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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들의 야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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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들의 야간중학교

재일조선인 여성, 삶과 투쟁의 주체가 되다

서아귀 저/유라주 | 오월의봄 | 2019년 10월 15일 첫번째 구매리뷰를 남겨주세요. | 판매지수 48 판매지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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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9년 10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368쪽 | 468g | 140*210*24mm
ISBN13 9791187373971
ISBN10 1187373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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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2명)

1965년 요코하마 출생. 후쿠오카여자대학 국제교양학과 준교수. 조치대학 프랑스어학과를 졸업하고 토론토대학원 사회학 연구과에서 석사학위를, 오차노미즈여자대학원 인간문화 연구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저서로 『국제이동과 ‘젠더 연쇄’』(공저, 2008) 등이 있고 「한국 결혼이주여성의 조직 형성’(2018), ‘Soin aux personnes agees et construction de l’identite et... 1965년 요코하마 출생. 후쿠오카여자대학 국제교양학과 준교수. 조치대학 프랑스어학과를 졸업하고 토론토대학원 사회학 연구과에서 석사학위를, 오차노미즈여자대학원 인간문화 연구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저서로 『국제이동과 ‘젠더 연쇄’』(공저, 2008) 등이 있고 「한국 결혼이주여성의 조직 형성’(2018), ‘Soin aux personnes agees et construction de l’identite ethnique」(2013) 등의 논문을 썼다. 박사학위 논문이기도 한 이 책은 제7회 ‘말과 젠더상’ 특별상과, 여성운동가 야마카와 키쿠에를 기리는 ‘야마카와 키쿠에상’(제32회)을 수상했다.
1980년에 태어났다. 단국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히토쓰바시대학 언어사회연구과에서 「통치성으로 본 한국 시민사회의 형성과 전개」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로 여성과 소수자의 문제에 관심이 있으며 이 관심을 바탕으로 쓴 논문으로 「Author as Discourse: African American Women’s Autobiographies」(2021), 「‘사회적인 것’으로서 재생산노동과 일본 개호보험제... 1980년에 태어났다. 단국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히토쓰바시대학 언어사회연구과에서 「통치성으로 본 한국 시민사회의 형성과 전개」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로 여성과 소수자의 문제에 관심이 있으며 이 관심을 바탕으로 쓴 논문으로 「Author as Discourse: African American Women’s Autobiographies」(2021), 「‘사회적인 것’으로서 재생산노동과 일본 개호보험제도」(2020), 「다문화주의, 대항공론장, 공통세계」(2018)가 있다. 히토쓰바시대학 특별연구원으로 있다. 옮긴 책으로 『할머니들의 야간중학교』(2019), 『여행하는 말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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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203

출판사 리뷰

재일조선인 할머니들, 자신들만의 학교를 쟁취하다

이 책은 일본 동오사카에서 1990년대부터 전개된 ‘다이헤지 야간중학교 독립운동’을 다룬다. ‘재일조선인 할머니 학생’들은 명백히 재일조선인 차별의 산물이었던 열악한 교육환경을 받아들일 수 없었고, 무려 8년 동안 일본 주류 사회 및 교육행정과 맞서 싸웠다. 그 결과 2001년 4월 자신들만의 정식 야간중학교를 쟁취해낸다. 재일조선인 1세와, 태평양전쟁 전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란 재일조선인 2세 여성들이 주축이 되어, 교육행정에 ‘배움의 장’을 보장하라고 요구한 운동이자, 재일조선인 여성의 주체 확립을 요구한 운동이었다.

이 책은 이 전무후무하면서도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독립운동’을 다각도로 파헤친다. 다이헤지 야간중학교 독립운동은 언뜻 들으면 일본의 특정 지역에서 일어난 작은 운동 같지만, 구조적으로 배제된 중층적 소수자인 ‘재일조선인 여성’이 삶과 투쟁의 주체로 일어선 매우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후쿠오카여자대학 국제교양학과 준교수인 저자는 이 사건을 “전쟁 전부터 일본에 살았던 재일조선인 여성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정의한다. 이주민에, 과거 식민지 역사에, 여성에, 노년이라는, 그야말로 촘촘한 구조적 억압 속에 있었던 이들이 대체 어떻게 배울 권리의 주체로 스스로 일어설 수 있었는지에 의문을 갖고 연구를 시작했다. 그 결과물인 이 책은 제7회 ‘말과 젠더상’ 특별상, 여성운동가 야마카와 키쿠에를 기리는 ‘야마카와 키쿠에상’(제32회)을 수상하며 연구 성과를 인정받았다.

“말을 뺏긴 아픔을 알아라”, “겨우 글자를 터득했다, 더 공부하고 싶다”
다이헤지 야간중학교 독립운동 ‘허스토리Herstory’

1960년대 말에 활발했던 야간중학교 증설 운동의 성과로, 1972년 동오사카 시립 조에 중학교 야간학급이 만들어졌다. 1974년에는 재일조선인 학생이 전체의 79%를 차지했고, 학생 평균 연령은 점점 높아져서 1982년 58세를 기록했다. 1990년에는 학생 수가 약 400명에 달하면서 급기야 주간 학생 수를 넘게 된다. 학생 대부분은 중노년 재일조선인 여성이었다.

학생 수가 증가해 시설이 부족해지자 1980년대 말부터 긴키야간중학교연락협의회와 세계문해의해추진동오사카연락회가 동오사카시에 야간중학교를 증설하도록 시 교육위원회에 요구했지만 문제는 방치됐다. 그런데 1992년 6월 “야간중학교에 넘쳐나는 학생들”(산케이신문)이라는 기사가 실리자, 주간 학생 학부모교사연합회와 시 교육위원회가 이 문제에 어떻게 대처할지 회의를 시작했다. 저자는 이 기사에서 ‘학생 대부분이 재일조선인’이라고 밝힌 점이 그동안 재일조선인이 눈에 띄는 걸 꺼림칙하게 여겨온 주민들을 자극했다고 분석한다. 이 문제의 배경에 지역사회의 뿌리 깊은 재일조선인 멸시가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다.

다음 해 조에 중학교에서 남쪽으로 1km 떨어진 다이헤지 중학교에 분교 교실이 만들어졌고, 조에 야간중학교 학생 378명 중 121명이 분교로 옮기고 신입생 58명을 더 받아 총 179명으로 ‘조에 중학교 야간학급 다이헤지 분교 교실’이 열렸다. 그러나 정식 학교를 개설해달라는 요구는 여전히 무시됐고, 교육 환경은 더욱 악화됐다. 학생은 180명이 넘는데 분교 교실은 단 3개뿐이었다. 교실에서는 어깨가 서로 닿을 만큼 가까이 앉고 복도에도 책상을 내놓고 앉았다. 오랫동안 지역에서 재일조선인으로 멸시받으며 산 여성들에게 그런 행정 처우는 민족 차별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조에 중학교 야간학급 학생회는 분교를 독립된 야간중학교로 변경하도록 교육위원회에 요구하는 운동을 시작했다. 학생 대부분을 차지했던 1세 및 2세 재일조선인 여성들은 시 교육위원회에 요청을 하고 선전지를 돌리고 서명운동을 하고 집회를 열었다. 요청서의 모든 항목에 대해 시 교육위원회가 그저 ‘곤란하다’고 회피하고 직접 협상하기를 거부하자, 학생들은 농성에 들어갔다. 야간중학교 학생과 교사 외에도 인권운동가, 공립학교 조선인 강사, 그들이 인솔하는 후세대 학생, 지역의 재일조선인들이 광범위하게 연대했다.

이러한 운동의 성과로 시 교육위원회와 운동 측 대표 세계문해의해추진동오사카연락회 간에 10월 8일 협상이 이루어졌다. 그 자리에서도 학생들은 한결같이 호소했다. “이 이상 괴롭히지 마라. 인간 모두를 사랑하고 선생을 늘려라”, “말을 뺏긴 아픔을 알아라. 지금 상태는 너무 불안하다”, “겨우 글자를 터득했다. 더 공부하고 싶다. 입학 제한을 멈춰라”. 그러나 시 교육위원회가 오사카부 교육위원회에 독립학교 건을 신청하겠다고 약속했을 뿐, 결국 공간이 없어 곤란하다는 이유로 당장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후에도 학생들은 운동을 이어갔고, 주간 초·중·고등학교 학생, 민족학급 학생과 그 가족, 졸업생, 시민에게 분교의 열악함을 알리고 야간중학교 문제에 공감해달라고 촉구했다. 1994년 2월 드디어 오사카부 교육위원회는 오사카 야간중학교에 관한 규정을 정했는데, 일본어 습득이나 문해만을 목적으로 한 입학은 인정하지 않는다, 입학 허가와 재적 관리는 시 교육위원회가 한다, 수업 이수 학년은 9년이라는 내용 등이었다. 학생들 대다수는 재일조선인 여성이라 기초 학력이 거의 없었고 집안일을 병행해야 했기에 학습 진도가 더뎠다. 그래서 당시 재적 기간 10년이 넘는 학생도 꽤 많았는데, 시 교육위원회는 이들에게 졸업을 재촉했다. 이에 조에 야간중학교 학생 53명은 분교가 독립학교가 되리라 믿고 1994년 봄에 졸업했지만, 분교는 아직 독립학교가 되지 못한 상태였다. 학생들은 더없이 분노했으며, 운동은 오히려 더욱 열기를 띠었다. 운동 지지자들은 조에 야간중학교에 자주 교육기관 우리서당을 만들었다. 우리서당 수업은 조에 야간중학교와 다이헤지 야간중학교 두 군데에서 이루어졌고, 운동에 적극 나선 여성들이 각 학교에서 20명 정도 모여 학습을 지속하고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1998~1999년에 민족교육촉진협의회와 세계문해의해추진동오사카연락회의 힘을 빌려 행정기관과 협상하면서, 운동이 변화 국면을 맞았다. 특히 세계문해의해추진동오사카연락회가 동오사카시 교육위원회의 책임을 명확히 했고, 오사카부 교육위원회에 ‘독립학교 신청’을 할 수 있었다. 8년에 걸친 긴 싸움 끝에 2001년 4월, 다이헤지 야간중학교가 만들어졌다.

소수자 여성과 문해교육의 만남

2019년 5월, MBC에서 4부작으로 방송된 프로그램 [가시나들]은 지리멸렬한 예능판에서 새로운 시도로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다큐멘터리 영화 [칠곡 가시나들]의 후속작으로, 평균 나이 78살의 경남 함양군 문해학교 할머니들과 20대 연예인들이 짝꿍이 되어 함께 한글 공부를 하며 소통하는 이야기다. ‘방송 처음 타보는’ 시골 할매들이 더듬더듬 한글을 배우는 이야기가 공중파 주말 저녁 시간대를 장식한 것도 놀라운데,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해달라는 건의가 시청자 게시판을 내내 도배했고 트위터에서 해시태그 운동도 일어났다.

문해교육이란, 일상생활에 필요한 사회·문화적 기초 생활 능력 등을 갖출 수 있게 하는 교육을 말한다. 교육부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은 2014년부터 문해교육에 대한 사회적 공감을 확산하고 학업 성취감을 제고하기 위해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 문해의날(9월 8일)이 포함된 9월을 ‘문해의 달’로 지정해 홍보해왔다. 특히 최근 들어 문해교육은 순풍을 탔다. 영화나 방송 프로그램으로 다뤄질 뿐 아니라, 전국에서 생활문해교육이 운영되고 성인문해교육 시화전이나 문해 한마당 행사가 열리는가 하면 문해교육사 양성 제도도 활발해졌다. 그리고 다른 어느 때보다 소위 ‘못 배운 할매’들의 모습과 이야기를 여러 매체를 통해 다양하게 접할 수 있다.

이 책은 이렇듯 사회구조상 억압으로 말과 글을 배우지 못한 이들에게 뒤늦게 그것을 돌려줌으로써 삶과 세계를 바꾸고자 하는 ‘문해운동’의 매우 구체적인 기록이기도 하다.

다이헤지 야간중학교 독립운동이 일어난 관서 지역에서는 1990년 세계문해의해를 맞아서 야간중학교 독립운동과 부락 해방운동, 재일조선인 운동 등이 광범위하게 연대해 지역 차원의 사회변혁 운동을 일으켰다. 이때 브라질의 교육학자이자 문해운동가인 파울루 프레이리가 관서 지역을 방문했는데, 그의 이론은 야간중학교 교육 이론에 중요한 영향을 끼쳤다.

프레이리는 억압받고 비인간적인 상황에 처한, ‘침묵’ 속에 사는 사람들이 ‘안내자’의 도움을 받아 학습하여 자기와 타자 그리고 현실의 관계를 인식할 수 있고 변화시킬 수 있다고 했다. 이때 ‘문해’란 단순히 글자 해독이 아니라 자기와 세계의 관계를 바꾼다는 뜻이다. ‘객체’로 살아온 소수자에게 문해는 ‘주체’로서 세계와 마주하고 세계를 읽는 행위인 것이다.

미국의 흑인 여성 페미니스트 작가인 벨 훅스도 백인 중산층 중심의 여성해방 이론과 갈등할 때 프레이리의 저서 《페다고지》를 만나 그 주장에 공감했고, 소수자 여성의 해방과 문해를 연결 지어 설명하고자 했다. 뒤늦게 들어간 학교에서 처음으로 글자를 배우고 야간중학교 독립운동을 이끈 재일조선인 할머니들의 사례는 소수자 여성이 주체가 되어 자기가 놓인 사회를 바꾸는 데 문해가 특별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나아가 이 책에서는 고령의 재일조선인 여성의 문해교육을 중심으로 형성된 대항 사회 공간을, 페미니스트 정치철학자 낸시 프레이저의 ‘하위주체의 대항 공론장’ 개념으로 이해하고 세밀하게 분석한다.

운동 이전과 이후에도 계속되는 삶

이 책이 더욱 빛나는 지점은 야간중학교 독립운동의 역사를 기술했을 뿐 아니라, 재일조선인 여성들의 전체 삶의 맥락과 현재의 일상까지도 풍부하게 담아내고 있다는 점이다. 독립운동 자체는 8년으로 끝이 났지만, 이 ‘할머니’들의 삶은 계속됐고 여전히 현재의 자신과 주변, 후세대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3장에서는 야간중학교 독립운동을 한 재일조선인 여성 14명의 생애과정을 분석한다. 우리서당의 협조를 얻어 진행했고, 당사자 외에 운동과 관계된 야간중학교 교사, 운동가, 재일조선인 후세대 여성, 동오사카시 교육위원회 및 건강복지부 담당자 등도 폭넓게 인터뷰했다. 저자는 재일조선인 여성들의 생애과정 연구를 통해서 비문해와 저학력 문제에 뚜렷이 나타나는 ‘성별화’를 민족차별과 교차시켜 살펴본다. 또한 여성이 공적 영역에서 소외되고 가족에게 의존하게 되는 문제를 비문해와 관련해 설명한다. 그리고 중노년의 나이에 야간중학교에 입학하는 데 가족 내 성역할 변화가 끼친 영향, 가부장제와 ‘협상’한 측면 등을 주목해 풀어냈다.

다이헤지 야간중학교 독립운동은 목표 달성 후에도, 후세대를 포함한 지역의 재일조선인 여성들이 자주적으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는 사회 기반으로 유지되고 있다. 운동을 이끌었던 여성들은 야간중학교를 졸업한 이후에 여성 중심의 대항 사회공간을 조직했다. 재일조선인 여성을 위한 학습 조직 우리서당, 재일조선인 여성 고령자를 위한 데이하우스 및 데이서비스 시설(일본에서 2000년부터 개호보험 제도를 시행하면서 만든 민간 위탁 형태의 유료 주간 노인복지시설) ‘사랑방’ 등이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이러한 시설들을 제도적으로 인정하고 재정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공적 기관의 운영을 지역에 사는 후세대 재일조선인 여성이 맡아서, 그동안 가정과 재일조선인 사회에서 활동했던 1~2세의 재일조선인 여성과 일본의 공적 영역을 서로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이것은 단순히 후세대 여성이 윗세대 여성을 부양하는 일방적 관계가 아니라, 후세대 역시 윗세대의 말과 몸에 새겨진 문화와 역사를 호흡하고 계승하는 상호작용을 의미하며, 일종의 ‘여성 연대’로 파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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