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조상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자연의 법칙이 지배하는 밀림에서 살아남기 위해 재빨리 판단해 움직여야 했고, 뇌도 그런 방향으로 진화해왔다. 따라서 우리의 뇌는 여전히 사냥하는 뇌다. 하지만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은 사냥과는 거리가 멀다. 도시에 사는 우리는 늘 이성적, 합리적으로 판단하려 애를 쓴다. 문제는, 뇌는 아직 21세기 도시형으로 진화하지 못했다는 것. 그래서 뇌는 자주 상황에 맞지 않은 패턴을 따라 오작동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에게 돌아온다. 그러니 때로는, 뇌가 거부하거나 불편해하는 결정을 내릴 줄 알아야 한다.사냥하는 뇌가 거부하는 그 결정이, 도시의 삶을 사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가 ‘행복한 뇌’를 통해 말하고 싶은 바는 단순하다. 우리의 뇌가 다양한 상황에서 손실을 피하고 위험을 줄이고 피해를 방지하길 좋아한다는 것이다. 뇌는 바로 그렇게 진화해왔다. 그리고 뇌의 이런 성향은 우리에게 대체로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런 보호 성향, 즉 내가 ‘행복한 뇌’라고 부르는 이 성향이 도를 넘을 수도 있다는 것이 문제다. 그렇게 되는 순간 뇌의 보호 성향은 더 이상 장점이 아닌 걸림돌이 되고 만다. _27~28p
디살보는 흡입력 있는 글 솜씨와 설득력 있는 이야기로 단기적으로는 우리를 행복하게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해를 끼치는 뇌의 약점을 흡입력 있게 펼쳐 보인다.
_대니얼 사이먼스, 《보이지 않는 고릴라》 저자
우리가 왜 그렇게, 자주, 우리에게 도움이 안 되는 생각과 행동을 하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이 책은 철저하고 꼼꼼한 조사와 유창한 논리를 바탕으로 그 이유를 밝히고 있다. 당신이 조금 전에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궁금하다면, 그리고 당신을 조종하는 뇌의 희생양이 되고 싶지 않다면, 이 책을 읽어라! _필립 짐바르도, 《루시퍼 이펙트》 저자
멍청한 확신, 게으른 선택, 비겁한 포기……
알고도 반복하는 이유는,
뇌가 당신의 노력을 무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로 시작된 힐링 열풍이 출판시장을 넘어 사회 전반의 키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힐링’이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보인다. ‘긍정’이 그랬듯이. 푸른숲에서 출간한 《나는 결심하지만 뇌는 비웃는다What Makes Your Brain Happy and Why You Should Do the Opposite》의 저자 데이비드 디살보는 〈퍼블리셔스 위클리〉가 ‘자기계발서라는 가짜 약의 실체를 신랄하게 폭로하는 탁월한 안내자’라고 격찬한 과학 칼럼니스트이다. 그는 당장 듣기 좋은 달콤한 위로와 격려 대신 방대한 인지과학 연구 결과를 토대로 사람들이 일상에서 흔히 저지르는 실수를 방지하고 더 나은 선택을 하는 방법을 명쾌하게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저명한 칼럼니스트답게, 전문 용어를 최대한 배제하면서도 다양한 실험과 일상에서의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독자들이 뇌의 성향과 뇌가 활동하는 방식을 쉽고 명쾌하게 이해할수 있도록 했다. 행동심리학이나 인지심리학 분야의 책을 즐겨 읽는 독자는 물론, 뇌를 다룬 교양서에 익숙하지 않는 일반 독자들도 술술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이 책의 큰 장점이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안주하고 실수하는 뇌의 한계를 넘어서는법, 위급하거나 불안한 상황에서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결정을 내리는 구체적인 방법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의지박약과 힐링만을 강조하는 자기계발서는 가짜 약이다
_뇌를 알아야 답이 보인다
나는 인지과학 연구가 발전하면 할수록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한다고 훈수를 두었던 많은 사람들의 조언이 힘을 잃을 거라고 생각한다. 비슷비슷한 그런 조언들이 실제로는 얼마나 무의미하고 근거 없고 사기성이 짙은지는 인지과학 연구가 차차 증명해낼 것이다. 답을 얻고자 하는 순수한 소비자들이 지금껏 이 사업을 먹여 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기계발성 조언은 이미 차고 넘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과학계발‘, 즉 과학을 더 많이 이해하는 것이다. _24p
《시크릿》이나 《긍정의 힘》을 읽고 있으면 용기가 생긴다. 책에서 시키는 대로만 하면 당장이라도 원하는 모든 능력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꾸준히, 성실하게 1만 시간의 노력을 기울이고 싶어도 자꾸 중간에 포기하게 된다. ‘하면 된다’고 다짐하면서도 한편으론 의심이 생긴다. 아무리 따라 해도 안 되니 좌절하고, 좌절을 극복하기 위해 또 다른 자기계발서를 찾는 과정이 무한 반복된다. 저자는 우리가 작심삼일을 반복하는 이유는 의지가 약해서, 혹은 끈기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뇌 때문이라고 단언한다. 우리는 뇌가 이성적이고 합리적이어서 결정을 내릴 때는 객관적이고 냉철한 자세를 유지한다고 믿지만, 오히려 그 반대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뇌라는 녀석은 겁 많고, 의심하고, 자신 없으면 도망가고, 안 되면 합리화하고, 쉽게 포기하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나약한 존재인 것이다.
뇌가 어떻게 실수하는지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_뇌에 관한 다섯 가지 오해에서 벗어나기
내가 이 책을 쓴 이유도 인식과 행동 사이의 괴리 때문이다. 왜 사람들은 자신에게 이득이 안 되는 행동을 할까? 나는 그 이유를 알고 싶었다. 특히 자신에게 해가 되는 생각과 행동의 바탕에 뇌의 어떤 성향이 깔려 있는지 알고 싶었다. 이 세상 사람들 중 이 문제로 괴로워해보지 않은 사람이 몇이나 될까? (…) 조사를 통해 나는 이런 결론을 내렸다. ‘뇌가어떻게 실수하는지 아는 것만으로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 뇌의 실수를 다룬 책들은 대부분 이 한계를 넘어서지 못한다. 그러나 우리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면, 안다 한들 그것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_28p
수많은 자기계발서의 실체를 깨달았다면, 그 다음 순서는 뇌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다. 이 책은 총 5부 14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을 통해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뇌의 다섯 가지 성향을 일상에서 흔히 저지르는 실수와 오류를 통해 소개하고 있다.
1부 뇌는 발전적일 것이라는 착각
1부는 확실성과 패턴화를 중심으로, 뇌는 항상 발전을 도모할 것이라는 생각이 우리의 착각임을 일깨워준다. 확실성이란, 우리의 뇌가 크건 작건 우리가 어떤 결정이나 믿음이 맞다고 느낄 때 행복해하는 뇌의 성향(p.37)을 의미한다. 뇌는 이런 느낌을 추구하기 위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으며(p.37), 늘 해오던 방식을 추구하고(p.41), 불편한 조언에는 귀를 닫고(p.47), 믿고 싶은 대로 믿기 위해 증거를 찾아내는(p.50) 방향으로 움직인다. 저자는 뇌의 이러한 활동이 어이없는 실수를 초래한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가끔은 과감해질 필요가 있다(p.63)고 주장한다. 패턴화는 다른 말로 ‘우연의 힘’이라고도 하는데, 우연히 발생하는 어떤 일에서 일정한 패턴을 발견하고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 하는 뇌의 성향(p.70)을 일컫는다. 어떤 경험이나 상징, 이미지에서 일정한 패턴을 찾고자 하는 뇌의 욕망은 인간이 진화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지만, 문제는 이런 성향이 자주 적정 수준을 넘어선다(p.72)는 것이다. 긍정의 힘에 대한 맹신, 무조건 잘될 거라는 근거 없는 믿음은 모두 여기에서 기인한다. 저자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통계를 믿으라(p.79)고 충고한다.
2부 뇌는 치밀할 것이라는 오해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따뜻하게’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는 대개 뇌가 이성적, 합리적이고 냉철하게 판단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자에 따르면 뇌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즉흥적이고 충동적이다. 뇌는 그 자리에서 곧바로 보상을 받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당장 피드백이 주어지지 않으면 한없이 미루기 일쑤이며(p.91), 어떻게든 에너지를 아끼려 하기 때문에 중요한 일을 처리하느라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틈만 나면 딴생각을 하며 머리를 식히게 마련이다(p.102~103). 우리가 뭔가에 쉽게 중독되는 이유도 이런 이유로 설명할 수 있는데, 온라인 게임이나 카지노는 뇌가 최소한의 에너지로 ‘즉각적 보상’을 얻을 수 있는 ‘가장 완벽한 환상’이다(p.114). 그렇다면 뇌의 이런 성향을 어떻게 극복하는 것이 좋을까? 저자는 사회신경과학자 존 카치오포의 연구 결과를 소개하며 ‘고독을 이해할 것’을 추천한다(p.123~124). 뇌가 현실과 허구를 구분하기 어려워하는 이유는 가상의 인물과 유대감을 느낄수록 현실로 돌라왔을 때 허전함을 느끼기 때문인데, 이때 자신의 감정이 주변에 사람이 없어서인지,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충족감을 느낄 수 없어서인지를 이해하면, 뭔가에 중독되려 할 때 자신을 보다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
3부 뇌는 성실할 것이라는 기대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말이 있다. 1만 시간을 노력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는 법칙이다. 실제로도 많은 사람들이 성공하는 데 필요한 첫째 조건으로 ‘성실함’을 꼽고 있으며, 수많은 자기계발서에서 가장 강조하는 덕목도 단연 ‘성실하라’이다. 안타까운 것은, 뇌는 성실한 노력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저 좋아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뇌는 태어날 때부터 가장 안전하고 저항이 적은 길을 선택해 쉽게 해결하려 하는 성향을 지니고 있다.(p.137) 가능성 있는 경쟁만 하고 싶어 하는 뇌에게 ‘꾸준한 노력’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무모하고 의미 없는 도전일 뿐이다(p.138). ‘상상하면 이루어진다’, ‘간절히 바라면 우주가 도와준다’는 메시지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끌리는 이유 또한 뇌의 이러한 성향과 무관하지 않다. 가뜩이나 에너지를 아끼려 하는 뇌를 어르고 달래 수개월에 걸쳐 다이어트에 성공하고 나면, 그때부터는 ‘나는 성실하고, 남들보다 훨씬 자제력이 강하다’고 자신을 과대평가하게 된다(p.156). 뇌가 그렇게 인식하고 나면 그동안의 수고를 보상받고자 하는 즉각적 보상 심리가 작동하게 되고, 결국 ‘고생한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는 명목으로 그동안의 수고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는 것이다.(p.161)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6장, 7장, 8장의 마지막에 뇌의 이러한 성향을 정반대로 활용하는 12가지 팁을 제시한다. 크고 장기적인 목표는 뇌가 부담스러워하니 일단 쪼갤 것, 즉각적인 피드백으로 약간의 부담을 줄 것, ‘할 수 있어’라는 무책임한 긍정 대신 ‘할 수 있니?’라고 자문할 것,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 합리화하고 싶을 때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날 것 등이다. 이러한 팁을 잘 활용하면 소소한 실수가 초래할 어처구니없는 결과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4부 뇌는 주도적일 것이라는 믿음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적극적이고 분위기를 잘 주도하는 사람이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고 여긴다. 많은 사람들이 적극적인 성격, 유머 감각, 센스 있는 옷차림, 인맥 관리법 등에 주목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예일대학교 로리 산토스 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뇌는 여러 가지 면에서 오늘날의 사회 환경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뇌는 방어적이고 보수적이고 예측 가능한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p.188). 적극적인 성격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거나 인맥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사실 뇌의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일이다.
누군가를 처음 만났을 때 자신만의 기준으로 그 사람에 대한 평가를 내리고 선입관을 갖는 것(p.190, 197), 자신도 모르게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것(p.200), 뭔가를 결정할 때 혼자 판단하기보다 누군가에게 의존하고 싶어 하는 것(p.206), 내 의견이 다른 사람의 의견과 다를 때 슬그머니 입을 막는 것(p.210)은 뇌가 이런 방식을 더 효율적이고 훌륭하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에 따르면 이처럼 뇌가 받아들이기 힘든 노력을 계속하면서 ‘나는 왜 안될까?’라고 자책하는 것보다, 뇌의 이런 성향을 반대로 활용해 ‘쉽게, 짧게, 반복’하는 것(p.213~215)이 더 나은 결과를 만드는 데 유리하다.
5부 뇌는 스마트할 것이라는 환상
“몰라서 못하는 게 아니라 아는데 안 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사람들이 핑계를 댈 때 습관적으로 내뱉는 말이기도 하다. 이런 생각의 밑바닥에는 ‘내 뇌는 스마트하고 완벽한 존재’라는 의식이 반영돼 있다. 뇌는 정말 스마트할까?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그렇지 않다. 뇌는 때로는 엉뚱한 정보를 기억하는 대신 정작 중요한 정보를 지워버리고(p.263) 다른 사람의 한마디에 자신이 직접 확인한 정보를 거짓으로 치부하며(p.268~269) 체크리스트가 없으면 아주 사소한 매뉴얼조차 깜빡하고(p.273), 방향을 잘못 잡아 엉뚱한 노력을 쏟아 부으면서도 그 사실을 알아채지 못하는 아둔한 존재이다(p.283~284).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우리의 뇌는 불완전하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ㅈ;구상에서 가장 발달된 존재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흠 없고 결점 없는 완벽한 존재가 되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하다. 하지만 체크리스트를 곁에 두거나(p.277),어떤 보상이 주어질 때 잠깐 멈추고 이것이 좋은 보상인지 나쁜 보상인지 생각해보거나(p.291) 옆 사람의 의견을 따라가고 싶을 때 몇 초만 생각을 멈추어보는 등(p.292)의 작은 노력만 기울여도, 게으른 선택이나 비겁한 포기로 나중에 후회하는 횟수는 현저하게 줄어들 것이다.
지금까지 창의성, 생각의 오류, 일상의 착각 등을 다른 많은 책이 출간되었다. 이 책들은 우리가 저지르는 다양한 실수의 원인을 ‘뇌는 스마트한데 당신이 잘 몰라서, 혹은 당신 내면에 문제가 있어서’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았다.《그동안 당신만 몰랐던 스마트한 실수들》은 우리의 심리가 그것을 의도하기 때문이라고,《스마트한 생각들》은 사람은 원래 비합리적이기 때문이라고,《보이지 않는 고릴라》는 마음의 착각 때문이라고 분석하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이유도 답이 되겠지만 이 책은 마음과 심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를 움직이고 조종하는 주체인 ‘뇌’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 당장은 듣기 좋지만 돌아서면 허무해지는 무책임한 위로와 긍정의 메시지 대신, 이 책을 통해 우리의 행동과 일상을 지배하는 뇌를 좀 더 알아보는 것은 어떨까? 지금보다 더 나아지고 싶은 열망을 가진 사람들이 이 책을 잘 활용한다면 멍청한 확신, 게으른 선택, 비겁한 포기를하는 덜 하는 방법, 겁 많고 안주하고 도망가고 합리화하는 뇌의 희생양이 되지 않는 방법, 지속가능한 성과를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