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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김진영의 전복적 소설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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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김진영의 전복적 소설 읽기

여덟 가지 키워드로 고전을 읽다

김진영 | 메멘토 | 2019년 08월 20일 리뷰 총점9.8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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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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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김진영의 전복적 소설 읽기

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9년 08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04쪽 | 420g | 145*210*19mm
ISBN13 9788998614683
ISBN10 89986146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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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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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고려대학교 독어독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밟았다. 프랑크푸르트학파의 비판이론과 그중에서도 아도르노와 베냐민의 철학과 미학을 전공으로 공부했으며 그 교양의 바탕 위에서 롤랑 바르트를 비롯한 프랑스 후기 구조주의를 함께 공부했다. 특히 소설과 사진, 음악 등 여러 영역의 미적 현상들을 다양한 이론의 도움을 빌려 읽으면서 자본주의 문화와 삶이 갇혀 있는 신화성을 드러내고 해체... 고려대학교 독어독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밟았다. 프랑크푸르트학파의 비판이론과 그중에서도 아도르노와 베냐민의 철학과 미학을 전공으로 공부했으며 그 교양의 바탕 위에서 롤랑 바르트를 비롯한 프랑스 후기 구조주의를 함께 공부했다. 특히 소설과 사진, 음악 등 여러 영역의 미적 현상들을 다양한 이론의 도움을 빌려 읽으면서 자본주의 문화와 삶이 갇혀 있는 신화성을 드러내고 해체하는 일에 오랜 지적 관심을 두었다. 시민적 비판정신의 부재가 이 시대의 모든 부당한 권력들을 횡행케 하는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믿으며 〈한겨레〉, 〈현대시학〉 등의 신문·잡지에 칼럼을 기고했다.

대표작으로는 《아침의 피아노》, 《이별의 푸가》, 《낯선 기억들》, 《상처로 숨 쉬는 법》이 있고, 역서 《애도 일기》, 강의록 《희망은 과거에서 온다》, 《철학자 김진영의 전복적 소설 읽기》, 저서 《처음 읽는 프랑스 현대철학》(공저)이 있다. 홍익대학교, 서울예술대학교, 중앙대학교, 한양대학교 등에서 예술과 철학에 관한 강의를 했으며, (사)철학아카데미를 비롯한 여러 인문학 기관에서 철학과 미학을 주제로 강의했다. (사)철학아카데미의 대표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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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 280

출판사 리뷰

“ 『아침의 피아노』 『이별의 푸가』 이후
또 한 번의 놀라움과 감동을 맛본 책”
―변광배(한국외대 미네르바 교양대학 교수)

“고독이 두려워서, 죽음이 두려워서, 덧없음이 두려워서,
심지어 미움이 커서 힘을 잃을 때 몇 번이고 펼쳐서 읽고 싶은 책”
―정혜윤(CBS 라디오 프로듀서)

‘감동을 주는 강의’ ‘인문학 강의의 정수’라는 찬사를 받았던
철학자 김진영의 세계문학 강의록


故 김진영 철학아카데미 대표의 1주기를 맞아, 깊이 있는 독해와 풍부한 감성으로 문학 강의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그의 세계문학 강의록이 출간되었다. 수강생들로부터 ‘감동을 주는 강의’ ‘인문학 강의의 정수’라는 찬사를 얻었던 선생의 소설 강의는 2007년부터 2017년 투병 전까지 이어지며 100여 종이 넘는 세계문학과 한국문학의 대표작을 다루었다. 이 책은 선생이 가장 정력적으로 문학을 강의하던 2010년, 총 10회에 걸쳐 진행된 「전복적 소설 읽기: 소설을 읽는 8개의 키워드」 강의를 녹취, 정리한 것이다.

선생은 생의 전반기, 소설 읽기를 통해 사유 능력과 상상력의 자양분을 얻었다고 말한다. 10여 년에 걸친 그의 소설 강의는 감성과 사유를 빚진 문학에 대한 사의의 표현이었을까. 잔잔한 강물 아래 소용돌이치는 물살처럼, 이 책은 그가 평생 간직했던 소설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보여주는 하나의 증표이다.

"오랫동안 소설을 읽었다. 그 사이에 소설들은 자꾸만 얼굴을 바꾸었다. 사춘기 시절 소설은 뗏목이었다. 대책 없이 어디론가 떠내려가게 만드는. 젊은 시절 소설은 미지의 여인이었다. 프루스트가 그랬듯 만난 적도 없고 이름도 모르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사랑해 버린 어떤 여인. 나이 들고 환상 대신 환멸을 배우게 되었어도 소설 읽기를 그만두지는 않았다. 소설도 얼굴 바꾸기를 멈추지 않았다. 어느 때 소설은 카산드라의 운명이었다. 진실을 외치는 그러나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고독하고 참담한 예언. 또 어느 때 소설은 고르곤의 눈이었다. 결코 마주 볼 수 없는 그러나 언제나 정면으로 응시하는 어떤 시선. 또 어느 때 소설은 화이트 노이즈였다. 사실은 들리지 않는 그러나 달팽이관 속의 무슨 벌레처럼 끊임없이 사각거리는 소리. 또 어느 때 소설은 심지어 신처럼 여겨졌다. 없음이 분명하지만 그러나 그마저 없으면 안 되므로 있어야 하는 어떤 것."
―「소설들 혹은 봉인된 혀들」 강좌 소개에서

죽음, 괴물, 기억, 광기, 동성애, 부조리, 고독, 정치
여덟 가지 키워드로 세계문학의 고전을 읽다


이 책에서 김진영 선생은 죽음, 괴물, 기억, 광기, 동성애, 부조리, 고독, 정치, 여덟 가지 키워드로 여덟 편의 소설을 읽는다. 톨스토이의 『이반 일리치의 죽음』에서 ‘빼앗긴 죽음과 죽음의 권리 찾기’를, 카프카의 『변신』에서 ‘괴물과 흡혈 행위’를,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감각과 이성, 그리고 기억 문제’를, 호프만의 『모래 사나이』에서 ‘어두운 낭만주의와 광기’를, 토마스 만의 『베니스에서의 죽음』에서 ‘건강한 시민성과 동성애적 관능, 그리고 진리 문제’를, 카뮈의 『이방인』에서 ‘부조리한 삶에 대한 반항과 삶의 본질인 이동성을 되찾기 위한 태양 살인’을, 한트케의 『왼손잡이 여인』에서 ‘고독의 긍정적이고 혁명적인 측면’을, 볼랴뇨의 『칠레의 밤』에서 ‘문학이라고 부르는 제도가 자기를 유지하는 방법, 특히 정치 및 역사와 연결되었을 때 문학과 문학가가 어떤 기능을 맡는지에 대한 가열한 비판’을 이야기한다.

작가들이 숨겨놓은 메시지를 찾아 소설의 미로를 헤치고,
교훈과 전형에 갇힌 해석에서 소설을 해방시키는 능동적 독자


얼마나 많이 읽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읽고, 어떻게 기억할지가 중요하다. 작가의 ‘피’로 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세계문학의 대표작들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 김진영 선생에게 소설 읽기는 “숨으려고 하는 글을 끝까지 세상의 제단 위에 올리려고 하는 동시에 그것을 세상으로부터 구원해 내는”(80쪽) 작업이다. 그는 독자에게 읽히고 싶지만 한편으로는 독자라는 그물에 걸리지 않기 위해 작가들이 숨겨놓은 메시지를 찾아 소설의 미로를 헤치고, 교훈과 전형에 갇힌 작품 설명을 뛰어넘어 전복적이고 독창적인 해석으로 소설을 해방시키는 능동적 독서를 한다.

선생의 주관적이고 전복적인 텍스트 읽기 몇 가지를 살펴보자. 『변신』을 비극으로 읽는다는 점은 통상적으로 합의가 되었다. 그러나 선생은 이 소설을 갑충의 영역에서 다른 데로 빠져나가는 ‘성공적인 탈출’로 읽어 내고, 탈출의 전략을 ‘흡혈’로 해석한다. 죽어가던 갑충은 누이동생의 목에 키스(즉 목을 문다)를 한다. 그렇다면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아름답고 생기로 가득 찬 누이동생의 신체는 누구의 것일까? 『베니스에서의 죽음』은 아주 높은 지적 작업을 완성한 사람이 열정이나 도취라는 디오니소스적인 것에 우연히 빠지면서 스스로 명예를 실추하는 치욕적 이야기로 읽힌다. 이 몰락의 이야기를 선생은 토마스 만의 건강한 예술미가 완성되는 과정으로 해석한다. 즉 주인공 아셴바흐가 죽어 가는 과정은, 타치오의 완벽한 아름다움을 불멸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타치오에게 들어 있는 썩는 치아를 대신 먹는 과정인 것이다. 이 밖에도 『이방인』의 뫼르소가 사형 집행을 기다리는 마지막 장면을 ‘존재를 발견하는 축제’의 장면으로 읽고, 『이반 일리치의 죽음』에서는 예수의 십자가 사건과 일치하는 서사로서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이야기한다.

한편 선생은 자의적 해석을 경계하기 위해 최근 문학 연구에서 활발한 역사와 철학 담론을 작품 해석에 폭넓게 적용하기도 한다. 필리프 아리에스의 죽음사 연구,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과 ‘운하임리히(unheimlich: 낯선 친숙함, 으스스함)’ 개념, 베르그송의 무의적(無意的) 기억, 벤야민의 프루스트 분석과 멜랑콜리 개념, 들뢰즈와 과타리의 카프카 분석 외에도 라캉, 아도르노, 마르크스, 푸코, 바르트 등의 철학과 문화 이론을 동원해 심층적인 읽기를 시도한다. 이는 작품 해석의 풍요로움에 직결되며 선생의 문학 강의가 ‘인문학 강의의 정수’로 평가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추천평

“故 김진영 선생님께서 보여 주신 문학에 대한 남다른, 그래서 측정 불가능한 사랑과 정열은 또 한 번의 놀라움과 감동을 전해 준다. 선생님은 문학과 삶의 핵심 주제인 죽음, 괴물, 기억, 광기, 동성애, 부조리, 고독, 정치라는 8개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톨스토이, 카프카, 프루스트, 호프만, 토마스 만, 카뮈, 한트케, 볼라뇨의 작품을 해석하신다. 각 작품에 대한 선생님의 해석은 신선함을 넘어 때로는 낯설기조차 하다. 하지만 이 같은 낯섦이 오히려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것은 선생님의 해석이 기존 해석이 안고 있는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수정해 주고 있어서일 것이다. 선생님께서 평소 문학에 대해 가지셨던 범접할 수 없는 사랑과 정열의 일단을 엿볼 수 있었다. 짧지만 강력하고 행복한 순간이었다.”
- 변광배(한국외국어대학교 미네르바 교양대학 교수)

“고독이 두려워서, 죽음이 두려워서, 덧없음이 두려워서, 심지어 미움이 커서 힘을 잃을 때 몇 번이고 펼쳐서 읽고 싶은 책이다. 이렇게 깨끗하고 탄탄한 독서에 관한 글은 정말 오랜만에 읽었다. 나는 이제는 거의 영향력을 잃어간다는 라디오라는 매체, 그중에서도 작은 방송국의 비주류 프로그램을 오랫동안 만들어왔다. 힘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특별한 도움이 필요했고 그때마다 빛나는 책들에게서 에너지를 얻으면서 겨우겨우 버텨왔다. 덧없는 세상에서 덧없이 살지 않기 위해서 힘이 필요할 때, 내가 이 책에 기대게 될 것은 명백하다.”
- 정혜윤(CBS 라디오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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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우수작 전복적 소설 읽기 - 여덟가지 키워드로 고전을 읽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송* | 2019-09-15

학자 김진영의 전복적 소설 읽기를 읽고

 

여덟 편의 고전에 관한 주관적 견해를 한 권의 책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물론 독후감이나 서평에서 종종 접할 순 있지만, 그러한 주관적 느낌 위주의 독후감이나 객관적 공감을 이끌어내는 서평 수준이 아닌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작품에 대한 해설이나 평가를 완전히 뒤엎는 전복적 수준에서의 해석과 비평을 접한다는 것은 마치 예측할 수 없는 흥미진진한 추리소설을 읽는 듯한 긴장감을 느끼게 한다. 이 책이 그렇다.

 

이 책은 철학자 김진영이 여덟 가지 키워드와 각 키워드에 부합하는 소설을 중심으로 자신만의 목소리를 담아낸 책이다.



1, 죽음 이반 일리치의 죽음, 레프 톨스토이

2, 괴물 변신, 프란츠 카프카

3, 기억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마르셀 프루스트

4, 광기 모래 사나이, 에른스트 호프만

5, 동성애 베니스에서의 죽음, 토마스 만

6, 부조리 이방인, 알베르 카뮈

7, 고독 왼손잡이 여인, 페터 한트케

8, 정치 칠레의 밤, 로베르토 볼라뇨

 

위에서 목차로 제시한 여덟 개의 소설을 모두 읽은 독자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만약 읽었다면 개인적으로 그 독자를 진심으로 존경한다.

내가 읽은 작품은 이반 일리치의 죽음』 『변신』 『이방인세 작품이다. 세 작품에 관한 저자의 이야기를 읽어낼 때는 나도 모르게 감탄과 의문이 쏟아졌다. 그러면서 어느새 저자가 제시한 각각의 키워드에 관한 사유의 늪에 빠지기도 했다.

 

그렇다면 그 외의 작품에 관해서는 어땠을까? 솔직히 말하면,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당연히 그도 그럴 것이 이 책은 철학자답게 철학적이고 미학적 관점에서 접근한 비평에 덧붙여 저자의 상상력까지 동원된 비평이다 보니 작품을 읽지 않은 상태에서는 긴장감은커녕 무엇을 말하는지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심지어 내가 방금 읽은 내용이 무얼까 하는 건망증을 의심하기까지 했다.

 

그와 반대로 내가 읽은 세 작품에 관해서는 이보다 더 좋은 소설 독법을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만약 위 여덟 개의 작품 중 한 작품이라도 읽어본 작품이 있다면, 당연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 강의부터 읽으면 된다. 단 한 작품도 읽어보지 않았다면 1강 톨스토이의 이반 일리치의 죽음부터 읽어본 후 저자 김진영의 강의를 읽어보면 어떨까? 내 경우에 비추어 보면, 한 번에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세 작품에 대한 독창적이고 깊이있는 해석의 즐거움은 나머지 읽지 못한 작품에 대한 고전읽기로 이어지게 된다. 나는 이 책을 읽고 5, 베니스에서의 죽음과 8, 칠레의 밤을 읽기 시작했다.

  

내가 이 책을 읽고 가장 깊이 있게 생각해 본 주제는 삶과 죽음, 그리고 세상과 세계이다.

우리는 누구나 한번쯤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거나, 가까운 분의 죽음을 경험하게 된다. 그 죽음 앞에서 안타까워하고 슬퍼한다. 왜 그럴까? 흔히들 그래도 사는 게 더 나은 거니까?’ 라고 말하기 때문일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주위에는 살아서 더 고통스러워하는 이들이 있다.


얼마 전 드라마 의사 요한에서 시한부를 선고받고 통증에 시달리는 환자들에게 의사가 해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다. 차라리 죽고 싶을 만큼 고통스러워하는 환자에게 그래도 하루라도 더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의사의 윤리때문인지, 인간에대한 사랑 때문인지, 고통에 몸부림치더라도 사랑하는 가족들 곁에서 하루라도 더 머무르게 하는 것이 가족에 대한 최선인지에 대한 갖가지 생각을 떠올리게 했다. 이 책의 저자 김진영은 죽음이라는 주제를 통해 인간은 죽음을 스스로 선택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전달한다. 아니 그 이전에 톨스토이가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소설 속 주인공 이반 일리치는 유능한 의사의 치료나 허위 의식에 가득찬 주위 사람들의 병문안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던 죽음의 권리를 찾고서야 비로소 스스로 죽음이 끝났음을 인식하며 편안해진다. 이 소설은 죽음이 바로 또 다른 삶의 시작이라는 메시지를 남기며 결말을 맺는다. 이를 두고 저자 김진영은 예수의 십자가 사건을 소설로 재구성했다고 말한다. 기독교적 죽음과 부활을 의미하는 건데, 한편으론 지나친 과장이다 싶으면서도 또 한편으론 그럴듯한 발상이라고 느껴진다. 그러면서 작가는 말한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읽으면서도 배우기보다는 질문을 발견하고 할 수 있어야 합니다.(51)라고.

저자는 죽음의 시장화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도 빼 놓지 않았다. 이 책은 하나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고전 속의 등장인물과 수백 년 전의 작가의 의도를 전복적으로 해부하지만, 마치 현실 속의 문제를 화두로 다자간 토론을 하는 느낌이 든다. 아마 이러한 것이 고전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이리라.

 

저자는 제2괴물이라는 주제로 프란츠 카프카의 작품 변신을 이야기하면서 통상적으로 변신이라는 소설은 비극으로 합의되어 있다는 것을 서론에 제시한다. 나는 불과 1강을 읽고 2강을 바로 접했지만 이미 짐작했다. 통상적으로 변신이 비극적 소설이라면 저자 김진영은 그 일반화된 해석을 전복시킬 거라고!, 역시나 대단한 해석이었다. 이 해석에는 작가만의 상상적 해석도 그럴싸하게 가미되어 있어 더 놀라웠다.

소설 변신』은 열심히 일하다 일의 노예가 되어 괴물로 변신하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풍자하는 소설이라고만 생각했었다. 또 다시 나의 소설 독법에 한계를 느꼈다. 더구나 책의 줄거리에 대한 나의 기억에 문제가 있나 싶어 소설을 다시 읽어봤지만, 아직 문학적 건망증을 의심할 단계는 아니었다. 저자 김진영의 그럴듯한 상상력과 충분히 전복이 가능한 해석의 조합에 그저 감탄을 했을 뿐이다.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는 변신은 표면적 갈등을 위한 표면적 변신에 그치지 않았다. 질문과 전환을 하지 않았다. 주인공은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듯이 표면적으로는 갑충으로 변신하지만, 은밀히 진행된 또 다른 변신의 가능성이 있다. 이것이 카프카 문학의 숨기기 수법일까? 저자 김진영이 1강에서 말한 이 책을 읽으며 소설을 배우기보다 질문하고 발견할 수 있어야한다는 교훈을 순간 체험하는 듯하다.

 

6, 알베르 카뮈의 작품 이방인에 대한 저자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먼저, 나는 이방인이라는 소설이 왜 청소년 필독서인지에 대한 의문이 있었다. 청소년들이 이해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공감하기도 쉽지 않은 내용인데, 청소년 필독서로 굳건히 자리를 잡고 있다는 것에 약간의 불만도 있었다. 이러한 나의 생각에 충분히 이해한다는 메시지를 보내듯 저자의 강의 맨 앞부분에 이런 글이 있다.

 

이방인은 청소년 필독서 목록에 항상 끼어 있죠그래서인지 주인공 뫼르소를 잘 이해할 수는 없지만 친근감이 있습니다이방인에 대해 많이 이야기하지만제대로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소설입니다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서구 작가들은 상당한 지적 취향과 이론적 배경을 가지고 있죠그래서 문학을 특별한 분과로만 생각한다든지 문학 내 담론 체계만 따라가지는 않습니다카뮈도 이론적 배경부터 이해해야 할 작가입니다. (219쪽)

 

카뮈는 이방인페스트를 쓰고 최연소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이다. 하지만 그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그를 더 빛나게 해 준게 아니라 온갖 시기와 질투를 불러일으키게 된다. 그래서일까! 그는 나이 오십도 되기 전에 교통사고로 죽게 된다. 신마저도 질투를 했을 거라는 김진영의 이야기다.

 

세상세계는 어떻게 다를까?

 

살다보면 세상 탓을 많이 하게 돼요. (중략) 살아남으려면 세상을 따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아주 현실적인 지혜의 말이 있죠. “세상이 너를 바꾸지, 너는 세상을 못 바꿔.” 어찌 보면 절망의 표현입니다. 그런데 세상에 세상과 무관한 공간, 세상을 둘러싼 타자의 세계가 있다면 절망할 필요가 없을 겁니다. 그것이 바로 카뮈에게는 세계입니다. 허위와 부조리를 배운 세상을 통해 세계가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 세계는 그의 문학에서 태양, 바다, 저녁 그늘, 소금 냄새 등으로 변주되어 나타납니다. 이런 것들은 자연이 아닙니다. (226)

 

소설 속 주인공 뫼르소가 사는 세상은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도덕이라는 기준을 벗어난 자들을 가만두지 않는다. 어쩌면 주인공 뫼르소만의 세상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 알 수 없지만 미래의 세상이 모두 해당될 지도 모르겠다.

이방인이라는 소설은 자신을 가로막는 태양을 향해 반항하는 주인공 뫼르소에게 정당방위였는지에 대한 상황 파악보다 엄마 장례식 때 눈물조차 흘리지 않았다는 이유와 같은 도덕적 기준을 들어 사형이 정당화되는 이야기다. 이 과정에서 뫼르소의 세계는 도덕과 권위로 포장된 법정이라는 현실 속 세상에서 철저히 부정당하고 외면당한다.


나는 소설을 소설로만 읽어야 할까를 고민해 본 적이 있다. 방향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세상을 교묘하게 악용하는 권위는 상황에 따라 아무런 이유가 되지 못하다가도 때론 가장 큰 이유로 만들어 버릴 수 있는 힘이 되기도 한다. 강자에게는 언제든지 재구성되어지는 이유가 약자에게는 항상 불합리하게 적용되는 세상의 권위 앞에 자신만의 세계에서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오롯이 보호받을 수 있는 세상, 나는 지금 그런 세상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일까

 

끝으로, ‘얼마나 많이 읽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읽고, 어떻게 기억할지를 생각하게 만든다는 출판사 서평처럼 여덟 개의 강의 중 세 개의 강의를 정독과 미독하면서 독서의 즐거움을 마음껏 누렸던 책이었다는 사실을 꼭 남겨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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