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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필로소퍼 NewPhilosopher (계간) : Vol.5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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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필로소퍼 NewPhilosopher (계간) : Vol.5 [2019]

일상이 권력에게 묻다

편집부 저 | 바다출판사 | 2019년 01월 02일 리뷰 총점8.6 정보 더 보기/감추기
내용
4.3점
편집/디자인
4.3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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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필로소퍼 NewPhilosopher (계간) : Vol.5 [2019]

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9년 01월 02일
쪽수, 무게, 크기 164쪽 | 450g | 180*245*12mm
ISBN13 2568702587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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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160, 비밀 지킬 수 있지? _ 티파니 젠킨스

출판사 리뷰

생활철학잡지 《뉴필로소퍼》 5호
_ “일상이 권력에게 묻다”


일상, 권력이 작동하는 공간
흔히 우리는 ‘권력’이 힘을 가진 소수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한다. 오랜 인류 역사에서 정치와 경제 등 거시적인 영역에서 권력이 행사되었고,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것에 짓눌려 살았던 기억 때문이다. 하지만 권력은 정치와 경제 등 거대한 영역에서만 발현되는 것이 아니다. 권력은 사소하고 작은 것, 즉 우리의 일상적인 삶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작동한다. 최근 ‘갑질’이라는 말이 한국 사회는 물론 전 세계를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가 된 것이 그 명징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뉴필로소퍼》 5호가 주목한 것은 바로 일상에서 권력이 작동하는 방식이다. 사람들이 관계를 맺고 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모두 권력의 작용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인간의 삶에서 권력의 영향력을 부정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실제로 무력한 존재로 태어나는 인간은 생존을 위해 부모와 가족, 사회와 국가의 힘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권력 시스템에 기대어 살아가게 된다. 《뉴필로소퍼》 5호는 ‘일상이 권력에게 묻다’라는 주제를 통해, 권력이 어떤 형태로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지, 또 사람들은 권력을 어떻게 다루는지 심도 깊게 탐구한다.

권력의 궁극적인 목적, 표준화
호주의 철학자 패트릭 스톡스는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에서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안전’이라는 명목 아래 CCTV를 통해 감시되는, 하여 권력에 예속된 현대인의 일상을 고발한다. 그가 보기에 CCTV의 원형은 공리주의 철학자 제러미 벤담의 ‘파놉티콘panopticon’이다. 벤담이 고안한 원형 감옥 파놉티콘에서 죄수들은 탑 위에 있는 간수의 모습을 볼 수 없기에 때문에 자신이 감시당하는지 여부를 알 수 없다. 물론 벤담은 지속적으로 감시받고 있다는 죄수들의 생각이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결과적으로 그들이 도덕적으로 교화될 것이라고 믿었다. 벤담은 파놉티콘이 “인간 내면의 사악함을 없애는 도구”로까지 칭송했다. 하지만 파놉티콘의 궁극적인 목적은 사람들을 ‘표준화normalisation’시키는 것이다.
CCTV는 파놉티콘의 현대적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시민의 안전을 위한 급박한 필요가 있다고 해도, 숱한 소설이나 영화에서 보듯, 악용되면 권력을 위한 장치, 즉 사람들을 표준화시키는 가장 보편적인 장치가 될 수 있다. 이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며, 어느 누구도 그 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물론 푸코의 지적처럼 권력이 모두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권력은 때로 자유를 담보하는 힘이 되기 때문이다. 부정적인 영향력 때문에 권력 자체를 없애버리자고 주장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그럼에도 우리는 때론 권력에 저항하고, 경쟁하며, 또 보다 생산적인 형태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해커와 기업·정부의 공통점
기술철학자 톰 챗필드는 〈해킹과 권력의 함수〉에서 해커들이 단순한 재미와 희열을 위해 해킹하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타인의 정보를 소유하고 이용해 권력을 행사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중요한 것은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대개의 인간이 주변을 둘러싼 디지털 환경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사실이다. 해커들은 이러한 시대적 징후가 가장 일반적이면서도 강력한 권력 구조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돈은 물론 사소한 정보까지 획득함으로써 해커들은 우리를 기만하고, 최악의 경우 사기의 도구로 이용한다.
각각의 개인은 자신의 정보가 노출되거나 사기를 당했다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애초에 빼앗길 권력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힘없는 어린양’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해커들이 진정으로 노리는 것은 무엇일까? 해커들은 사용자의 데이터를 좌지우지하는 설계자의 자리를 차지하고, 시스템의 규칙을 관장하는 자리에 오르려고 한다. 설계자의 자리, 규칙을 관장하는 자리는 곧 권력의 다른 말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SNS가 평범한 사람들의 정보를 ‘빅데이터’라는 이름 아래 차곡차곡 축적하고, 기업은 그것을 마케팅이라는 미명 아래 사용 혹은 악용하고 있는 점이다. 기업뿐 아니라 정부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이러한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그렇다면 평범한 개인들은 어떤 대책을 세울 수 있을까? 기술철학자인 필자의 대답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기억해둘 만하다.
“당신의 권력을 빼앗은 자들에게 맞서고 싶다면, 일단은 적절한 질문과 경고, 정보에서 시작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윤리적인 해킹과 오픈소스 데이터를 활용하여 일반적인 사용자들이 알 수 없는 정보들을 취합해야 한다. …… 기술이 시스템 설계자와 관리자에게 부여하는 권력은 거의 마법의 주문에 가깝다. 다른 모든 마법과 마찬가지로, 기술의 주문을 깨고 싶다면 가장 먼저 그 주문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부터 알아야 한다.”

현대의 권력 ‘돈’을 이기는 방법
‘돈’은 현대 사회에게 가장 강력한 권력이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 공공연히 벌어지는 ‘갑질’의 거의 모든 배경에는 돈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뉴필로소퍼》 호주판 부편집장이자 작가인 앙드레 다오는 〈현대의 권력 ‘돈’을 이기는 방법〉에서 독일의 사회학자 게오르그 짐멜의 말을 인용해 돈이 가진 막대한 ‘가능성’과 ‘잠재력’ 때문에 권력으로 군림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잘 알려진 것처럼 돈은 정치적 영향력을 극대화시킨다. 직접 정치에 참여하지 않아도, 각종 사회적 이슈를 제기함으로써 갑부들은 자신들의 정치, 사회적 영향력을 표출할 수 있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돈이 최고의 가치이자 미덕처럼 인식되면서, 돈으로 모든 것을 평가하는 시스템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심도 있는 고찰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기본적으로 돈은 추상적인 개념으로, 우리의 주관적·개인적 선호와 상관없는 가치의 영역을 생산하는 수단이었다. 하지만 우리 삶이 돈에 종속되면서 우리의 지적 능력마저 점차 ‘계산적’으로 변했다. 우리는 지금 완벽하게 화폐화된 세계에서 살고 있다. 그것이 정답일 수는 없지만, 화폐화된 세계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필경사 바틀비’처럼 인간의 본성을 거스르는 일에 대해서 “그렇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현대의 권력 ‘돈’을 이기는 방법은 그 작은 걸음에서 시작될 수 있다고 앙드레 다오는 강조한다.

현대인들은 크고 작은 권력 관계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어떤 사람은 권력을 추구하고 또 다른 사람을 회피한다. 본능적으로 권력을 휘두르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고, 어쩔 수 없이 이용하는 사람도 있다. 권력에 복종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저항하는 사람도 있다. 애초부터 인간의 삶에서 권력의 영향력을 부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는 권력과 얽힌 인생을 살아내야만 한다. 우리가 그런 존재라는 사실을 외면한다면, 권력은 어둠 속에 도사린 채 우리의 삶에 언제든 긴 그림자를 드리울 것이다. 우리가 할 일은 권력에 조명을 비추고 양지로 끌어내 그 실체를 밝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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