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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토록 먼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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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토록 먼 여행

로힌턴 미스트리 | 아시아 | 2012년 07월 12일 리뷰 총점8.8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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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2년 07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568쪽 | 718g | 148*210*35mm
ISBN13 9788994006475
ISBN10 8994006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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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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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1952년 인도 봄베이(현재 뭄바이)에서 태어났다. 뭄바이 대학에서 수학 학사 학위를 받고 졸업한 뒤, 1975년 캐나다로 이주하여 토론토에 정착했다. 은행원으로 일하면서 토론토 대학에서 영어와 철학을 공부하여 1982년에 두 번째로 학위를 받았다. 1983년 첫 단편「어느 일요일」로 ‘캐나다 하트 하우스 문학 콘테스트’에서 일등상을 받았고, 이듬해에도「상서로운 때」라는 단편으로 같은 상을 받았다. 이어서... 1952년 인도 봄베이(현재 뭄바이)에서 태어났다. 뭄바이 대학에서 수학 학사 학위를 받고 졸업한 뒤, 1975년 캐나다로 이주하여 토론토에 정착했다. 은행원으로 일하면서 토론토 대학에서 영어와 철학을 공부하여 1982년에 두 번째로 학위를 받았다.

1983년 첫 단편「어느 일요일」로 ‘캐나다 하트 하우스 문학 콘테스트’에서 일등상을 받았고, 이듬해에도「상서로운 때」라는 단편으로 같은 상을 받았다. 이어서 1985년에는 [캐나다 픽션 매거진]이 주는 ‘연간 기고자 상’을 받았고, 그 후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 작가가 되었다.

첫 번째 장편소설 『그토록 먼 여행(Such a Long Journey)』은 정부가 저지른 사기행각에 본의 아니게 말려든 뭄바이의 한 은행원 이야기로 ‘캐나다 총독상’과 ‘영연방 작가상’을 수상했으며, 이 소설은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두 번째 장편소설 『적절한 균형(A Fine Balance)』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소설상’과 ‘길러 상’, 영연방 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의붓자식들과 함께 뭄바이에 사는 파르시 과부의 이야기를 다룬 세 번째 장편소설 『가족 문제(FamilyMatters)』로 ‘키리야마 상’을 수상했다. 그의 세 장편은 모두 부커 상 최종 후보에 오르며 주목을 받았다. 1987년 단편집 『피로즈샤 바그 이야기(Tales from Firozsha Baag)』가 ‘캐나다 총독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역자 : 손석주
동아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후《코리아타임스》《연합뉴스》기자로 일했다. 제34회 한국현대문학번역상, 제4회 한국문학번역신인상을 받았고, 2007년 대산문화재단 한국문학번역지원금을 수혜했다. 인도 자와할랄 네루 대학에서 영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호주 시드니 대학에서 포스트 식민지 영문학의 섹슈얼리티 등을 주제로 박사 논문을 쓰고 있다. 로힌턴 미스트리의 장편소설『적절한 균형』(아시아, 2009),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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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p.547

출판사 리뷰

눈부시게 환한 일상의 빛 아래 얌전하게 드러난 비밀과 진실들!
부정과 부패와 학살도 사랑과 우정과 열정도 한결같이 일상이다.


아마존 평점 별 다섯 ★★★★★
캐나다 총독상
영연방 작가상
윌리엄 스미스·캐나다 첫 장편 소설상
윌리엄 골딩 『파리대왕』, 오르한 파묵 『하얀 성』 폴 오스터 『뉴욕 3부작』에 이어
영국 파버앤파버 출판사의 창립 80주년 기념 '파버 첫 장편' 선정
맨 부커 상 최종 후보
1998년 영화화

영미권에서 ‘천재 작가’로 불리는 인도 출신의 소설가 로힌턴 미스트리가 한국 독자들에게 선보이는 두 번째 장편 '그토록 먼 여행'. 1991년에 첫 출간 된 이 소설은 출간된 해에 저자가 거주하는 캐나다에서 캐나다 총독상을, 이듬해에 연영방 작가상을 수상하게 하는 영예를 안겼다.

인도 봄베이에 사는 한 가족에게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친구로부터 정체불명의 소포가 배달된다. 그 소포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풀어가며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주인공은 저자와 같은 인도 파르시(페르시아 계통의 조로아스터교도) 가족의 가장이다. '그토록 먼 여행'은 한 가족의 이야기인 동시에 아버지와 어머니의 이야기이다. 세상의 부조리에 눈을 뜬 큰아들, 이성에 눈을 뜬 작은아들, 그리고 병에 걸린 막내딸을 지키기 위해 기적과 불행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부모의 이야기다.
로힌턴 미스트리는 톨스토이와 타고르를 떠올리게 하는 언어, 구조, 디테일로 세심하게 글을 쓴다. 그의 가장 큰 장점은 감상적이지 않지만 부드럽게 모든 갈망과 불완전함을 담은 인간의 마음을 묘사하는 데 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미스트리는 2009년 '적절한 균형(A Fine Balance)'으로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되었다. 손홍규, 김별아 등 소설가들이 극찬한 소설로 첫 선을 보이며 알려졌지만, 영미권에서는 이미 거장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작가로 손꼽힌다. 그의 첫 장편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두 번째 소개되는 '그토록 먼 여행'은 인도의 현실과 역사, 인도인들의 희로애락을 그리면서도 인도 이야기로 그치지 않고, 아시아의 이야기로, 다시 오늘날 한국의 이야기로, 당대를 살아가는 우리네 삶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도서출판 아시아가 ‘아시아 문학선’ 002번으로 이 책을 선택한 이유이다.

혼잡한 봄베이의 거리와 소음들을 섬세하고 진실되게 그려내는 로힌턴 미스트리의 글은 가슴 아리도록 생생하다. 뉴욕 리뷰 오브 북스
로힌턴 미스트리 소설에서 여전히 풀리지 않는 사람과 삶의 수수께끼를 확인한다.소설가 김별아

이 소설의 제목은 엘리엇의 시에서 유래한다.
그러나 주인공 구스타드 노블이 병원에서 죽어 가는 옛 친구인 빌리모리아 소령을 면회하기 위해 델리로 여행을 다녀오는 것 외에는 ‘먼 여행’을 떠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그들은 각자의 먼 여행을 떠난다. 명문 학교 입학시험에 합격하고도 예술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가출한 소랍, 집안끼리 사이가 좋지 않아 부모가 반대하는 또래 여자 아이를 좋아하는 다리우스, 병에 걸린 딸 로샨, 가정의 행복을 위해 점점 잔인한 주술에 끌려 들어가는 어머니 딜나바즈. (중략) 이처럼 가정의 모든 짐을 짊어진 채 괴로워하는 아버지 구스타드 노블.

이 다섯 일가족을 둘러싼 인물들 역시 먼 여행을 떠난다. (중략) 그들은 모두 자신의 삶으로 여행을 떠났다. 그들이 원했거나 원하지 않았거나 그들은 살아 있기에 여행을 떠난 것이며 곧 삶이‘먼 여행’이다. 사람이 사람에게서 멀어지는 여행이야말로 가장 먼 여행인 셈이다. _557∼558쪽, 발문 중에서, 손홍규(소설가)

'그토록 먼 여행'은 훗날 방글라데시가 되는 동파키스탄의 독립 운동과 그로 인해 제3차 인도-파키스탄 전쟁이 벌어지는 1971년을 배경으로 삼았다. 주인공 구스타드 노블은 파르시(인도에 거주하는 조로아스터교도) 공동체 아파트에서 가족의 삶을 책임지는 가장이다. 그는 1962년 중국과의 전쟁, 1965년 파키스탄과의 전쟁의 흔적이 채 가시지 않은 봄베이(지금의 뭄바이) 파르시 공동체 아파트에 살면서 가족의 안전과 수입을 걱정한다.

어느 날, 구스타드와 그의 가족에게 정체불명의 소포가 배달된다. 갑자기 사라진 친구가 보낸 이 소포에는 평생 손에 쥐어볼 수도 없는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 있었다. 그는 순식간에 권력형 비리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소설은 갑자기 배달된 이 소포를 중심으로 미스터리를 풀어가듯 전개된다.
_561∼562쪽, 역자의 말 중에서, 번역가 손석주

추천사
며칠 동안 로힌턴 미스트리의 소설에 빠져 황홀했다. 이렇게 놀라운 작품을 소개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 이용준 독자

흡인력이 뛰어 난 책! 단 한 글자도 놓치고 싶지 않다. 워싱턴포스트 북월드

로힌턴 미스트리는 리얼리즘의 감수성으로 현대 인도의 오랜 신비를 탐색하는 작가이다. 뉴스데이

환상적인 작품이다. 인도 가족사를 날카롭고도 다정다감하게, 에로틱한 풍자의 재능을 발휘해 실감나게 그리고 있다. 뉴욕타임스 북리뷰

추천평

블레이크의표현을빌려한마디로말하자면, “한 알의 모래에서 세계를” 보는 작품이다. 극도로 사실적인 문장에서 느껴지는 삶의 비극과 그와중에도 작품이 주는위로… 역시, 로힌턴미스트리다.
전승희 (문학평론가·하버드대 연구원)
소설을 덮고 나니 다른 사람이 되었다. 아무리 많은 책을 읽어도 이토록 차분하게 격정이 치솟는 경험을 하기란 쉽지 않다. 그들이 원했거나 원하지 않았거나 그들은 살아 있기에 여행을 떠난 것이며 곧 삶이 ‘먼 여행’이다. 사람이 사람에게서 멀어지는 여행이야 말로 가장 먼 여행인 셈이다.
손홍규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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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우수작 그토록 먼 여행 (우리는 왜 문학을 읽어야 하는가?)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신*딸 | 2012-08-01

 

 

"우리는 다만 아시아의 수많은 언어가 제각기 품어 온 기억의 서사들을 존중하려 할 뿐이다"(아시아 문학선 기획위원회, 566).

 

지금은 우리 곁을 떠난 장영희 교수님이 청춘들에게 "왜 문학을 읽어야 하는가"에 대해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문학은 나와 남이 결국은 같다는 것, 인간적인 보편성을 갖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내가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어떤 방식으로 살아도 나와 남은 결국 인간이기 때문에 같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통로가 바로 문학인 셈이지요"(어떻게 사랑할 것인가 中에서). 인도 작가의 <그토록 먼 여행>을 읽으며 가장 많이 느낀 감정이 이것이었다. '내가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어떤 방식으로 살아도 나와 남은 결국 같구나' 하는 것 말이다. <그토록 먼 여행>의 이야기는 지금 우리와는 시대도 다르고, 언어도 다르고, 지역도 다르고, 문화도 다른 '먼' 곳의 이야기이다. 그러나 <그토록 먼 여행>에 잠겨 있는 내내, 인생이라는 먼 여행을 하는 동안 부딪히게 되는 그들의 기쁨, 아픔, 슬픔, 갈등 들이 내 것처럼, 내 것으로 젖어 들었다. 지금 한창 열기가 뜨거운 올림픽 화면 속에서 인도인이라도 보게 되면 어쩐지 따뜻한 인사라도 건네며 응원의 말 한마디라도 전해주고 싶은 심정이다.

 

장영의 교수님은 우리가 읽어야 하는 문학의 힘에 대해 이런 말씀도 하셨다. "저마다 서로 경쟁하고 자리싸움하며 살아가지만, 결국 들여다보면 사는 모습이 거기서 거기이니 인간적인 보편성을 찾아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궁극적으로 화합하고 서로 기대로 사랑하며 살아가라고 가르치는 것, 바로 그것이 문학입니다." <그토록 먼 여행>을 읽으며 참으로 오랫만에 내가 문학을 읽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토록 먼 여행>은 (내 동생처럼) 순전히 재미로 책을 읽는 사람에게는 추천하기 어려운 책이다. <그토록 먼 여행>의 이야기는 극적 긴장감도 없다. 흥미진진한 재미도 없다. 스펙터클하지도 않다. 전개는 더디고, 내용은 일상적이고, 화면은 잔잔하다. 그런데 이 잔잔한 이야기가 자꾸만 마음을 잡아끈다. 후반부로 갈수록 그 힘이 더 세진다. 차분하게 번지는 소리 없는 파문이 마음을 울렁이게 한다. 

 

 

"잠은 그에게 행복이기보다 근심이 증폭되고 초점 없는 야릇한 분노가 끓어오르며 무기력해지는 시간일 뿐이었다. 탈진상태로 잠에서 깨어날 때마다 그는 또다시 밝아 오는 하루를 저주하곤 했다"(25).

 

언젠가 나에게도 이런 시절이 있었다. 잠들기 싫었고, 잠들면 다시 깨고 싶지 않았던 날들. <그토록 먼 여행>의 주인공 구스타드에게도 이런 시절이 있었다. 큰 서점을 운영하셨던 아버지의 몰락으로 함께 몰락해버린 그의 청춘과 꿈. 그러나 그는 이제 그때 그 시절의 자신만큼 푸르른 열아홉 살의 아들(소랍), 자신의 근육질 체형을 닮은 열다섯 살의 아들(다리우스), 그리고 귀여운 아홉 살의 꼬마 딸(로샨), 그리고 사랑스러운 아내(딜나바즈)의 행복을 책임지고 있는 한 가정의 가장이다.

 

<그토록 먼 여행>은 인도 붐베이에 사는 인도 파르시(페리스아 계통의 조로아스터교도) 가족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1971년 즈음의 이야기이다. 1971년 인도에서는 "동 파키스탄(현 방글라데시)의 독립을 둘러싸고 제3차 인도 파키스탄 전쟁'이 발발했던 때이다. 구스타드 가족의 지극히 일상적인 삶은 그 역사적 소용돌이 속에 있었다. 우리는 <그토록 먼 여행>을 읽으며, 역사라는 큰 줄기 어느 한 틈새를 메우고 있는 한 가족의 일상을 촘촘하게 들여다보며, 시간과 공간을 넘어 그들과 연결된다.

 

 

"그는 이 모든 것을 소랍이 얼마나 기억하고 있을지 궁금했다. 아마도 거의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지금 당장은 그럴 것이다. 그러나 언젠가 그도 모든 것을 기억할 것이다. 내가 지금 아버지에 대해서 그런 것처럼 말이다. 기억은 항상 모든 것을 잃어버린 후에야 시작된다"(343).

 

한 세대가 가고 그 세대가 남겨준 가난의 짐을 지고 살아가는 구스타드는 여느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지신의 자녀에게만은 그 짐을 물려주지 않으려 한다. 그런데 언제나 기쁨과 자부심이 되어 주었던 큰 아들 소랍은 아버지의 바람대로 명문대에 진학하는 것을 거부하고 자신의 꿈을 좇으려 한다. 둘째 아들 다리우스는 하필이면 가장 사이가 좋지 않은 이웃의 딸을 좇아다니고, 귀여운 꼬마 로샨은 자꾸 아파 아버지를 걱정시킨다.

 

아이들의 자신의 가장 큰 행복일 때마다, 가장 큰 아픔일 때마다, 그는 자신의 아버지를, 어머니를, 또 할아버지를 생각한다. 구스타드의 기억 속에 재생되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 '그러한 삶을 살다간 그 사람'이 구스타드의 아버지요, 어머니요, 할아버지였다. 구스타드는 궁금했을까. 자신의 인생이 자녀의 삶에 어떤 기억으로, 어떤 의미로 남을 것인가.

 

 

"태양이 바다 아래로 가라앉았고, 비로소 태양의 하루 여행은 끝이 났다. 그리고 그러한 달콤하고도 씁쓸한 기쁨 때문에 구스타드는 살면서 중요했던 것들이 생각났다"(376).

 

구스타드는 하루 시간을 내어 딸의 건강과 암 때문에 생명이 꺼져가는 친구의 통증이 줄어들기를, 그리고 소랍의 분별력이 돌아오기를 기원하기 위해 성모산에 오른다. 그리고 돌아오기 전, 홀로 바닷가에 앉아 수평선을 바라보다 알 수 없는 강렬한 느낌에 사로잡힌다. "뭘까? 기쁨? 아니면 슬픔?" 그리고 그곳에서 살면서 중요했던 것들을 하나씩 기억해 내기 시작한다. "가구 공장의 경쾌한 공구 소리와 하루 일과가 끝난 후의 침묵. (...)" 그리고 아버지의 파티에 있었던 훌륭한 음식과 음악, 옷, 사람들, 장난감들. 그 옛 기억들과 함께 "눈물이 그의 두 눈을 뜨겁게 적셨다"(376-377).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그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다.

 

신을 부여잡고 아뢰는 간절한 바람과 평온한 자연의 경계에 서서, 잃어버린 후에야 알게 된 소중한 것들을 기억하며 홀로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구스타드. 한순간 그를 사로잡았던 그 "알 수 없는 강렬한 느낌"이 무엇인지 나는 알 수 있을 듯하다. 그래서도 나도 그를 따라 울었다.

 

 

"이토록 긴 여행이 과연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걸까? 아니면, 그 어떤 여행이라도 고생할 만한 가치가 있는 걸까?"(423)

 

구스타드는 친구 '딘쇼지'를 떠나보내며 생각한다. "딘쇼지도 얼마나 먼 여행을 했던가." <그토록 먼 여행>은 이 책에 등장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얼마나 먼 여행을 했던가, 그리고 나는 지금 얼마나 먼 여행을 하고 있나 묻고 있는 듯하다. 사고로 바보가 된 '테물'을 보며 "그에게 인간의 모든 권리와 가치를 되돌려 주고 싶"어 했던 구스타드처럼(494), <그토록 먼 여행> 이야기를 하는 작가는 이 땅에 살았던 모든 사람들, 그중에서도 소중했으나 소중한 대접을 받지 못했던 사람에게 그의 권리와 가치를 되돌려 주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길가의 화장실이 사원이 되고 사당이 되며, 사원과 사당이 먼지와 폐허가 되는 세상에서 어디로 가느냐가 중요하겠습니까?"(550)

 

"어디로 가느냐" 묻는 구스타드에게 거리의 화가는 이렇게 대답했다. 삶은 여행이고, 얼마를 살았든 삶의 여행은 물리적인 시간과는 관계 없이 그토록 먼 여행이고, 그 아득한 여행길에서 중요한 것은 어디로 가느냐가 아닐지도 모르겠다. 그럼 무엇이 중요하다는 말인가?  느닷없이 날아온 벽돌 하나가 나의 삶을 완전히 박살내버릴지도 모르는 세상 속에서도, 때로는 충격과 수치심이 우리를 덮치고, 신뢰와 우정이 우리를 배반하고, 소중한 것들이 하루아침에 폐허가 되어도, 구스타드처럼 우리도 묵묵히 이 길을 걸어가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늙은 카바스지처럼 하늘을 꾸짖으며 항의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그는 묵묵히 갈 길을 갔다"(512).

 

<그토록 먼 여행>은 이에 대해 직접적인 답변을 해주지 않는다. 테물을 위해 흘리는 구스타드의 뜨거운 눈물에서, 두려움과 존경심으로 아버지를 바라보는 소랍에게서, 구스타드가 중국과 전쟁이 벌어졌던 9년 전에 창문과 환기창에 붙여 놓았던 검은색 등화관제용 종이를 걷어내는 마지막 장면에서 우리 스스로 그 해답을 찾아내야 할지도 모른다.

 

정치적, 사회적 소용돌이 한복판에 이름 없이 살아가는 한 가족의 소소한 이야기가 나에게 선사한 해준 것은 '삶의 경건성'이다. 삶의 경건성은 역사의 위대함 속이 아니라, 그 역사의 틈새를 촘촘히 메우고 있는 이름 없는 사람들의 일상성 속에 있었다. '그토록 먼 여행'은 오고 오는 세대로 이어지며, 우리는 각자 뜨거운 투쟁을 하다 소리 없이 사라지겠지만, 그러면서도 아무것도 아닌 우리의 존재와 삶이 한없이 쓸쓸하고, 그 뜨거운 투쟁이 사실은 아무것도 아니어서 더 괴롭겠지만, 그 속에서 비록 한순간이나마 진실했던 우리의 사랑과 서로를 위한 눈물이 계속 그 길을 가게 해줄 것이다. <그토록 먼 여행>은 그 진실한 사랑과 서로를 위한 눈물의 가치를 보여준다. 그러므로 이 땅에 비루한 인생이란 없으며, 진실한 사랑과 서로를 위한 눈물의 가치를 아는 사람이라면 어떤 인생 앞에서도 겸손히 고개를 숙이며 숙연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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