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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9년 10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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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양장 도서 제본방식 안내 |
쪽수, 무게, 크기 | 712쪽 | 702g | 135*195*35mm |
ISBN13 | 9791164451258 |
ISBN10 | 11644512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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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드라큘라>는 이미 '원작'을 넘어 수많은 '변주'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굳이 원작을 고집해서 읽을 필요가 없을 정도입니다. 더구나 요즘은 '뱀파이어'와 같은 '흡혈귀'의 유행은 한물 갔고, 요즘 특히 부각되고 있는 '좀비'가 새로운 '호러물의 트랜드'가 되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흡혈귀'에 대한 매력 또한 여전합니다. 아직까지 '좀비'는 괴기스런 모습을 하며 '공포물'의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흡혈귀'는 공포물에서 불의에 맞서 싸우는 영웅을 넘어서 '로맨스의 대상'이 되어 사랑을 받는 수준에까지 올랐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절대로 늙지 않는 젊음을 유지한다는 설정에 대한 매력은 아직도 뿜뿜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좀비'는 흡혈귀와 마찬가지로 '언데드(죽지 않은 귀신)'로 등장하지만 영원한 젊음과는 거리가 멀고 아직까지 '로맨스'에서도 활약이 지지부진합니다. 아주 없지는 않지만...
<드라큘라>는 브람 스토커가 '창조'한 캐릭터는 아닙니다. 브람 스토커가 만들어내기 이전에 이미 존 세리던 르 파누의 <카밀라>가 원조로 등장해서 존 윌리엄 폴리도리의 <뱀파이어>까지 여러 권의 '흡혈귀'가 등장한 상태였지만 흥행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그래서 오늘날과 같은 유명세를 끈 것은 '브람 스토커'에서 찾을 수 있기 때문에 그의 소설이 '원작'의 반열에 기꺼이 올라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인기도 '브람 스토커'의 생전에는 끌지 못했다. 원작이 쓰여진 해가 1897년이지만 주목 받지 못했고, 1899년에 '미국 초판본'이 나오면서 흥행을 끌어올리다가 브람 스토커가 죽은 지 10년 후인 1922년에 독일의 프리드리히 빌헬름 무르나우 감독이 <노스페라투>라는 영화를 만들자 스토커의 부인이 '저작권 침해'로 소송을 걸면서 유명세를 끌어올렸다고 합니다.
영화 <노스페라투>의 한 장면(출처: 나무위키)
'드라큘라'라는 명칭은 15세기 루마니아 영주인 '블라드 체페슈'에서 유래되었습니다. 그의 아버지가 '용'을 뜻하는 루마니아어 '드라큘(또는 드라코)'이었기에 '드라큘라'라는 이름을 가명처럼 썼었다고 합니다. 한편 '체페슈'라는 명칭의 뜻은 '꼬챙이'라는 뜻인데, 적군인 '오스만 투르크 병사'를 무찌르고서 기다란 꼬챙이에 시체를 꿰서 거리를 수놓았다고 합니다. 훗날 그 거리를 따라 쳐들어올 '오스만 투르크 병사'는 그런 광경을 보고 사기를 잃고 싸우기도 전에 궤멸 당했다는 전설이 나올 정도로 '공포'를 적절히 사용할 줄 아는 현명한 영주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오랜 시일이 지나자 현명하고 지혜로운 영웅의 이미지는 사라지고 '공포의 대명사'가 되어 전해지게 되었다는 게 가장 유력한 설입니다.
블라드 체페슈(출처:네이버)
하지만 이보다는 '게리 올드만'과 '위노라 라이더'가 주연한 영화 <드라큘라>(1992년)가 더 기억에 남을 겁니다. <원작소설>이 조나단 하커와 미나 머레이를 주인공으로 삼아서 온갖 위기를 극복하고 사랑의 결실을 맺으며 드라큘라는 최후를 맞이하는 것과는 달리, 영화 <드라큘라>에서는 조나단 하커(키아누 리브스 분)는 조연으로 전락하고 드라큘라와 미나의 이룰 수 없는 사랑과 저주에 초점을 맞추어 더욱 극적이고 에로틱한 장면도 끌어냈습니다. 물론 그 이후에도 끊임없이 '변주'되며 다양한 레파토리를 늘어놓았지만, 제게는 이 영화가 '드라큘라의 정석'처럼 느껴진답니다.
영화 <드라큘라>의 한 장면. 미나와 드라큘라가 처음 만나는 장면이다. (출처: 나무위키)
그렇다면 원작소설인 <드라큘라>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매력보다 먼저 느끼게 되는 첫 인상은 '지루할 정도'로 느린 전개입니다. 빅토리아 시대의 전형적인 소설이라고 느낄 정도로 '정황 묘사'와 '서술'이 길고도 긴 것이 특징인 소설입니다. 그래서 이 소설을 읽으면서 처음 100쪽을 견뎌내는 것이 무척 중요합니다. 그나마 이 책은 지루할 정도의 '묘사'와 '서술'을 걸러낸 흔적이 엿보여서 다행입니다. 그래도 '70쪽'까지는 하품이 나오는 걸 견뎌내야 할 겁니다. 더구나 책의 줄거리는 '일기와 편지'로 진행이 됩니다. 요즘엔 잘 쓰지도 않는 '고전적인 방법'이지만, 개인적인 일기는 '독백'처럼 진행되며 등장인물들의 '대화'는 편지로 처리하였습니다. 이런 까닭에 정말 진부하고 지루할 정도로 느릿느릿 전개됩니다.
하지만 그래서 더욱 '공포'스럽습니다. 일기가 거듭될수록 '백작의 정체'와 '성의 비밀들'이 하나씩 드러나게 되고 드디어 '백작의 계획'이 드러나면서 이야기는 트란실바니아에서 영국으로 건너옵니다. 영국에서는 아직 무시무시한 백작이 다가오는 것을 알지 못하지만, 미나의 친구가 새롭게 사귄 '남자의 정체'가 드러나면서 '드라큘라 백작의 원래 목적'이 드러납니다. 그리고 드라큘라 백작을 물리칠 방법을 알고 있는 '반 헬싱'이 등장하면서 밀고 당기는 혼전이 벌어지고 일촉즉발의 상황에서도 삶의 끈을 놓지 않은 조나단의 등장으로 반전이 일어나게 됩니다.
이런 일련의 이야기가 매우 느리게 돌아가는 '영화'처럼 흘러가는 것이 단점이지만, 거꾸로 차츰차츰 다가오는 공포스러움을 만끽할 수 있는 소설이기도 합니다. 마치 책 한 권 분량을 읽는데도 '대하소설'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정도입니다. 공포가 '대하소설'처럼 밀러오는 상상을 맛보고 싶으시다면 단연코 <드라큘라>가 최고일 겁니다. 물론 초반의 너무 느린 전개를 참아내야 중반 이후에 벌어지는 '대혈투'를 만끽할 수 있는 점은 감안 하시길.
<드라큘라 미국 초판본>(출처:네이버)
한편, 시중에 나도는 '흡혈귀'와 '뱀파이어'와 '드라큘라'의 차이점을 설명한 글들이 많이 있는데, 그닥 참고할 만한 내용은 없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왜냐면 수많은 '변주와 각색'을 통해서 원래의 의미를 상실한지 오래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떤 글을 보면 포르피린 증후군에 걸린 뱀파이어는 '흙수저', 성에 사는 드라큘라'는 '금수저', 피를 빠는 흡혈귀는 '짐승(박쥐)' 이라고도 하고, 뱀파이어는 피에 굶주리고 드라큘라는 성(性)에 굶주렸다고도 하는데...이런 해석 역시 수많은 역사책이나 소설, 영화, 드라마, 게임 속에서 다양하게 '변주'된 내용을 긁어모아서 새롭게 해석한 내용들일 뿐입니다. 그러니 그냥 각각의 장르에 맞게 나름대로 '설정'한 것에 충실한 것이 훨씬 나을 겁니다. 그래서 굳이 '차이점'을 찾으려 하는 수고는 하실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이것저것 다 추려본 저의 결론은 그냥 다 같습니다. 다들 피에 굶주려 있고, 선량한 희생자를 갈구하며, 이성을 홀려서 '생명'을 빼앗아 자신은 '영생'을 사는 부류를 일컫는 명칭일 뿐입니다. 셋 다.
흥미로운 점은 '뱀파이어병'이라고 불리는 포르피린 증후군입니다. 몇몇 작품에서 자세히 설명하며 '나름의 세계관'을 구축하기도 하는 소재로 삼기도 했는데, 실제로 존재하는 병이랍니다. 혈액의 구성성분인 '헤모글로빈'에 이상이 생겨서 생기는 병이라는데 주요 증상이 햇볕에 노출되면 피부가 벗겨지고 물집이 생긴답니다. 그래서 장시간 햇빛 노출을 최대한 피해야 하는 병이라죠. 이밖에도 신경계에 영향을 미치면 다양한 이상증상을 나타나고, 간에 증상을 보이게 되면 환자의 몸에서 피를 뽑아내는 '사혈치료'를 주기적으로 시행해야 한답니다.(이런 장면이 잘 드러난 영화가 박찬욱 감독의 <박쥐>입니다. 영화 초반에 송강호가 피리를 불며 피를 토하는 장면이 바로 이 병의 증상이랍니다) 이런 여러 가지 증상들이 '뱀파이어'를 연상시키기 때문에 오해를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고 합니다.
물론 이 또한 영화나 드라마에서 '차용'하여 '뱀파이어의 특징'으로 삼았습니다. 흡혈귀를 잡는 '반 헬싱'처럼 은 십자가, 은 총알, 은 말뚝을 들고서 '뱀파이어의 심장'에 꽂아야 완전한 죽음에 이르게 된다는 설정 또한 모두 같은 점입니다. 더불어서 생명과 직결되는 성스런 '피'를 갈구하는 존재로 등장하는 점도 같답니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이런 '피'가 '토마토 주스' 등으로 각색되어 뱀파이어이면서도 인간과 어울려 살아갈 수 있다는 설정처럼 정말 다양하게 '변주'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변주될 요량이면 '고추장 국물와 새빨간 떡볶이'를 주식으로 삼은 '화끈한 K-뱀파이어'가 등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떡볶이 국물이라고 우기면 웃기려나요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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