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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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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

은유 저/임진실 사진 | 돌베개 | 2019년 06월 14일 리뷰 총점9.0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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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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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점
회원리뷰(13건) | 판매지수 15963 판매지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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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9년 06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252쪽 | 358g | 135*200*20mm
ISBN13 9788971999639
ISBN10 8971999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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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2명)

글 쓰는 사람. 글쓰기 에세이집 『글쓰기의 최전선』『쓰기의 말들』, 산문집 『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다가오는 말들』, 간첩 조작 사건 피해자 인터뷰집 『폭력과 존엄 사이』, 책 만들고 알리는 사람들 인터뷰집 『출판하는 마음』 등을 펴냈다. 글 쓰는 사람. 글쓰기 에세이집 『글쓰기의 최전선』『쓰기의 말들』, 산문집 『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다가오는 말들』, 간첩 조작 사건 피해자 인터뷰집 『폭력과 존엄 사이』, 책 만들고 알리는 사람들 인터뷰집 『출판하는 마음』 등을 펴냈다.
도시 재개발 등 개인사를 통해 한국사회에 존재하는 억압과 폭력을 이야기하는 작업을 해왔다. 언론사에서 사진기자로 일하다가 심리치료를 공부하면서 개인 작업을 시작했고, 대구포토비엔날레, 영국포맷국제사진전, 싱가포르국제사진전을 비롯한 국내외 여러 기획전에 참여했다. 도시 재개발 등 개인사를 통해 한국사회에 존재하는 억압과 폭력을 이야기하는 작업을 해왔다. 언론사에서 사진기자로 일하다가 심리치료를 공부하면서 개인 작업을 시작했고, 대구포토비엔날레, 영국포맷국제사진전, 싱가포르국제사진전을 비롯한 국내외 여러 기획전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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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212

출판사 리뷰

어느 청(소)년 노동자의 삶과 죽음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은 한 아이가 있었다. 일찌감치 진로를 정해 취업에 유리하다는 마이스터고에 진학했고, 졸업 전에 문화산업으로 유명한 대기업에서 현장실습생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하게 된 일은 식품공장에서 소시지를 포장하는 일. 장시간 노동과 사내 폭력을 견디지 못한 아이는 2014년 1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 전날 밤, 그는 트위터에 이렇게 적었다. “너무 두렵습니다. 내일 난 제정신으로 회사를 다닐 수 있을까요?” 그 아이의 이름은 김동준, 동아마이스터고 3학년, 현장실습생.

그 이전에도 이후에도 현장실습생들에게는 비슷한 죽음이 이어져왔다. 직업계고(특성화고·마이스터고) 재학생들이 학생 겸 노동자 신분으로 일을 배우게 하는 제도인 현장실습 제도는 청(소)년 노동자들의 무덤이 되었다. 2017년 11월, 제주지역 생수 공장에서 일하던 현장실습생 이민호 군이 적재 프레스에 몸이 끼어 숨졌고, 같은 해 1월엔 전주지역 고객서비스센터 해지방어팀 현장실습생 홍수연 양이 업무 스트레스로 자살하는 사건, 그리고 창원지역에서 공고를 졸업하고 현장실습생을 거쳐 산업기능요원으로 일하던 김군이 숨진 채 발견되는 사건이 있었다. 2016년 5월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고치다 숨진 청년 노동자 김군도 현장실습생으로 일을 시작했다. 비슷한 시기, 성남지역 외식업체에서 수프 끓이기 업무를 담당하다가 사내 괴롭힘으로 생을 마감한 김동균 군도 마찬가지였다. ‘어느 청년 노동자의 삶과 죽음’을 기록하고 증언한 『전태일 평전』이 출간된 지 수십 년이 지났지만, 일을 막 배우기 시작한 아이들의 사고와 죽음은 오늘날에도 끊이지 않는다. “지하철을 고치다가, 자동차를 만들다가, 뷔페 음식점에서 수프를 끓이다가, 콜센터에서 전화를 받다가, 생수를 포장·운반하다가, 햄을 만들다가, 승강기를 수리하다가…. 그러니까 우리가 먹고 마시고 이용하는 모든 일상 영역에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의 흔적이 남아 있다.”(17쪽)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은 이처럼 김동준 군과 수많은 김동준 군들, 제대로 알려지지 못하고 애도되지 못한 청(소)년 노동자들의 죽음을 규명·애도하고 그들의 죽음을 사회적 죽음으로 기억하고자 한다. 나아가, 그 상실 이후를 살아가는 유가족들의 슬픔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이 책의 말미에 실린 현장실습생 유가족 모임은 산업재해 피해가족 네트워크 ‘다시는’이 만들어지는 데 작은 불씨가 되었다). 이 책은 “죽음을 통해서야 겨우 비운의 현장실습생으로 박제되”고 “죽어서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 군, ○○ 양으로 불려나오”는 아이들을 “현장실습생 김군 혹은 이군이 아니라 오롯한 존재, 저마다 고유한 관계 속에서 경험과 기억을 쌓아갔던 복잡하고 다채로운 한 사람으로 기억하”(11쪽)고자 하는 작업이다. 그리고 그것은 이 아이들이 왜 죽을 수밖에 없었는가에 대한 물음, 그리고 그들이 어떤 사람이었고 어떤 삶을 살고 싶었는가에 대한 물음으로부터 출발한다.

일하고 꿈꾸고 절망하고, 다시 꿈꾸는 사람들의 이야기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은 산업재해로 세상을 뜨고 나서야 겨우 보이는 청(소)년 노동자, 그리고 대학입시 중심의 교육에서 보이지 않게 된 특성화고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동시에, 지금 여기서 일하고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안부를 묻는다. 이 책은 김동준 군이 노트와 SNS에 남긴 기록으로부터 출발해, 떠난 이의 삶을 추적해 재구성하는 한편, 그 죽음 이후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그곳에 포개고 겹쳐본다. 김동준 군의 어머니, 이 사건을 언론에 알린 이모, 사건 담당 노무사부터, 2017년 제주에서 사고로 목숨을 잃은 현장실습생 이민호 군의 아버지, 특성화고 교사, 청(소)년 노동자이며 특성화고 재학생 또는 졸업생인 이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그러므로 이 책은 김동준 군의 죽음에 대한 추모, 또는 청(소)년 노동자들의 억울한 죽음이 도처에 일어나고 있다는 현실 고발에 그치지 않는다. 기계 정비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속 깊은 고등학생 임현지, 공부하기 싫고 빨리 돈이 벌고 싶었다는 졸업생 서동현, 얼떨결에 전국특성화고졸업생노조 위원장을 맡게 되었다는 스물한 살 이은아는 자신들의 꿈을 이야기하는 동시에 미래를 불안해하기도, 특성화고 학생들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토로하기도 한다. 나아가, 어떻게 어떤 일이 부당하고 위험한 일인지 알 수 있을지, 인간다운 노동은 어떻게 가능하겠냐고 되묻는다. 이들이 맞이할 미래, 어른의 시간은 우리가 꿈꾸는 것, 또는 우리가 절망하는 것과 맞닿아 있다. 이 책에서 아들을 잃은 어머니가, 사회운동을 했던 이모가, 동준 군 사건을 담당했던 노무사가, 마찬가지로 아들을 잃은 아버지가, 노동인권 교육에 관심을 가진 특성화고 교사가 자신의 삶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줄 때, 그 이야기들과 우리 삶의 접점은 좀더 명확해진다. 이들이 있는 가정과 일터와 학교는, 우리가 지나온 곳이자 지금 존재하는 곳일지도 모르며, 우리 아이들이 있을지도 모르는 곳이다. 김동준 군과 직간접적으로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는, 청(소)년 노동자에게 위험노동과 죽음이 집중되는 사회뿐만 아니라, 일상의 연쇄적 폭력에 무감각한 사회, 너나없이 몸이 부서져라 일하며 자신을 지키지 못하는 삶, 일하고 꿈꾸고 절망했던 보편적인 경험들,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살고 싶으며 어떤 세상을 꿈꾸고 있었는지를 강력하게 환기시킨다. 은유의 섬세한 글쓰기는 이들이 붙들려 있는 슬픔·분노·무기력·희망을 생생하게 담아내며, 이 격렬하고 깊은 감정의 풍경을 포착한 임진실의 사진이 울림을 증폭시킨다.

‘겸손한 목격자’ 은유의 섬세한 르포르타주 에세이

은유 작가는 글쓰기 에세이집 『글쓰기의 최전선』『쓰기의 말들』과 “따뜻하면서도 날카로운 일상밀착형 글쓰기”를 보여준 『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다가오는 말들』로 독자들의 폭넓은 찬사를 받았지만, 간첩 조작 사건 피해자 인터뷰집 『폭력과 존엄 사이』, 책 만들고 알리는 사람들 인터뷰집 『출판하는 마음』 등을 쓴 탁월한 인터뷰어이자 르포르타주 작가이기도 하다.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은 “세상을 바꿔야 할 이유가 없는 자들의 언어”가 아니라,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이들”, “언어를 갖지 못한 사람들”의 삶을 솔직하게 담아내는 언어, 그리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감응의 글쓰기에 대한 고민이 전면화된 책으로, 이 책에서 은유는 ‘겸손한 목격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준다.

2년여에 걸친 인터뷰와 집필 작업에 대해 은유는 “큰 아픔을 겪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작업이 힘들기는 했지만 힘들지만은 않았다”(31쪽)고 적었다. “두세 배 분량의 인터뷰 원본에서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지울 것인가는 글 쓰는 사람의 선택”이며, “자주 주춤”했고 “지식이 부족한 건 아닌지, 두렵고 혼란스러워 문든 도망치고 싶었”(32쪽)지만, 은유는 기꺼이 인터뷰이들의 곁에서, 그들의 목소리를 받아쓰며, 그들을 사로잡는 감정들을 섬세하게 드러내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그것은 은유가 ‘겸손한 목격자’의 자리에 있었기 때문이다. “매순간 생각과 감각이 달라지는 유동적이고 틀리기 쉬운 취약하고 불완전한 한 존재가 또 다른 약한 존재의 삶의 이야기를 보고 듣고 기록한다는 마음으로 임했다. 나의 최선이 결과의 최선이 되도록 노력했다. 어떤 문학적 재능이나 사회학적 지식보다는 자기 판단을 내려놓는 겸손함과 듣고 또 듣는 성실함으로 할 수 있는 작업이었기에 가능했다.”(33쪽) 우리는 은유가 남긴 이 겹겹의 이야기 덕분에, 작지만 큰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고, 알지 못했던, 그리고 보지 못했던 아이들을 지금이나마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추천평

소설가 권여선·최은영,
삼성반도체 직업병을 알린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공유정옥 추천!


막 봉오리가 맺힌 삶들이 스러져가는데 우리는 보면서도 보지 못한다. 絶! 길이 끊기면 절벽이 되고 희망이 끊기면 절망이 된다. 목숨이 끊어지고 가족들의 애가 끊어진다. 우리는 자본의 칼에 의해 끊겨 있다. 은유는 ‘겸손한 목격자’의 태도로, 어린 노동자들이 노동시장에 입문해 어떻게 죽어가는지를, 그리고 그들의 죽음이 궁극적으로 모든 노동자들의 노동조건과 어떻게 맞물려 있는지를 찬찬히 기록한다.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은 우리의 깊은 죄의식을 심문하는 동시에, 절벽 앞에 선 아이들에게 가느다란 길을 내고 희미한 빛을 비춰주는 책이다. 일하는 아이들과 함께, 아니 그보다 먼저 그들의 부모와 선생과 선배가 읽어야 하는 책이다. 우리는 다시 이어져야 한다.
_권여선(소설가)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을 읽으며 나는 유가족과 주변인들의 목소리로 김동준 씨, 이민호 씨의 모습을 그려보았다. 자신의 삶을 어린 나이부터 책임지려 노력했던 친구들, 무엇보다도 어른들이, 이 사회가 자신을 지켜주리라는 믿음을 지니고 사회에 나왔던 친구들의 모습을. 단발성 뉴스로 스쳐 지나갔던 ‘안타까운 죽음’ 이면에 어떤 사람이 있었는지, 그 사람이 누릴 수 있었던 삶은 무엇이었을지 나는 먹먹한 마음으로 이 책을 읽으며 생각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증언하고 기록한 이들의 노력에 감사함을 느끼며. 청(소)년 노동자의 죽음에 연루되지 않은 성인은 없다. 우리는 무감함으로, 방관으로 이 죽음에 가담했다. ‘세상은 바뀌지 않아’라는 체념이 쌓여, ‘보지 않을래, 알고 싶지 않아’라는 외면이 반복되어, 고통받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으려는 방임이 ‘사람 사는 게 원래 이런 거야’라는 목소리로 이어져 우리가, 사람을 죽였고, 지금도 죽이고 있다. 청(소)년 노동자의 죽음을 기억한다는 것은 어떤 인간도 쉽게 쓰고 버릴 수 있는 값싼 소모품이 될 수 없다는 믿음의 몸짓이다. 이미 끝난 일을 기억해서 무엇을 바라느냐는 말에 이 책은 답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이토록 잔인한 사회를, 인간의 생명과 존엄을 헐값으로 취급하는 사회를 거부하고 안전한 사회로 다시 세워야 하는 의무와 권리가 있기 때문이라고.
_최은영(소설가)

화초에 새잎이 돋고 꽃망울이 맺히기에 봄볕을 실컷 쐬라고 베란다에 내놓다가 실수로 줄기 하나를 부러뜨렸다. 물오른 새순들이 안타까워 꺾인 가지를 화분에 다시 꽂아두었다. 동준과 민호의 삶도 그렇게 부러지고 꺾여, 이십 년 가까이 품어온 아이를 세상 문턱에 내보내자마자 잃은 부모들 가슴에 꽂혀 있다. 작가는 세상이 눈길을 주지 않는 젊은 나뭇가지들의 존재와 이들의 부러짐, 꺾인 가지들이 박힌 부모들 가슴의 피눈물에 대해 쓰면서 ‘오래된 숙제’를 시작했다. 이 책을 읽는 것으로 우리의 오래된 숙제를 시작할 차례다.
_공유정옥(직업환경의학 전문의,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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