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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 | 문학동네 | 2001년 06월 30일 리뷰 총점8.7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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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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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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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01년 06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453쪽 | 600g | 148*210*30mm
ISBN13 9788982812460
ISBN10 8982812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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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인간 내면을 향한 깊은 시선, 상징과 은유가 다채롭게 박혀 빛을 발하는 문체, 정교하고 감동적인 서사를 통해 평단과 독자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받아온 한국의 대표 작가다. 1963년 1월 전라북도 정읍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6학년 때야 겨우 전기가 들어올 정도의 시골에서 농부의 딸로 태어난 그녀는 열다섯 살에 서울로 올라와 구로공단 근처에서 전기회사에 다니며 서른 일곱 가구가 다닥다닥 붙어 사는 '닭장집'에서 ... 인간 내면을 향한 깊은 시선, 상징과 은유가 다채롭게 박혀 빛을 발하는 문체, 정교하고 감동적인 서사를 통해 평단과 독자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받아온 한국의 대표 작가다. 1963년 1월 전라북도 정읍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6학년 때야 겨우 전기가 들어올 정도의 시골에서 농부의 딸로 태어난 그녀는 열다섯 살에 서울로 올라와 구로공단 근처에서 전기회사에 다니며 서른 일곱 가구가 다닥다닥 붙어 사는 '닭장집'에서 큰오빠, 작은오빠, 외사촌누이와 함께 한 방에서 살았다. 공장에 다니며 영등포여고 산업체 특별학급에 다니다 최홍이 선생님을 만나 문학 수업을 시작하게 된다. 컨베이어벨트 아래 소설을 펼쳐 놓고 보면서, 좋아하는 작품들을 첫 장부터 끝장까지 모조리 베껴 쓰는 것이 그 수업 방식이었다. 그 후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한 뒤 1985년 『문예중앙』에 중편소설 「겨울우화」로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하였다.

스물두 살에 등단하였을 때는 그리 주목받는 작가는 아니었다. 1988년 『문예중앙』신인상에 당선된 뒤 창작집 『겨울우화』를 내었고, 방송국 음악프로그램 구성작가로 일하기도 하다가 1993년 소설 『풍금이 있던 자리』를 출간해 주목을 받았다. 『강물이 될 때까지』,『풍금이 있던 자리』,『오래 전 집을 떠날 때』,『딸기밭』, 장편소설 『깊은 슬픔』,『외딴방』,『기차는 7시에 떠나네』 『바이올렛』 등 일련의 작품을 통해 "말해질 수 없는 것들을 말하고자, 혹은 다가설 수 없는 것들에 다가서고자 하는 소망"을 더듬더듬 겨우 말해 나가는 특유의 문체로 슬프고도 아름답게 형상화하여 1990년대를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잡았다. 신경숙의 첫 장편소설 『깊은 슬픔』은 한 여자와, 그녀가 짧은 생애 동안 세상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작가는 그 여자 '은서', 그리고 '완'과 '세'라는 두 남자를 소설의 표면에 떠올려놓고 있다. 그들 세 사람을 맺어주고 환희에 빠뜨리며 절망케 하는 것은 '사랑'이다. 사랑의 올이 얽히고 풀림에 따라, 고향 '이슬어지'에서 함께 자라난 세 사람의 운명은 서로 겹치고 어긋난다. 그러나 『깊은 슬픔』이 정밀하게, 더없는 슬픔과 안타까움이 실린 시선으로, 그리하여 진하고 깊은 감동을 불러일으키며 그려 보이는 것은, 그들의 사랑과 운명이 화해롭게 겹치는 국면이라기보다, 자꾸만 어긋나면서 서로의 기대와 희망을 배반하는 광경이다. 아니, 차라리 그들의 관계에선 겹침이 곧 어긋남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불행했던 과거를 너무 쉽게 잊는다. 신경숙의 『외딴방』은 어제가 있어서 오늘이 있고 내일이 존재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망각한 채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 풍요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어려웠던 그 시절을 되짚어 보게함으로써 현재를 돌아보는 자성(自肖)의 기회를 만들어준다. 또한 이 작품은 작가의 자폐적 기질, 아름다움에 대한 끝없는 동경, 삶의 속절없음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고요히 수납하는 태도 등이 어디서 발원했는지를 알려주고 있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내성의 문학'이라 부를 수 있는 신경숙 문학의 정점이자 제목 그대로 외딴방에서 외롭게 죽어간 한 가여운 넋에 대한 진혼가라 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신경숙은 자신의 체험을 질료로 한 글쓰기에 대한 본능적 두려움과 그럼에도 그것을 넘어서야 한다는 의지 사이의 위태로운 줄타기를 보여준다.『풍금이 있던 자리』는 유부남과 불륜의 관계에 있는 여자가 그 남자와 새로운 삶을 꾸리려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 작품은 전체적으로 이 땅에서 살아가는 여성의 모습을 되짚어준다. 특히 화자의 기억 속에 있는 아버지의 새 여자와 어머니는 극명하게 대비된다. 삶에 찌들어 꾸밈이란 없이 소박하게 가정을 꾸려 나갔던 이 땅을 일구어낸 「어머니」와, 남자들에게 사랑을 받는 이 땅의 「여성」과의 사이, 그 사이를 보여준다. 그 사이 속에는 무시 할 수 없는 사회 통념이 들어가 있다. 「어머니」를 긍정해야하면서 동시에 부정해야 하는 여성들에게 요구되는 이중적 잣대는 있지도 않는 풍금에 대한 환상을 만들어 내고 제 3의 새 여자, 또 다른 화자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것을 작가는 이야기 한다.

2007년 겨울부터 2008년 여름까지 「창작과비평」에 연재되어 뜨거운 호응을 얻은 『엄마를 부탁해』는 섬세하고 깊은 성찰, 따뜻한 시선의 작가의 절정의 기량으로 풀어낸 엄마 이야기이자 엄마를 통해서 생각하는 가족 이야기이다. 늘 곁에서 보살펴주고 무한정한 사랑을 주기만 하던, 그래서 당연히 그렇게 존재하는 것으로 여긴 엄마가 어느날 실종됨으로써 시작하는 이 소설은, 가족들 각자가 간직한, 그러나 서로가 잘 모르거나 무심코 무시했던 엄마의 인생과 가족들의 내면을 절절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 작품은 2011년 'Please Look After Mom'라는 제목의 영문판이 제작되어 출간 전부터 호평을 받고 있으며, 미국 뿐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 22여 개국에 판권이 판매되었다.

일곱번째 장편소설인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는 사랑의 기쁨과 상실의 아픔을 통과하며 세상을 향해 한 발짝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청춘세대를 향한 신경숙 문학의 간절하고 절실한 소통의 발신음이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쳀 시대와 시간을 뚫고 나가 어떻게 서로를 성장시키며 불멸의 풍경이 되는지를 여러 개의 종소리가 동시에 울려퍼지듯 보여준다. 팔 년 만에 출간되는 여섯번째 소설집 『모르는 여인들』은 세계로부터 단절된 인물들과 그들을 둘러싼 사회적 풍경들을 소통시키기 위한 일곱 편의 순례기로, 익명의 인간관계 사이에서 새롭게 발견되는 것들로 가득 차 있다. 작가는 특유의 예민한 시선과 마음을 집중시키는 문체로, 소외된 존재들이 마지막으로 조우하는 삶의 신비와 절망의 극점에서 발견되는 구원의 빛들을 포착해내어 이 시대 진정한 사랑의 의미와 바닥 모를 생의 불가해성을 탐색한다. 2013년에 출간한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명랑하고 상큼한 유머로, 반짝이는 스물여섯 편의 짧은 소설들을 담은 소설집으로, 산다는 것과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에 대한 이야기, 일상의 순간들에 스며들어 그리움이 되고 사랑이 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달에게 우리의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짧은 형식의 글이자, 달이 듣고 함빡 웃을 수 있는 이야기들을 엮었다.

이외의 작품으로 소설집 『강물이 될 때까지』, 『감자 먹는 사람들』, 『오래 전 집을 떠날 때』, 『딸기밭』, 『종소리』, 장편소설 『기차는 7시에 떠나네』, 『바이올렛』, 짧은 소설집 『J이야기』, 산문집 『아름다운 그늘』, 『자거라, 내 슬픔아』, 『산이 있는 집 우물이 있는 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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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377
--- p.
--- p.11
--- p.53-p.54
--- p.226
--- p.107
--- p.44-45
--- p.
--- 작가후기 중에서

출판사 리뷰

문학적 의미와 가치는 다양한 각도에서 성찰될 수 있겠지만 우선 작가 개인의 이력과 관련하여 이 작품이 '신경숙 문학의 또다른 시원'을 밝혀주는 중요한 이정표 구실을 한다는 점에서 시선을 모은다.

이전 작품에서 찾을 수 있는 신경숙 문학의 밑자리는 거센 도시화와 산업화의 물결에 밀려 점차 쇠락과 소멸의 길을 걷고 있는 농촌 공동체의 다사롭고 넉넉한 품이었다. 작가의 유년 시절의 체험과 긴밀하게 맞물린 그 공간은 대도시의 번잡하고 이기적인 삶의 방식과 대비되어 한편으로 아련한 향수와 동경을, 다른 한편으로 애절한 정서적 울림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사람들은 정작 신경숙의 언어의 연금술에 도취된 나머지 그녀의 유년의 농촌체험과 성년의 도시체험 사이에 어떤 단절 혹은 공백이 가로놓여 있다는 점을, 다른 어떤 것으로도 환원되지 않는 고유의 체험이 은밀히 숨겨져 있다는 점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이 우리 앞에 선을 보이고서야 우리는 비로소 신경숙이 그토록 드러내놓길 꺼려왔던, 그러나 언젠가는 기필코 말해야만 했던 유년과 성년 사이의 공백기간, 열여섯에서 스무살까지의 그 시간의 빈터 속으로 입장할 수 있게 되었다. 을 통해서야 우리는 신경숙 문학의 또다른 시원, 그 아프고 잔인했던 시절, 열악한 환경 속에서 문학에의 꿈을 키워나가던 소녀 신경숙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이 작가의 자폐적 기질, 아름다움에 대한 끝없는 동경, 삶의 속절없음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고요히 수납하는 태도 등이 어디서 발원했는지를 알고 싶다면 우리는 이 작품을 펼쳐들어야 한다. 이 이 모든 물음에 대해 의미있는 해답을 던져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내성의 문학'이라 부를 수 있는 신경숙 문학의 정점이자 제목 그대로 외딴방에서 외롭게 죽어간 한 가여운 넋에 대한 진혼가라 할 수 있다. 신경숙은 잊고 싶었던 그러나 잊을 수 없는 그때 그 시절 그 장소로 되돌아가서 그 쓰라린 현장을 다시금 언어로써 복원해낸다.

올해의 책 추천평 (1개)

매년 진행되는 올해의 책 선정 행사에서 고객님들이 직접 작성해주신 추천평입니다.
2021
외딴방
rse***** | 2021.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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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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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우수작 삶과 죽음, 그 속에 있는 외딴방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경* | 2009-08-09

내가 지금 살고 있는 곳은 16층이다. 내가 이 집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한 말은 '자살하기 참 좋은 장소구나', 였다.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막힐 때 밑으로 보면 아찔하며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생각이 나곤 하지만, 위로 고개를 돌리면 파란 하늘을 볼 수 있다. 파란 하늘을 떠다니는 구름. 그 구름을 바라보고 있을 때면 가슴이 뻥 뚫린다. 파란 하늘에 빛을 받아 빛나는 구름은 참 아름답다. 물론 하늘이야 밑에서 봐도 보이지만 여기는 좀 더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이 책을 덮고 난 뒤 난 조용히 침대에 누워 활짝 열린 창밖으로 보이는 구름을 보았다. 구름은 천천히 제자리에 있는 듯하면서도 조금씩 흘러간다. 난 더워 죽겠다고 짜증도 내고, 아등바등 사는 게 힘들다고 투정도 부리지만 구름은 내 말엔 신경도 안 쓴다는 듯이 그저 천천히 흘러가기만 한다. 그 구름은 알고 있을까? 천천히 지나가면서 내가 감추고 싶은 이야기를 다 봤을까. 구름이 천천히 흘러가는 것은 혹시 인간들의 행동을 빠짐없이 보기 위해 천천히 흘러가는 것은 아닐까.


신경숙의 외딴방. 이 책은 또 나를 심란하게 만든다. 소설도 아니고 수필도 아닌 어중간한 이 책이 내 마음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작가 자신의 이야기여서 그럴지도 모른다. 그녀의 숨기고 싶었던 이야기. 나는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불현듯 이 글을 쓰며 아파했을 작가의 모습이 떠오른다. 언젠가 나도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잊혀졌던 일들이 생각났던 일이 있었다. 충분히 아팠고 힘들었는데 감쪽같이 잊고 살았던 것이다. 나는 지금에 와서 다시 그런 이야기를 끄집어 낼 수 있을까. 게다가 마주하기만 하는 게 아니라 창조하기까지 해야 한다면 너무나 힘들 것만 같다.  


외딴방, 어린 시절 힘들었던 때 그녀가 살았던 서른여덟 개의 방중 하나였다. 힘들었지만 학교도 다니고 대학을 갈 희망을 키웠고 작가가 되겠다는 꿈도 키웠다. 공순이로 살면서 부당한 처사도 당하지만 힘이 없어 반항 한번 못했다. 큰 오빠의 무거운 어깨를 보며 외사촌과의 우정을 키웠던 곳이었다. 그리고 희재 언니, 즐거움을 줬던 동시에 아픔을 줬던 사람. 희재 언니 때문에 그 외딴방에서 도망을 쳤지만 마음속에서 외딴방을 만들어야만 했던 작가.

 
어느 날 한 선배가 우리가 반드시 봐야 할 영화가 생겼다고 극장으로 끌고 갔다. 공짜영화라는 생각에 좋다고 하며 봤었던 영화, '전태일'. 왜 그렇게 죽어야 했는지를 지켜보며 극장을 나오는 나의 마음은 편치 않았다. 중학교 때 키가 유난히 작았던 여자애, 그 애 이름은 생각이 안 난다. 나랑 어울리지 않았었다. 그녀가 고등학교 진학을 산업체특별학급에 간다며 잘 살겠다고, 더 열심히 공부도 하고 일도 하겠다며 이별인사를 했던 교탁 앞. 그때 난 잠깐의 호기심으로 그녀를 지켜봤을 뿐이었다. 그리고 나랑 친한 친구에게 고백하는 쪽지를 나에게 전해달라고 했던 그 남자애. 그 일을 계기로 친하게 지냈었는데 고등학교 버스에서 우연히 만난 친구에게서 들은 그 남자애의 사망소식. 그 충격으로 한동안 멍하게 살았었다. 그런 일들이 이 책과 함께 떠올랐다. 생각지도 않았던 추억들을 되새김질할 수 있다는 것은 책을 읽는 즐거움 중 하나일 것이다.


신경숙 그녀의 글쓰기에 대한 깊은 상념들을 다시 한 번 더 생각하며 다시 한번 구름을 본다. 창밖에 구름은 아직도 어디론가 흘러가고 있다. 나도 내 안에 힘든 일들을 생각해본다. 구름만이 알 듯한 그런 일들을. 그리고 언젠가 그 이야기를 해줄 날을 기약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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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우수작 자신의 상처와 마주서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플**스 | 2008-07-11

 

 대학에 갓 입학했을 때 접했던 신경숙의 '바이올렛' 을 떠올려본다. 그 당시 내가 읽기엔 좀 난해했던 건지 그리 마음에 와 닿질 않았던 기억이 난다. 글이 잔잔하기만 해서 심지어는 심심하다는 생각까지 들게 했었다. 몇년이 흐른 지금 다시 그녀의 소설을 집어들었다. 이걸 소설이라 불러야 할까. 작가는 사실도 아니고 픽션도 아니라고는 하지만 내게는 절절함만이 묻어나오는 그녀만의 고백처럼 들린다. 자신의 과거임에도 불구하고 절대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던 시절로 다시 돌아가는 기분이란 어떤걸까. 그녀는 철저하게 과거와 벽을 쌓아놓고 있었다. 열다섯에서 훌쩍 스물이 되어버린 것 처럼, 스무살 이전의 기억이라면 바로 열다섯으로 뛰어넘는 것처럼...

 그렇게도 담 쌓아놓고 있던 과거와 조우하게 만들어준 건 한통의 전화였다. 낮에는 일하며 밤늦게 학교에서 공부를 하던 시절 만났던 친구에게서 '넌 그 시절을 부끄러워하는구나. 우리들하고는 다른 삶을 사는구나' 라는 말을 듣게 된다. 그러면서 차츰차츰 과거의 단편들이 떠오른다. 열여섯, 구로공단, 산업체특별학교, 최홍이 선생님, 외사촌, 큰오빠...그리고 누구보다 강하게 인식되어오는 희재언니의 모습.

 

 

 

 

  그녀는 그곳으로 절대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 시절로도, 그때의 외딴방으로도. 무엇이 그때의 그녀를 지우고 싶게 만들었을까. 나 또한 나의 과거를 생각해본다. 때론 지우고 싶을 정도로 끔찍했고 눈물이 날 정도로 행복했던 기억들이 떠오른다. 나만의 외딴방을 만들어 스스로를 남들로부터 단절시키던 때도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우리 모두 저마다 하나씩의 외딴방을 마음속에 숨기며 살아가고 있다. 정도의 차이란 게 있어서 그곳을 떠올리면 마음 아파하며 눈물 흘리거나 혹은 몸서리쳐질만큼 무서운 공포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녀는 마주하고 싶지 않다는 과거에 힘껏 용기를 내 다가선다. 과연 나라면 그럴 수 있을 것인가 라는 물음에 선뜻 답하지 못한다. 그 정도로 자신에게 솔직해질 수 있을까. 나의 고통을 바라보며 서 있을 수 있을까. 이러한 계속된 물음이 책을 읽는 내내 머리를 스쳐지나간다.

 

 

 

  

  책에서는 아픈 과거와의 만남 이외에도 현재의 상황도 나타내고 있다. 과거와 현재의 만남, 그와 함께 계속되어지는 글쓰기에 대한 물음들. 한문장 한문장씩 읽을 때마다 감탄이 절로 나온다. 어쩜 이리도 표현이 아름다울까. 그녀의 글을 지금에서야 접하게 된 게 안타까울 따름이다. 긴문장으로 나열된 서술적인 글들에서 짤막짤막한 시의 운율이 느껴진다. 마치 댓구를 맞추듯이, 노랫가락을 풀어내듯이. 그냥 흘려보내긴 아까워 입밖으로 소리내어 읽어보기까지 한다. 그녀가 컨베이어 벨트 아래에서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수없이 읽고 또 노트에 베껴썼던 것처럼 나는 이 외딴방을 숱하게 소리내어 적어보고 싶다. 그렇게라도 그녀만의 감성을 본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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