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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이 아닌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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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이 아닌 날들

가족사진으로 보는 재일조선인, 피차별부락, 아이누, 오키나와, 필리핀, 베트남 여성의 삶

미리내 저/양지연 역/조경희 감수 | 사계절 | 2019년 03월 08일 리뷰 총점9.4 정보 더 보기/감추기
내용
4.6점
편집/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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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9년 03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400g | 140*210*20mm
ISBN13 9791160944525
ISBN10 1160944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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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저자 소개 (3명)

‘미리내’는 은하수를 뜻하는 한국어이다. 일본 곳곳에 사는 재일조선인 여성들이 함께 모여 행동하는 일이 은하처럼 빛나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아 이름을 붙였다. 1991년 ‘조선인종군위안부문제를생각하는모임朝鮮人從軍慰安婦問題を考える會’을 발족했고 이후 ‘미리내’로 이름을 바꿨다. 위안부 문제를 다룬 비디오 교재 <그래도 살아왔지>, 다큐멘터리 영화 <이제부터-세대를 이어나갈 재일조선인 여성>(제1회 전주국제영화제 출... ‘미리내’는 은하수를 뜻하는 한국어이다. 일본 곳곳에 사는 재일조선인 여성들이 함께 모여 행동하는 일이 은하처럼 빛나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아 이름을 붙였다. 1991년 ‘조선인종군위안부문제를생각하는모임朝鮮人從軍慰安婦問題を考える會’을 발족했고 이후 ‘미리내’로 이름을 바꿨다.
위안부 문제를 다룬 비디오 교재 <그래도 살아왔지>, 다큐멘터리 영화 <이제부터-세대를 이어나갈 재일조선인 여성>(제1회 전주국제영화제 출품)을 제작했고 활동교류 보고집 『마이너리티 여성의 임파워먼트』를 발간했다. 『미리내 통신』(연 4회)을 발행하며 창작극 <우리는 잊지 않는다-조선인 종군위안부>를 11곳에서 상연했다.
캐나다 밴쿠버에서 <‘자이니치’ 가족사진전>(2001), 한국 광주 비엔날레전(2002), 스이타吹田역사문화마을만들기센터 작품전, 도쿄경제대학 학술심포지엄 작품전(2004), 서울에서 열린 세계여성학대회에서 아이누 여성들과 함께 한 작품전(2005), 도요나카국제교류협회가 주최한 ‘재일 100년’에서 작품전(2010) 등을 개최했다.
좋은 책을 우리말로 옮기는 번역가이다. 서강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 북한대학원에서 문화언론학을 전공했다. 공공 기관에서 홍보와 출판 업무를 담당했다. 하루 중 잠자기 전 아이와 함께 그림책 읽는 시간이 가장 행복한 엄마이기도 하다. 옮긴 책으로는 『이게 정말 마음일까?』, 『만약의 세계』, 『보통이 아닌 날들』, 『어이없는 진화』, 『채플린과 히틀러의 세계대전』, 『왜 전쟁까지』, 『아빠는 육아휴직 중』, 『의외로... 좋은 책을 우리말로 옮기는 번역가이다. 서강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 북한대학원에서 문화언론학을 전공했다. 공공 기관에서 홍보와 출판 업무를 담당했다. 하루 중 잠자기 전 아이와 함께 그림책 읽는 시간이 가장 행복한 엄마이기도 하다. 옮긴 책으로는 『이게 정말 마음일까?』, 『만약의 세계』, 『보통이 아닌 날들』, 『어이없는 진화』, 『채플린과 히틀러의 세계대전』, 『왜 전쟁까지』, 『아빠는 육아휴직 중』, 『의외로 친해지고 싶은 곤충 도감』, 『추억 수리 공장』, 『정원 잡초와 사귀는 법』, 『더우면 벗으면 되지』 등이 있다.
감수 : 조경희 (Cho Kyung-hee, 趙慶喜)
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소 HK교수. 일본학/사회학 전공. 일본 도쿄대학 대학원에서 공부하였고 “제국일본/식민지조선의 사회사업과 민중통치” 연구로 도쿄외국어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요 연구분야는 식민지 사회사, 재일조선인, 젠더와 소수자 등이다. 주요 공저에 ??주권의 야만-밀항, 수용소, 재일조선인??(한울, 2017), ??‘나’를 증명하기-동아시아에서 국적, 여권, 등록??(한울, 2017) ??두 번째 ... 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소 HK교수. 일본학/사회학 전공. 일본 도쿄대학 대학원에서 공부하였고 “제국일본/식민지조선의 사회사업과 민중통치” 연구로 도쿄외국어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요 연구분야는 식민지 사회사, 재일조선인, 젠더와 소수자 등이다. 주요 공저에 ??주권의 야만-밀항, 수용소, 재일조선인??(한울, 2017), ??‘나’를 증명하기-동아시아에서 국적, 여권, 등록??(한울, 2017) ??두 번째 ‘전후’-1960~1970년대 아시아와 마주친 일본??(한울, 2017), ???余の?を?く:沖?、韓?、パレスチナ??(明石書店, 2021)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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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p.261~262

출판사 리뷰

사진에 찍힌 것과 찍히지 않은 것

고향에 있는 친척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사진이었다는 점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가족사진’은 단지 거기에 찍힌 사람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사진이라는 점이요. 사진이라는 표현 미디어는 찍는 행위만으로는 완결되지 않고 보여줄 때에야 비로소 의미가 성립되는 특징이 있죠. 사진을 볼 사람, 보여주고 싶은 사람을 위해 찍은 재일조선인의 가족사진은 그것을 인화한 뒤 발생하는 의미를 상정하고 있습니다. _266쪽, 하기와라 히로코와의 인터뷰 중에서

사진은 진실을 드러낼 뿐 아니라 진실을 감추기도 한다. 일본에 살고 있는 재일조선인들에게 가족사진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녔다. 바다 건너 타국으로 삶의 터전을 옮겨온 그들은 조선에 남은 가족들에게 소식을 전할 수단으로 가족사진을 택했다. 직업을 구했을 때, 결혼을 했을 때, 아이가 태어났을 때 등 그들은 가족의 대소사를 사진에 담아 조선으로 실어 보냈다. 이때 가족사진에는 그것을 받아보게 될 조선의 가족들에게 하고자 하는 말이 담겨 있었다. ‘저는 여기에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이곳의 생활은 괜찮아요. 부디 제 걱정은 하지 마세요.’ 그러나 이 말은 어디까지가 사실일까? 그들은 정말로 안전하고 넉넉한 삶을 꾸릴 수 있었을까? 『보통이 아닌 날들』(원제 ‘가족사진을 둘러싼 우리의 역사家族寫眞をめぐる私たちの?史’)은 이러한 질문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마이너리티 여성의 삶으로 쓴 역사

일본은 1995년 국제 인종차별철폐협약에 가입했지만 근대에 일본제국에 의해 강제로 편입된 아이누와 류큐?오키나와의 사람들, 식민 지배를 받았던 조선 및 타이완 출신자와 그 자손들, 그리고 필리핀과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이주해온 사람과 난민에 대한 차별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재일 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 모임(일명 재특회)’의 재일조선인을 향한 헤이트스피치는 날이 갈수록 그 수위가 높아지고 있고, 기업이 직원을 채용할 때 피차별부락의 지명과 주소, 상호 등이 적시된 ‘부락지명총람’을 이용했다가 적발되는 사건이 여전히 빈번하게 벌어진다. 그 속에서 여성은 출신과 성性이라는 이중의 사슬에 묶인 채 살아가고 있다.

『보통이 아닌 날들』에는 여성이 살아온 삶의 생생한 순간들이 담겨 있다. 나이도 다르고 태어난 곳과 자라온 환경도 달랐지만, 이들은 각자의 앨범에서 가족사진 한 장을 꺼내와 할머니에서 어머니로, 그리고 자신으로부터 다시 딸에게로 이어지는 현실의 문제들을 함께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들이 일상에서 겪는 차별은 개인의 생명과 소수자 공동체 전체의 생존을 위협하기도 했고, 때로는 자신 안에 존재하는 차별 의식을 마주하게 하기도 했다.

일본 사회에서 마이너리티로 살아온 재일조선인, 피차별부락, 아이누, 오키나와, 베트남, 필리핀 출신 여성 22명의 이야기가 세대와 출신지를 뛰어넘어 서로 교차하기 시작하면서 일본 안에 존재하는 차별의 구조가 선명하게 드러났다. 여기에 더해 책을 통해 하나로 묶인 이야기들은 그 자체로 ‘근현대 여성사’의 일부가 되었다. 누구나 아는 역사가 아닌 피차별 여성의 삶을 바탕으로 새로 쓴 역사는 책 말미에 실린 「가족사진으로 본 역사 연표」에서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여전히 ‘보통이 아닌 날들’

책 속의 이야기 중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마이너리티 공동체 내부에 ‘일본인 되기’에 대한 열망이 존재했다는 점이다. 그들에게 일본인이 된다는 것은 일본 사회에서 평범한 수준의 생활과 안전에 도달한다는 뜻이었다. 이 열망은 그들이 가진 정체성을 배신하는 일이라기보다는 그것을 유지한 채 생존하기 위한 수단인 동시에 마이너리티 정체성을 다져가는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였다. 가족 앨범 안에 들어간 ‘기모노를 입고 찍은 사진’에 대한 묘사가 이런 상황을 잘 보여준다. “기모노 차림의 사진을 나뿐만 아니라 많은 자이니치들이 가지고 있었다. ‘조선인처럼 보이지 않는다. 일본인 같다’는 말이 자이니치들 사이에선 칭찬이기도 했다. 일본인인 척할 수 있다는 것은 일본 사회에서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값비싼 기모노를 살 수 있을 만큼 성공한 자신의 삶을 확인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기모노 차림의 어머니가 자랑스러웠고, 사진을 앨범에 붙이면서 ‘자, 이제 난 일본인이 될 수 있어’라는 생각에 가슴이 부풀었다” 등 여러 장면에서 ‘일본인 되기’의 열망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재일조선인의 ‘조선 국적’은 국가가 구성원에게 제공하는 사회?경제?교육의 혜택을 제한했다. 그들은 일본에 ‘특별히 영주할 수 있는 자격’만을 부여받았기 때문에 언제라도 강제 퇴거당할지 모른다는 불안에 시달렸다. 민족성이 소거된 재일조선인은 조선식 이름과 일본식 이름 사이에서 갈등해야 했고, 항상 외국인등록증을 휴대한 채 생활하며 손가락 10개의 지문 모두를 국가에 제출해야 했다. 모국인 한국의 정치 상황이 혼란스러울 때마다 간첩 조작 사건의 희생양이 되었던 것도 바로 이들이다. 2010년에는 일본의 고등학교 무상교육 대상에서 조선학교가 제외되었을 뿐만 아니라, 바로 이 순간에도 거리 곳곳에 “조센징이냐. 꺼져라朝鮮人かよ. 朝鮮人は?れ” 따위의 위협 발언이 넘치고 있다. ‘부락지명총람’으로 대표되는 피차별부락에 대한 부조리, 일본 방위를 이유로 섬 전체가 거대한 미군기지로 변한 오키나와, 조상의 유골을 대학 박물관과 연구실에 빼앗긴 채 지금도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아이누민족 등 일본 곳곳에서 어처구니없는 억압과 차별이 계속되고 있다. 각각의 마이너리티 공동체는 때로는 따로 때로는 힘을 합쳐 일본 정부와 사회를 향해 반성과 변화를 요구하지만, 이들의 일상이 ‘보통의 날들’이 되기까지는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

추천평

일본에서 처음 이 책을 발견하고 손에 들었을 때 반가움과 낯섦을 느꼈다. 재일조선인과 피차별부락, 아이누와 오키나와, 그리고 동남아 이주 여성들의 가족사진과 가족 이야기를 하나로 묶은 이 책은 평범하지 않은 얼굴과 이름, 의상들이 콜라주처럼 합쳐져 다양하고 풍성한 자기서사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과거에 이런 책을 본 적이 있었던가?’ 신기한 마음으로 책을 넘기다보니 페이지마다 이질적인 냄새가 풍겼다. 재일조선인들의 사진에서 김치나 참기름 냄새가, 피차별부락 출신자들의 사진에서는 소고기나 가죽 냄새가 전해졌다. 특정 집단과 냄새에 대한 상상력은 사회적 편견과도 깊이 연관된 것이지만, 그만큼 이 책에 등장하는 여성들과 그 가족 이야기는 구체적이고 생생하며 울퉁불퉁한 감촉이 느껴졌다.
전후 일본의 강고한 단일민족 규범 속에서 살았던 마이너리티 여성들의 일상은 상상 이상으로 다이내믹하다. 우리 모두가 그렇듯, 가족에 관한 이야기가 반드시 그리움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가족사진이 보여주는, 또는 감추고 있는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가혹한 시대를 살아온 그들의 아픔과 트라우마를 추체험하게 된다. 해방 후에도 돌아가지 못한 고향에 보내려고 찍은 가족사진, 자이니치 2세인 어머니가 기모노를 입은 사진이 그렇게 자랑스러웠다는 어린 시절, 피차별부락 출신의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가족이 겪은 중첩된 차별, 필리핀 집단 자결 현장에서 벗어나 오키나와로 이주한 어머니의 이야기…. 우리가 흔히 말하는 ‘보통의’ 일본 사회 혹은 한일 관계에서 떨어져나가는, 그러나 더 일본 근현대의 본질을 드러내는 이야기들이다.
나에게도 소중한 가족사진이 있다. 1980년대 일본, 할머니의 환갑잔치 때 가족과 친척들이 모인 자리에서 촌스러운 치마저고리를 입은 언니와 내가 머쓱하게 웃고 있다. 이 사진이 소중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단지 그때의 추억이 떠올라서가 아니라, 사진에 찍힌 그 시간이, 그 모습이 현재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가족사진은 가족의 존재의 증거이자, 부재의 증거이기도 하다. 그래서 가족사진은 이동과 이산을 경험한 이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다. 이 책의 책임편집자인 황보강자의 글에서 볼 수 있듯이 재일조선인에게 가족사진은 현해탄을 건너, 또 휴전선을 넘어 가족을 연결해주는 소중한 매체였다. 이 책에 수록된 가족사진들은 그 자리에 없는 누군가를 향해 찍은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이 보여주는 사진과 이야기는 우리에게 사진 밖의 일들을 끊임없이 상상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 조경희 (성공회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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