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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기억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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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기억 속으로

김지원 | 은행나무 | 2012년 09월 26일 | 원서 : Into the Darkest Corner 리뷰 총점8.4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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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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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기억 속으로

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2년 09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492쪽 | 698g | 150*210*30mm
ISBN13 9788956606484
ISBN10 895660648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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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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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언어교육원 강사로 재직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 겸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동물의 운동능력에 관한 거의 모든 것』, 『여성의 설득』, 『오버스토리』, 『나의 살인자에게』, 『지구 100 1·2』, 『루미너리스 1·2』, 『티어링 3부작』, 『산책자를 위한 자연수업』, 『비하인드 허 아이즈』, 『7번째 내가 죽던 날』, 『리허설』, 『비밀을 삼킨...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언어교육원 강사로 재직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 겸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동물의 운동능력에 관한 거의 모든 것』, 『여성의 설득』, 『오버스토리』, 『나의 살인자에게』, 『지구 100 1·2』, 『루미너리스 1·2』, 『티어링 3부작』, 『산책자를 위한 자연수업』, 『비하인드 허 아이즈』, 『7번째 내가 죽던 날』, 『리허설』, 『비밀을 삼킨 여인』,『오버스토리』,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마음을 바꾸는 방법』 등이 있고, 엮은 책으로는 『바다기담』과 『세계사를 움직인 100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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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여주인공 캐서린이 레드 새틴 드레스를 입고 클럽 리버 앞에서 처음 리를 만났을 때, 그는 흠잡을 데 하나 없는 매력남이었다. 하지만 하는 일, 사는 곳 등 모든 게 비밀투성이인 그는 만나는 횟수가 늘어갈수록 거칠고 어두운 면모를 보이며 캐서린을 세상으로부터 점점 고립시킨다. 그의 모략으로 친한 친구들과도 멀어진 캐서린은 결국 완벽하게 그의 통제하에 놓이게 되고, 계속되는 그의 감시와 학대 속에 살던 그녀는 탈출을 꿈꾼다. 4년 후, 그가 감옥에 들어갔지만 캐서린은 세 번이나 이사를 한 뒤에도 지독한 강박장애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으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그러던 중 그녀가 사는 아파트 아래층에 스튜어트라는 정신과의사가 이사 오고, 캐서린은 그를 만나며 자기 자신을 조금씩 바꿔나간다. 하지만 리가 출소하는 날이 다가오고, 그때부터 캐서린은 등 뒤에서 늘 누군가의 기척을 느끼게 되는데…….

출판사 리뷰

매혹적이지만 잔인한 남자, 그의 손아귀를 벗어날 수 없는 여자…
그의 위험한 눈동자가 당신을 지켜본다!
‘살에 와 닿는 충격’과 긴장감, 영국 로맨틱 스릴러의 진수를 만나다!


★ 아마존 영국 2011년 최고의 책 1위, 아마존 라이징 스타 우승작
★ 아마존 에디터 선정 2011 최고의 범죄소설
★ 뉴블러드 대거상 ? 워버튼 굿리드 어워드 ? 피플스 도서상 후보작
★ 프랑스 리브르 드 포슈 독자상 수상작
★ 「퍼블리셔스위클리」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 「인디넥스트」 선정 최고의 책
★ 전 세계 29개국 번역 출간, 레볼루션 필름에서 영화 제작 중

엘리자베스 헤인스의 처녀작 《어두운 기억 속으로》가 영국의 한 독립 출판사에서 출간되었을 때만 해도 이 소설이 이토록 대대적인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는 아무도, 작가 본인조차도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 까다롭다는 영국 독자들에게 평점 5.0의 리뷰를 550개 이상 받으며(현재는 이 리뷰가 700여 개로 늘어났다) 이 책은 독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알려졌다. 「데일리메일」이 ‘2011년의 인터넷 센세이션’이라고 표현한 이 대대적 현상 덕분에 《어두운 기억 속으로》는 출간된 지 1년이 채 안 되어 명실상부한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스릴러 종주국인 독일이나 프랑스를 비롯한 세계 각국과 판권 계약이 체결되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소설은 뒤늦게 주목을 받으며 뉴블러드 대거상, 워버튼 굿리드 어워드, 피플스 도서상 등 각종 문학상 후보로 올랐으며 프랑스에서는 리브르 드 포슈 독자상을 수상했고 「퍼블리셔스위클리」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 등의 주요 언론에서도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그해에 출간된 데뷔작 중 최고의 작품을 가리는 아마존 라이징 스타에서 우승을 거머쥐며 줄리언 반스, 제니퍼 이건 등 쟁쟁한 작가들의 작품을 제치고 2011년 아마존 영국 최고의 책 1위로 선정되는 등, 2011년은 《어두운 기억 속으로》의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전 세계 29개국에서 번역 출간되었으며 레볼루션 필름에 의해 영화로 제작될 이 작품이 이처럼 놀라운 성공을 거둔 것은 식상한 스릴러 소설에 질릴 대로 질린 독자들에게 ‘살에 와 닿는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스릴러 소설이 대부분 자극적인 묘사와 복잡한 플롯에만 초점을 맞춘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다루었던 반면, 헤인스의 《어두운 기억 속으로》는 경찰 정보분석가라는 작가의 직업적 경험에서 우러나온 충격적이지만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선보인다. 어릴 적부터 작가를 꿈꾸며 틈나는 대로 글을 쓰던 헤인스는 이 소설의 집필 계기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당시 나는 남성들의 폭력에 희생당한 여성들의 사건을 분석하고 있었다. 이 여성들이 왜 그런 관계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지, 왜 외부의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는지, 왜 그냥 도망쳐 나오지 못하는지 궁금했다. 이 ‘왜 그럴까’라는 질문이 내 머릿속을 계속 맴돌았고, 끝없는 조사와 상상을 통해 이 질문에 대해 찾아낸 답이 바로 《어두운 기억 속으로》라는 소설이 되었다.”

“등 뒤에 누군가가 있다…….”
- 살에 와 닿는 충격과 공포, 목을 서서히 죄어오는 숨 막히는 긴장감


헤인스의 《어두운 기억 속으로》를 읽는 독자가 경험하는 공포는 「살인의 추억」의 관객이 느끼는 공포와 흡사하다. 잔인한 장면 하나 없는 이 영화가 상영관을 나서는 관객들의 머릿속에 기나긴 공포감을 남길 수 있었던 것은, ‘나 자신이나 주변의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에 관해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이기 때문이었다. 헤인스의 이 소설이 선사하는 공포감의 기저도 그와 동일하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에 독자는 끊임없이 ‘나라면 어땠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두려움에 떠는 것이다. 하지만 어느 여성 독자가 “읽기 괴롭지만 페이지를 넘기지 않고는 배길 수 없다.”라는 평을 남겼듯이, 한 편의 영화처럼 생생한 이 소설의 흡인력과 긴장감 때문에 독자는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끔찍하고 고통스러운 독서를 계속해나가는 기묘한 경험을 하게 된다.

이야기는 여주인공 캐서린의 일인칭 독백으로 2004년과 2008년의 시점이 교차되며 진행된다. 2004년의 캐서린은 가벼운 연애와 주말의 클럽을 즐기는 발랄하고 통통 튀는 20대 여성으로, 너무나 완벽해 보이는 매력적인 남자 리를 만나 사귀게 된다. 처음에 리는 모든 것을 다 바쳐 그녀를 사랑하는 듯 보이지만 언젠가부터 리의 애정은 점차 구속과 폭력으로 변질되어간다. 한편 2008년의 캐서린은 2004년의 캐서린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다. 머리는 반쯤 하얗게 새어버렸고 얼굴은 화장기 없이 창백한 그녀는 늘 불안해하며 매 순간을 힘겹게 견뎌내는 강박증 환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4년 사이에 대체 그녀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그리고 아직도 그녀를 망령처럼 쫓아다니는 어두운 그림자의 존재는 무엇일까. 그녀는 이 어두운 기억을 떨쳐내고 일어설 수 있을까.

“왜 그녀들은 도망치지 못할까?”
- 데이트폭력을 정면으로 다루다, 여성 독자 ‘바로 내 이야기’


최근 한국 사회의 최대 이슈는 바로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이라고 할 수 있다. 여성주의자들은 성폭력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 남성이 여성을 동등한 인격체가 아니라 소유하고 통제할 수 있는 대상이라고 생각하는 데에 있다고 말한다. 이 소설에서 캐서린을 대하는 리의 태도 또한 마찬가지이다. 리가 ‘사랑’이라고 부르는 감정은 실제로는 캐서린을 자기 마음대로 통제하고자 하는 삐뚤어진 소유욕에 불과하다. 캐서린과 리의 경우처럼 연인 사이에 자행되는 폭력을 가리켜 데이트폭력이라고 하는데, 이 데이트폭력은 일반 성폭력보다도 훨씬 더 감추어져 있고 터부시 되는 주제이다. 한국뿐 아니라 영국에서도 여전히 터부시 되는 이 주제를 선명하게 그려낸 헤인스의 소설에 대해 뉴블러드 대거상 심사위원 리안 데이비스는 “데이트폭력이라는 어려운 주제를 용감하게 논하고 있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실제 피해 여성들이 이 소설을 읽으며 용기를 얻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데이트폭력을 당했던 한 여성은 우먼스애드(Women's Aid)라는 사이트 게시판에 “‘허구’이지만 너무나 전문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내가 겪은 상처를 극복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그런 사례 덕분인지 레퓨지라는 영국의 가정폭력예방단체는 작가 헤인스에게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여성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게 하는 캠페인에 참여해달라고 러브콜을 보내고 있기도 하다.

그러한 측면에서 이 소설은 단순히 한 번 읽고 버리는 킬링타임용 스릴러 소설이 아니라, 작가가 직업 현장에서 맞닥뜨린 여성들을 보며 갖게 된 지극히 현실적인 고민에 대한 답이라고 할 수 있다. 캐서린이 새로운 사람과 서로 동등한 입장에서 신뢰를 쌓아나가며 올바른 관계를 구축하는 모습을 통해 이 소설은 진정한 사랑은 상대에 대한 존중에 기초한다는 일견 진부해 보이지만 변함없는 진리를 전하고 있다. 또한 혼자 힘으로 일어서 자신의 진정한 삶을 되찾는 강인한 여성의 모습에 많은 독자가 희망과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이 책에 쏟아진 해외 언론의 격찬

“현관문과 창문이 모두 잠겼는지 확인하고 이 무시무시한 스릴러에 빠져들라.”
- 캐린 슬로터, 스릴러 소설가
“긴장감과 서스펜스로 가득한 심리 스릴러. 데이트폭력과 강박장애라는 어려운 주제를 용감하게 논하고 있다. 뛰어난 데뷔작이다.”
- 리안 데이비스, 뉴블러드 대거상 심사위원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로 매력적인 동시에 잔혹하다. 데이트폭력이라는 주제를 이보다 더 확실하게 표현한 책은 없을 것이다.”
- 「가디언」
“아름다우면서도 음침하고 오싹하다. 독자를 초조하고 소름 돋게 하는, 결말 예측이 불가능한 소설. 스릴러계에 혜성같이 나타난 이 대형 신인에 주목하라.”
- 「유로크라임」
“흥분되고 심장이 두근거리며 책장이 쉴 새 없이 넘어간다. 한 번 잡으면 절대 내려놓을 수 없다.”
- 「북램블러」
“종이 위에 인쇄된 단어들이 이토록 사람을 두렵게 할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 「북그룹」

추천평

“현관문과 창문이 모두 잠겼는지 확인하고 이 무시무시한 스릴러에 빠져들라.”
캐린 슬로터(스릴러 소설가)
“긴장감과 서스펜스로 가득한 심리 스릴러. 데이트폭력과 강박장애라는 어려운 주제를 용감하게 논하고 있다. 뛰어난 데뷔작이다.”
리안 데이비스(뉴블러드 대거상 심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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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우수작 알파걸은 통제광과의 로맨스를 꿈꿀까?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당* | 2012-11-14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선정적이지만 그렇게 야하지는 않다. 고작 시리즈의 1부만 읽었을 뿐인 내가 평가를 내린다는 것이 조금 우습기는 하지만, 문득 생각해 보니 그렇더라. 스포츠신문에 연재되는 소설이나 인터넷에 *.txt 파일로 떠돌아다니는 저자 모를 저작물들을 몇 편만 들춰본다면 엄마들의 포르노라는 애칭을 달고 다니는 그레이씨가 달리 보이리라. 뭐 그렇다. 나는 일전에 그레이씨를 만나고 그를 내게 강력 추천한 인터넷서점 MD에게 도전적인 투정을 남긴 적이 있다. 사실 내가 그레이씨를 읽고 기함했던 이유는 노골적인 성애묘사가 때문이 아니었다. 별로 그렇게 순진한 처자도 아니고, 세상에는 다양한 취향을 가진 가지각색의 사람들이 있다는 것 정도는 잘 알고 있기에 SM이니 본디지니 채찍이니 하는 것들도 뭐 그런 것도 있겠거니 했다.

 

내가 기함했던 진짜 이유는, 그레이씨가 대단한 통제광이고 여주인공 아나스타샤 스틸은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와의 관계에 행복감을 느낀다는 설정 때문이었다. 예쁘고 똑똑하고 순수하고 아름다운 그녀는 돈 많고 젊고 유능하며 잘생기기까지 한 통제광과의 관계에서 사랑을 느낀다. 뉴욕대의 교수라는 사람은 이 책이 남성과의 경쟁체제에 지친 현대 유능한 여성들의 복종판타지를 충족시켜주고 있다고 평론했다. 소설가 백영옥씨 역시 강한 남성에게 보호받고 지배당하고 싶은 여성의 은밀한 욕망을 충족시켜주는 책이라는 서평을 남겼다. 그레이씨의 광고문구 또한 어찌나 멋진지, “알파걸들을 위한 로맨틱 힐링코드”란다. 남자들과의 경쟁에 떡이되서 내심 강한 남자에게 지배당하고 복종하고 싶은 욕망을 가진 알파걸들은 그레이씨 같은 통제광과의 로맨스를 꿈꾸며 이 책으로 스스로를 치유했을까? 모를 일이다. 일단 나는 알파걸이 아닌 고로 알 수가 없다.

 

‘복종 판타지’라는 것은 누구의 판타지일까? 여성의? 남성의? 강한 남성과 보호받는 여성이라는 성 관념의 역사는 검치 호랑이 빤스를 입고 돌도끼를 휘두르며 매머드를 사냥하러 돌아다니던 시절부터 전설처럼 전해져온 것이니 그 뿌리가 참으로 깊은 것이다. 어쩌면 생물학적으로도 일면 타당성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강한 남성과 보호받는 여성 사이에 ‘복종’과 ‘지배’라는 야시꾸리한 단어가 끼어들게 된 것도 그렇게 역사가 깊을까? 애초에 ‘복종 판타지’라는 말의 출처는 어느 시절의 누구의 입(혹은 손)으로부터 나온 것일까? 역시 알 수가 없다. 하지만 명백한 것은 이런 생각은 매우 위험하다는 것이다. 그런 광고 문구는 사실 정말로 멋지고 세련됐지만 불편한 것이었다. 그런 평론은 너무 논란의 여지가 많은 것이었다.

 

나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에 대해서는 서평을 남길 생각이 없었다. 그 책에 대한 일부 평론과 자극적인 광고문구가 조금(많이) 불편했던 것은 사실이나 책에 대해서는 정말 어떤 코멘트를 남길 거리가 없더라.(별로 비판하려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이 가진 서역 출판 역사에 길이 남을 기록들은 흥미롭지만, 책 자체에 대해서는 별로 특별함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앞서 밝혔듯이 선정성을 놓고 보자면 이보다 더한 책들도 수두룩할 것이다.) 이 책에 대해서 다시 이야기를 하게 될 일은 없을 줄 알았는데, 엘리자베스 헤인스의 소설을 읽다보니 그레이씨가 떠올라 버렸다. 두 책은 은근하게 닮은꼴이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에 멋진 남자 그레이씨가 있다면 『어두운 기억 속으로』에는 파란 눈이 매력적인 미남 리 브라이트만이 있다. 그들이 사랑하는 예쁘고 똑똑한 아가씨 아나스타샤 스틸과 캐서린 베일리는 당차고 도전적인 성격이 쌍둥이처럼 닮았다.

 

그레이와 리, 두 남자 모두 재력도 있고 몸매가 끝내주며 결정적으로 잘생겼다. 마음만 먹으면 어떤 여자라도 매혹시킬 수 있을 정도의 아름다운 외양을 지닌 강한 남성이다. 그레이씨는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여자에게 비싼 컴퓨터와 좋은 차(tea가 아니라 car다)를 선뜻 선물할 정도로(그런 일은 그냥 껌이다) 말도 안 되는 재력을 가졌다. 리는 그레이씨만큼 돈이 넘처날 정도는 아니지만 어떤 면에서 보면 그레이보다도 매력적인 남자다. 거의 모든 일에 능숙하고 항상 자신감에 차 있는 이 남자는 조금 위험한 매력이 있다. 알 듯 모를 듯한 무언가가 있는, 베일에 쌓여있는 의문의 남자! 라고 표현하면 딱 적절할 듯하다. 두 남자 모두 사랑하는 여자에게 헌신적이며 육체적인 애정표현에 심히 적극적이다. 두 남자의 사랑을 받는 아나스타샤 스틸과 캐서린 베일리 또한 비슷한 구석이 많다. 젊고 아름답고 매력적이며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던 간에 어디서든 남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똑똑하기까지 해서 아무리 잘난 애인이라도 본인의 의사를 분명하게 밝히고 소신 있게 행동한다. 남모를 상처를 갖고 있는 것 같이 구는 애인을 잘 보듬을 줄도 안다. 하지만,

 

두 책의 주인공들 사이에 공통점은 딱 거기까지다. 놀랍도록 비슷한 설정을 뒤로하고 이어지는 이야기는 정 반대로 간다. 한쪽은 다시없을 로맨스가 달달하게 이어지는데 한쪽은 로맨스에서 스릴러로, 종국에 가서는 호러로 장르를 갈아타며 정말 무시무시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그레이씨에서는 남녀 간의 지배와 복종관계가 사랑의 한 면모로 그려지며 해피엔딩으로 이어지는 반면, 『어두운 기억 속으로』에서는 그것이 어쩌면 가장 현실적인 최악의 결말로 전개된다. 사랑하기 때문에 구속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복종을 요구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일상의 하나하나까지 간섭하려 하고 그 모든 비인간적인 행위를 정당화 하려 한다면 그것은 과연 로맨틱한 일일지, 여자는 그것을 사랑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건지에 대해 두 책은 비슷하면서도 전혀 다른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그레이씨는 여성과 남성간의 연애관계에 대해서는 상당히 남성적인 시각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것은 잘생긴 그레이씨의 황홀한 양복맵시와 고압적이지만 정중한 말투에 가려져 ‘로맨틱함’으로 포장되고 있을지언정, 여자에게 수동적이고 순종적인 태도를 강요하고 결국 여자가 그것을 ‘사랑’이라는 보기 좋은 명분으로 받아들이는 형태이다. 『어두운 기억 속으로』는 그런 부분에 있어서도 그레이씨와는 다른 면모를 보인다. 무엇하나 흠 잡을 데 없이 완벽하고 다정한 애인이 자기를 지나치게 통제하고 간섭하려 들기 시작할 때, 그것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는 것에 대해서 여자가 느끼는 불편함과 거부감, 부당함을 이야기한다. 남자의 행동에 저항하기를 포기한 이후 급속도로 악화일로를 걷는 ‘지배와 복종’의 연애관계에 대해서, 그 모두가 불행한 결말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있을 지도 모르겠다. 지독한 통제광과의 로맨스에 대해서 로망을 가지는 이가 말이다. 물론 그에 대해 나처럼 눈살을 찌푸리는 이도 있겠다. 하지만 어느 쪽이든 ‘복종 판타지’라는 것은 분명 허상이다.(피학적인 성애 성향은 실재한다. 하지만 이건 분명 복종 판타지와는 다른 것이며 일반적이지도 않다.) 그 야릇한 단어의 위험성과 폭력성을 이야기하는 것이 『어두운 기억 속으로』인 것이다. 그레이를 읽고 마음에 들지 않았다거나, 그레이 시리즈에 대한 일부의 평론을 읽고 혹시나 굴욕감을 느꼈거나 비슷한 유의 마음의 상처를 받은 여성이 있다면 오히려 이 책이 힐링북이 되어 줄 수 있겠다.

 

 

 

.....는 뭐. 복종 판타지라는 말에 울컥 했다가, 책에 리의 대사 중에 “여자는 거친 걸 좋아하잖아.” 대사 읽고 폭발. 그레이씨 얘기를 끌어와 버렸는데, 이 책이 궁금해서 서평을 찾아보는 사람이 있다면 이 부분만 읽으시라. 일단 가독성이 좋고 표현 수위가 조금 높다. ‘좆같은 ―’을 정말 그대로 ‘좇같은 ―’이라고 적는 패기 있는 번역이다.(비속어 오타도 오타일까? 웃음.) 로맨스에서 스릴러로, 호러로 장르가 널뛰는데 그런 면이 더욱 책에 집중하게 만들더라. ‘사건’이 벌어지기 4년 전 과거의 일기와 사건 이후의 현재의 일기가 하루하루 교차되는 형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과거의 사건의 실마리가 일기 속에 조금씩 던져지는 형식이라서 정말 빠져들어 읽었다.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그들간의 관계가 과거와 현재의 모습이 상이해서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를 외치며 끊지 않고 술술 읽게 된다.

 

나쁜 놈으로 나오는 인물도, 구세주로 나오는 인물도 하나같이 매력적이라 여성 독자라면 더욱 신이 나게 읽을 수 있겠다. 강박증에 시달리는 주인공이 심리치료를 받는 부분이 상세히 묘사되어 있어서 작가가 심리학쪽 공부를 한 사람이겠거니 했더니 경찰 정보부에서 일을 했단다. 저자 소개를 보고나니 이야기의 리얼리티가 100을 기준으로 40에서 80으로 급상승. 소름 돋게 생생해 졌다. 자못 뻔해 보이는 줄거리지만 마지막에 중간 중간이랑 엔딩 이후에 반전도 있고 나름 훌륭했다. 재미는 별 4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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