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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렇게 불리는 것이 불편합니다

인정과 서열의 리트머스, 이상한 나라의 호칭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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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수현, 김하수, 이건범, 김형배, 강성곤 저 외 3명 정보 더 보기/감추기 | 한겨레출판 | 2019년 05월 28일 리뷰 총점9.0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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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9년 05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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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수/페이지 수 약 8.8만자, 약 2.7만 단어, A4 약 56쪽 글자 수/페이지 수 안내
ISBN13 9791160402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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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목차

저자 소개 (8명)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부대표. ‘No Feminism, No Democracy’, 모두가 평등하고 자유로운 세상을 꿈꾸고 있다.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부대표. ‘No Feminism, No Democracy’, 모두가 평등하고 자유로운 세상을 꿈꾸고 있다.
사회언어학자. “과연 언어가 이 사회를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는 물음을 늘 가슴 한쪽에 품고 말과 글, 그리고 세상을 관찰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독일 루르대학교 어문학부에서 사회언어학을 전공했다. 그동안 써왔던 원고들을 모아 『문제로서의 언어』라는 시리즈를 냈고, 제자들과 함께 『한국어 교육을 위한 한국어 연어 사전』을 편찬했다. 남들과 함께 기획하여 쓴 책으로 『남과 북의 맞춤법... 사회언어학자. “과연 언어가 이 사회를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는 물음을 늘 가슴 한쪽에 품고 말과 글, 그리고 세상을 관찰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독일 루르대학교 어문학부에서 사회언어학을 전공했다. 그동안 써왔던 원고들을 모아 『문제로서의 언어』라는 시리즈를 냈고, 제자들과 함께 『한국어 교육을 위한 한국어 연어 사전』을 편찬했다. 남들과 함께 기획하여 쓴 책으로 『남과 북의 맞춤법』, 『문자의 발달』, 『한국의 문자들』 등이 있다. 그 외에 다른 사람들과 동참하여 ‘세계의 언어 정책’이라는 주제 밑에 「독일의 언어정책」 부분을 맡아 썼고, 다른 필자와 함께 「북한의 문화어」라는 논문을 썼다.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국립국어원 언어정책부장, 문화체육관광부 표기법분과위원회 위원으로 일했고, 현재 한겨레말글연구소 연구위원으로, 겨레말큰사전편찬사업회 이사로 있다.
가벼움과 의리를 값지게 여기는 사람이다.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83학번으로, 대학 시절 혁명을 꿈꾸며 민주화 운동에 뛰어들어 20대에 두 차례 옥살이를 했다. 운동권 전과자를 받아 주는 회사도 없었지만, 뜻한 바가 있어 출소 후 아예 창업을 했다. 연매출 100억 원대의 기업을 일군 386출신 기업가로 승승장구하다 벤처 열풍에 휘말려 무리수를 던지는 바람에 그만 쫄딱 망했다. 망막변성증을 앓던 눈은 그 사이에 계속... 가벼움과 의리를 값지게 여기는 사람이다.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83학번으로, 대학 시절 혁명을 꿈꾸며 민주화 운동에 뛰어들어 20대에 두 차례 옥살이를 했다. 운동권 전과자를 받아 주는 회사도 없었지만, 뜻한 바가 있어 출소 후 아예 창업을 했다. 연매출 100억 원대의 기업을 일군 386출신 기업가로 승승장구하다 벤처 열풍에 휘말려 무리수를 던지는 바람에 그만 쫄딱 망했다. 망막변성증을 앓던 눈은 그 사이에 계속 나빠져 시각장애 5급에서 1급이 됐다. 눈으로 글자를 읽을 수는 없지만, 특유의 낙관적 사고와 불굴의 의지로 세상을 더 폭넓게 바라보는 그는 작가이자 시민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 사회의 정치적 지형과 사회적 의제를 담아 기획부터 편집, 공동 집필까지 맡은 책 《좌우파사전》으로 2010년 한국출판문화상을 수상했다. 벤처기업가에서 신불자까지의 삶과 고민을 진솔하게 다룬 《파산》, 공공언어와 국민의 알 권리를 연결 지어 언어를 인권의 관점에서 바라본 《언어는 인권이다》 등을 썼다.

오지랖 넓게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이소선합창단’ 등 시민운동 여기저기에도 참여하며 ‘더불어 사는 삶’을 추구하고 있다. 특히 사단법인 한글문화연대의 대표로서 벌인 활동이 돋보인다. 2012년에 한글날을 공휴일로 되돌리는 데에 가장 앞장섰고, 공문서에 한자를 혼용하자는 사람들이 청구한 위헌심판에서 한글전용을 변론하여 지켜냈다. 2018년에 이 분야의 공적을 인정받아 외솔상을 받았다.

언제부턴가 내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 세상의 온갖 불행한 일이 죄다 내게만 몰려든다는 비관에 젖어 웃음도 희망도 잃어버린 것이다. 어떤 식으로든 이유를 만들어 견디는 거야 자신 있다지만 문제는 사는 게 즐겁지 않다는 거였다. 살고는 있지만 죽은 것 같은 시간들……. 그 한가운데에서 이 책을 만났다. 거의 모든 종류의 자유가 제약된 공간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장난스럽게, 가볍게 사는 그들의 모습에 난 조금씩 웃기 시작하고 장난을 치고 싶어졌다. 삶의 땀 냄새가 배어있는 글의 힘이다. 고마운 책이다.
국립국어원 학예연구관. 한글문화연대 학술위원과 한글문화연구소 소장을 지냈으며, 네이버 카페 ‘김형배의 한말글사랑’을 열어 한말글사랑을 널리 펼치고 있다. 국립국어원 학예연구관. 한글문화연대 학술위원과 한글문화연구소 소장을 지냈으며, 네이버 카페 ‘김형배의 한말글사랑’을 열어 한말글사랑을 널리 펼치고 있다.
KBS 아나운서실 방송위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언어분과위원. 방송언어, 한국어 발음 전문연구자로 활동하고 있다. KBS 아나운서실 방송위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언어분과위원. 방송언어, 한국어 발음 전문연구자로 활동하고 있다.
초등학생 딸을 둔 엄마. 전직 기자로 다음카카오 스토리펀딩 ‘그들은 왜 정치하는 엄마들이 되었나’ 시리즈에 공동 저자로 참여했다. 초등학생 딸을 둔 엄마. 전직 기자로 다음카카오 스토리펀딩 ‘그들은 왜 정치하는 엄마들이 되었나’ 시리즈에 공동 저자로 참여했다.
대구대학교 국문과 교수. 한국어 경어법, 인터넷 통신 언어, 차별 언어, 언어정책에 대해 주로 연구하고 있다. 대구대학교 국문과 교수. 한국어 경어법, 인터넷 통신 언어, 차별 언어, 언어정책에 대해 주로 연구하고 있다.
한겨레말글연구소 소장. 『한겨레』 기자로 문화부장 정치부장 논설위원을 지냈고, 민주적인 의사소통을 위한 말과 글의 구실에 관심이 많다. 한겨레말글연구소 소장. 『한겨레』 기자로 문화부장 정치부장 논설위원을 지냈고, 민주적인 의사소통을 위한 말과 글의 구실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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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에피소드 1
결혼을 앞두고 처음 만난 시동생은 앞니가 빠진 열 살 어린이였다. 나와는 형수와 시동생이라기엔 어색한 20년 가까운 나이 차이가 존재했다. 그럼에도 나는 결혼 후 시동생을 ‘도련님’이라고 불렀고, 존대했다. 누가 먼저 나서서 이를 강요하지 않았음에도 모름지기 상식과 규범을 아는 이라면 그렇게 해야 한다고 여겼다. 정작 당시 우리의 주된 대화 내용은 이랬다.
“도련님, 방학 숙제는 다 했어요?” “도련님, 영구치가 올라올 때는 양치를 꼼꼼하게 해야 해요” “도련님! 고기만 먹지 말고 나물도 먹어야죠.”_135쪽

#에피소드 2
기업체 사장인 김지수 대표는 어느 날 번개 모임에 갔다가 자신의 선배를 따라온 그 회사의 나이 어린 대리 직급 여성을 처음 만났다. 그런데 식사를 하면서 그 여성은 김 대표를 계속 ‘김지수 씨’라고 불렀다. 그를 데려온 선배가 왜 대표님이라 부르지 않고 누구 씨라고 부르냐며 조심스럽게 주의를 주었다. 곧 당혹스럽고 당돌하게 느껴지는 대답이 돌아왔다. “지금 여기는 각자 일과 후 자발적으로 모인 사적인 자리인데다 저분은 저희 회사 또는 제 업무와 연관되지도 않았고, 저희 회사 대표도 아니잖아요?” 순간 뜨악하고 싸한 분위기…. _48쪽

구체적인 상황은 다를지언정 위의 사례처럼 누구를 부르면서 내심 찜찜하거나 거꾸로 누군가 나를 부를 때 호칭이 기대와 달라 불편했던 경험을 대부분 가지고 있다. 이렇듯 사회 구성원 모두가 문제가 있다고 느끼지만 무심히 지나쳐왔던 미완의 숙제, 바로 ‘호칭’ 이다. 호칭은 개인들 간의 문제가 아니라 함께 풀어가야 할 ‘사회적 과제’로, 이제 실체를 드러내고 공론화할 시점에 와 있다.
한글문화연대 대표, 국문학자, 방송 아나운서, 국립국어원 연구관 등 우리말글 전문가 8인이 쓴 《나는 이렇게 불리는 것이 불편합니다》는 2018년 현재 한국 사회의 호칭 기상도를 점검하고 개선의 방향을 모색하며, 이 문제에 작은 돌멩이 하나를 던지는 책이다. 가정, 직장, 사교모임, 공공시설이나 가게, 온라인 공간 등 우리가 호칭 문제에 부딪칠 수 있는 영역 전반에 걸쳐 실태를 들여다보고 대안을 찾아본다.

인정의 출발점이자 서열의 계급장
일상의 민주화를 가로막는 구닥다리 호칭 문화는 그만!

한글문화연대 이건범 대표는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는 근본 원인이 우리 사회에서 호칭이 ‘인정의 출발점이자 서열의 계급장’ 역할을 하기 때문으로 규정한다. 호칭에는 나이, 능력, 전공, 지위 등 정체성의 일부분이 담겨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신이 기대하는 호칭으로 불리길 원하고, 그런 기대에 어긋날 때 인정받지 못한다고 여긴다. 안타까운 것은 호칭이 단순히 정체성 인정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서열 인정의 성격을 강하게 띤다는 데 있다. 결국 호칭의 민주화가 대화와 인간관계의 민주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서로 직함을 몰라 부르기 곤란하거나 직함을 부를 필요가 없을 때, 직함을 부르는 것이 누군가를 소외시키는 상황일 때는 적극적으로 ‘선생’ 호칭을 사용하자고 제안한다. 여성은 직함이 없을 때 ‘누구 부인, 누구 엄마’로 불리는데 이 역시 선생님으로 통일하면 남녀 호칭 차별을 줄일 수 있다. 병원이나 공공기관에서 남성에게 아버님, 여성에게 어머님이라고 부르는 경향이 늘고 있는데 여기에 가식이 있으니 이런 곳에서도 선생님으로 부르는 게 무난하다고 본다.
씨제이그룹, 아모레퍼시픽 그룹, 에스케이 텔레콤이 직함 호칭을 없애고 이름에 님을 붙이는 운동을 펴고 있음도 소개한다. 씨제이그룹은 이재현 회장부터 회장으로 부르지 말고 ‘이재현 님’으로 부르도록 강제했다. 호칭 변화와 함께 반말이 줄고 높임말 사용이 자연스레 늘었으며, 그 결과 조직의 창의력과 기획력이 높아졌고 새로운 사람이 충원되었을 때 일어나는 갈등을 푸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김하수 전 연세대 국문과 교수는 한국어 호칭이 복잡하고 모호하여 사용자들이 불편을 겪는 문제는 한국사회가 법적 제도적 민주화를 달성한 것과 별개로 시민사회가 아직 성숙하지 않은 현실과 관계있다고 분석한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 호칭만큼은 1차산업사회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이를 회피하기 위해 차라리 외래어를 사용하는 웃픈 사례를 소개한다.
‘아내’라고 하자니 쑥스럽고, ‘처’라는 말은 답답하고, ‘내자’라고 하면 고리타분하고, ‘마누라’라고 부르면 무도하고 ‘집사람’은 시대착오적으로 비칠까봐 못 쓴다. 그리고 겨우 ‘와이프’를 찾아냈다. 모어(태어날 때부터 어머니한테 배운 언어)가 아닌 외래어에서 편안함을 느낄 정도로 호칭 문제에 관해 한국인들은 불편한 현실을 마주하고 있는 것이다.

도련님! 아가씨! 나는 당신의 아랫사람이 아닙니다
나이, 성별, 권위를 넘어… 대한민국 호칭 기상도를 바꿔라

‘정치하는엄마들’ 백운희 활동가와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권수현 부대표는 ‘호칭에 깃든 성별성과 성차별성’을 들여다봤다. 두 필자의 글을 보면 무엇보다 결혼 뒤 가족 호칭의 성차별성이 문제다. 여성은 남편 가족의 모든 구성원한테 존댓말(시아버님 시어머님 시아주버님 형님 아가씨 서방님 도련님)을 하도록 되어 있고, 남성은 아내 가족의 모든 구성원한테 보통말(장인 장모 형님 처형 처제 처남 등)을 한다. 최근에 등장한 ‘맘충(엄마를 뜻하는 맘 mom과 벌레를 합친 신조어)’ ‘ㅇ여사’ ‘경단녀’(경력단절 여성) ‘승포녀’(승진 포기 여성) 등도 사회영역에서 여성의 역할을 한정짓거나 편견을 덧씌우는 말이다.
지난 8월 여성가족부는 양성 평등 관점에서 가족제도와 문화를 개선하는 내용을 담은 제3차 건강가정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오랜 관행을 바꾸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정치하는엄마들’ 회원들은 여성 회원 서로는 물론이고, 남성이나 조부모 회원한테도 ‘언니’라고 부른다. 성별이나 나이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모두를 통칭하니, 처음 만난 이들이 서로의 배경을 묻는 불편함이 사라졌다고 한다. 호칭의 성차별성을 해소하기 위한 시도들이 이제 막 첫발을 떼고 있다.
강성곤 KBS 아나운서실 방송위원은 최근 우리 방송에서 호칭 인플레이션, 존칭 과잉의 문제점이 심각함을 지적했다. 대표적으로, 한국의 방송 뉴스는 ‘앵커’ 이름에 애정을 품고 앵커 계급장 붙이기를 남발한다. “광화문 광장에 나가 있는 김영호 앵커를 불러봅니다. 김영호 앵커! 예, 김영호입니다. 김 앵커, 지금 분위기 어떻습니까? (자막 ‘김영호 앵커’)” 강 위원의 조사 결과를 보면 미국뿐 아니라 독일과 프랑스, 중국 방송도 앵커라는 이름을 호칭으로 쓰지 않는다. 앵커 계급장, 아무개 ‘기자’ 따위 직함을 내세울 게 아니라 그냥 보도하는 언론인의 이름만으로(가령 ‘영호’ ‘김영호’) 진행하는 게 더욱 깔끔하고 국제 흐름에 어울린다고 주장한다.

뭐라고 부를지 몰라 불편하신가요?
두루 높임 호칭어를 두루 써요

김형배 국립국어원 연구관은 2017년에 실시한 호칭어 사용 실태 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직장 안에서 다른 직원이 ‘ㅇㅇ씨’라고 부르면 불쾌감을 느낀다는 응답이 무려 49%나 됐다. 낯선 사람을 부를 때는 ‘저기요’라는 말을 쓴다는 응답 비율이 62.5%로 가장 높았고 ‘아주머니 아저씨’는 33.5%, ‘여기요’는 16.9%로 조사됐다. 직장에서나 공공 공간에서나 사람을 부를 때 보편적인 호칭이 마땅치 않아 겪는 불편이 심각함을 알 수 있다.
이정복 대구대학교 국문과 교수는 사회적 소통망(SNS)의 호칭을 집중 분석하며 그 안에서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찾는다. 인터넷 공간에서 널리 쓰는 호칭어 ‘님’을 일상에서도 두루 높임 호칭어로 적극 쓰되 아직 어색한 대명사 용법에서는 ‘님’ 대신 ‘선생님’을 함께 쓰자고 제안한다. 조금 친해진 사이에서는 ‘선생님’을 줄여 ‘샘’이나 ‘쌤’이라고 할 수도 있다. 인터넷에서 누리꾼들이 나이, 지위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평등하게 ‘님’을 쓰게 된 것처럼 일상생활에서도 ‘님’과 ‘선생님’ ‘샘’ ‘쌤’을 두루 높임 호칭어로 섞어 쓰자는 대안이다.

필자들 모두 나름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그것이 ‘정답’일 수는 없다. 다만 이제는 사회 혁신에 맞춰 언어 혁신이 뒤따라야하며, 신분과 지위, 성별 차이를 이겨내는 ‘보편적 시민적 공공 호칭’을 찾아내는 데 머리를 모아야한다는 화두를 던질 뿐이다. 어쨌든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먼저 말을 꺼내야 하고, 일종의 특권 아닌 특권을 무의식적으로 누리던 사람들 중 일부라도 이 주제를 회피하지 않을 때 우리는 좀 더 평등하고 자유로운 호칭어 사용에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다. 이 책이 바로 그 첫걸음이다.

#에필로그- 꼰대 김지수 씨 그 뒷이야기
모임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김 대표는 그 장면을 다시 곱씹었다. ‘내가 사적인 자리에서 처음 본 사람에게 김지수 씨라는 호칭을 들었을 때 왜 당혹스러운 기분과 순간적 불쾌함을 맛보았을까?’ 그는 평소 듣던 ‘대표님’이라는 당연한 호칭을 듣지 못한데다가 상대가 ‘대리’라는 직급을 가진, 적어도 열 살은 어려 보이는 여성이라서 그랬던 것 같다고 그 순간적 불쾌함의 정체를 분석했다.
김 대표는 결국 자신이 ‘남존여비 사고와 지위에 따른 갑을 서열 이데올로기가 체화된 권위주의적 아재 또는 꼰대’라는 결론에 이르고는 순간 소름이 쫙 끼쳤다. 반성의 의미로 그는 업무와 관련 없는 이들을 만났을 때는 그냥 자기 이름에 ‘씨’ 자를 붙여달라고 권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_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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