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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인의 시선

연대보다 강력한 느슨한 연결의 힘

김민섭 | 인물과사상사 | 2019년 10월 14일 리뷰 총점9.2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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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9년 10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252쪽 | 348g | 145*210*17mm
ISBN13 9788959065424
ISBN10 8959065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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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1983년 서울 홍대입구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현대 소설을 연구하다가 ‘309동 1201호’라는 가명으로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를 썼고, 그 이후 대학 바깥으로 나와서 ‘김민섭’이라는 본명으로 이 사회를 거대한 타인의 운전석으로 규정한 『대리사회』를 썼다. 후속작인 『훈의 시대』는 한 시대의 개인들을 규정하고 통제하는 언어에 대한 책이다. 저자는 대학에서 교수도 아니고 학생도 아닌, 어느 중간에 있는 경계인... 1983년 서울 홍대입구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현대 소설을 연구하다가 ‘309동 1201호’라는 가명으로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를 썼고, 그 이후 대학 바깥으로 나와서 ‘김민섭’이라는 본명으로 이 사회를 거대한 타인의 운전석으로 규정한 『대리사회』를 썼다. 후속작인 『훈의 시대』는 한 시대의 개인들을 규정하고 통제하는 언어에 대한 책이다. 저자는 대학에서 교수도 아니고 학생도 아닌, 어느 중간에 있는 경계인이었다. 저자는 그러한 중심부와 주변부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들에게 보이는 어느 균열이 있다고 믿는다. 그 시선을 유지하면서 작가이자 경계인으로서 개인과 사회와 시대에 대한 물음표를 독자들에게 건네려고 한다. 특히 가볍지만 무거운, 그러나 무겁지만 가벼운 김민섭이라는 하나의 장르가 되고 싶어 한다.

글을 쓰고 작가와 독자를 연결하는 일을 한다. 2021년 봄부터는 바다가 좋다는 아이들의 말에 강릉 초당동에 이주해 지내고 있다. 1인출판사 ‘정미소’를 운영했고, 스타트업 북크루의 대표이다. 지은 책으로 『진격의 독학자들』(공저), 『고백, 손짓, 연결』, 『거짓말 상회』(공저), 『무엇이 우리를 인간이게 하는가』(공저), 『아무튼, 망원동』이 있고, 기획한 책으로 『회색인간』 등 김동식 소설집과 『저승에서 돌아온 남자』와 『무조건 모르는 척하세요』 등 ‘문화류씨 공포 괴담집’ 시리즈가 있고, 만든 책으로 『삼파장 형광등 아래서』와 『내 이름은 군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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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그해 겨울, 우리는 광장에 있었다」중에서

출판사 리뷰

우리는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다
“중심부와 주변부의 경계를 넘나들며
개인과 사회에 물음표를 던지다”

2015년 ‘309동 1201호’는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에서 대학원생과 시간강사의 삶, 대학 사회의 적나라한 민낯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당시 ‘309동 1201호’는 현직 대학 시간강사였다. 저자는 자신이 대학에서 보낸 8년을 ‘유령의 시간’으로 규정하고 우리 시대의 ‘각자도생’의 시간을 보내며 ‘노오력’하는 청춘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전했다. 그 후 대학 바깥으로 나온 저자는 ‘김민섭’이라는 본명으로 『대리사회』를 썼다. 김민섭은 이 책에서 “이 사회는 거대한 ‘타인의 운전석’이다”라고 선언한다. 우리는 온전히 자기 자신으로서 행동하고, 발화하고, 사유하지 못한다. 대리사회에서 우리는 신체와 언어의 주인이 아니고, 사유까지도 타인의 욕망을 대리하고 있었다. 타인의 운전석이라는 ‘을의 공간’에서 말과 행동이 통제되는 것처럼 말이다. 결국 우리는 한국 사회의 천박한 욕망을 대리하고 있었다.

김민섭은 자기 자신을 경계인으로 규정한다. 2015년 당시 대학에서 대학원생이나 시간강사로 있으면서 중심부도 주변부도 아닌 완전한 경계에 자리하고 있었다. 교수도 아니고 학생도 아니고, 자신을 노동자나 사회인으로 여기기에도 어려웠다. 그런 어중간하고 어정쩡한 자신이 ‘나는 지금 여기에서 무엇으로 존재하고 있는가’ 하는 필연적인 물음표에 도착하게 되었다. 인간은 끊임없이 자기규정을 하며 삶의 의미를 획득해나가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자신과 닮은 타인의 삶을 살피고, 나아가 자신을 둘러싼 시스템이 가진 균열을 목도하게 되었다.

우리 사회를 살아가는 수많은 개인 중에서 ‘청년’은 그 이름만으로도 가장 경계에 자리하는 경계인이다. 청년을 수식하는 단어는 꿈, 미래, 열정과 같은 설레는 것들이지만 동시에 모호하다. 청년은 미래를 선도하는 주체에서 과거에 견인되는 피주체로서 전락하고 말았다. 더구나 ‘N포 세대’가 된 이들의 결혼, 취업, 출산 등의 포기는 개인적이라기보다는 구조적 저항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이들은 개인적 문제에서 구조적 문제로서 자신들의 문제를 인식하게 되었다.

김민섭은 『경계인의 시선』에서 연대보다 강력한 ‘느슨한 연결의 힘’을 말한다. 여기에서 연결은 기성세대가 감각하는 ‘연대’와는 결이 다르다. 청년들은 서로 느슨하게 연결되기를 바란다. 비슷한 옷을 입고 비슷한 구호를 외치고 어깨동무를 하는 연대가 아니라, 어느 한 가지를 매개로 이어져 있으면 그만이다. 취향이나 지향이 비슷한 타인과 만나고 그들의 개인 정보를 묻는 일을 금지한다. 하나의 깃발과 구호 아래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개인 대 개인으로서 자신과 타인을 감각하면서 하나의 실체가 없어 보이는 조직을 움직여나간다. 이것이 최근의 청년들이 보이는 가장 큰 세대적 특성이다. 사실 완벽한 중심도 주변도 없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경계인이다. 저마다 자신의 자리를 명확히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우리는 경계인으로서 타인을 감각하며 살아가야 한다.

정의롭지 못한 대학을 고발하다

한국의 수많은 대학에서 대학생과 대학원생은 여러 공간에서 노동을 한다. 각 부처에서 ‘근로장학생’이나 ‘조교’라는 정체불명의 직함을 단 행정노동자로 존재한다. 그런데 노동하는 학생들에게 임금이 제대로 지급되는 일은 거의 없다. 그 대신 등록금의 일부가 감면되거나 근로장학금 명목으로 돈이 지급된다.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사회적 안전망, 즉 최저시급?주휴수당?4대 보험?퇴직금 등 세상의 상식은 무시된다. 이것은 위법은 아닐지라도 편법이다. 법의 느슨한 지점을 이용해 그 경계를 넘나들며 벌이는 비열한 행위다. 모든 학생은 강의실에서는 학생이고 노동의 현장에서는 노동자다. 배움의 주체로서 학업에 필요한 아낌없는 지원을 받는 동시에 노동의 주체로서 온당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수많은 대학은 이들을 학생으로도, 노동자로도 바로 설 수 없는 유령으로 만들고 있다.

시간강사법은 2011년 12월 국회를 통과하고서도 그 시행이 몇 차례에 걸쳐 유예되다가, 2019년 8월부터 시행되었다. 이것은 1년 이상 고용 보장, 건강보험 보장, 방학 중 임금과 퇴직금 지급 등 시간강사의 처우 개선을 담은 법이다. 그 취지는 좋으나, 결과적으로 시간강사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악법으로 전락했다. 전국 420개 대학·전문대학 가운데 약 20퍼센트인 76곳이 2018년보다 교원이 50명 이상 감소한 것으로 파악되었기 때문이다. 여전히 대학들은 시간강사들을 대학의 유령으로 만들어버렸다. 시간강사는 대학이라는 구조 안에서 절대적 약자이자 ‘법이 버린 존대’다. 한국의 대학들은 오랫동안 시간강사들을 구조적으로 착취해왔는데, ‘지식을 만드는 공간이 햄버거를 만드는 공간보다 사람을 위하지 못하는 것은 슬픈 일’이면서 안타까운 현실이다.

2018년 2월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대학원생노조)이 출범했다. 대한민국에 대학원생 제도가 생긴 이래 가장 상징적이고 급진적인 사건이다. 당사자들은 “우리는 학생이면서 동시에 노동자다”라고 선언하고, 대학 측과 단체교섭이 가능한 조직체를 만들었다. 몇 년 전부터 교수와 대학원생의 ‘갑을관계’가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 2015년 인분 교수 사건, 2017년 서울대 팔만대장경 스캔 노예 사건 등 대중의 공분을 산 여러 사건이 발생했다. 대학원생노조가 가진 가장 큰 힘은 당사자성에 있다. 현직 대학원생들이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 만든 전국 단위의 조직이기에 당위성이나 진정성도 강력하다. 당사자가 구조적 문제를 인식하고 그것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이지 않으면, 그를 둘러싼 문제들은 결코 해결되지 않는다. 이제 대학원생노조는 대학원생들의 삶을 변혁시킬 수 있는 거점으로 거듭날 것이다.

청년을 이해한다는 것

웹툰에는 오늘을 읽어내는 힘이 있다. 더불어 웹툰에 익숙한 젊은 세대가 직접 창작자이자 향유자로 나서고, 자신들이 바라보는 사회를 그대로 그려낸다. 웹툰은 젊은 세대들에게 가장 적합한 읽을거리가 되었고, 한국 사회의 가장 젊은 감각과 실재를 촘촘히 드러낼 수밖에 없다. 웹툰은 젊은 세대들에게 하나의 ‘생활’로 자리 잡았다. 밥을 먹고 잠을 자는 것처럼 ‘생활 텍스트’로 자연스럽게 곁에 두고 읽게 되었다. 2012년 [미생]이 그랬고, 2017년 [팀장님 만화]가 그랬다. [미생]도 [팀장님 만화]도 그 시대를 정확하게 포착하고, 동시대를 실시간으로 반영하거나 다가올 시대를 예비했다. 웹툰을 비롯한 서브컬처 장르들이 시대적으로 갖는 가장 큰 가치는 그것이 젊은 세대를 이해하게 해준다는 데 있다.

수많은 청년문제의 근본적 원인은 ‘취업이 잘 되지 않는다’는 데에 있다. 취업을 포기하기에 연쇄적으로 연애, 결혼, 출산, 육아, 주택 등을 포기하게 되는 것이다. 이제는 ‘88만원 세대’를 넘어서 무급 인턴마저 스펙이 되는 시대가 왔다. 누가 취업했다고 하면 인턴인지, 비정규직인지, 정규직인지 확인해야 한다. 취업을 앞둔 청년들의 간절함, 두려움, 조급함의 크기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다. 취준생은 그 어느 때보다도 가혹한 시대를 살아내고 있다. 그래서 어느 세대보다도 빨리 ‘꼰대’가 된다. 성장이 정체된 한국 사회에서 취업과 생존을 위한 가혹한 경쟁을 해온 지금의 청년세대는 거기에서 승리하든 패배하든 어떤 보상 심리를 간직하게 된다. 지금의 청년세대는 그들이 혐오해 마지않는 ‘아재’와 ‘꼰대’가 될 사회적 조건을 충분히 갖추었다.

타인을 외롭게 만드는 사람들

개인의 분노는 글쓰기로 전이될 때 무척 큰 힘을 가진다. 고백이나 고발이라고 할 수 있는 글은 독자들에게 쉽게 분노를 전염시키기 때문이다. 그 파급력은 엄청나서 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을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이 공론화에 이르지 못하고 개인의 분노에 머물게 된다면, 그 분노는 사회적 의미를 획득하지 못한다. 그 대신 증오로 발전하고, 개인들에게 단절·폐쇄·고립 등의 근거를 제공하게 된다. 우리는 개인의 분노를 사회적 분노로 확장시키기 위해 조금 더 노력해야 한다. 증오는 모든 자리를 폐허로 만든다. 모든 문제를 현상으로만 받아들이고 그에 따라 자신과 타인을 구분하고 격리시킨다. 분노사회는 사회를 바꾸는 힘이 되지만, 증오사회는 사회를 무너뜨리고 말 것이다.

어느 공간에나 발화 권력을 가진 이들이 있다. 직위, 성별, 세대 등이 그것을 결정하기 마련이어서, ‘성실하게’ 살아온 한국 사회의 50대 남성들은 대개 대화의 지분을 조절할 수 있는 자리에 있다. 그러니까 자신이 독점할 것인지, 적절히 분배할 것인지, 완전히 양보할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다. 대학의 강의실에서도, 가족이 모인 식사 자리에서도, 평범한 술자리나 독서모임 같은 데서도 자주 벌어지는 모습이다. 어느 공간에서 ‘말’을 점유한다는 것은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려는 욕구와 연결된다. 그들은 자기 서사를 강요하면서 타인들을 대리기사 같은 주변적 존재로 만들어버린다. 아재들은 자신의 권력에 대해 조금 더 검열할 필요가 있다. 한국 사회에서 지금껏 타인의 눈치를 보지 않고 살아온 세대는 별로 없다. 이제 아재들도 타인의 말에 조금 더 귀를 기울여야 한다. 타인의 말을 듣는 연습부터 시작해야 한다.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2017년 8월 최영미 시인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화제가 되었다. 그는 월세 계약이 만기되어 집을 비워야 할 처지가 되었고, 그래서 “방 하나를 1년간 사용하게 해주신다면 평생 홍보대사가 되겠”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서교동의 아만티호텔에 보냈다. 그러면서 “그냥 호텔이 아니라 특급호텔이어야 한다. 수영장 있음 더 좋겠다. 아무 곳에서나 사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지 않나”라는 내용을 덧붙이기도 했다. 최영미 시인은 가난하다. 그는 그나마 형편이 나은 편이고 다른 전업 작가들은 더욱 가난하다. 전업으로 글을 쓰는 시인과 소설가뿐만 아니라 번역가, 연구자, 저술가, 음악을 하는 이들도 미술을 하는 이들도 대개는 가난하다. 이름 없는 창작자들이나 젊은 연구자들의 생계는 가혹하다. 그들은 ‘가난을 강요받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천주희 작가는 ‘느슨한 연대’를 주장했다. 평소에는 잘 알 수 없지만 어떤 일이 있어 잡아당기면 비로소 팽팽해지는, 느슨하지만 결국 연결되어 있는, 그래서 곧 만날 수 있는 그러한 관계가 있다. 그는 연구자뿐 아니라 모든 독립예술가가 4대 보험을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노래를 한다는 이유만으로도 국가가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어떤 형태로든 ‘조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자를 비롯한 독립 예술가들의 연대를 의미하는 것이다. 자신이 속한 집단뿐만 아니라 비슷한 부류의 집단으로 시야를 넓혀야 한다. 우선은 기준을 만들고 합리적인 제도를 제안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움직임은 적어도 여기에 누군가가 있다는 외침이 될 것이다. 결국 인식과 제도의 문제다. 굳이 선행과 후행을 따지자면, 제도가 그 앞에 와야 할 것이다. 제도라는 것은 가장 위부터 아래까지 균등하게 닿아야 한다.

최영미 시인은 ‘아만티호텔’ 사건을 통해 우리시대 시인의 가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어쩌면 그는 ‘아만티호텔’이라는 신작시를 발표한 것이다. 그 시는 그가 혼자 쓴 것이 아니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독자가 되고 나아가 저자가 된 평범한 우리가 함께 써냈다.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자각, 모이면 무언가 해낼 수 있다는 믿음, 무엇과도 경쟁할 수 있겠다는 자존감, 그러한 감각들이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든다. ‘나’에서 ‘너’로, ‘너’에서 ‘우리’로, 그러니까 개인에서 사회로 자연스럽게 물음표가 확장되는 것이다. 그에 답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서로 만나게 된다. 너와 내가 다르지 않음을 받아들이고 함께 이 사회를 바꾸는 일에 동참하게 된다.

우리는 연대해야 한다. 그러나 당장 무엇을 바꾸기 위한, 오늘 혁명을 하기 위한 투쟁이어서는 안 된다. 오늘만 광장이 존재하는 것처럼 의미를 부여하면, 자신의 광장에서 이미 N개의 촛불을 켜고 기다려온 사람들이 있음을 쉽게 잊게 된다. 청소년이, 여성이, 성소수자가, 장애인이, 비정규직 노동자가, 그리고 소외의 언어조차 부여받지 못한 우리 주변의 누군가가 저마다의 광장에 존재한다. 우리가 상상해야 할 ‘우리’는 아직도 너무나 많다. 연대는 그러한 이들을 기억하는 것, 그들의 처지에서 생각하는 것으로 시작해야 한다. 그러한 느슨한 형태의 지속적인 연대가 필요한 시점이다.

추천평

사람들은 많은 것을 등 뒤로 숨기고, 뒤에 서 있는 사람들만이 그것을 본다. 눈으로 볼 수 없는 위협은 대개 등 뒤에서 들이닥치고 뒤에 서 있는 사람들은 그것을 미리 본다. 김민섭은 늘 뒤에 선 사람이다. 숨은 것을 찾아내고 닥칠 것을 미리 보며 때로는 손을 뻗어 등을 두드려주고 필요할 때 앞으로 나아가도록 등을 힘껏 밀어준다. 이 책은 한 발 물러서서 타인을 바라볼 때 열리는 ‘광장’, 그곳에 우리가 어떻게 함께 닿을 수 있는지에 관해 김민섭이 몸에 쌓인 언어로 쓴 기록이다. 읽고 나면 그를 따라 한 발 물러설 용기가 생긴다. 그것은 굉장한 일이다.
- 김혼비(작가,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 저자)

글쟁이들은 간혹 본문에 쓰기 뭣한 말, 그러나 하지 않으면 안 될 말을 각주에 적어놓는다. 그럴 때 각주는 본문보다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본문이 협상 테이블 앞에 마주 앉은 상대방에게 하는 공식적인 이야기라면, 각주는 자신의 옆에 앉은 동료에게 귓속말로 속삭이는 내밀한 말이다. 이 책은 그런 각주로 이루어져 있다. 김민섭을 좋아하는 독자들은 이 책에서 그의 진정 어린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 박민영(문화평론가, 『학교는 민주주의를 가르치지 않는다』 저자)

김민섭은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를 쓴 뒤 박사과정을 포기하고 세상 밖으로 나왔다. 그 뒤 그는 글을 통해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 이 책 역시 대학원생과 조교 등 우리 사회 약자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이 책이 가진 최고의 미덕은 가진 자들이 선의를 가장해 습관적으로 저지르는 폭력을 성찰하게 만드는데, 나 역시 읽다가 뜨끔할 때가 많았다. 우리 사회에 강자보다 약자가 훨씬 많다는 것을 고려하면, 그가 대학 시스템을 박차고 나온 것은 어쩌면 한국 사회에 좋은 일이다.
- 서민(단국대학교 교수, 기생충학 박사)

김민섭은 발로 글을 쓰는 사람이다. 그는 세상에서 말해져야만 하는 것들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고, 그곳에서 가장 정확한 것들을 끌어내어 글로 바꾸어놓는다. 사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같으면서도, 그것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의 글은 삶과 유리된 모든 담론의 반대편에 있다. 그는 세상을 탐험하고, 글을 발굴하며, 그로써 세상을 바꾸어낸다.
- 정지우(문화평론가, 『분노사회』 저자)

김민섭을 처음 만났을 때 나는 “당신은 송곳이다. 비록 꺾이더라도 견고한 벽을 찔러서 작은 균열이라도 내라. 그래야 세상이 바뀐다!”고 충고했다. 대학에서 쫓겨나서 대리운전을 하고 있는 이에게 너무나 가혹한 이야기였다. 그러나 이 책을 읽어보니 그는 전기드릴로 바뀌어 있었다. 그가 한 번 드릴을 댈 때마다 우리 사회의 암세포는 미약해지고 건전한 세포가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는 아직 마이크로인플루언서에 불과하지만 곧 메가인플루언서로 성장해나갈 것을 믿는다.
- 한기호(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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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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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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