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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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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아이들

P. D. 제임스 저/이주혜 | 아작 | 2019년 03월 05일 | 원제 : The Children of Men 리뷰 총점7.3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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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9년 03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416쪽 | 450g | 137*197*30mm
ISBN13 9791189015503
ISBN10 1189015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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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2명)

저 : P. D. 제임스 (필리스 도로시 제임스(Phyllis Dorothy James))
본명 필리스 도로시 제임스(Phyllis Dorothy James). 애거서 크리스티와 나란히 영국의 대표적인 여성 추리작가로 손꼽히는 P. D. 제임스는 1920년 8월 3일 영국 옥스퍼드에서 태어나 케임브리지 여자고등학교에서 공부했다. 어려운 가정 형편과 ‘딸에게 고등교육을 시킬 필요가 없다’는 아버지 탓에 대학 진학을 하지 못하고 17세부터 세무사무소 비서, 영화 스태프 등 여러 직업을 전전했다. 1941년... 본명 필리스 도로시 제임스(Phyllis Dorothy James). 애거서 크리스티와 나란히 영국의 대표적인 여성 추리작가로 손꼽히는 P. D. 제임스는 1920년 8월 3일 영국 옥스퍼드에서 태어나 케임브리지 여자고등학교에서 공부했다. 어려운 가정 형편과 ‘딸에게 고등교육을 시킬 필요가 없다’는 아버지 탓에 대학 진학을 하지 못하고 17세부터 세무사무소 비서, 영화 스태프 등 여러 직업을 전전했다. 1941년 군의관이던 남편과 결혼해 두 딸을 두었으나, 제2차 세계대전 복무 후 정신병을 얻어 돌아온 남편이 정신병원에 입원해 1964년 사망할 때까지 병원에서 관리직으로 근무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다. 이후 영국 국가보건기구(NHS), 내무성 경찰국과 범죄정책국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다 1979년 은퇴했다.

1950년대 중반부터 글쓰기를 시작했지만, 시인 겸 경관인 애덤 달글리시가 등장하는 첫 소설『그녀의 얼굴을 가려라』는 1962년이 되어서야 출간됐다. 이후 4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대표작 ‘달글리시 시리즈’ 14권을 포함, 20여 권의 추리소설 및 여러 분야의 작품을 남겼다. 그중 유일한 SF인『칠드런 오브 맨』(1992)은 영화 [그래비티]의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2006년 같은 이름으로 영화화해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기술공헌상을 받는 등 지금까지도 ‘역사에 남을 걸작 SF’로 손꼽히고 있다.

1972년 출간된 책 『여자에게 어울리지 않는 직업』은 서정적이고 유려한 문체와 묵직한 주제 의식, 밀도 높은 진행을 모두 갖추었다고 평가받으며, 1973년 미국 추리작가협회 최고 작품상을 수상했고, 1982년과 1997년, 그리고 1999년에 영화 및 TV 시리즈로 거듭 만들어졌다. 이 소설이 출간되던 1970년대 초반까지 추리소설에서 여성은 범죄의 대상 혹은 심약한 주변 인물이나 주인공 남성의 보조적 역할에 머물렀으나, 이 책의 출간 즉시 주인공 코델리아 그레이는 범죄 및 사회 편견에 맞서 당당히 실력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여자 탐정의 이상적 모델을 정립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많은 후배들이 등장하는 길을 닦았다.

P. D. 제임스는 영국 왕립문학회와 왕립예술회 회원이었으며, BBC 운영이사와 예술위원회 산하 문학자문단 단장을 역임했고, 영국문화원 이사, 미들섹스와 런던의 치안판사로 일했다. 영국법정변호사협회의 명예회원이기도 했다. 미국과 영국의 추리작가협회 양쪽에서 최고의 영예인 그랜드마스터와 다이아몬드 대거 칭호를 받았고, 국가예술클럽의 문학 부문 명예훈장을 포함, 여러 상을 받았다. 영국의 일곱 군데 대학에서 명예학위를 받았으며 1983년에는 대영제국 4등 훈장을, 1991년에는 ‘홀랜드 파크 남작 제임스’라는 당대귀족 칭호를 수여했다. 1997년 영국저작권협회 의장으로 선출되어 2013년 8월까지 직무를 수행했고, 2014년 11월 27일, 옥스퍼드 자택에서 95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번역가이자 소설가. 저자와 독자 사이에서, 치우침 없이 공정한 번역을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영어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영어로 된 문학 작품을 아름다운 우리말로 옮기는 데 관심이 많아 아동 작가로 활동하면서,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 및 아동서 및 자녀교육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역서로 『왜요, 엄마?』, 『레이븐 블랙』, 『지금 행복하라』, 『거인나라의 콩나무』, 『고대 이집... 번역가이자 소설가. 저자와 독자 사이에서, 치우침 없이 공정한 번역을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영어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영어로 된 문학 작품을 아름다운 우리말로 옮기는 데 관심이 많아 아동 작가로 활동하면서,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 및 아동서 및 자녀교육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역서로 『왜요, 엄마?』, 『레이븐 블랙』, 『지금 행복하라』, 『거인나라의 콩나무』, 『고대 이집트의 비밀은 아무도 몰라!』 , 『카즈딘 교육법』, 『놀이의 힘』, 『하루 종일 투덜대면 어떡해! : 매사에 부정적인 어린이가 행복해지는 법』, 『블러드 프롬이즈』 등이 있고, 저서로는『반쪽이』, 『콩중이 팥중이』, 『세계명작 시리즈 - 백조왕자』, 『세계명작 시리즈 - 톰팃톳』, 『전래동화 시리즈』(1-5), 『양육 쇼크』, 『아빠, 딸을 이해하기 시작하다』, 『아이의 신호등』, 『프랑스 아이처럼』,『세상에서 가장 쉬운 그림영어사전』외 다수가 있으며, 2016년 창비신인소설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쓴 책으로 『자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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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우리는 작고 비루하며, 따라서 언제까지나 슬프다

영화 이야기

P. D. 제임스의 『사람의 아이들』은 이제 동명의 영화 [칠드런 오브 맨]으로 더 유명해졌습니다. 최근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지금까지 만든 작품 중에서도 손꼽힙니다. 국내에서도 처음에는 극장 개봉을 하지 못한 채 소리소문없이 소개됐지만, 이후 열렬한 입소문을 통해 알려졌죠. 이제 이 영화는 21세기에 만들어진 걸작 SF 중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혹시 아직 보지 못한 분이 계신다면 꼭 챙겨보시길 바랍니다. 알폰소 쿠아론의 타고난 재능인 서스펜스를 다루는 능력은 이 작품에서 완전히 물이 올랐고, 탈현실적인 상황에서 인간에 대해 사색하고 구원의 가능성을 찾는 쿠아론의 세계관도 이때부터 확고한 방향성을 지니게 됩니다(『그래비티』의 선배격이라고 할까요). 무엇보다 영화가 재밌습니다. 그냥 보시면 됩니다.

원작, 소설 이야기

소설의 배경은 2021년입니다. 20세기 말 무렵부터 갑자기 세계의 사람들이 모두 임신을 할 수 없게 됐고, 인류는 천천히 다가오는 멸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미래가 사라진 문명은 목표를 잃었습니다. 아이가 태어나는 모습을 보았던 적이 있는 노년들은 권태 속에서 스러지고, 마지막으로 태어난 세대는 목표가 없는 세계 속에서 기이한 냉소를 품고 멋대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소설의 배경인 영국에서는 국가 차원에서 포르노 산업을 지원하며(권태를 덜어주기 위해서), 동시에 중산층 이하 노년층의 자살도 권장합니다(복지 관리 비용을 효과적으로 줄입니다). 인간들의 세상은 천천히 늙어 죽어가고 있습니다….

영화에 비추어 원작 소설을 다시금 살펴보면 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주인공 테오의 설정부터가 다르죠. 특히 이 소설은 테오의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면서 그의 정서에 강한 영향을 받습니다. 그러니 그에 대해 살펴보는 게 소설에 대해서도 많은 것들을 알려줄 겁니다. 소설 속의 테오는 더 나이가 많고, 관조적이고, 염세적입니다. 역사학 교수인 소설 속의 테오는 행동보다는 관찰하는 이에 가깝습니다. 그는 움직이기에 앞서 많은 것들을 보고 느낍니다. 박물관에서 기억된다는 것에 대해 사색하고, 교회에 가면 구원에 대해 생각합니다. 가만히 있을 때는 자신의 실패한 과거를 반추하고, 인물을 소개할 때는 그와 함께 보냈던 청소년기를 오래도록 회상합니다. 그가 건물이나 풍경을 묘사할 때는 차분하면서도 낭만적입니다. 그리고 그 낭만은 슬픔에서 기원합니다. 이 슬픔은 P. D. 제임스의 다른 소설들에 나오는 주인공들도 공유하고 있습니다. 머리가 좋고, 관찰력이 뛰어나고, 그렇기 때문에 세상에는 어찌할 수 없는 게 있음을 완전히 이해해버린 사람들이 갖고 있는 특징이죠.

그나마 제임스의 다른 소설에서는 주인공들이 자발적인 행동력을 겸비하고 있지만, 그들에 비해 『사람의 아이들』의 테오는 액션의 비중이 현저히 작습니다. 마치 수난극에서 배우와 에반젤리스트의 세계가 분리된 것처럼, 테오는 소설 속의 '이야기'에서 가능한 거리를 두려고 합니다. 그는 세상에 속한 그 무엇이 되기보다는, 그곳의 바깥에서 그곳을 관찰하면서 해설하고 설명하고 싶어 합니다. ‘역사학자’로서의 삶이라고 할까요. 그래서 소설 『사람의 아이들』의 이야기는 좀처럼 불이 붙지 않습니다. 불이 붙은 순간에도 작은 불꽃이 보일 뿐이죠. 교과서적으로 스펙터클을 확장시켜가는 영화를 보고 나서 원작을 읽는다면 스케일이 너무 작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점이 원작소설의 매력입니다. 네빌 슈트가 쓴 SF 『해변에서』를 읽어보셨나요? 핵전쟁으로 인해 지구가 멸망 직전까지 가고, 아무런 희망 없이 죽음을 기다리는 최후의 생존자들이 살아가는 날들을 그리고 있습니다. 『해변에서』가 아직도 회자되는 이유는 특유의 느긋함 때문입니다. 거기 나오는 인물들은 폭력과 혼란에 빠지지 않고 숙명을 받아들인 채 어제처럼 살아가려고 노력합니다. 기운을 내서 운동회도 열고요. 이 이상한, 절멸을 앞둔 자족 상태는 스펙터클로는 묘사할 수 없습니다. 『사람의 아이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 소설 전반부에서 테오가 목격한 가장 충격적인 사건은 어떤 노부인이 아기 대신 데리고 다니는 인형을 길 가던 사람이 집어 던져 부숴버리는 장면입니다. 실제로 사람이 죽는 장면보다 강렬하게 묘사된 그 사건은 천천히 죽어가는 세계가 어떠한 종류의 자포자기를 했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떤 종류의 미지근한 광기를 불러왔는지를 인상적으로 보여줍니다. 수시로 등장하는 이 작은 광기는 사람들에게 슬픔뿐만 아니라 즐거움도 주지요. 사람들은 고양이가 출산하면 축하 파티를 열고, 아이 대신에 새끼 고양이에게 세례를 줍니다. 그리고 테오는 이 모든 것들을 보면서 세상이 돌이킬 수 없는 단계에 왔음을 매번 확인합니다.

그래서 소설은 메인 플롯이라 할 수 있는 지하 세력의 이야기도 (영화에 비하면) 덤덤하게 그렸습니다. 영화에서는 생명이라는 숭고한 대의에 헌신하는 여성들(쿠아론 감독이 이 점을 원작보다 훨씬 강조했음을 감안하면, 그의 이후 작품들을 더 흥미롭게 볼 수 있습니다)이 인상적으로 그려지는 반면, 소설에서는 그러한 차이가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정부는 물론, 그에 항거하는 세력마저도 각자의 사정으로 이래저래 엮인 인간 군상으로 보일 뿐입니다. 스토리상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여성마저도 그 역할을 맡게 된 계기가 너무 '세속적으로 평범'합니다. 영화에서 같은 역할로 나오는 여성이 사실상 성모 마리아의 캐릭터를 재현한 것과 비교해 보시기 바랍니다.

결국, 소설 『사람의 아이들』은 마지막까지도 인간이라는 편협한 존재의 한계를 떠나가지 않습니다. 기적이 일어났음에도 숭고함은 발현되지 않습니다. 변화가 있다면 ‘에반젤리스트’에 가까웠던 테오가 지상의 삶을 살아가기로 했다는 거겠지요. 그가 비로소 인간이 된 것일까요? 그렇다면 이것은 해피엔딩일까요? 글쎄요,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타락하지 않고 평범하게 살아갈 때조차 인간은 비루함과 유혹 속에서 살아가야 하니까요. P. D. 제임스는 언제나 인간이 얼마나 취약한 존재인지를 잘 보여주었고(『여자에게 어울리지 않는 직업』의 후반부는 얼마나 아름다웠나요), 『사람의 아이들』 역시 그 미묘한 감흥 속에서 막을 내립니다. 우리는, 겨우 이런 사람들이라고요. 처음과 같이, 앞으로도 언제까지나.

브렉시트가 표방하는 미래의 영국과 이상하리만치 닮은, 마치 예견된 미래처럼 보이는 이 작고 슬픈 소설 속을 거닐어 보시기 바랍니다. “와….” 하고 감탄할 만한 거대한 울림을 일부러 피하고 그 자리에 소멸과 지리멸렬함을 집어넣은 이 SF는, 그럼으로써 ‘인류라는 존재의 영원한 미래’를 정확하게 예견한 게 아닐까요. 만약 미래를 더 잘 보여주는 SF가 좋은 SF라면 『사람의 아이들』은 아주 좋은 SF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이미 어느 정도 그 단계에 올랐지만요.

추천평

“P. D. 제임스는 등장인물과 적재적소의 사건을 빚어내는 장인이며 그의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대단한 솜씨로 세공되었다. 간지처럼 능숙하게 끼워 넣은 온갖 삶의 모습들, 1인칭 시점과 전지적 시점을 번갈아 오가는 사색적인 구성, 속도감이 넘치는 확고한 목소리, 그리고 매끄럽게 이어지는 서사야말로 그의 소설을 읽는 일차적인 즐거움이다.”
-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우아하다… 시적이다… 도저히 눈을 뗄 수 없다.”
- 보스턴 헤럴드

“누구나 반드시 읽어야 할 책.”
- 어소시에이티드 프레스

“작가는 신의 시선으로 등장인물과 복잡한 동기와 생각과 감정을 탐색한다. 그리고 언제나 보편적인 인간의 본성을 탐구한다. 선과 악, 신념과 실패, 사랑과 잔혹한 이기심이 당혹스러울 만큼 뒤섞였다.”
- 뉴욕타임스 북리뷰

“팽팽한 긴장감, 오싹한 두려움이 이어지다 결국 전부 설득 당하고 만다.”
- 데일리 메일

“여러 겹으로 이루어진 매력적인 작품… 떠나볼 만한 독서 여행.”
- 밀워키 저널 센티널

“보통을 뛰어 넘는다… 작가는 과거로부터 어떤 상징도 끌어오지 않고 오직 기교와 모험 정신, 그리고 결국 ‘무엇이 중요한가’의 생각만을 가지고 텅 빈 미래의 풍경에 홀로 선다. 마침내 이것들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게 드러나는데, 이는 작가에게도 우리에게도, 어쩌면 호모 사피엔스에게도 이롭다.”
- 보스턴 글로브

“고전의 반열에 오를 소설.”
-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

“미묘하고 섬세하게 설득한다.”
- 런던 리뷰 오브 북스

“등장인물들이 생생하게 포진했다… P. D. 제임스는 삶의 희망을 박탈당한 미래의 인간들이 어떤 선택에 나서는가를 보여주며 강렬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 글래머

“불안정한 이미지들, 음울한 사악함… P. D. 제임스는 묘사가 뛰어난 문장뿐만 아니라 치밀한 구성 때문에라도 많이 읽히는 희귀한 작가다.”
- 뉴욕 옵서버

“P. D. 제임스는 인류의 수수께끼가 어떻게 풀리는지 예리하게 관찰한다.”
- 피플

“캐릭터를 주조해내는 오래된 힘과 활력, 그리고 능수능란한 스토리텔링 능력으로 독자들을 자신의 서사 속으로 거침없이 끌어들인다.”
- 선데이 텔레그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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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우수작 평화롭운 디스토피아가 가능할까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게* | 2021-10-09

읽기 시작하면서 영화 칠드런 오브 맨의 원작이란 걸 눈치챘습니다. 읽고 나서, 영화를 다시 보니, 영화에서 놓쳤던 부분을 더 많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금같은 팬더믹 시대에 가장 가능성 있는 인류 멸망 시나리오를 꼽으라고 한다면 흔한 핵전쟁이나 외계인 침공 보다는 유행병이 더 가까워보입니다.

 

과학소설은 현실에서 지금 있을 것 같지 않은 어떤 만일 가정합니다.  이 소설에서 가정한 만일은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바이러스가 폐 대신 생식기 계통을 공격하여 생식이 불가능하게 한다면? 이라는 가정입니다. 바이러스가 전 인류를 휩쓸었음에도 폐가 아닌 생식기 감염이기에 아프지 않고 죽지도 않으며, 그래서 그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는 긴 시간 동안 천천히 인류 전체를 감염시켜 버렸다면? 이라는 가정입니다. 더 이상 아이들이 태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인류는 희망을 잃은 후입니다. 

 

디스토피아가 끔찍하고 파괴적인 방법으로  다가올 때 공포에 휩싸인 인류가 어떤 행동을 하는지 예측하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파괴적 재앙은 언제나 늘 우리 곁에 크고 작은 형태로 존재해 왔습니다.  우리는 태퐁과 지진과 폭설과 폭우와 해일과 가뭄과 수많은 자연 재해를 겪으면서 삶과 죽음의 기로에 섰던 사람들과 죽음으로 사라진 사람들의 소식에 늘 노출되어 있습니다. 심지어 10년이 머다한 주기적 전쟁과 각종 내전도 매체를 통해 묵도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만일 신이 있고, 인류를 멸망하기로 작정했는데, 쟝르적으로 하드한 걸 싫어하고 드라마를 좋아한다면, 디스토피아를 가장 평화롭고 조용하게 만들려면 이런 방법이 가장 적합할 것 같습니다. 누구도 죽일 필요가 없으니까요. 아이를 낳지 못하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은 그냥 아이들이 없을 뿐이지, 핏빛 가득한  세상이 부서지고 쪼개지는 모습으로 스러지는 인류가 아닌, 그저 모든 사람들이 점점점점 늙으면서 하나 둘 씩 죽어가며, 천천히 소멸할 테니까요.

 

작가는 이런 가정 속의 소멸해가는 사회, 늙고 병들고 염세적인 사회를 그렸습니다. 아이들이 없어서 인류가 자신들을 끝으로 멸종하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체념하며 적응하며 그 나름대로의 질서를 찾는 사회를 그렸습니다. 곧 멸종하는 인류는 앞으로도 영원히 번성하리라 믿는 인류와는 다릅니다. 멸종에 다달은 각국은 질서를 잃고 점점 무정부사회에 가까워갑니다. 유일하게 질서가 살아있는 영국에서는 주인공 테오의 사촌 젠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손에 쥐고 나라를 컨트롤해갑니다.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질서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그러나 그 질서를 가능하게 한 건, 노예제에 버금가는 이민자 착취 및 차별, 범죄자 추방, 자발적 자살을 빙자한 노인 살해 등입니다.

 

책에서 주인공 테오는 가정에 충실하지 못하고 다소 이기적인 모습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그의 인상적이지 못했던 결혼 생활은 자신의 차로 후진하다가 자신의 아기를 치어죽인 후 곧 파경을 맞았습니다. 옥스포드의 역사학 교수지만, 학교는 대학생 아이들이 없어서 시민을 위한 교양강좌 같은 걸로 바뀌었습니다.  미래가 없다면 역사를 연구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래도 그게 직업이므로 따분한 강의를 맡아, 이제 더 이상 아이를 낳지 못하는 어른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합니다. 여기서 줄리엣이라는 한 여성을 만나는데 그녀는 테오를 통해 통치자 젠을 만나, 사회의 잘못된 것들을 바로잡기를 원합니다. 이 때부터 테오의 인생은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소설은 선과 악을 가르지 않습니다. 범죄자가 늘어나고 사회의 질서가 점점 어지럽혀져 방화와 약탈과 무정부적인 무질서만이 남아있는 사회에 범죄자의 인권을 무시하는 강력한 통치자의 출연으로 어느 정도 사회 전반에 안정을 주었다면, 남아있는 생존 기간이라도 다수가 평화롭게 살 수 있게 되니까, 탄압으로 다소 억울한 소수의 피해자가 있다면 그건 감수해야 하는건지, 멸종하는 마당에 범죄자를 포함한 노약자 동의 모든 사람들의 인권을 존중하기 위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투입해야 하는 건지.. 책을 읽으면서도 어느 편에 서야 할지 모릅니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영화 칠드런 오브 맨에서 어리버리한 다섯 명의 저항 그룹 대신 저항군이라는 거대 집단을 만들고 그 유명한 15분의 롱테이크 전쟁신을 삽입하였습니다. 아기 울음 소리에 전쟁이 멈추는 장면은 다시 봐도 감탄이 나옵니다. 원작에서 테오라는 주인공의 성장 과정(?)과 내면, 그리고 드라마에 집중하였다면  영화에서는 멸망도 하기 전에 스스로를 멸망시키는 인간의 본성이 사회에 드러나는 현상과 비주얼에 집중했습니다. 몇번 봐도 디스토피아는 저런 형태가 될 것이라고, 현실적인 디스토피아라고 생각하게 합니다.  신이 만일 파괴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이렇게 인류를 멸망하기로 했다고 해도, 결국 남은 인간은 멸종이 오기 직전까지 서로를 죽이며 싸우게 될 것이라는 원작에 대한 재해석은 어쩐지 숙연하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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