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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기에 결코 늦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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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기에 결코 늦지 않았다

심야 치유 식당 2 - 사랑을 시작하기 위한 실질적인 충고들

하지현 | 푸른숲 | 2012년 09월 27일 리뷰 총점8.2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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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점
편집/디자인
4.1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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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기에 결코 늦지 않았다

이 상품의 시리즈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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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2년 09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308쪽 | 400g | 150*198*30mm
ISBN13 9788971848876
ISBN10 89718488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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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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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상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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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tvN [어쩌다 어른], KBS [명견만리 플러스] 출연 ‘완벽, 최선, 열심’의 사회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를 지키는 힘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마음 주치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병원 신경정신과에서 전공의와 전임의 과정을 마쳤다. 용인정신병원 정신의학연구소에서 근무했고, 캐나다 토론토 정신분석연구소에서 연수했다. 2008년 한국정신분석학회 학술상을 수상했다... tvN [어쩌다 어른], KBS [명견만리 플러스] 출연
‘완벽, 최선, 열심’의 사회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를 지키는 힘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마음 주치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병원 신경정신과에서 전공의와 전임의 과정을 마쳤다. 용인정신병원 정신의학연구소에서 근무했고, 캐나다 토론토 정신분석연구소에서 연수했다. 2008년 한국정신분석학회 학술상을 수상했다. 현재 건국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진료를 하며, 읽고 쓰고 가르치고 있다.

하지현 작가는 1년에 100여 권 넘게 읽는 독서가이자 5년 동안 서평칼럼 [마음을 읽는 서가]를 연재했던 성실한 서평가이다. 자존감을 지키며 거센 외부의 파도에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마음의 근육을 만들어주는 것이 책 읽기의 힘이라고 정의하는 작가는 무엇보다도 책 속의 지식과 정보를 스스로의 경험과 엮어내어 온전한 ‘내 것’으로 만드는 생산적인 읽기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책의 내용을 해체하고 정리하여 자신만의 지식 창고에서 숙성시킨 후 필요할 때 꺼내 쓰는 ‘하지현식’ 독서법은 앎 자체가 기쁨이 되고 앎의 경계를 넓혀가는 또 다른 독서의 세계를 보여준다.

지은 책으로 『도시 심리학』 『심야 치유 식당』 『사랑하기에 결코 늦지 않았다』 『엄마의 빈틈이 아이를 키운다』 『그렇다면 정상입니다』 『대한민국 마음 보고서』『공부 중독』(공저)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갈등 해결의 기술』 『커뮤니케이션의 기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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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노사이드는 그 자리에 있었다
: 2주 정도 노사이드를 떠나 여행을 갔던 철주가 돌아온다. 그리고 미국에 유학 중이던 동생 수지가 불쑥 그를 찾아와 놀라게 한다. 부모의 기대주였던 철주와 실패작 수지. 두 사람의 과거 얘기가 흐른다.

첫 번째 손님: 애매모호함을 즐겨야 사랑이 시작된다
_철벽녀에서 벗어나 관계를 시작하기
노사이드에 임용고시를 패스한 두진과 시험을 치르고 결과를 기다리는 은미가 찾아온다. 은미의 부정적이고 방어적인 태도를 지켜보던 철주는 그녀에게 애매한 상황에 처하면 나쁜 쪽만 먼저 생각한다며, ‘애매함을 견디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말한다. 은미와 다시 만난 자리에서 철주는 함께 보트를 타고는 배가 흔들린다고 해서 가라앉거나 뒤집히는 게 아님을 보여준다. 그리고 일시적 퇴행과 불안정한 상태를 견디고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 낙관적으로 생각하며 안고 갈 수 있는 능력, 두려움 대신 방향성을 찾아보려는 태도를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한편 수지는 페이스북으로 철주의 첫사랑 경은에게 연락을 남기고, 경은이 노사이드에 찾아오는데…….

“옆에 같이 오신 친구분만 해도, 애매하고 잘 모르겠으니까 자꾸 마셔보면서 뭔지 알아보려고 노력을 하거든요. 일단 위험한 것은 아니라는 걸 확인했으니까. 그에 반해서 손님은 잘 모르겠으면, 또 애매하면 시도를 하지 않아요. 위험할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 아닐까요.” _48쪽

“우리가 길러야 하는 것은 이렇게 출렁이는 애매함을 돌파하는 것뿐 아니라, 일시적 퇴행과 불안정한 상태를 견디는 능력이에요.” _65쪽

성숙이란 의존적인 사람이 독립적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자기 안에 있는 의존성을 적절하게 다룰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한 사람이 타인을 필요로 하는 것이 얼마나 자연스러운 일인지 이해하는 것이다. 그것이 성숙이다. 애매함과 모호한 관계 때문에 의존을 표현하고 인정할 수 없던 은미는 두진과의 관계를 분명히 하게 되었고, 이는 병적인 의존이나 유아적 의존이 아니라 어른이 갖는 자연스러운 의존성임을 깨달았다. 내가 갖고 있는 의존성을 켜고 끄는 스위치처럼 생각하는 게 아니라, 최적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적절히 다룰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존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것이 애매함의 불안 속에서도 한 배 위에 같이 떠 있는 존재가 주는 안정감의 핵심이니까. _67쪽
두 번째 손님: 미워해도 된다
_남친의 배신에 대처하는 자세
: 잡지사 기자인 선민은 5년을 사귄 남자친구가 바람 피우는 현장을 목격하고 그 자리에서 결별하게 된다. 분노와 상실감에 힘들어하던 선민에게 철주는 기억을 리셋하기 위한 숙제를 내준다. 며칠 뒤 남친이 준 양은냄비를 들고 온 선민. 철주는 선민의 마음속 방을 차지하고 있던 물건을 시각화해서 치울 수 있게 도와준다. 실연으로 인한 아픔에서 치유되기 위해 선민의 기억을 지울 수는 없지만, 기억에 딸려오는 감정들의 힘과 무게는 줄일 수 있고, 물건을 치우는 것은 그 방법 중 하나다. 철주는 마음 놓고 상대를 미워하지 못하는 선민에게 ‘미워하는 걸 두려워하지 말라’고 조언해준다. 한편 경은과 마주한 철주는 “너 그때 왜 그랬어?”라는 날선 질문을 내뱉고, 자기 안에 경은과 관련된 해묵은 상처가 남아 있음을 깨닫는다.

지금 선민이 아파하는 것은 사랑할 대상이 없어진 것보다,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을 통해 얻었던 자존감의 충족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게 된 박탈감이 크기 때문이다.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마음의 끈을 끊어야 하는데도,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게 했던 현실의 증거들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기억을 리셋하기 위해서는 눈에 보이는 것들에서 시작해야 한다. _94쪽

“또 선민 씨를 누가 미워할 수 있어요. 그걸 두려워하지 마세요. 내가 뭘 잘못해서 미움을 받는 게 아니라, 그냥 내가 그 자리에 있기 때문에, 그런 일을 하기 때문에 미움을 받는 거예요. 아이는 엄마가 제일 미울 때가 있잖아요. 우리는 완전하지도, 완벽하지도 않아요. 결함이 많은…… 라면과 같은 존재일지도 몰라요.” _113쪽

세 번째 손님: 까칠한 난주 씨, 파이팅!
_수동적인 관계에 끌려다니지 않는 법
: 노사이드에 찾아온 진호-난주 커플. 진호는 순종적이기만 한 난주를 고쳐달라며 철주를 찾아왔다. 난주는 어릴 때부터 나쁜 일이 생기는 건 자기가 나쁜 아이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모든 것을 참고 받아들이는 착한 아이로 살아왔다. 그런 그녀를 돕고 싶었던 철주는 노사이드를 찾아온 난주에게 갑자기 심부름과 잡일을 시킨다. 부당한 요구에도 평상시처럼 참으며 받아들이던 난주는 감정이 차오르자 어렵사리 “싫다”는 말을 입 밖에 낸다. 철주는 거절을 못 하는 난주에게 충격요법을 시도한 것. 관계의 주도권을 쥐지 못하고 수동적으로만 끌려다닌 난주에게 철주는 제임스 본드의 마티니 이야기를 해준다. 원래 흔들지 않고 젓는 방식이 맞는데 제임스 본드는 반대로 흔드는 것이 자기 방식이라고 주장했고, 그게 자기의 취향이자 방식이 되었다고. 노사이드 식구들의 지원으로 ‘싫다’는 말을 연습하는 난주, 결국 남자친구인 진호의 일방적 요구를 거절하는 데 성공한다.

“왜 싫다는 말을 안 해요? 아니 못 해요?”
난주는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었다.
“힘들었죠? 미안해요. 난주 씨 문제를 해결하려면 여기서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었어요.”
“미안해요. 난주 씨, 저 여기 청소한 적 없어요. 뭐 아주 가끔 너무 더러우면 치울 때도 있었지만.”
아까 그 싸가지 없어 보이던 여자가 웃으면서 말했다. 그럼 지금까지는 뭐였던 건가? 여기는 도대체 어디고, 이 사람들은 뭐 하는 사람들이지? 화가 나는 것인지, 눈물이 나는 것인지, 뭔가 치밀어 올라 토하고 싶은 울렁거림까지 온다. 그러나 난주는 얼굴이 빨개진 채로 입만 달싹거릴 뿐 아무 말도 못하고 서 있었다.
철주가 말했다.
“난주 씨,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볼래요?”
“싫어……요.”
“싫다는 말을 할 수 있을 때 사람은 다시 태어나요. 난주 씨의 문제는 거절을 못하고, 싫다는 말을 할 능력이 전혀 발달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에요. 그래서 수동적으로 끌려다니는 삶을 살아온 거예요.”
_132-133쪽

네 번째 손님: 남이 아플 수 있다는 걸 알아야 관계가 유지된다
_노사이드의 위기
: 난주와 함께 노사이드에 온 진호는 자기 여자친구를 다시 원상 복구해달라고 요구한다. 그리고 철주가 과거에 아버지의 힘으로 교수가 된 것을 폭로하며 철주를 공격한다. 철주는 2주 후 노사이드 자리에 쇼핑몰이 지어질 예정이라며 집을 빼야 한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진호의 계략 앞에 얼이 빠진 노사이드 식구들. 철주는 가게를 접을 생각까지 하고, 그의 소극적인 태도에 화가 난 영수는, 어려운 일이 생기면 맞서 싸우지 못하고 주변에 도움을 구하지도 않는 철주의 태도를 지적한다. 결국 노사이드의 단골이던 미수와 동우의 도움으로 위기는 해결되고, 이 사건을 통해 철주는 타인에게 의존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깨닫고, 노사이드를 함께 지켜준 사람들에게 처음으로 고맙다는 인사를 하게 된다.

일방적인 두 사람의 관계에서 흔히 발견되는 문제가 틀림과 다름의 혼동이다. 한쪽이 강하고 다른 한쪽이 수동적으로 끌려가는 일방적인 관계에서 수동적인 한쪽의 의견은 대부분 ‘틀림’으로 평가받는다. 강한 쪽의 생각만 일방적으로 통용될 뿐이다. 수동적인 쪽의 독자적 생각은 인정받지 못하고, 두 사람의 관계에서 오직 강한 쪽의 생각만 인정된다. 이 상태를 좋게 말하면 ‘일심동체가 되었다’고 할 수 있겠지만, 냉정하게 말하자면 한 사람의 정체성이 현실적으로 작동을 멈춰버린 셈이다. 진호와 난주도 그랬다. (…) 이제 난주는 ‘싫어’라는 말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진호가 그동안 난주를 컨트롤하기 위해 사용하던 ‘아니야’는 ‘넌 틀렸어’였다. 그런데, 그 말에 대해 난주가 저항하며 자기 의견을 내기 시작한 것이다. _162-163쪽

그 자존심 밑에서 서서히 퍼지는 큰 울림이 있었다. 혼자 할 수 있는 것은 없다는 것. 완벽하고자 함을 버려야 한다는 것, 누군가에게 의존한다는 것은 지는 것도, 무시당하는 것도, 자신이 못난 것을 인정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게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고, 어찌 보면 사는 즐거움의 근원이라는 것을. _183-184쪽

다섯 번째 손님: 말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_고백을 앞둔 당신이 알아야 할 것들
: 태윤은 회사 거래처에서 알게 된 미유에게 좋아한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지만, 거절당할까 봐 고민 중이다. 철주는 그에게 과거의 틀린 선택보다 하지 않은 선택이 더 오래간다는 걸 말해준다. 몇 년 후에도 우리의 발목을 잡는 미련이라는 끈이 얼마나 질긴지에 대해서. 한편 종민은 자기의 집안 사정(어릴 때 아버지가 이혼, 재혼해서 지금 대학생인 여동생은 이복동생이라는 것)을 이제 막 사귀기 시작한 수연에게 고백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마음이 심란하다. 철주는, 사랑한다면 서로 숨기는 게 하나도 없어야 하고, 서로에 대해 모든 걸 오픈해야 하나가 될 거라는 일심동체의 환상이 관계를 쌓아나가는 데 얼마나 독이 되는지 말해준다. 일방적인 비밀 공개는 준비가 되지 않은 상대에게 폭력적으로 다가갈 수도 있다는 것, 관계 유지에서 더 중요한 것은 비밀의 공유보다도, 상대가 받아들일 수 있는 만큼 조금씩, 신뢰를 쌓아가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임을 일깨워준다. 한편 수지는 엄마로부터 선을 보라는 말을 듣고 호텔 커피숍에서 영철을 만난다.

“저는 미련이라는 것, 인간이 갖는 상상의 힘이 그만큼 강력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틀린 선택을 하고 나면 이제 그건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으니 흑과 백이 명확하죠.. 그렇지만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난 다음에도 ‘그때 그걸 했더라면’ 하는 미련을 갖게 돼요. 미련이란 마음의 자르지 못한 끈인데, 그 끈이 오랜 시간이 지난 다음에도 내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죠..” _206쪽

“다른 사람과 하나가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비밀이 없어야 한다는 것은 분명히 맞는 명제예요. 비밀을 간직한다는 것은 각자 남에게 알리지 않는 것이 있다는 것이고, 하나가 되려는 욕망을 위배하는 일이죠.. 그래서 괴로워집니다. 언젠가 그 비밀을 털어놓고 싶어 하고, 비밀을 털어놓음으로써 상대방과 깊은 유대 관계를 갖는다고 여기게 되는데, 그게 지금 종민 씨의 마음이죠..” _219-220쪽

비밀이 밝혀지면 당사자는 양쪽 모두 조금은 마음이 편해진다. 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사람에게 던지는 비밀 공개는 폭력적일 수 있다. 그러므로, 일방적이어서는 안 된다. 비밀의 물꼬를 트기 전, 쏟아질 비밀을 잘 가둬둘 제방의 벽을 탄탄히 하는 준비가 반드시 필요하다. 철주가 말을 이어갔다.
“두 사람 사이에 충분한 신뢰라는 방탄막을 치는 것이 비밀의 부담에서 벗어나려는 불안감, 또 서로에게 더 가까워지기 위해 비밀을 알리고 싶은 욕망을 드러내기 전에 꼭 해야 하는 일이라고 봐요. 둘은 어떤 것 같아요?” _223쪽

여섯 번째 손님: 첫사랑은 사랑의 기준점, 혹은 성장점
_첫사랑의 상처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당신에게
: 미현은 첫사랑과 헤어지고 이후 몇 번의 연애를 경험했지만 하나같이 관계가 지속되지 않는 문제점을 발견한다. 최근에 사귄 사람으로부터는 프로포즈까지 받았으나 자기가 마음속으로 끊임없이 첫사랑이었던 남자친구와 그를 비교하고 있는 걸 깨닫고 놀란다. 철주는 삼치구이 두 개를 구해와 비교하며 우리의 혀는 처음 먹은 삼치구이의 맛에 길들여지게 된다는 점을 설명한다. 첫사랑 역시 우리 사랑의 기준이 되어 이후의 경험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 미완으로 끝난 첫사랑의 기억은 좋은 기억보다 강하고 오래가기에 더욱더 우리를 힘들게 할 수 있다는 것을. 하지만 그 과정을 거치면서 타인을 필요로 하는 것이 얼마나 자연스러운 것인지 이해하게 되고 자신이 의존적일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임으로써 조금 더 성장한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도.

“첫사랑이 우리에게 기준점이 된다는 걸 말씀드리려는 거예요. 첫 경험, 한번 익숙해진 것은 그게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고급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우리의 기준점이 되어서 다음 경험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아무리 무시하고 부정하려고 해도 그러기가 쉽지 않아요. 지금 이 삼치가 미현 씨나 저한테 그렇듯이요.” _250쪽

첫사랑은 성인 이후 진지한 관계의 기준점이 된다. 이 관계를 중심으로 동서남북이 발생한다. 자존심 상해할 필요가 없다. 그냥 그런 것이다. 기분 좋게 끝나는 첫사랑은 드물다. 대부분의 사람에게 첫사랑은 미완이고, 실패다. 실패의 기억은 오래 남는다. 아픈 기억은 좋은 기억보다 강하고 오래간다. 하나의 아픈 기억을 지우기 위해서는 다섯 개의 좋은 기억이 덧씌워져야 한다. 첫사랑이 많이 아픈 이유는 처음으로 의존이라는 것을 해봤고 타인을 필요로 해봤는데, 그것이 실패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과정을 거치면서 타인을 필요로 하는 것이 얼마나 자연스러운 것인지 이해하게 되고, 자신이 의존적일 수 있다는 것을, 꼭 독립적으로 사는 것만이 최선은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임으로써 성숙의 길로 한 발 올라설 수 있다. _251쪽

일곱 번째 손님: 저 사람을 내 인생에 포함시켜, 말아?
_결혼에 대해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들
: 노사이드에서 알게 된 민수와 유진은 서로 호감을 발전시키며 1년 가까이 사귀는 중이다. 하지만, 서로 나이가 들 만큼 들었고 부모님의 결혼 압력이 가해지자 ‘결혼’을 생각해야 한다는 부담을 갖게 된다. 유진의 어머니가 올라오신다는 말을 듣고 유진의 어머니에게 인사를 드리기로 한 민수. 하지만 두 사람 다 결혼에 대해 두려운 것들이 더 많다. 결혼에 대한 기대, 확신은 부족하고 불안만 가중되는 상황, 나를 보존하려는 마음, 변화에 대한 두려움 등등을 털어놓는 민수에게, 철주는 팀 로드 레이스 경기 동영상을 보여준다. 혼자 달리고 최선의 성적을 내는 것보다 같이 낙오 없이 달리는 것이 중요한 경기, 결혼도 그런 게 아닐까. 한편 수지는 선으로 만난 영철이 편하고 좋지만, 갑자기 결혼으로 결론지어지는 관계 앞에서 마냥 불안해하고, 철주는 수지를 다독이며 만남을 끌고 가보라는 조언을 한다.

너를 위해 사는 게 아니라, 나를 위해 사는 것이다. 사실 모든 삶은 그렇다. 다만 결혼이라는 동반자 관계를 상정하는 것은 나를 중심으로 팀을 꾸리는 것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다. 사랑은 긴장으로 가득 찬 이기적 관계여야 한다. 조화롭고 이타적인 관계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_283쪽

소개팅과 선은 잘 선택된 두 남녀가 제3자의 주선으로 만난다는 점에서 동일하지만, 결의의 수준은 많은 차이가 난다. 왠지 어울릴 것 같은 두 사람을 연결해줘서 요행껏 알아서 잘되기를 바라는 선의의 주선이 소개팅이라면, 선은 기본적으로 처음부터 개입하는 구조라는 면부터 다르다. 출발점과 목적지가 다른 만남이다. 선이라는 계약적 만남은 많은 성가신 부분을 역순으로 해결한 상태에서 만남을 시작한다. _289쪽

연애는 롤러코스터여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 있다. 서로를 짜릿하게 하고, 아드레날린이 솟구치게 하는 게 진짜 사랑이라고. 그런데 그 화학 작용은 오래가기 어렵다. 그런 걸 추구하면서 결혼까지 간다면, 부부 은행강도단이 나오는 미국 드라마같이 될 것이다. 수지가 처음 경험한 영철의 특성은 안정감이었다. 그리고 그게 지루하고 재미없다고 느껴지지 않고 도리어 편안하게 느껴졌다. _290쪽

결혼이라는 것이 궁극적으로 상대를 위한 게 아니라, 나를 위한 선택이어야 한다면, 둘은 충돌할 수밖에 없다. 그게 미혼 여성의 딜레마 중 하나다. 파란 알약과 빨간 알약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하는 매트릭스의 세계 같다.
“고민이 많이 되는 부분이에요. 둘 다 잘하세요, 라는 말처럼 무책임한 것은 없어요. 다만 선택의 순간이 왔을 때 마음이 어떻게 가는가, 그걸 감당할 수 있는가, 그로 인한 손해라면 손해를 감당할 만한 상대인가, 내가 그다음 단계를 가볼 만한 뱃심이 생겼는가의 관점에서 선택할 수 있을 것 같기는 해요. 등 떠밀리는 게 아니라 선택의 문제로 치환해서 보는 거죠..” _296-297쪽

출판사 리뷰

설렘과 불안, 집착과 포기를 오가며 힘들어하는 당신에게,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기 위한 실질적인 충고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게 사랑일까?
말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지금 만나고 있는 이 사람이 내 짝이 맞나?
연애를 쉰 지 3년, 내가 문제가 있는 걸까?

감정적 영역으로서의 사랑이 아닌, 관계로서의 사랑을 배우다

현대인은 자기감정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삶을 원하지 않는다.
대신 사랑을 주도하여 개인의 행복을 의식적으로 최대한 실현시키고자 한다.
-크리스티안 슐트, [사랑의 코드]

‘당신은 너무 열심히 살고 있다. 잠시 멈춰 서서 숨고르기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로 현대인의 불안한 마음을 치유해준 정신과 전문의 하지현의 신작이 출간되었다. 픽션 형식을 도입한 심리 에세이 《사랑하기에 결코 늦지 않았다》는 심야 치유 식당 ‘노사이드’에 찾아온 손님들의 사랑 문제를 다룬다. 애매모호한 관계를 지속하는 힘, 사랑의 기준점으로서의 첫사랑, 수동적인 관계에 끌려다니지 않고 사랑하는 법, 고백이라는 단어에 담긴 의미와 신화, 그리고 결혼에 대해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들…… 저자는 사랑의 단계마다 노사이드의 주인 철주의 입을 빌려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는 대중매체는 연애를 ‘운명’과 ‘이벤트’, 거기에 ‘감정의 스파크’가 더해진 낭만적인 것으로 미화한다. 때문에 현실의 젊은 남녀는 자신이 경험하는 만남이나 관계가 기대 같지 않을 때 실망하고 과연 사랑이 맞는지 혼란스러워한다. 그들은 자문한다. 전혀 낭만적이지 않은, 모호하기만 한 이 관계가 과연 사랑인가?

이런 물음에 대한 답을 주는 대신, 사랑을 주제로 한 기존의 심리서나 연애실용서는 어린 시절 부모와의 관계나 트라우마를 언급하며 ‘사랑에 실패하는 이유’를 분석하거나,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며 이성을 유혹하는 연애의 기술을 가르쳐주는 데 집중한다. 이런 책들은 독자들의 연애 고충에 도움을 주는 면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현실에 발을 딛고 선 사랑이 아니라, 전략으로서의 사랑을 가르침으로써 피로감을 더하거나 오히려 관계를 부자연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이 책의 저자인 하지현 교수는 사랑에 대해 다른 시각으로 접근한다. 사랑은 관계와 분리된 별개의 것이 아니라, 관계의 하나라고.

그리고 관계의 하나인 사랑을 지속해나갈 수 있는 힘은 심리적 성찰력(psychological mindedness)을 기르는 것임을 설파한다. 문제가 생겼을 때, 두렵지만 무조건 피하기보다 내면의 프로세스를 들여다볼 용기를 갖고 찬찬히 지켜볼 수 있는 능력을 익히는 것이다. 내가 아무리 잘하려고 해도, 인생에 태클은 들어오고 도랑에 처박히기도 한다. 특히나 사랑 문제에 있어서는 그런 일이 더 빈번하게 발생한다. 그때 빨리 회복되고, 다음번에 비슷한 일이 벌어졌을 때 상처를 덜 받고, 치명상을 피하기 위해서는 심리적 성찰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노사이드의 손님들은 사랑 문제를 들고 철주를 찾아오지만, 철주가 주목한 것은 그들이 사랑을 바라보는 태도, 혹은 어떤 관계가 유지되지 못할까 봐 두려워하는 현대인들의 마음이었다.

사랑 문제는 특히나 하나의 이론으로 정리될 수 없는 영역이기에, 무조건 많은 경험을 통한 시행착오를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그동안 친구나 선배와의 상담을 통해 감정적 찌꺼기를 해소할 수 있었다면, 이 책을 통해서는 관계로서의 사랑, 인간 대 인간이 서로 가까워지고 멀어지면서 겪게 되는 모든 과정을 따라감으로써 자기 안의 심리적 성찰력을 키우고 두려움 없는 사랑을 시도해볼 수 있을 것이다.

정신과 전문의가 알려주는 사랑을 시작하기 위한 심리적 태도

우리는 사랑하지만 동시에 우리의 경험을 반성하여
사랑에 관한 모든 심리학적 담론들을 함께 생각한다. _사회학자 에바 일루즈

《사랑하기에 결코 늦지 않았다》는 전작 《심야 치유 식당》의 독특한 형식을 그대로 가져간다. 전직 정신과 의사 철주가 자신이 운영하는 카페에 들른 여섯 명의 손님들과 엮어가는 에피소드가 펼쳐지는 것. 전작이 저마다 ‘증상’을 앓고 있는 손님들의 고민을 치유해주었다면, 이번에는 사랑 문제로 힘들어하는 손님들이 찾아온다는 점이 다르다. 관계의 초반부터 결혼을 앞둔 시점까지, 이들은 평범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사랑을 하며 맞닥뜨리는 문제들로 힘들어한다.

상처받을까 두려워 성급하게 선을 그었다가 좋은 인연을 떠나보낸다. 반쪽인 줄 알았던 사람의 배신으로 인해 세상이 끝난 것 같은 절망에 빠지기도 한다. 자기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람을 만나 일방적인 관계에 끌려 다니기도 하고, 연인 사이엔 모든 것을 완벽하게 공유하고 이해해야 한다는 비현실적인 기대를 들이대 삐걱거리기도 한다. 처음 마음을 주었던 사람과의 기억, 첫사랑이 모든 것의 기준점이 되어 이후에 다시 사랑을 시작하는 걸 힘들어하기도 한다. 마침내, ‘이 사람이다’ 싶은 사람을 만났는데 결혼을 결심하는 과정에서 온갖 장애와 변수가 들이닥치기도 한다.

이 책의 가장 큰 효용은 정신과 전문의 하지현이 ‘사랑을 시작하기 위한 실질적인 충고들’을 들려준다는 점이다. ‘사랑은 다 그런 것이고, 남들도 다 힘들다’는 위로에 그치지 않고, 관계를 시작하고 유지하기 위해 가져야 할 심리적 태도(attitude)를 이야기한다는 점이 다른 책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첫째, 애매모호한 관계를 부정적으로 판단해 자르지 말고, 버티면서 가능성을 탐색하기

오늘날 이삼십대가 사랑이라는 관계에 진입하면서 겪는 가장 큰 난점은 남녀관계를 쉽게 규정하고자 하는 조급증에 시달린다는 것이다. 특히 여성들은 ‘우리 사귀는 거야, 아니야?’ ‘이 남자는 친구야, 애인이야?’ 하는 식으로, 자신과 관계 맺는 이성을 어떤 범주에 넣고자 하는 경향이 강하다. 저자는 애매모호한 관계를 부정적으로 판단하고 곧바로 정리하는 결벽증적인 성향이 좋은 관계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막는다는 점을 알려주고, 애매모호한 관계를 낙관적으로 생각하며 안고 갈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말한다.

애매함을 견디는 능력은 내공이다.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 낙관적으로 생각하며 그냥 안고 갈 수 있는 능력. 사실 판단해야 할 대부분의 일은 시간이 그냥 해결해주는 것이 참 많다. _65쪽

둘째, 모든 것을 공유하며 상대방과 하나가 되려고 하는, 고백에 대한 환상 내려놓기

사랑할수록 상대와 합일하고자 하는 욕구가 커진다. 때문에 상대에게 자신의 비밀을 다 알려주고 싶고 그러고 나면 그 사람이 나를 온전히 이해해줄 거라고 믿는다. 하지만 때로는 성급하게 가까워지려는 이런 시도가 그로 하여금 뒷걸음질 치게 만드는 경우가 허다하다. 저자는 무엇보다 “두 사람 사이에 충분한 신뢰라는 방탄막을 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마음을 다 준다는 말 하지도 말고, 받지도 마세요. 서로 줄 수 있는 만큼 주고, 받을 수 있는 만큼 받고 딱 그만큼을 감사하게 여기는 것, 그러면서 그 폭을 조금씩 넓혀가는 것, 그게 사랑 아닐까, 집착이 아닌?” _228쪽

셋째, 좋아하는 남자에게 맞추며 관계를 이어나가는 수동성 버리기

남성에 비해 여성은 타인을 배려하며 둘의 관계를 보존해가려는 욕구가 강하다. 그러다 보면 자신의 욕구를 표현하지 못하고 잘못된 관계를 정리하지 못하고 끌려가는 경우가 많다. 본문에 나온 난주라는 인물 역시 마찬가지 문제를 겪고 있다. 철주는 그녀에게 “싫다”는 말을 연습시킴으로써 관성을 끊고 새롭게 관계를 시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요. 난주 씨가 안 돼, 싫어, 라고 말해도 아무런 보복도 일어나지 않아요. 최소한 여기서는요. 이곳은 난주 씨의 재활과 부활을 위한 인큐베이터가 될 거예요. 이제부터 예스맨, 영혼이 없는 사람, 수동적인 무색무취의 여성이 아니라 까칠한 난주 씨가 되는 거예요. 우리가 도울 거예요.” _142쪽

넷째, 내 안의 의존성을 적절히 다루어, 상대방과 조금씩 경계를 허물며 가까워지기

작품 전반에 걸쳐 강조되는 중요한 메시지는, 무엇보다 한 사람이 타인을 필요로 하는 것이 얼마나 자연스러운 일인지 이해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자기 안에 있는 의존성을 적절히 다루어야 한다는 점이다. 사랑을 주제로 한 기존의 책들이 여성의 독립성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이 시대 젊은 여성들은 남성에게 의존해서는 훌륭한 관계를 이어갈 수 없을 거라는 공포에 시달리는 것처럼 보인다(인터넷 신조어인 ‘철벽녀’는 남성에게 의존하거나 어떤 여지를 남기는 행동을 모두 차단하는 여성을 가리킨다). 이런 여성 독자들에게 저자 하지현이 던지는 메시지는 의미심장하다.

성숙이란 의존적인 사람이 독립적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자기 안에 있는 의존성을 적절하게 다룰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한 사람이 타인을 필요로 하는 것이 얼마나 자연스러운 일인지 이해하는 것이다. 그것이 성숙이다. _67쪽

다섯째, 백 퍼센트의 상대가 있을 거라는 기대를 내려놓고 현실적인 관계를 인정하기

연애를 오래 쉬면서 이성에 대한 기대치는 반대로 높아져간다. 특히 영화나 소설 등 각종 대중매체를 소비하다 보면 현실에서 만나는 사람은 성에 차지 않을 경우가 많다. 저자는 널리 퍼진 이런 성향이 연애를 더욱 힘들게 만드는 점을 지적하고, 현실적인 관계를 만들고 유지하는 시도를 해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한 사람의 욕망이 만들어낸 이미지를 타인에게 쏘아서 비춰진 이미지를 소비하는 것이 사랑이다.
그렇지만 현실 속의 타인은 자기 주관이 있다. 또 상대방에게 쏘는 자신의 욕망의 이미지는 현실 속의 상대와 거리가 있다. 거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_1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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