoh], 단편영화로 만든 EP 앨범 [나는 아직도 당신이 궁금하여 자다가도 일어납니다], [우리는 선처럼 가만히 누워]를 발표했다. 지은 책으로 『오늘도, 무사』 『눈이 아닌 것으로도 읽은 기분』, 『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공저) 등이 있다... 글쓰고 노래하고 영화 만들고 제주에서 책방 무사를 운영하는 여자. 본명은 신수진. 1집 [Traveler], 2집 [나의 쓸모], 스페셜 앨범 [My Name Is Yozoh], 단편영화로 만든 EP 앨범 [나는 아직도 당신이 궁금하여 자다가도 일어납니다], [우리는 선처럼 가만히 누워]를 발표했다. 지은 책으로 『오늘도, 무사』 『눈이 아닌 것으로도 읽은 기분』, 『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공저) 등이 있다. 더불어 제주 ‘책방무사’의 대표로, 소설가 장강명과 도서 팟캐스트 ‘책, 이게 뭐라고’, 네이버 오디오클립 ‘요조의 세상에 이런 책이’를 진행하고 있다.

2004년 : 허밍 어반 스테레오 객원보컬, 2006년 : 015B ‘처음만 힘들지’ 피쳐링, 2007년 : MBC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 OST 참여 (‘커피한잔 어때?, 'Go Go Chan!!'), 2007년 : 스페셜 앨범 ‘My Name is Yozoh’ 발표, 2007년 : 영화 ‘내 사랑’ OST 참여, 2007년 : 파리바게트 크리스마스편 CF 가창, 2007년 : MBC드라마 '뉴하트' OST 참여 ( 모닝 스타 ), 2008년 : 아이리버 캠페인 송 참여 ‘37.2°C Pink’, 2008년 : 올림푸스 뮤CF ‘김태희’ [사진을 말을 한다]편 ( 바나나파티, 마이네임이즈요조 ) 삽입, 2008년 6월 : MBC 로고송 가창, 2008년 6월 : ‘에릭’과 함께 디지털 싱글 ‘nostalgia’ 발표, 2008년 8월 : TV CF ‘네스프라페’ 출연 , 2008년 10월 : 정규 1집 ‘traveler’발매 이력이 있다.
12년간의 직장생활 후, 2005년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다. 소설 『가만히 부르는 이름』『곁에 남아 있는 사람』,『나의 남자』, 『기억해줘』,『어떤 날 그녀들이』, 산문 『평범한 결혼생활』,『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공저)』,『다정한 구원』, 『태도에 관하여』,『교토에 다녀왔습니다』,『자유로울 것』, 『어디까지나 개인적인』,『나라는 여자』,『엄마와 연애할 때』 등을 썼다. 인스타그램 @kyoungsun... 12년간의 직장생활 후, 2005년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다. 소설 『가만히 부르는 이름』『곁에 남아 있는 사람』,『나의 남자』, 『기억해줘』,『어떤 날 그녀들이』, 산문 『평범한 결혼생활』,『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공저)』,『다정한 구원』, 『태도에 관하여』,『교토에 다녀왔습니다』,『자유로울 것』, 『어디까지나 개인적인』,『나라는 여자』,『엄마와 연애할 때』 등을 썼다.

인스타그램 @kyoungsun_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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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우리가 막역한 사이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대체로 놀라워했다. 마치 어떻게 낙타와 펭귄이 친구가 될 수 있냐는 듯 이해가 잘 되지 않는 표정을 짓곤 했다.
임경선과 신요조는 어쩌다 막연히 ‘아는 사이’였다가 편의상 서로를 ‘친구’라고 소개하던 시절을 거쳐서 지금은 ‘정말로 친구’가 되었다. 정말로 친구가 된다는 것은 서로의 왔다갔다하는 모습을 봐야만 하는 사이가 되었다는 뜻이다. 나 이번엔 진짜 살 뺄 거야, 라고 어젯밤에 분명히 말해놓고 새벽에 또 뭔가 먹었다는 고백을 듣는 일, 정말 아무것도 안 하고 쉬겠다더니 기어이 일을 붙잡는 고집을 보는 일, 엉엉 울었다는 말을 푸하하 웃으면서 말하는 일. (…)
우리에게는 확실히 타인의 이야기가 필요하다. 우리는 그 이야기를 보며 우리가 모는 배의 키를 조절한다. 저렇게 살아야지, 혹은 저렇게 살지 말아야지, 하면서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며 부디 우리처럼 살아야지 하고 생각해주기를, 그리고 우리처럼 살지 말아야지 하고도 생각해주기를 바란다. _요조의 말, 7~9쪽

오디오로 연재하고 책으로 완결하다!
―두 여성 작가의 신선하고 과감한 도전!
책 읽을 시간조차 내기 쉽지 않은 여성들의 귀에 꽂힌 공감의 언어

이 책은 요조와 임경선 두 작가가 네이버 오디오클립에 ‘요조와 임경선의 교환일기’라는 제목으로 서로에게 교환일기를 녹음해 보내는 프로젝트에서 시작되었다. 최근 출판계에 오디오북 제작과 유통이 점점 활성화되어가는 상황에서 두 작가는 과감하게 오디오 콘텐츠를 우선 제작하고, 그후에 책으로 묶어내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임경선의 낮고 단단한 목소리와 요조의 느릿하고 나른한 목소리가 오가며 만들어내는 우정과 공감의 대화는, 고단한 하루 속에서 책장 한 장 넘길 시간조차 쉽지 않지만, 귀는 활짝 열려 있었던 수많은 여성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모았다.

“요즘 육아로 인해 친구들과 수다도 어려웠는데, 애기 재워놓고 두 분의 일기로 대리만족했어요. 즐거운 시간 다정한 위로의 시간들이었어요.”
“제 쓸쓸한 출근길을 늘 외롭지 않게 해주었던 클립이었습니다. 들으면서 삶에 대한 생각들을 공유받고 더불어 공감받으며 제게 풍족한 시간들을 선물해주셨어요.”
“전 주로 산책할 때 들었는데 피식피식 웃음이 튀어나와 걷다가 입술에 힘을 꾹 주며 호흡을 조절한 적이 얼마나 많았던지. 이렇게 웃길 일인가 싶었고, 그뒤에 쉬 사라지지 않는 뒷맛에 또 한번 다음 에피소드를 기다렸습니다. 오후쯤 굉장히 피곤할 때 한 조각 먹는 초콜릿 같았어요. 그리고 멀리 있는 친구와 수다 떠는 기분이 들어 한동안 따뜻했습니다.”
“저한텐 두 분의 짧은 목소리가 가끔씩 ‘하루를 구원’하는 순간으로 만들어줬어요.”
_네이버 오디오클립 ‘요조와 임경선의 교환일기’ 댓글에서 발췌

두 작가가 오디오클립에 교환일기를 연재하는 동안, 청취자들은 좋은 문장들이 너무 많아 받아 적기가 힘드니 스크립트를 올려달라고 꾸준히 요청해왔다. 이에 두 사람은 각자 충분한 시간을 갖고 문장을 가다듬은 뒤, 30편의 녹음파일에 여섯 편의 긴 글을 추가하여 마침내 책으로 완성했다. 비로소 활자가 된 그녀들의 이야기에는 마치 ‘음성지원’ 기능이 내장돼 있는 듯하다. 행간마다 다사다난했던 하루를 서로에게 전하는 가쁜 숨소리와 시트콤처럼 좌충우돌했던 자신의 소소한 일상을 전하는 경쾌한 웃음소리가 들린다. 또 ‘엉엉 울었다는 이야기를 푸하하 웃으면서 말하는’ 친구 앞에서 배꼽 빠지게 웃어주고는, 뒤돌아 서로의 ‘무사’와 안녕을 간절히 빌어주었던 나지막한 기도와 눈물도 책갈피마다 배어 있다.

작가는 돈 얘기 하는 거 아니라고요?!
―솔직한 그 여자, 임경선의 페이 협상법

이 책에서 두 작가는 글쓰기와 말하기, 인간관계와 관용, 멋, 몸과 마음의 건강, 좋아하는 책, 싫어하는 것들의 리스트 등 다양한 주제들에 대해 각자의 노하우와 경험을 적극적으로 공유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인상적인 건, 이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들이 지불해야만 했던 노력과 고통에 대한 이야기이다. 일하면서 맞닥뜨리는 온갖 난감하고 당혹스러운 상황들에 대해서도 이들은 솔직하게 토로한다. 임경선은 작가로 살아가기 시작한 이래 전국 방방곡곡 자신을 찾아주는 곳에서 137번의 강연을 해왔다. 그러나 작가의 시간과 노동력을 내달라 요청하면서도 ‘돈’ 얘기는 쏙 빼놓고 의뢰하는 일의 가치와 의미부터 냅다 주입시키려 하는 이들은 너무나 많았다. 당신에게 줄 적합한 페이는 예산에 책정해 두지 않았지만, 당신이 만약 좋은 작가라면, 반드시 여기 와야 한다고 강권하는 사람들과 수없이 상대해야 했다. 이런 기묘한 청탁에 대해 임경선은 이렇게 신랄하게 꼬집는다.

나는 늘 페이 문제를 중요하다고 생각해왔어. 페이는 그냥 ‘상대가 생각하는 나의 가치다’라고 못박고 시작해야 프리랜서로서 돈을 냉철하게 바라보고 자신의 가치를 지킬 수 있는 것 같아. 가령 강연 등의 행사 청탁이 들어올 경우, 일 얘기는 하는데 돈 얘기를 안 하면 바로 “그런데 이 일은 비용이 발생하나요?(번역: 돈 안 줘요?)”라고 확인부터 해. 공교롭게도 돈 얘기를 먼저 안 하거나 맨 나중에 하는 회사일수록 페이가 적을 확률이 크지. (…) 영리목적이 아닌 행사임을 강조하거나 자기들이 비영리단체임을 강조하면서, 너 역시도 돈 욕심내지 말고 군말 없이 이 가치 있는 프로젝트에 동참해야 한다고 설파하는 분들도 계셔. 마치 우리가 너에게 일을 맡기는 것 그 자체에 자부심을 가지라는 듯이. 물론 내가 돈을 받든 안 받든 진심으로 그 일에 동참하고 싶으면 그렇게 하면 되는 건데, 그게 아니라면 이런 식으로 ‘죄책감’ 안겨가면서 일을 날로 시켜먹으려는 처사는 너무 못됐잖아. 야박한 쪽은 내가 아니라고.
_임경선, ‘즐겁게 워커홀릭’ 134~135쪽

40대쯤 되면 잘났건 못났건 간에, 주위에 민폐 끼치지 않고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쯤은 거뜬히 해내는 ‘유용한 인간’이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는 임경선. 그렇기에 그녀는 한 개인으로서는 대중 앞에서 나서길 두려워하는 내향적인 여자이지만, 적어도 작가로 나서는 자리에서는 가장 유용하고 적극적인 모습으로 임하기 위해 노력해왔음을 고백한다. 더불어 글쓰고 책을 낸 이후에 필연적으로 부딪쳐야 하는 ‘말하기’의 어려움과 그것을 훌륭하게 돌파해내는 과정의 디테일도 책에 상세히 적어두었다.

그러나 이러한 저술노동자의 노력과 시간을 ‘행사의 고매한 취지’와 ‘독자의 사랑’으로 ‘후려치려는’ 기관과 단체들은 대체 얼마나 많은가. 작가는 돈보다 더 훌륭한 명분을 쫓아야 한다고 강권하는 이들의 속내는 얼마나 폭력적인가.

그리하여 임경선이 정당한 페이를 받기 위해 조율하고 협상하는 기술을 망라한 ‘임경선의 페이 협상법’은 비단 친구 요조에게만 푸념처럼 속삭이는 이야기가 아니라, 불안하고 위태로운 생활을 이어가는 동료작가들에게 건네는 연대의 이야기로도 들린다. 또한 이것은 작가의 시간과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모든 사람과 기관들에게 그녀가 건네는 곡진한 당부이기도 하다.

작가인 우리에게도 최소한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돈, 그리고 노동할 때 마땅히 지켜져야 할 최소한의 예의나 원칙이 필요하다고. 아니, 비단 작가가 아닐지라도 모든 ‘일하는 사람’에겐 ‘보람’이나 ‘선의’, ‘뜻’을 강권하기에 앞서 그 사람이 들이는 시간과 노력에 걸맞은 최소한의 대가가 주어져야만 한다고.

프리랜서 겸 책방 주인의 이메일 화법 수련기
―노력하는 그 여자, 요조가 자신과 책방을 지키기 위해 하는 일들

한편, 요조는 책들 사이에서 그저 하루씩만 무사하게 살고 싶다는 소망으로 작은 책방을 열었지만, 폭발적인 이메일과 무수한 말과 요청들에 둘러싸인 채 바삐 살아가고 있다. “책을 서점에 들이고 싶다는 입고 요청 메일부터 왜 정산을 해주지 않냐는 항의 메일, 무슨무슨 책이 있느냐는 문의 메일, 그 외 이런저런 메일들을 매일같이 받고” 또 회신을 보내며 살고 있다. 이 북새통 속에서 그녀가 세운 업무 이메일 회신의 원칙은 두 가지.

첫째, 아무도 기분이 상해서는 안 된다. 둘째, 이모티콘을 문장으로 표현해본다.

‘무례하고 멍청한 메일’을 받아서 화가 날 때도 요조는 자신의 분노를 그대로 실어 보내서 일을 그르치지 않는다. 매일 다량의 메일을 보내고 받는 삶 속에서 그녀는 ‘감정을 내세우기보다 공통의 목적을 먼저 생각하는 법’을,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과 소통하면서 상대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는 방법을 수련해가고 있다. 그리고 그런 세심한 노력들이 바로 요조라는 사람을 만든다.

제가 그런 사람이 되는 데 성공한다면, 마찬가지로 저를 아끼는 누군가가 제가 부끄러워할, 속상해할, 화가 날 말을 한다고 해도 순간적인 욱한 감정에 멍청하게 속아넘어가지 않고 상대방이 내어준 용기와 책임에 집중할 줄 아는 사람도 자연스럽게 될 거라고 생각해요.
아무리 아픈 말이라도 말하겠다는 입. 아무리 아픈 말이라도 듣겠다는 귀. 어른의 우정을 위해 꼭 단련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신체기관인 것 같아요. _요조, ‘더 나은 어른이 되고 싶다면’ 162쪽

내 인생이 펼쳐지는 토양을 개간하기 위해서 시간을 어떻게 운용해야 하는가를 따져볼 때, 원고 한 장에 급급하고 노래 한 곡을 땀땀이 메꿔나가는 것이 요조라는 땅에는 가장 적절한 조치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_요조, ‘어쩔 수 없이, 나’ 233쪽

펭귄과 낙타의 공통점
두 여자가 ‘1년 너머의 삶을 상상하지 않는 이유’

그야말로 ‘펭귄과 낙타’처럼 너무 달라서 당최 왜 그렇게 친한지 남들은 쉽사리 이해하기 어려운 두 사람이지만, 그녀들에게도 공통점은 있다. 바로 ‘1년 너머의 삶을 상상하지 않는다는 것’. 두 사람이 1년 너머의 삶을 섣불리 상상하지 않게 된 데는 각자의 이야기가 있다. 직장생활을 하던 임경선은 과거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다. 자꾸만 재발하는 암 때문에 그녀는 자신의 몸과 삶을 1년 단위로 체크하고 관리하게 되었다. 병원에서 안전하다고 진단받은 1년 치의 삶―그 시간 동안 몰두할 일을 찾고 자신이 기울일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성실하게 이행해내가는 것이 그녀의 삶이었다.

너도 알다시피 내 병원 정기검진이 1년 단위로 있다보니 나는 모든 것을 1년 단위로 끊어서 살아. 늘 한 해 계획만 세우고 그다음 일은 생각하지도, 상상하지도 않아. 장기계획이나 그랜드 마스터플랜이나 평생을 걸 라이프워크, 이런 것도 생각 안 해봤어. 그저 현재와 향후 1년에만 관심을 가지고 그 안에서 불필요한 것들을 제거해내고 챙길 것들을 최대한 심플하게 추려놓은 후, 그것들을 하나하나 나사를 조여가고 기름칠을 해가면서 사는 느낌이야. _임경선, ‘사십대’ 206쪽

한편 요조는 사랑하는 여동생을 10년 전 전철역에서 일어난 사고로 억울하게 잃었다. 트라우마로 인해 전철을 겨우 다시 타게 된 지도 얼마 되지 않았을 만큼, 아직 슬픔은 가까이 있고, 매일 마주하던 가족이 어느 날 느닷없이 ‘만질 수 없는 사람이 되어버렸다’는 실감은 서늘하다. 그래서 그녀는 만질 수 없는 동생의 상징을 자신의 피부에 문신으로 새겼다. “가끔은 고수가 너무 맛없어서 싫다는 사소한 이유로 커다란 고수나물을 귀 아래 새기기도 하면서, 피부라는 거 그냥 죽으면 썩는 거다, 노는 땅이다”라고 여긴다.

자꾸만 재발하는 갑상선암 때문에 매년 검진을 받아오면서 1년 너머의 삶에 대한 상상이 가능해지지 않는 언니처럼 저 역시 10년 전에 동생을 사고로 잃게 되면서 사람이 얼마나 아무 이유 없이 간단하게 이 세상에서 소멸해버릴 수 있는지, 그 부재가 너무나 깊이 각인되어버리는 바람에 장기적인 인생의 계획을 짜는 일이 불가능해져버렸거든요. 매일 죽음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고, 최대한 고통받지 않는 방법으로 죽었으면 하고 소원하게 되고, 내일이라도 나는 동생처럼 갑자기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을 제법 현실적으로 감각하면서 살고 있어요. 그러다보니 어떻게 보면 ‘별수없이’ 현재에 충실해지는 사람이 되었는데, 이런 저와 언니의 태도가 깊은 곳에서 잘 맞았던 것이 아닌가 싶어요. _요조, ‘더 분발해서 방황할게요’ 213~214쪽

그녀에게 몸과 삶이란 언제 느닷없이 스러져버릴지 모르는 막막하고 먼 것이지만,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살아 있는 단 하루는 너무나 가깝고 생생하다. 그래서 어느 날 거리에 쓰러진 사람을 119대원들이 둘러싼 사고현장을 목격한 뒤 그 이름 모를 사람에 대한 염려와 불안 속에서 그녀가 써내려간 하루의 일기에는, 온 그녀의 시야에 들어온 풍경과 세상이 손에 잡힐 듯 너무도 ‘소중하고 절박하게’ 묘사되어 있다.

저는 내내 기분이 너무 이상해서, 버스에서 넋을 놓고 앉아 있다가 목적지에 도착도 하기 전에 그냥 중간에 내려버렸어요. 내리고 보니 충정로였어요. 그냥 발길 닿는 대로 처음 가보는 골목길에 들어가 헤매고 다녔어요. 오래되고 낡고 조그만 술집들, 음식점들이 골목 틈에 옹기종기 모여 있었어요.
내가 지금 아름다운 곳에 ‘살아서’ 이렇게 ‘걸으면서’ 이것들을 ‘보고’ 있다는 감각 하나하나가 너무 강하고 소중하고 절박해서, 가게마다 눈을 맞추고 골목에 아무렇게나 세워진 화분 하나하나를 들여다보고 숯불갈비 가게 옆에서 달궈지고 있는 숯 가까이 가서 그 열감을 느끼고 가게의 이름들도 발음해보았어요. 누구보다도 똑똑해진 채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아버린 기분으로 집에 돌아와 이 글을 써요.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또 까먹게 되겠죠. 까먹기 전에 얼른 말할게요. 너무 사랑하는 언니가, 제가, 그리고 이 이야기를 듣고 있는 당신이 여기 있어요.
있을 때, 잘해야 해요. _요조, ‘있을 때 잘해야 해요’ 59~60쪽

우리가 까먹기 전에 기억해야 할 인생의 중요한 것들
―여자로 살아내기 위해, 각자의 행복의 나라에 다가가기 위해
우리는 계속 사랑하고 살아가야 한다

이렇게 장기적인 계획이나 거창한 야망보다는 자신에게 주어진 단 하루를 귀하게 여기고,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에게 잘하고자 하는 두 여자의 마음이 아마도 ‘일기’를 쓰게 했을 것이다. 그녀들은 솔직과 가식에 대하여, 어정쩡한 유명인으로 산다는 것에 대하여, 강연하고 글쓰고 노래하며 살아가는 삶에 대하여, 그리고 그들의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싫어하는 것들에 대한 솔직한 뒷담화들에 이르기까지 거침없이 대화를 이어간다. 어린 시절, 자물쇠 달린 하드커버 노트에 비밀스럽게 주고받던 교환일기의 추억이 두 여성 작가의 대화에서 되살아난다.

두 사람이 핑퐁처럼 주고받는 주제와 대화들은 따뜻하고, 때론 신랄하며, 더없이 친하고 편한 두 여자가 나누는 대화는 너무 적나라해서 낄낄거리면서 읽게 되다가도, 서로에게 고백하는 내밀한 마음의 풍경은 가슴을 찌른다. 30대 요조와 40대 임경선은 서로 왜 이렇게 나이를 많이 먹었느냐고 서로 놀리고 놀라며,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삶과 앞으로의 소망을 공유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문득 마음을 터놓을 친구가 보고 싶어진다. “너는 멋있는 사람이야”라고 나의 미약한 빛을 알아보고 어깨를 내어줄 언니가, 그 어떤 이야기든 안심하고 끝없는 수다를 떨 수 있는 진정한 친구가 그리워진다. 그리고 내 곁에 남아 있는 친구에게 당신이 내게 그런 존재라고 문득 말을 걸고 싶어진다.

마치 이 책의 마지막에서 임경선이 ‘신수진’(요조의 본명)에게 쓴 것처럼.

깊은 우정은, 공통의 적이 있든 없든, 일에서 잘나가든 못 나가든, 실연한 상태든 목하 열애중이든, 돈이 있든 없든, 그런 것들과는 관계없이, 그 어떤 의무감 없이도 그저 보고 싶고, 그냥 ‘아무거나’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관계라고 생각해. 별 내용도 없는 문자나 이메일이 와도 그저 즐겁고 신나고, 만나면 서로에게서 힘을 얻고, 못 만나더라도 불안해하거나 의심하지 않는 그런 관계는 얼마나 소중한지. (…)

너는 네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잘 모르겠고 매 순간 주변 환경에 휘둘린다고 했었지? 요조답다, 신수진답다, 가 대체 뭐냐고도 묻고.
내가 그 대답을 알려주어도 될까?

너는 멋있는 사람이야.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멋있는 사람으로 남게 될 거야.
그게 신수진이야. _임경선, ‘완전한 이별은 우리 부디 천천히’ 270~271쪽

비효율의 끝을 달리는 몹쓸 습관이 생겼다. 요조와 나누는 문자대화가 그것이었다.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트위터와 페이스북, 문자메시지와 텔레그램 등 뚫린 곳이면 그 어디서건, 우리는 서로에게 미친듯이 뭔가를 썼다. 시시콜콜한 일상 보고부터 진지하고 논쟁적인 주제까지 가리는 것도 없었다. (…)
그렇게 해서 태어난 것이 네이버 오디오클립 ‘요조와 임경선의 교환일기’와 책 『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이다. 나라는 고효율 추구형 인간은 덕분에 탕진의 죄책감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역설적으로 그제서야 비효율의 아름다움과 기쁨을 깊이 깨닫게 되었다.

산다는 건 뭘까, 우리는 여전히 궁금하기만 하다. 그러니 앞으로도 살아가는 일에 관한 우리의 이야기를 결코 멈추지 못할 것 같다. _임경선의 말, 5~6쪽 중에서

올해의 책 추천평 (3개)

매년 진행되는 올해의 책 선정 행사에서 고객님들이 직접 작성해주신 추천평입니다.
2021
꼭 읽어봤으면 좋겠어요. 공감이 많이 가요.
eun***** | 2021.11.03
2021
읽으면서 위로 공감 용기 안정감을 얻었어요
uni***** | 2021.10.27
2021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을 때, 기대고 싶은 언니들이 해주는 시원하고 따듯하고 깊은 이야기.
yeo***** | 2021.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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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우수작 손 잘 닿는 곳에 두고, 두고두고 꺼내 읽겠다는 말밖에는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로얄 나*벨 | 2020-01-19

친구들과 주고받는 교환일기에 좋아하는 애 이름을 쓰기로 했을 때 무려 열다섯이 넘는 이름을 적어 넣던 나에게 단 하나의 무언가를 정하는 일은 여전히 어렵고 괴롭다. 하지만 ‘2019년 올해의 책’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내 머릿속에는 놀랍게도 딱 한 권의 책만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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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나는 밖으로 향하고 있었다. 일도 쉼도 모두 집에서 해결하던 나에게 외출은 큰 이벤트였다. 한 달에 한 번, 많으면 두 번 또 세 번씩 서울에 가서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과 같은 책을 읽고 사고 보러 다녔다. 좋아하는 작가의 이야기를 들으러 갔고 영화도 봤다. 얼결에 시작하게 된 독서모임은 그야말로 내 일상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나는 내가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본 적 없던 곳에 갔고 할 수 없을 거라 여겼던 일들을 했다. 나의 세계는 맹렬한 속도로 팽창했고 나는 내가 훨씬 더 나은 사람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러다 마침내 도착했다. 모든 걸 정체시킬 혼란의 시기에. 검은 점에 불과했던 그것은 내가 자람에 따라 덩달아 커졌다. 어느새 나를 한입에 삼킬 만큼 혼자 커 있었다.


처음엔 단지 피곤해서 그런가 보다 했다. 집 밖을 나서는 순간부터 나는 늘 긴장했고 그 상태를 온종일 유지해야 하는 일은 생각보다 더 버거운 일이었다. 모임 초반 때는 허겁지겁 집으로 돌아와 이틀 내리 누워만 있던 적도 있었다. 휴식이 절실했다. 외부활동에 취약한 나에겐 여러모로 단련시켜야 하는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곧 그보다 더 근원적인 곳에 이유가 있다는 걸 알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내가 말을 잘 못해서 괴로운 거였다. 해야 할 말이 있는데 그걸 몰라서 답답하고 피하고 싶은 주제가 있는데 그걸 꼭 대면해야 해서 난처한 거였다. 한 주제에 관해서 사람들과 두세 시간씩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다 보면 자신의 성향을 모르려야 모를 수가 없었다. 나는 그럴싸하게 잘 떠들고 좋아하는 얘기가 나올 때면 흡사 아웃사이더가 랩을 하듯 숨도 제대로 쉬지 않고 활기찬 말을 토해냈지만 예민하다고 느껴지는 주제 앞에서는 애매하게 몸을 틀었다. 그럴 때마다 아는 게 없어서라는 핑계를 댔고 논쟁을 어려워한다고 자신을 두둔했다. 다툼을 어려워하는 건 사실이었다. 싸우던 때의 공기마저 고스란히 다 기억하며 사는 나는 회복되지 않는 인간이었다. 조금만 언성이 높아져도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애초에 그 자체를 감당할 수 없게 만들어져 있었다. 그게 아니라면 싸움의 발화점마다 짓이겨 끄거나 내가 증발한다는 식의 극단적인 선택지를 품고 살 수는 없는 법이었다. 이런 얘기를 주절주절 다 떠든 적이 딱 한 번 있었다. 그날이 바로 내가 혼란에 머리부터 삼켜진 날이었다. 얘기를 하면서도 이건 아니다 싶었다. 구질구질하고 비겁하게 느껴져서 다음날 눈뜰 자격이나 있을까 싶었다. 가을이 깊어지던 때였다. 나는 벌써 폭설에 깔린 것만 같았다. 끙끙거리며 나란 인간에 대해서 하루도 빼먹지 않고 생각했다. 정확하게 하루하루씩 내가 더 싫어졌다. 생각할수록 분명해졌다. 몸과 말이 따로 노는 인간이 나였다. 세상 모든 일에 기여할 것처럼 온갖 다짐만 번지르르하게 프린트한 포장지가 바로 나라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그런 때 이 책을 만났다. 썩 좋은 만남은 아니었다.



처음 이 책의 이름을 들었을 때 나는 무심히 흘렸다. 내가 읽고 싶은 책의 이름이 아니었다. 북토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책을 구매한 후에도 난처한 마음은 계속됐다. 예나 지금이나 ‘여자’는 나에게 너무도 부담스럽고 막막한 단어였다. 당시는 페미니즘을 대하는 나의 여러 모습과 지난한 씨름을 벌이고 있던 터라서 더 그랬다. 생각을 너무 많이 해서 머리가 쪼개질 것 같았다. 책 표지를 젖히는 것만으로도 끄응 하는 앓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그 책을 읽은 지 약 10분 후 나는 이런 글을 썼다.



《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는 요조와 임경선이 쓴 교환일기였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문자메시지와 텔레그램 등 어디서건 문자 대화를 주체하지 못하는 두 사람이 이 대화로 차라리 영양가 있는 뭐라도 만들어보자며 나온 게 바로 이 책이었다.


교환일기를 쓰면 일상의 전반을 차지하는 대화도 좀 줄지 않을까 싶었는데 전혀 나아지는 게 없었다는 위트 섞인 대화 속에 꼭꼭 씹어 소화시키고 싶은 지침들이 가득 담겨 있었다.


구질구질한 나를 탈피하고 싶다고 머리를 쥐어짜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아니 어떻게 하면 내가 좋아하는 나로 살 수 있을지를 고민하던 나에게는 그야말로 약 같은 책이었다. 임경선의 냉철하고 확고한 처방과 요조의 나른하면서도 예리한 처방을 번갈아 읽다 보면 앞으로 가야 할 길이 조금 보이는 듯도 했다. 뜨끔하고 반성하고 고민하다 보면 어느새 담요 같은 문장 안에 들어가 몸을 녹이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덕분에 나는 기운이 났고 더 많이 나를 돌아보고 생각해볼 수 있었다.


나는 다른 것보다도 네가 그날 보고 느낀 바를 속으로 눌러두거나 외면하지 않고, 어떤 형식으로든 표현을 해줘서 고맙고 다행이라고 생각해. 64p


인생의 어떤 국면에 고통이 찾아온다고 해서 미리부터 체념하거나 지고 들어가기엔 우리의 젊음이, 인생이, 너무 아까운 것 같아. 고통이 동반되지 않는 기쁨에 깨작대느니 고통이 동반되더라도 끝내 원하는 걸 가지는 기쁨을 누리고 싶어. 96p


늘 깨어서 세상을 바로 보고 옳은 편에 서야 하지만, 옳은 편에 서 있으면서도 깨어 있어야 해요. 옳은 편에 섰다고 안심하면서 내가 뭘 잘못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옳은 편이라는 명분에 취해서 옳지 않은 편에 선 사람들보다 더 깜깜한 혐오 속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닌지, 계속 나 자신을 의심하고 들여다보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117p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공정한 방식으로 소통할 수 있다면, 우리는 함께 일하면서 여러 가지 것들을 신뢰하게 될 거야. 124p


별생각 없던 북토크도 열렬한 마음으로 달려가게 됐다.



그곳에서 나는 혼란을 완전히 덜어낼 수 있었는데 역시나 두 작가의 조언 덕분이었다. 이 사람이 나를 싫어해서 내는 화가 아니라는 걸 인지하면 싸움도 안전하다는 요조 작가의 말과 시스템 탓만 하는 건 아무 소용이 없다며 불편한 게 있으면 솔직하게 표현을 하는 게 좋다는 경선 작가의 말이 내 마음에 단단한 주춧돌을 세웠다.


남과 하하 호호하기 위해 나를 죽이면 안 되며, 갈등보다는 화합과 공존이 좋다고 생각하기에 서로를 이해해주고 보듬어주는 게 중요하다는 말이 그 위로 차곡차곡 쌓였다.


생각해보면 나는 무언가 허락을 기다렸던 것 같았다. 다툼도 괜찮다는, 더 솔직하게 말해도 된다는 그런 격려가.


다만 말이란 얼마든지 악해지고 악용될 수 있기에 더 많이 배워야 한다는 책임을 스스로 안 자고 다짐했다. 한 계절 내내 휘청거리던 두 다리가 어느 때보다 굳건하게 서 있는 걸 느꼈다.


인생은 곧 선택이고 선택의 순간에서 애매하게 몸을 틀거나 어물쩍 묻어가는 식의 삶은 더는 살고 싶지 않았다.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분명하게 주장하는 삶을 살고 싶었다.


슬퍼요, 내 감정에 충실해보기도 전에 마음의 일대를 엉금거리며 의심하고 있는 게. 그러다 식어버린 애초의 감정을 망연자실 바라보는 게. 249p


슬퍼하지 않는 삶을 살기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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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의 기준이란 헤아릴 수 없이 많을 것이었다. 나만 해도 여러 이유들로 내 마음의 별표 다섯 개를 붙인 책들이 적잖이 있었다. 그럼에도 올해의 책이란 말에 이 책 딱 한 권이 떠오른 건, 그 책이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좋은 책의 기준’을 가장 잘 반영했기 때문일 터였다.


나를 주저앉히는 책, 생각하라고

나를 바꾸는 책, 더 나은 방향으로


매해 고만고만하게, 흡사 구렁이 담 넘어가듯 새해를 시작하던 내가 1월 1일을 몹시 기다리고 있었다. 어쩐지 2019년보다 더 잘 해낼 자신이 있었다. 그런 용기를 주는 책이었다. 자신을 미워하지 않고 더 많이 말할 수 있게 하는. 똑똑하게 자신을 지키는 동시에 타인에게 다정할 수 있는. 이토록 ‘다정하고 감동적인 침범’이 가능한 한 세상은 무한한 가능성으로 보였다. 나로서는 보기 드문 긍정의 에너지였다.


흔들리던 묵은해를 잡아주고 힘찬 새해를 열어주던 책이었다고 기록하고 싶었다. 《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은 나의 근간을 바꾸었고, 그 사실만으로도 '2019년 올해의 책'이라는 타이틀이 몹시 작아 보이는데 달리 덧붙여줄 말이 생각나지 않아 원통할 따름이었다. 손 잘 닿는 곳에 두고, 두고두고 꺼내 읽겠다는 말밖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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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토크는 아직 독립 못 한 책방(일명 아독방, @a_dok_bang)에서 주기적으로 열리는 아(주)편(한)책(이야기)행사였다. 현장 사진은 원재님 작품(@sib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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